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험악한 경쟁의 시간으로 들어선 지금, 우리는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중국의 야망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달성할 대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전략은 무엇이며, 무엇이 그것을 형성했고, 미국은 그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것은 이번 세기의 가장 큰 지정학적 도전에 고심하고 있는 미국의 전략가들이 물어야 할 기본적 질문들이다. 특히 상대의 전략을 아는 것이 그것에 맞서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대한 힘들 간의 긴장이 치솟은 지금까지도 이 질문들에 대한 합의된 답은 없다.
---「서문」중에서
대전략이 “경직되어 있다면” 무엇이 그것이 변화하도록 만드는가? 이 책은 대전략이 힘과 위협에 대한 인식에 의존하며, 이런 인식의 변화는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GDP 성장률이나 함대의 규모 같은 “통계적인 방법보다는 사건들, 특히 충격적인 사건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톈안먼 광장의 학살, 걸프전쟁, 소련의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외교적 충격 이전과 이후에 중국 문헌에서 나타나는 힘과 위협에 대한 인식을 비교함으로써, 그 변화와 전략적 조정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1장 사고와 행동이 일관된 조직」중에서
중국과 같은 신흥 강대국이 미국과 같은 기존 패권국을 전쟁 없이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까? 질서 내에서 패권 국가의 위상이 강압, 합의, 정통성 같은 “통제 형태”로부터 등장했다면, 질서를 둘러싼 경쟁은 이러한 통제 형태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둘러싸고 벌어질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 같은 신흥 국가는 일반적으로 연속해서 추진하는 두 가지의 광범위한 전략을 통해 미국과 같은 헤게모니 국가를 평화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1장 사고와 행동이 일관된 조직
시진핑의 자신만만한 비전은 개인의 성격이나 파벌주의의 산물이 아니라, 훨씬 더 강력한 무엇이라 할 수 있다. 즉 청나라 말기 개혁가들의 자강에 대한 관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민족주의 정당의 합의다. 중국공산당은 내부 갈등, 투쟁과 파벌주의, 이데올로기적 극단주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창당의 주역들과 그 후계자들은 당이 중국을 부흥시킬 수단이라는 이해를 일관되게 공유하고 있었다. 방법과 수단에 대한 이견이 때때로 표면화되었지만 최종 목표는 비교적 분명했고, 중국의 냉전 이후 대전략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루었다.
---「2장 당이 모든 것을 영도한다」중에서
어떤 이들은 “도광양회”가 과도한 관심을 받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런 관점은 이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지도자급의 연설, 회고록, 반공식적 논평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그 구절은 중요성과 위상을 명확히 보여 준다. 또한 그것으로 시작된 비공세적인 전략이 결코 영구적이지는 않았음을 보여 준다. “도광양회”는 명백하게 중국의 “국제적 힘의 균형國際力量對比” 에 대한 평가와 연동되어 있다. 그 힘의 균형이 변화하면, 전략도 바뀌게 된다.
---「3장 새로운 냉전이 시작되다」중에서
중국의 국제기구 전략의 첫 번째 목표가 미국이 주도하는 봉쇄 연합의 위험을 줄이는 데에 있었다면, 두 번째 목표는 분명히 미국이 힘을 행사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었다. 다자기구는 미국의 힘에 직접 맞서지 않고도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장윈링과 탕스핑이 주장한 것처럼, 중국은 기구들을 이용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미국의 패권주의적 행동을 저지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 고안된” 상하이협력기구 같은 특정한 기구를 강화시켰다. 마찬가지로, 왕이저우는 다자주의와 미국의 힘 사이의 관계를 분명하게 밝혔다. “중국이 점점 더 다자 외교를 중시하는 중요한 이유는 냉전 이후 미국의 패권주의적 태도와 초강대국 위치 때문이다.”
---「5장 호의적인 의도를 보여라」중에서
중국 관리들은 MFN 지위를 추구하기 위해 큰 경제적·국내 정치적 비용을 감수했는데, MFN 지위가 미국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중국의 자율권을 보장해 줄 것이고 이것이 국가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경제 자유화에 회의적이었던 리펑도 1999년 11월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미국과의 합의는 “중국이 국제 무대에서 움직이는 데 더 많은 공간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WTO 협상은 MFN 지위를 확보하는 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고, 장쩌민 주석이 WTO 가입은 경제적 이슈가 아닌 정치적 이슈로 봐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6장 항구적 정상 무역 관계」중에서
시진핑은 주변부에 집중하는 것은 과거 정책의 연속이며, 후진타오 정부 시절 18차 당 대회에서 만든 “외교 지침”과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 노력은 오랫동안 중앙에서 조율됐다. 그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주변 국가들을 위한 주요 외교적 계획을 적극적으로 규정하고 계획하고 수행했다”고 말했다. 앞서 후진타오와 마찬가지로 시진핑도 “이웃들과 잘 지내고 잘 대하라”는 중국의 원칙은 “근본적인 주변 외교 지침”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진핑은 또한 “이 분야(즉, 주변부)에서 중국의 외교는 ‘두 개의 100년의 목표’와 중화민족의 부흥에 의해 주도되고 그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다른 어떤 지도자보다 멀리 나아갔다. 이는 주변 외교가 대전략에서 갖는 중요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주변 외교의 초점이 중국 위협론에 맞서는 것에서 질서 구축으로 옮겨간다는 또 다른 신호다.
---「7장 세력 균형의 변화」중에서
일대일로 구상은 복잡하며, 중국의 모든 해외 경제 투자를 풀어낼 수 있는 설명은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 보여 주는 것은 중국이 이전의 강대국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즉, 중국 또한 어떤 핵심 사례들에서 관계적·구조적·국내정치적 레버리지를 강화하고 그것이 의존하는 바다에 대한 군사적 접근을 얻기 위해 인프라를 이용한다. 이 모든 것은 중국이 단순히 미국의 힘을 약화시키려고만 할 때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는 중국이 지역 질서 구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10장 개발 열차에 탑승하라」중에서
“도광양회” 또는 “적극유소작위”가 아시아에서 미국 질서를 약화시키고 중국 질서를 구축하는 대전략의 지침이었던 것처럼, 갈수록 글로벌해지는 야망에 초점을 맞춘 시진핑의 “신시대”에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100년 만의 대변동”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에 중국공산당이 제시한 후속 개념이다. 시진핑의 당 대회 연설 이후 오래지 않아 이 문구는 시진핑과 그의 외교정책 팀 연설 수십 건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중국 외교정책 및 국방백서의 서두에 놓였다. 시진핑은 충분히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간부들이 두 가지 전반적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종종 말한다. 하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고, 다른 하나는 100년 만의 대변동이다. 이것이 우리 계획의 기본 출발점이다.”
---「11장 세계의 중심 무대를 향하여」중에서
일련의 정책 처방은 중국을 변화시키는 것을 추구하는 광범위한 범주, 즉 중국을 경쟁자로 만드는 내부 구조를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것에 속한다. 중국을 좀 더 자유주의적인 방향으로 “평화롭게 진화”시키려는 노력이나 자유주의로 추정되는 파벌을 지지하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고, 이제는 더욱 성공할 것 같지 않다. 반대로, 중국공산당을 전복시키려는 노력은 중국 정치를 조작하는 것의 어려움과 당의 힘을 무시하는 것이다. 정책 논쟁의 반대편들이 널리 뒷받침하는 두 가지 노력은 모두 궁극적으로 강력한 주권 국가의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에 대한 부자연스럽고 이상적인 가정에서 비롯된다.
---「13장 미중 경쟁을 위한 비대칭 전략」중에서
미국에게 쇠퇴는 그런 조건이 형성되어 있다기보다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의 문제다. 아래로 향하는 길은 미국의 양극화된 정치 제도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 쇠퇴에서 벗어나는 길은 양당이 합의할 수 있는 드문 분야인, 미국이 중국의 도전에 맞설 필요성에 대한 합의 안에 있을 것이다.
---「결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