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문해력 발달에 필요한 부모의 알맞은 도움이란 무엇일까요? 수십 년 동안 많은 경험을 쌓아온 어른이기에 그 답을 잘 알고 있을까요? 우리는 모두 한때 아이였지만, 어린 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한글을 깨쳤는지도 가물가물하지요. 그리고 어느덧 성인의 관점에 익숙해진 부모는 아이와 상호작용하며 문해를 지도하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주변의 말에 휘둘리고, 불안감에 무작정 따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아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아이의 마음과 발달은 정작 뒷전이 되기도 하지요. 아이의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언제 어떻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이 책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서문」 중에서
아이를 ‘어떻게’ 글자의 세계로 인도해야 할지에 대해서 학계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수십 년간 문해 전쟁(literacy war)라고도 일컬어지던 현상이었지요. 낱자와 소릿값을 강조하며 성인의 지도를 좇아가자니 아이가 흥미를 잃어서 효과적이지 않고, 책 읽어 주고 노래 부르며 아이의 흥미를 좇아가자니 문해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탄생한 문해 지도 접근법이 바로 ‘균형적 문해 접근법(balanced literacy approach)’입니다. 아이의 흥미도, 문해 교육도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죠. 균형적 문해 접근법의 탄생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균형적 문해 접근법이 무엇인지, 균형적 문해 지도 접근법은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장. 유아의 기초 문해력」 중에서
아이의 ‘이름’을 소재로 하는 재미있는 놀이는 문해 지도의 훌륭한 출발선이 됩니다. ‘이름’을 활용할 때 아이의 수준에 맞게, 아이가 즐겁게 글자와 친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름으로 ‘놀이를 통한 쓰기’도 자연스럽게 가능해집니다. 많은 학자들이 유아기 이름 쓰기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유아교육기관에서 지도할 수 있는 효과적인 활동으로 소개하기도 했죠.8 예를 들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는 ‘이 주의 이름’을 매주 하나씩 선정해서 친구의 이름에 들어 있는 글자를 함께 살펴보고 각 글자로 시작하는 단어들도 생각해 보곤 합니다.
---「2장. 이름: 이름으로 시작해요」 중에서
유아기는 이후 학습을 잘할 수 있는 역량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신체 활동, 운동을 통해 학습을 잘할 수 있는 뇌를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신체 활동이 인지 기능을 향상함이 밝혀졌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도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움직이면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그 결과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대뇌 부위에 산소와 피가 더 많이 흘러 뇌가 활성화됩니다.4 또한 신체 활동을 할 때 방출되는 뉴트로핀이라는 단백질,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은 뇌의 신경학적 과정을 효율화하여 인지 기능을 높입니다. 아이에게 아무리 좋은 자극이 주어진들 뇌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면 그 효과가 떨어지겠죠.
---「7장. 대근육: 몸으로 쓰는 글씨」 중에서
아이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도서관의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책을 좋아하게 될 수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점차 책과 가까워졌다고 해요. 도서관 프로그램을 경험하면 가정에서 유아의 문해 행동과 부모?유아의 문해 상호작용도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참여 후 유아의 학교 준비도, 인쇄물 동기 및 인식, 음운론적 인식, 어휘력, 이야기 이해도 향상되고요. 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사서가 유아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그림책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도 한층 성장하게 되는 거죠.
---「11장. 도서관: 도서관은 놀이터」 중에서
특히 유아는 실제 살아 있는 맥락 속에서 잘 배웁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모님과 인사를 하고, 씻고, 옷을 입고, 차를 타고, 기관에 등원을 하고, 일과에 따라 하루 생활을 하고, 식사 시간이 되면 “잘 먹겠습니다” 감사 인사 후 밥을 먹고, 주말이면 외출을 해서 친척들도 만나고 외식도 합니다. 이렇게 반복적인 일상은 특별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사건들을 통해 유아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이를 통해 문해력까지 익히게 됩니다. 배움의 기회는 늘 우리 가까이에 있으니까요.
---「13장. 식당: 배고플 땐 메뉴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