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병완(춘천교육대학교)
21세기에서 디지털 기술의 혁신과 발전은 세상을 바꾸는 동시에 이제껏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많은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빠르고 놀라운 기술의 발전은 많은 측면에서 인간의 삶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지식, 커뮤니케이션, 매스 미디어의 세계화를 촉진하였다. 21세기에서 세계는 미디어에 의해 통제되고, 기술에 의해 주도되며, 나날이 세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서로 더 많이 연결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 한국 가정은 100개 이상의 TV 채널, 초고속 인터넷 접속, 그리고 손끝만 대면 대화식 화면 활동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을 통해 항시 연결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학생들은 거의 여과되지 않은 수많은 정보에 접근한다. 인터넷과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접근이 확장된 것은 학생들이 정보 처리·이해, 자기표현, 적극적인 형태의 시민성, 그리고 더 넓은 청중과의 창의적인 의사소통의 숙달을 촉진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온라인 사용 시간의 확대는 학생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는 인터넷 사용의 위험을 증가시켰다. 대부분의 OECD 국가들에서, 학생들의 과도한 인터넷 사용은 학생들의 삶의 만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학교에서 고립과 외로움의 감정을 유발하며, 학교로부터의 중도 탈락 및 이탈 위험을 높이고, 학업 성적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했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인터넷 사용의 동시적인 증가는 학생들이 모든 형태의 미디어에 접근하고, 사용하며,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우리 사회 및 학교 교육의 주류가 되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미디어 환경에서 건강, 일, 사교, 정치, 그리고 여가와 관련하여 직면하는 일상적인 문제에 관해 지식과 정보에 입각한 합당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모든 시민은 그들이 주고받는 메시지에 비판적 사고비판적 사고로 접근·분석·관여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정보 과부하정보 과부하, 미디어 포화미디어 포화의 시대에서 우리는 인간 주의력의 한정된 자원을 우리의 삶과 관련이 있는 양질의 높은 가치를 가진 메시지에 할당해야 한다.
우리가 현재 사는 21세기 시대는 새로운 정보 통신 기술과 시장 기반 미디어 문화가 세계를 크게 재편하기 때문에 미디어 리터러시는 참여 민주주의참여 민주주의에 필수적이다. 학생들이 보고, 듣고, 사용하는 정보와 미디어에 대해 비판적으로 질문할 수 있도록 더 잘 준비할수록, 그들은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고, 공공선을 실현하기 위한 민주주의를 형성할 수 있는 시민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일반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는 비판적이고 확산적인 사고를 요구하는데, 그러한 기술과 사고는 민주주의에 완전하게 그리고 유효하게 참여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런데 미디어 리터러시는 저절로 생겨가는 것이 아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서 비로소 가능하다. 오늘날처럼 미디어와 정보가 풍부한 세상에서 학생들은 미디어를 통해 매개된 정보와 메시지의 권위, 객관성, 질을 비판적·회의적으로 인식·탐구하는 방법을 반드시 학습해야만 한다. 전통적으로 도덕 교과는 정보통신윤리교육정보통신윤리교육을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에 부분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접근해 왔다. 최근에는 디지털 시민성 개념을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에 접근하는 중이다. 하지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도덕 교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어떻게 수용하고 반영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마냥 미뤄둘 수 없는 처지다. 이에 이 장에서는 도덕 교과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미디어 리터러시의 개념 정의
일반적으로 리터러시 개념은 글자처럼 적힌 혹은 인쇄된 메시지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리터러시 개념은 특정 유형의 텍스트와 인공물을 읽고 해석하며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을 획득하고, 자신의 문화와 사회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는 지적 도구와 능력을 획득하는 것을 포함한다(Kellner & Share, 2005: 369). 하지만 미디어 리터러시는 기존의 리터러시 개념보다 더 광범위하다. 여러 연구자가 말하는 바와 같이, 리터러시는 역사적으로 고전적인 리터러시에서 시청각적인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그리고 최근에는 뉴미디어 리터러시뉴미디어 리터러시로 발전해 왔다. 미디어 리터러시 개념은 그 나름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인쇄 리터러시의 초기부터 존재해 왔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간결한 정의를 내리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1992년 12월 7일부터 9일까지 미국의 퀸즈타운(Queenstown)에서 개최된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전국 리더십 회의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단일하고 간결한 정의를 시도하였다. 그 회의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특정한 결과를 위해 정보에 접근하고, 정보를 분석·생산할 수 있는 시민의 능력으로 규정하였다(Aufderheide, 1993: 6). 또한 그 회의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근본 목표를 모든 미디어와의 관계에서 비판적 자율성비판적 자율성을 갖는 것이라고 규정하였다(Aufderheide, 1993: v). 이후 이것은 미국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정의하는 하나의 표준이 되었다.
유네스코는 미디어 리터러시와 정보 리터러시의 상호 관련성에 주목하면서 미디어 및 정보 리터러시미디어 및 정보 리터러시(media and information literacy)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미디어 및 정보 리터러시는 인권을 존중하는 창의적·법적·윤리적 방식으로 정보와 지식에 접근하여 그것을 분석·평가·활용·생산·소통하는 데 필요한 지식·태도·기술·실천의 조합을 의미한다. 미디어 및 정보 리터러시는 개인에게 미디어와 정보 시스템의 기능, 이러한 기능이 수행될 수 있는 조건, 그리고 시민들이 콘텐츠의 품질을 평가하고 그것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제공한다(Moeller, Joseph, Lau & Carbo, 2011: 12).
---「1장 도덕 교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