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수장에게 각각 전갈을 보내야 합니다.” 투랄리온이 웃음을 지우고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카드가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투랄리온이 필요할 때면 얼마나 근엄한 얼굴이 되는지 그 스스로도 알까 생각했다. “이렇게 전해주십시오. 오크들이 드레노어로 퇴각하고 있지만, 다른 세계들로 통하는 차원문을 여는 수단을 손에 넣었다고 말입니다.” 드워프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도 말을 끊지 않았다. “오크들은 무언가를 수레에 실어 저쪽 세계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놈들에게는 값진 물건인 게 틀림없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우리는 놈들을 뒤쫓아 어둠의 문을 넘어가려고 합니다. 차원문을 열고자 하는 것을 막을 작정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확실하오?” 쿠르드란이 나지막이 묻자, 투랄리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모두들 투랄리온이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는 걸 알면서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할 말을 잃은 것이었다. “자, 서두르십시오. 그리핀을 타고 소식을 전하십시오.” 투랄리온의 지시에 그리핀 정찰병들은 고개를 끄덕인 후 경례를 붙이더니 각자 그리핀을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투랄리온은 친구들을 향해 돌아서서 엄숙하게 말했다. “자, 우리는 이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러 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