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떤 씨앗이니
우리는 모두 하나의 씨앗에서 태어났습니다. 자그맣고 가냘프고 쪼글쪼글하기까지 했던 생명은 점점 자라나 제가끔 꽃을 피우며 살아갑니다. 더러는 심약하고, 더러는 심술궂고, 더러는 늦되기도 하지만, 저마다 놀라우리만치 다른 개성을 지닌 아이들이 다양한 꽃으로 피어나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갑니다.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습니다. 작가는 세상 모든 씨앗이 지난 아름다운 가능성을 노래하듯 속살속살 들려주다가,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조금은 단호한 목소리로 '선언'합니다. '그래, 너도 씨앗이야. 꽃을 품은 씨앗.' 그리고 다시 아이들에게 묻습니다. '너는 어떤 꽃을 피울래?' 거창한 포부가 담긴 대답을 강요하는 질문이 아니라, 입술을 달싹달싹 작은 소리로 우물쭈물 무언가를 말하려는 아이들을 향해 귀기울이는 질문이기를 바라면서요.
나로와 펄럭이의 모험. 2: 싸움을 멈춰라
이른 아침, 나로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집을 나섭니다. 어른들의 지청구에도 아랑곳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잔뜩 풀이 죽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학교가 가까워 오자 축 처진 눈꼬리가 성큼 올라가고 입꼬리에 힘이 바짝 들어갑니다. '누구든 건드리기만 해 봐!' 하는 기운이 마구마구 뻗쳐 나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 나로가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요즘 나로네 반에서는 싸움이 끊이질 않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눈만 마주치면 삿대질을 하고 주먹을 휘둘러 댑니다. 총알만 날아다니지 않을 뿐 전쟁터가 따로 없습니다. 수업 분위기는 또 어찌나 싸늘한지. 선생님은 아이들 속도 모르고 수업 태도가 좋아졌다며 기뻐하시지만, 나로는 정말이지 학교 가기가 싫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혼자 노는 것도 싫긴 마찬가지입니다. 지루해서 몸살이 날 지경입니다. 나로는 참다못해 강아지 펄럭이를 끌고 어슬렁어슬렁 놀이터로 나갑니다. 누구라도 말을 걸어 오면 못 이기는 척 놀아 줄 셈이었지요. 그런데.....
나로와 펄럭이의 모험. 3: 꿈 공장을 지켜라
세상 모든 아이들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요즘 나로는 사라진 펄럭이를 찾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남들 눈엔 그저 그런 강아지일지 몰라도, 나로에겐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이니까요. 그리고 남들에겐 비밀이지만.... 펄럭이는 상상 세계 이루리아에서 온 특수 요원이거든요. 나로는 세상에서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어린이고요. 나로는 제가 펄럭이를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펄럭이가 나로를 선택한 거였지요.
그동안 둘은 힘을 모아 상상 세계에서 일어난 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상상 세계와 현실 세계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라,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한쪽에도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거든요. 이번에도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 같긴 한데, 펄럭이가 없으니 나로 혼자선 손 쓸 도리가 없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악몽에 시달리다 깨어나기를 되풀이할 뿐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나로에게 수상쩍은 택배 상자가 배달됩니다. 상자 속에는 편지 한 통과 초인종처럼 생긴 단추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고 펄럭이가 미리 준비해 둔 것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펄럭이는 어둠의 괴물들에게 납치를 당한 거였네요. 초인종처럼 생긴 단추는 나로를 이루리아로 데려다 줄 '어디든 뚝딱 단추'였고요.
나로는 떨리는 손으로 단추를 꾹 누릅니다. 겁이 나서 죽을 것 같지만, 펄럭이를 모른 척 할 수는 없잖아요. 그 순간 나로가 탄 엘리베이터가 마구 흔들리더니 끝없이 솟구쳐 오릅니다. 그리고 나로를 이루리아의 꿈 공장에 내려놓지요. 꿈 공장은 현실 세계를 떠난 위대한 예술가들이 머무르며 꿈을 빚는 곳입니다. 현실 세계의 멋지고 아름다운 것은 다 이 공장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데 이 꿈 공장을 어둠의 비행단이 접수하고 악몽을 마구마구 찍어 내고 있다지 뭐예요! 그 바람에 세상 모든 아이들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고요. 그대로 두면 세상 모든 아이들이 꿈을 잃고 겁에 질려 살아가게 될 거라는데 어떡하죠? 펄럭이도 없이 나로 혼자 힘으로 어둠의 비행단을 물리치고 꿈 공장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토끼들의 밤
한 시간을 가도 사람이라곤 만나기 힘든 고요한 길에서 작가의 눈에 확 들어온 것은 바로 '토끼 조심'이라는 표지판! 이윽고 진짜 토끼들과 마주치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몸소 체험한 작가는 첫 그림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루이스 캐롤 원작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이미지화한 그림책)를 만들 때부터 '토끼'라는 기묘한 생물체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던지라, 현실과 환상 세계를 잇는 전령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토끼를 그림책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보고 싶어졌다고 말합니다.
세 발 두꺼비와 황금 동전
맑디맑은 가을밤,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우리는 달에 산다는 옥토끼를 떠올리곤 합니다. 아이와 함께 방아 찧는 옥토끼를 물리도록 찾아보았다면, 이번에는 두꺼비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어떨까요? 천리만리 단숨에 날아갈 수 있지만, 절대로 달을 떠나지 않는다는 세 발 두꺼비 이야기를요. 보름달이 휘영청 떠오른 밤, 은은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초가에서 누군가 자분자분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으로 이 그림책은 시작됩니다. 조선 후기 화가 심사정이 그린 [하마선인도]를 본 신순재 작가의 상상력과 2013년에는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안데르센 상'의 한국 후보로 선정된 그림작가 한병호 작가의 글과 그림이 합쳐진 아름다운 동화 입니다.
슈퍼 거북
거북이 꾸물이는 경주에서 토끼를 이긴 뒤, '슈퍼 거북'이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왜 아니겠어요. 거북이가 토끼를 이겼으니 그야말로 인간 승리, 아니 동물 승리라 할 만한 일이지요.
곧이어 온 도시에 슈퍼 거북 열풍이 불기 시작합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거북이 등딱지를 지고 다니고, 거북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개봉되고, 가게마다 '거북'이 들어간 간판이 내걸리고, 심지어는 슈퍼 거북 동상까지 세워지지요.
그런데 거북이 꾸물이는 이 상황이 마냥 좋기만 했을까요? 토끼가 상대를 만만히 보고 낮잠이나 잘 동안 한 발 또 한 발 성실하게 달려 승리를 거머쥔 그 꾸물이가 말이에요.
수크를 찾습니다
아침 아홉 시 즈음, 식구들은 모두 출근과 등교를 마쳤습니다. 새벽부터 분주했던 부엌 마을에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음식 찌꺼기와 기름 범벅이었던 그릇과 컵, 조리 도구들은 말끔하게 목욕을 하고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큰일이 났어요. 부엌 마을 최강의 귀염둥이 수크가 보이지 않는 거예요! 엄마 숟가락과 아빠 포크를 쏙 빼닮은 수크는 과연 어디로 사라졌을까요?엄마 숟가락과 아빠 포크는 수크를 찾아서 온 부엌을 샅샅이 찾아 헤맵니다. 늘 함께 지내는 수저통 식구들은 물론이고, 부엌 마을 이웃들 모두 어서 수크를 찾기를 응원하지요.
똥호박
어느 심심한 봄날, 오누이는 마실을 나갔다가 하필이면 무섭기로 소문난 호통 아저씨와 딱 마주칩니다. 아저씨는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소리로 오누이를 불러 세우고는 뜬금없이 똥 타령입니다. '보자, 누구 똥이 좋을까? 동순아, 아침 많이 먹었니야? 아침 많이 먹었으문 배 안에 똥도 많이 찼겄네?' 하고 말입니다. 동순이가 '잘 모르겄는디유.' 하고 발뺌을 하자, '아녀, 똥이 꽈악 찼을 기여.' 하고 우겨댑니다. 호통 아저씨는 아마도 호박을 심을 모양입니다. 호박에는 똥거름만 한 것이 없다고 하니까요. 똥거름을 먹고 자란 호박은 달기도 달고 차지기도 차진데다 3년을 묵혀도 썩질 않는다지요. 그런데 이 아저씨 호통만 칠 줄 알지 부지런한 농사꾼은 못 되는 모양입니다. 호박을 심을 양이면 미리 구덩이를 파고 똥을 묻어 겨우내 푹 삭혔어야죠.
달 샤베트
어느 무더운 여름밤, 에어컨과 선풍기와 냉장고가 뿜어내는 열기에 달이 똑똑똑 녹아내리기 시작했어요. 부지런한 반장 할머니는 큰 고무 대야 가득 달물을 받아 달 샤베트를 만들었지요. 이웃들은 세상모르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냉장고를 윙윙 돌려 댔고요. 그러다 그만..... 정전이 되어 버렸어요! 이웃들은 무슨 일인지 살펴보러 나왔다가, 밝고 노란 빛에 이끌려 하나둘 반장 할머니 집으로 모여드는데....
꿈에서 맛본 똥파리
어느 작은 연못에 다른 올챙이들보다 일찍 알에서 깨어난 큰오빠 개구리가 있습니다. 큰오빠 개구리는 어른 개구리들이 일을 나가면 올챙이 동생들을 보살펴 주곤 하지요. 그런데 하루는 큰오빠 개구리의 파리 사냥을 지켜보던 올챙이 동생 하나가 '오빠!' 하고 큰 소리로 부르는 게 아니겠어요. '나, 배고파!' 올챙이 동생의 천연덕스러운 요구에 큰오빠 개구리는 잠시 어리둥절해집니다. 그러나 이내 긴 혀를 쭉 뻗어서 파리 한 마리를 잡아 건네주지요. 그 모습을 본 올챙이 동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와아!' 환호성을 지릅니다. 곧이어 여기저기서 '오빠, 나도!', '형아, 나도!' 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큰오빠 개구리는 올챙이 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못 본 척할 수 없어서, 어쩌면 조금은 우쭐한 기분에 파리를 잡아 대느라 녹초가 됩니다. 그러느라 온종일 파리 한 마리 못 먹고 쫄쫄 굶은 채 잠이 들지만.... 이튿날이 되자 거짓말처럼 다시 기운이 펄펄! 도대체 밤사이 큰오빠 개구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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