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는데 자꾸 읽어 달라고 해요.
A. 책을 읽을 줄 아는데도 책을 읽어 달라고 하는 것은 어떤 심리 상태일까요? 아마도 책 읽기가 싫거나 귀찮아서 그러는 것은 아닐 겁니다. 엄마가 책 읽어 주는 게 좋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그러는 거겠죠.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뜻이고,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뜻도 됩니다. 책과 이야기를 즐길 마음이 있다는 뜻입니다. (…) ‘언제까지 읽어 줘야 하나? 혼자서 읽는 것이 좋다는데….’ 이런 생각은 접어 두고 세상에서 가장 기쁜 일을 하듯 읽어 주셔야 합니다. 아이들이 원하면 책을 읽을 줄 아는 아이에게도 망설이지 말고 책을 읽어 주세요.
---pp. 42~43 「책 읽어 주기, 왜 해야 하나요?」 중에서
Q 책을 많이 읽으면 어떤 점이 좋은가요?
A. 책을 많이 읽으면 기본적으로 어휘력과 배경지식이 풍부해집니다. 이러한 어휘력과 배경지식은 이해력의 핵심입니다. 알고 있는 어휘나 배경지식이 많을수록 새로운 지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이해력이 좋습니다. 이해력이 좋은 아이는 당연히 공부도 잘합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도 하나의 책이기 때문에,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와 문장의 의미, 배경지식을 잘 알고 있다면 그 내용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독서는 학습 능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p.60 「책, 왜 읽어야 하나요?」 중에서
Q 같은 책을 계속 반복해서 읽는데, 괜찮은가요?
A.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은 아이가 그 책에 대해 애착이 있는 것입니다.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영화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보기도 하니까요. 아이들은 읽은 책을 다시 읽는 특성이 있습니다. 재미있으니까 읽는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읽을거리가 부족해서 그러기도 합니다. (…) 아이들이 반복해서 읽는 책은, 아이가 현재 관심을 보이는 흥미 분야와 아이의 현재 독서 수준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그 아이의 독서 수준이고, 흥미로워하는 분야입니다. 그러니 걱정을 하기보다는 아이의 현재 상태를 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pp.93~94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요?」 중에서
Q 판타지 소설에 빠져 다른 책은 읽지 않는데, 괜찮을까요?
A. 판타지 소설을 즐기는 아이들은 우수한 독서 능력을 지닌 아이들이 많습니다. (…) 수많은 등장인물과 복잡한 이야기 구조, 다양한 사건, 낯선 상상의 공간이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독서 능력이 발달되고 나서야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독서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판타지 소설도 즐길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는 5~6학년 정도가 되어야 판타지 소설을 읽습니다. 그리고 대개 이 시기에 아이들이 판타지 소설에 빠져듭니다. 몽상가적 기질이 발현하는 시기라고 보면 됩니다. 또한 현실과는 다른 가상의 시간과 공간을 이해할 수 있고, 지은이가 지어낸 가상의 모든 일을 받아들이면서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고 판단하면 됩니다.
----pp.107~108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요?」 중에서
Q 책을 빠르게 읽는 게 좋은가요, 천천히 읽는 게 좋은가요?
A. 책을 읽는 속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빠르게 읽고 싶으면 빠르게 읽고, 천천히 읽고 싶으면 천천히 읽으면 됩니다. 또 빠르게 읽고 싶다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읽고 싶다고 천천히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 ‘슬로 리딩’, ‘깊게 읽기’,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어떤 개인이 좋아하는 책을 읽는 자연스러운 모습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들입니다. 이런 것에 현혹되지 말고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기 바랍니다. 책 읽기를 진짜로 좋아하는 아이들은 뭐든 다 됩니다.
p.154 「책,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중에서
Q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는데, 괜찮을까요?
A. 많은 부모님이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집중력이 떨어져 책의 내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아이가 음악을 들으며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찌 보면 이것은 개인적인 성향일 수 있습니다. 너무 조용한 곳에서는 공부가 안 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 책 읽는 것 자체가 즐겁고 재미있다면 함께 음악을 들으며 읽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p.166 「책,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중에서
Q 책은 잘 읽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A. 책을 좋아하고 잘 읽어서 이해력이 뛰어난 아이도 시험 성적을 잘 받으려면 별도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시험에는 시험의 법칙이 있습니다. 개념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야 하기도 하지만,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다양한 문제를 풀어 보면서 출제 유형을 익혀야 하죠. 책을 읽는 것이 공부를 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시험을 위한 공부는따로 있다는 것도 맞습니다. 우리나라의 학교 공부, 학교 시험, 대학 입학시험은 특히 그렇습니다.
---p.176 「책 읽기,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요?」 중에서
Q 어떻게 하면 책을 깊이 읽는 아이로 키울 수 있나요?
A. ‘깊이 읽기’, ‘겉 읽기’, ‘느리게 읽기’, ‘슬로 리딩’ 등의 용어에 집착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그냥 책 읽기, 독서입니다. 무엇에 빠지면 깊어질 수 있습니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이것이 가장 큰 원칙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책 읽기에 깊이 빠지게 될까요? 왕도는 없습니다. 그래도 이야기해야 한다면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몰입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책을 좋아하게 해야 ‘몰입’할 수 있습니다.
---p.216 「책 읽기,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