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급격한 변화는 온라인 학습을 많은 사람들이 한날 한시에 경험하게 되었다는 장점이 되기도 했지만, 오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하던 교육을 온라인으로 단순히 옮긴 것이 우리 교육의 미래라고 여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오프라인 학습을 온라인으로 바꾸어놓은 것이 미래 교육의 진정한 방향은 아닙니다. 오프라인 학습을 온라인으로 옮겨다 놓는다면 이는 인터넷 강의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지금 전 세계가 준비하고 있고, 이미 시작된 미래의 학습은 우리가 생각하던 기존의 학습에 대한 개념을 뒤집는 매우 큰 변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오프라인 학습을 온라인으로 단순 이동한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공부법과 공부 환경의 많은 부분이 변화됐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변화는 더 가속되고 확장될 것입니다. 온라인 학습을 아이의 미래를 위해 똑똑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선생님들이 미래 교육의 방향성과 변화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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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요? 우선 중학교를 졸업할 시점에는 자신의 강점과 관심사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과목을 공부하는 게 좋을지 자기만의 교육과정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활용해 부모와 교사와 소통하며 다양한 진로 진학 방향을 탐색해야 고등학교 과정에서 과목 선택과 교육과정 설계에 유리합니다. 그렇다면 국어, 영어, 수학 같은 예전부터 중시되는 과목들은 고등학교 때 공부할 필요가 없어질까요?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은 모든 학생들이 수강해야 할 공통과목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은 모두가 수강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변별력이 발생하므로 대학 진학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오히려 예전보다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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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전통적인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더 일찌감치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사를 관찰하고 강점과 잠재력을 발견하여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선택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앞으로 인공지능(딥 러닝 기술)과 공존할 아이들의 핵심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 온라인 학습을 어떻게 활용할지 로드맵도 세워야 합니다. 교사와 부모의 역할이 새롭게 규정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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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자란 소년 바투시 미안간바야는 15세 때 인터넷으로 MIT의 공학 강좌를 수강해 만점을 받았습니다. 미안간바야는 이 성적을 바탕으로 MIT에 지원해 입학허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하버드대학교와 MIT가 공동 설립한 무크 서비스 에덱스의 회로이론과 전자공학 과목을 듣고 우수한 성적을 받은 인도 소년 아몰 바베는 교수의 추천으로 17세에 MIT에 입학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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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이러한 학습이 확대되면서 대학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앞선 사례처럼 지역과 비용의 한계를 넘어 우수한 교육 자원에 도달하는 등 모두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가 주어지리라는 사실입니다. 계속 배워야만 적응 가능한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은 무크 서비스가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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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대학을 입학하는 과정을 생각해봅시다. 학생은 대학을 선택하고, 대학 내의 전공을 선택하고, 전공 내 개설된 강의를 선택합니다. 무크 플랫폼에서는 이 과정이 완전히 거꾸로 이루어집니다. 학생은 듣고 싶은 강의를 먼저 선택하고, 그 가운데 대학 교수를 고른 뒤 해당 강의를 듣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굳이 A대, B대, C대를 나눌 필요도 없고, 나눈다고 해도 크게 의미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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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크 서비스나 미네르바 스쿨이 기존의 대학을 완전히 뒤집을 새로운 대체재나 정답은 아닙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신기술을 기존의 교육에 접목해, 현재의 교육이 지니는 단점을 보완하고 더 나은 교육 구조를 만드는 실험적인 시도와 노력들입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기존의 교육 체계가 더 잘 맞는 분야나 학생도 있고, 새로운 경로가 더 잘 맞는 분야나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더 좋은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적지가 아닌 여러 가능성과 경로들이 열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다양한 경로를 미리 알고 있어야 특정 학생의 꿈과 재능, 진로에 맞춰 성공으로 향하는 길을 넓혀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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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과 잠재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학생의 진로와 적성이 현실의 직업과 그물형으로 매칭되고 연결될 수 있도록 합니다. 관심과 흥미, 재능을 발견한 인재들이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로 자라나게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고교학점제와 대입 제도의 개편은 이와 같은 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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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학습이 확장되면 교육이 획일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반대입니다. 온라인 학습은 학생의 시간과 장소, 학습 수준과 다양한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 학습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즉 학생 각각의 다양성을 지원합니다. 다만 이 다양성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부모의 역할이 더 중요해집니다. 만약 쉽고 빠르게 배우고 가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온라인 기술에 모든 것을 맡기고자 한다면,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법은 배우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온라인 학습을 아이를 돕는 도구로서 똑똑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의 이해와 설계가 필요합니다. 부모와 교사는 기술에 아이를 맡기고 안심하기보다 아이의 학습과 관심사를 늘 관찰해 온라인 학습의 방향성을 설계하며 아이의 러닝메이트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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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기반 학습은 매일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 질문을 학습의 시작점으로 삼습니다. 교과의 고립성을 깨뜨려야 창의력과 독창성, 통찰력이 활성화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현상기반 학습은 실제적인 문제와 관찰, 거기서 파생된 질문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예컨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경쟁 심화’라는 주제를 두고 전기차와 기존 연료차량의 차이, 전기차가 많아지게 된 까닭, 환경에 미치게 되는 영향을 스스로 학습과 토론을 통해 다각화해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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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이 좋아진 까닭에 최근 초등학생들의 온라인 학습 이용률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복해서 학습하고 다양한 지식들을 재미있게 암기합니다. 똑같은 내용인데 책으로는 시큰둥해하던 아이가 스마트 패드로는 관심을 보입니다. 패드로 공부한다는 것 자체로 그저 좋아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효과음도 나고 게임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등 여러 기능들이 신기하기 때문입니다. 부모 눈에는 언뜻 아이의 지식이 늘고 지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학습은 속도전이라는 생각에 아이의 온라인 학습이 꽤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스마트 패드 교육에 익숙해지다 보면 인쇄된 글을 읽거나 느리게 사고하는 것을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수업이 심심하게 느껴지고 책과 거리두기가 시작됩니다. 일부는 그저 스마트 패드로 진도를 나가는 데 관심을 집중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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