아픈 사람, 건강한 사람, 가난한 사람, 유복한 사람, 바쁜 사람, 한가한 사람…. 우린 각자 다른 모습이지만 저마다의 시련을 갖고 살아간다는 점은 모두 같아요. 너무 가난해서 며칠을 굶은 사람에게, 키우던 고양이가 아파 슬퍼하는 사람의 ‘시련’을 보여준다면 어떨까요. 호사스러운 슬픔이라며 혀를 차겠죠. 이렇듯 정도와 가치관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견뎌야 할 시련이 반드시 있다는 것. 잊으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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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남과의 비교일 텐데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이전 세대보다 더 쉽고 빠르게 ‘비교 대상’에 노출되어 자존감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카페인’ 중독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예요. 우리는 지나치게 비교하며 살아요. 그 비교 대상이 ‘진짜’가 아닌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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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지 않으면, 버티지 못하면 미성숙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를 자꾸 괴롭히고 있어요. 요즘 말로 ‘존버’라고 하던가요. 무조건 버티고 보자는 식이죠. 과연 이것이 올바른 인내의 방식일까요? 글쎄요. 제 생각은 조금 달라요. 겨우 그런 거 갖고 힘들어하냐는 둥, 나약해 빠졌다는 둥, 그런 말은 가볍게 무시하자고요. 안 그래도 힘든 이 청년의 시기에 본인의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견딜 필요는 없다는 거예요. 고속도로나 휴게소에 졸음쉼터를 괜히 만들어 놓은 게 아니에요. 쉬어 가지 않으면 사고 날 확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고, 설사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사고의 무수한 확률을 뚫고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데 얼마나 많은 고통과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되겠냐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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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실패란 것은 아동, 청소년, 청년 구분할 것 없이 동일한 절망감을 안겨줍니다. 조금 덜 실패한 사람이 조금 더 실패한 사람을 격려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테지만, 다들 자신의 실패를 가장 감당하기 힘든 실패라 여기곤 하지요. 그렇게 은둔 생활이 길어지면 주변과의 관계는 물론 자신과의 관계 또한 나빠지게 됩니다. 이게 더 심해지면 ‘고독사’의 위험에도 노출되고 마는데요. 손바닥만 한 방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어갈 때의 그 쓸쓸함은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거예요. 밖으로 나오세요. 과자 한 봉지, 아이스크림 하나라도 나와서 사 먹으세요. 나오기 전에 최소한 거울 한 번은 보겠죠. 모자를 눌러쓴다고 해도 거울 한 번은 볼 거란 말이죠. 그러면 망각했던 자신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돼요. 어때요, 간단하고 확실하죠? 자전거를 탈 줄 알아야 오토바이를 타고 자동차를 타듯이, 작은 거 하나부터 시작해야 나중에 비행기가 눈앞에 놓였을 때 비로소 하늘을 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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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결정은 신중하되 명료한 게 좋습니다. 오래 고민하고 질질 끌어봐야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요. ‘장고 끝에 악수 난다’라는 속담처럼 어떤 문제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판단력을 잃게 되고, 때로는 무기력해지기도 한답니다. 하다못해 음식 메뉴나 옷을 고를 때도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고민하게 되는데, 거기에 너무 많은 에너지가 낭비된다는 거예요. 의학적으로 질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선택불가증후군’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결정 장애’라고 하는 그것이에요. 자녀 교육을 할 때도 마음이 중심이 서지 않은 엄마들은 이 학원 보내고, 저 학원 보내고, 이거 시키고, 저거 시키고…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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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치료를 하면서 알코올 의존증 환자, 그러니까 ‘알코올 중독자’들을 꽤 많이 만났는데요. 술이 그 사람들의 ‘안정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를테면 ‘술이 나를 치료하고 있다’라고 믿는 거죠. 손쉽게 구할 수 있고, 큰돈 안 들고, 이 괴로운 상황을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주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는 거예요. 술에 중독된 사람들은 한눈에 봐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한 잔 두 잔 먹다 보니 어느새 중독이 되고, 직장 잃고 건강 잃고 주변 람들 다 떠난 후, 마침내 저를 찾아오는 사람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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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P는 여성보다 남성에서 월등히 많이 나타나는 유형인데요. 그 때문은 아니지만, 공감 능력이 다소 부족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이 좀… 무미건조하다는 거죠. 그런 성향이 표정에서부터 드러나요. ‘아 저 사람, 말 걸기 힘들 것 같군’ 그래서 가끔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 시간이 너무 고통스럽고 참을 수 없다면 가까운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좋습니다. 물론 자신만의 능력을 기르고, 혼자 뚝딱뚝딱 해나가는 것도 좋지만 어쨌든 우리는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 소속된 사람들이니까요. 너무 철저히 자신을 혼자 두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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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쉽게 비판하지 않으면서 자기반성은 또 엄청 열심히 합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건 좋지만 지나친 자기비판은 삼가는 것이 좋아요. 자신을 과소평가하게 되거나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객관화한 자신을 조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답니다. 과도한 자기비판은 ‘자기 태만’의 한 형태로도 발전할 수 있어요. 자신을 비판함으로써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찾는 거죠. 이럴 때는 자신과 대화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어요.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거죠. 그리고 쓰다듬어주세요. 내가, 나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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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에 대한 연구와 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데엔 특별한 계기가 하나 있어요. 9·11 테러 이후 미술치료학회장 ‘폴라 하위’의 초청으로 미국을 가게 되었는데요. 병원을 방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테러로 인한 부상자, 유가족 등을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너무나 잘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도 당시 대구 지하철 참사로 큰 아픔을 겪고 있었기에 치료 인프라의 격차가 훨씬 크게 느껴졌어요. 휠체어에 앉아 치료용 그림을 그리던 어느 노부부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아요. ‘트라우마’라는 용어가 우리 생활에 널리 쓰이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인데요. 그러다 보니 과거엔 트라우마를 겪고 있음에도, 그것이 어떤 현상인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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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액자에 갇히듯 어쩌면 우리도 이 세상에 갇혀 있어요. 벗어날 수 없죠. 벗어날 수 없다면, 정말 그렇다면 적어도 그 그림이 아름다운 그림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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