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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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리뷰 총점 9.4 (4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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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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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돈키호테의 식탁》 음식을 통해서 '돈키호테'를 다시 읽다. 평점9점 | r*******n | 2021.04.07 리뷰제목
그건 그렇고, 그의 일주일 식단 중에 빼놓고 지나간 게 있다. 토요일의 요리. 무슨 마법의 주문처럼 들리는 이 이름.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 호박을 마차로 둔갑시킬 때 딱 이런 주문을 외웠을 것 같다. 직역하자면 고뇌와 충격, 탄식과 격파, 애도와 단념, 노고와 탄식, 뭐 대략 이런 단어들의 조합이다. 일단 '고뇌와 탄식' 정도로 정리해 보기로 하고. 토요일에는 고뇌와 탄식
리뷰제목

 

그건 그렇고, 그의 일주일 식단 중에 빼놓고 지나간 게 있다. 토요일의 요리. 무슨 마법의 주문처럼 들리는 이 이름.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 호박을 마차로 둔갑시킬 때 딱 이런 주문을 외웠을 것 같다. 직역하자면 고뇌와 충격, 탄식과 격파, 애도와 단념, 노고와 탄식, 뭐 대략 이런 단어들의 조합이다. 일단 '고뇌와 탄식' 정도로 정리해 보기로 하고. 토요일에는 고뇌와 탄식을 먹었다고? 대체 어떤 음식이기에? 책에는 베이컨 조각을 넣은 달걀 요리라고 되어 있는데, 대체 이름이 왜 이모양인 것이냐.      p.23

 

이 책은 소설가 천운영이 돈키호테와 그가 먹었던 음식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음식에세이이다. 스페인어 전공자도 아니고, 요리사도 아닌 소설가가 '돈키호테의 음식'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좀 미친 짓이었다고 작가는 서두를 연다. <돈키호테>의 첫 장부터 라만차 시골 양반의 1주일 치 식단을 일일이 열거하는 걸 보면 세르반테스는 분명 음식에 관심이 아주 많은 사람이었을 거라며, 작가는 <돈키호테>를 제대로 다시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 돈키호테가 살았던 곳이라 짐작되는 곳에서 출발해 중부에서 남부, 그리고 동부로 오르락내리락 가고 오며 수많은 식탁 앞에 앉는다.

 

 

재미있는 것은 작가가 돈키호테의 음식을 찾아 나서게 된 계기이다. 세르반테스를 너무 사랑했다거나, <돈키호테>가 인생의 최고작품이었다거나,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었다. 스페인에서 두어 달쯤 머물던 어느 날, 라만차 지역의 어느 허름한 식당에서 돈키호테 어쩌고 설명이 붙은 음식을 먹게 되면서부터였다. 스페인어에 까막눈이라 거의 반벙어리로 지내던 참이었고, 좀 태웠다 싶게 튀게 낸 거무죽죽한 고기 조각이 음식이라고 나왔는데, 발라 먹은 살보다 발라낸 뼈가 더 많은 이런 음식이 진짜 <돈키호테>에 나오는 건지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바로 그렇게 시작된 여행이었다.

 

 

“인생 별거 있소? 살거나 죽거나지. 그러니 있는 그대로,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면서 평화롭게 함께 먹도록 합시다. 하느님이 아침을 여실 때 모두를 위해 여시는 것 아니겠소?” 산초가 그토록 좋아하는 오야 포드리다처럼. 온갖 고기와 채소를 넣고 한데 끓인 바로 그 음식처럼. 모두 다 같이 모여 한 솥 가득 끓인 고깃국을 사이좋게 나눠 먹는 세상. 그렇게 매일 아침을 함께 열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세상이 어디 있겠는가. 산초는 갈수록 옳은 말만 하고, 갈수록 현명해진다.      p.184

 

이 책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한 대목들을 원문과 함께 중간 중간 수록해 두어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리고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들이 더욱 돈키호테의 매력에 빠져 들도록 만들어 준다. 하나의 책을 읽다가 자연스레 또 다른 책을 찾아 들게 만드는 경험을 누구라도 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누구라도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다시 읽어야겠다고, 혹은 읽고 싶어졌다고 생각하게 될 테니 말이다. 너무 유명한 작품이고 잘 알려진 스토리라서 읽지 않았어도 읽은 것 같은 고전 작품들이 있는데, <돈키호테> 역시 그러할 것이다. 천운영 작가는 그 <돈키호테>의 매력을 더할 나위 없이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음식'이라는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소재를 통해서 말이다.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라는 이름의 염장 삼겹살 계란 요리, 특식 중의 특식인 새끼비둘기 요리, 헤밍웨이와 피카소가 가장 사랑했다던 스페인 음식인 염장 대구 요리, 소금에 절여 말린 일종의 육포 같은 염소고기, 플로레스 데 사르텐이라 불리는 밀가루 반죽 튀김 과자 등 <돈키호테>에 등장하는 다양한 음식들을 통해서 돈키호테의 용기와 산초의 의미와 세르반테스가 그려낸 시대성을 포착해 내는 여정은 대단히 흥미진진했다.

 

이 책을 통해서 시골 장터에서 돼지고기 염장하는 데 최고의 손맛을 자랑하던 둘시네아와 멍청한 먹보가 아니라 타고난 와인 감별사에 심오한 음식철학을 가진 산초를 만나 보자. 그리고 <돈키호테>라는 작품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멋진지 다시 깨달으며 좌충우돌 우왕좌왕 돌진 또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식탁을 만나 보자. 무려 400년 전 음식을 먹어보겠다고 달려든 작가의 무모한 도전이 그리는 여정을 통해 다 함께 음식을 차리고 나누어 먹는 일이 삶을 지탱할 힘을 안겨준다는 것을 알게 될 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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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 음식에세이 # 돈키호테의식탁/아르테 평점10점 | i******n | 2021.04.11 리뷰제목
돈키호테의 식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천운영 천운영은 1994년 한양대학교 신방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현재 고려대 국문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지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늘」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제 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같은 해 등단작을 표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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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천운영

천운영은 1994년 한양대학교 신방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현재 고려대 국문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지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늘」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제 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같은 해 등단작을 표제로 한 소설집 『바늘』을 출간했다. 2004년 소설집 『명랑』을 출간했고, 지난해 장편소설 『잘 가라, 서커스』를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1990년대 들어 문단의 전면을 장식하며 등장했던 일군의 여성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 세계와 작가관을 선보여 새로운 여성 미학의 선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신동엽창작상, 2004년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사람의 얘기를 쓰는 천운영은 그만큼 사람을 좋아한다. 대학시절 그의 자취방은 공부하던, 회의하던 친구들이 저녁마다 주막처럼 들러서 국수를 말아먹고 갔던 곳이다. 애들 교육은 못 시켜도 이웃에 떡은 돌렸던 할머니의 천성을 이어받았다는 천운영은 남들 음식 해 먹이고 챙겨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기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뚜렷한 사회 인식이 아니라 토익, 토플, 상식 따위이기에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가 공권력에 쓰러졌던 시절, 천운영은 손목에는 청 테이프를, 옆구리에는 대자보를 끼고 다녔고 맨 뒷자리에 앉아 있다가 출석만 부르고 도망가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소설가의 꿈은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고 말한다. 4학년 때 들은 평론수업 시간, 당시 김영삼 정권의 금융실명제 실시에 관한 평론을 쓰는 과제에서 선생님이 그의 평론을 재밌게 읽고는 차라리 소설을 써보라던 한 마디가 순간 한 줄기 빛으로 천운영의 머리를 꿰뚫고 지나갔다.

당시 평론을 논설문이 아닌 현실을 빗대는 이야기를 만들어 썼다는 천운영은 선생님이 농담처럼 덧붙인 한 마디에 소설가의 길과 우연히 마주쳤다. '잘 하는 것 하나 없지만 소설은 잘 쓸 수 있겠다'는 확신에 한양대학교 졸업 후 서울예대로 진학했고 2년 동안 수많은 책을 읽었다. 수업시간에 모르는 작가의 이름이 나오면 몰라도 아는 척 하며 메모를 했다가 저녁 때 서점에 들러 모두 읽어버리던 천운영은 그 2년 동안 평생 읽은 책보다 대여섯 배 많은 책을 읽었다. 천운영에게 어느 날 한 줄기 빛이었던 소설에 대한 꿈을 키운 서울예대 2년은 "소설에 관해 얘기하는 친구도 얻었고, 좋은 선생님도 만났고, 소설을 고민하는 열정을 배운" 시기였다고 한다

천운영은 소설을 쓰면서 매 순간마다 집중하는 '화두'가 있다.「바늘」의 미와 추, 「명랑」의 삶과 죽음, 그리고 요즘 고민까지. 지금 이 순간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씹다 보면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한다. 천운영의 소설들은 다르다. 그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차이는 자못 의식적일 정도이다. 가령, 「바늘」의 주인공은 남자들 몸에 문신을 새기는 젊은 여자이고, 「숨」에는 마장동에서 소머리를 분해하는 일을 하는 남자가 등장하며, 「당신의 바다」는 곰장어를 구워 파는 부부의 이야기이다. 이밖에도 고물상(행복고물상), 유원지의 도깨비집 관리인(유령의 집), 건축공사장 노동자(등뼈) 등 천운영 소설의 주인공들은 최근 한국 소설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웠던 인물들이다. 그렇게 낯설고 독특한 이들의 세계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다는 점 역시 천운영 소설의 특징이다. 직접 발품을 팔고 꼼꼼히 취재한 노력이 돋보이거니와, 그것은 이웃의 삶에 대한 작가의 애정어린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스24 제공]

 





 

 

 

 

 

# 음식에세이 # 돈키호테의식탁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소설가 천운영의 산문집인 <쓰고 달콤한 직업>에서

음식과 사람이야기가 담백하고 재치있게 쓰여져 인상 깊게 남아 있었는데

실제로 스페인 식당을 운영하는 저자의 에세이집을 만나게 되어 대단히 반가운 마음에 설레었다.

 

이 책은 돈키호테를 추억하며

소설속 음식의 자취를 추적해 나간다.

 

각 장에서 소개되는 요리 재료와 음식과 잘 어우러지는 이야기들.

 

소설 <돈키호테>를 통해 스페인 요리가 주목되는 책이다.

 

요리책과 소설책의 경계를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지나간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매력에 푹 빠져 읽게 만든다.

 

덕분에 집에 있는 두꺼운 두 권의 양장본으로 구성된

소설 <돈키호테>를 다시 꺼내볼까 하는 충동을 일으킨다.

 

꽤 많은 음식들과 얽혀 있는 소설 속 캐릭터와의 어울림이

전혀 어색함없이 잘 어우러져있다.

 

여태까지 접해보지 못한 스페인 음식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저자가 들려주는 음식 이야기에 흠뻑 빠져

스페인 요리의 다양한 음식들과 맛깔난 표현들이 섬세하게 쓰여져 읽는 재미를 더한다.

 

텍스트 안에서 살아 움직이듯 내 앞에

한 상 가득 거하게 차려진 배부름이 느껴질 정도로

그 디테일과 맛과 멋이 따로 떨어지지 않는 멋진 책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산초가 가장 좋아하는 오야의 일종인 푸체로라 하지 않고,

굳이 오야 포드리다라고 한 이유.

그가 결국 먹게 된 요리가 쇠고기 재활용 요리 살피콩과 약간 쉰내가 나는 우족 요리였기 때문은 아닐까?

그렇게 음식 가지고 장난치더니 결국 쉰내 나는 우족이나 줄 거라면,

냄새 팍팍 나는 염장 고기 말린 것을 듬뿍 넣은 오야 포드리다를 달라고.

 

"인생 별거 있소? 살거나 죽거나지.

그러니 있는 그대로,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면서 평화롭게 함께 먹도록 합시다.

하느님이 아침을 여실 때 모두를 위해 여시는 것 아니겠소?"

p184

 

산초가 좋아하던 오야 포드리다.

온갖 고기와 채소를 넣고 끓인 고깃국.

 

이 음식을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는 세상은 어디에 있을까.

 

공작 시나리오에 놀아난 폭소극에 웃지 못한 일인으로서

그 씁쓸함을 목구멍에 겨우 넘기고서

산초가 갈수록 현명해지는 걸 보면서

마지 못해 웃게 되는 나를 발견한다.

 

어쩌면 내 모습 같아서.

 

호사스러운 음식을 뒤로하고

약간 상할 듯 말듯한 고기와 채소를 넣고 끓인 고깃국

한 사발 시원하게 마시고 싶다.

 

살거나 죽거나 하는 인생살이에

빡빡한 인생을 뒤돌아보게 되는 산초의 말이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오야 포드리다의 맛과 함께.

 

돈키호테가 무수한 고난 속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누었을 때, 산초가 굳은 빵 하나를 내밀며 이런 말을 했다.

빵과 양파만 있다면 그 어떤 고난도 좀 견딜 만하지 않겠느냐고.

p244

 

당신과 함께하면, 빵과 양파라도.

 

서약의 문장이기도 한 이 말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

 

당신 곁에 내가 있고 내 곁에 당신이 있는데

빵과 양파만 먹고 산다 해도 괜찮지 않냐는 말이

애달프게 느껴지는 건 왜 일까.

 

정말이지 눈물 나게 달콤하다.

 

곡기를 끊으며 고행의 길을 외롭게 가는

외톨이 기사에게 동행자라도 있으니 좀 덜 외롭다 봐야할지 모르겠지만

이 말이 다른 어떤 멋진 말보다도 힘이 되는 건 그 안에 건네는 위로가 있어서가 아닐까.

 

그런 다정함이 빵과 양파라는 음식 속에서 샙롭게 느껴지니

알싸한 매운 맛 뒤에 단맛으로 균형을 맞추는 양파와

딱딱하게 굳은 빵이라 할지라도 뜨근한 양파 수프 안에 녹아들여져

촉촉해짐으로 변신하는 이 둘의 조화를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될지도 모른다.

 

하늘이 정해 주신 날까지,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먹으면서 생을 이어나가겠다는

산초가 들려준 속담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그렇게 매일 배를 불리며 살 음식들과 씨름하며 살테지.

 

돈키호테도 산초도 그의 말이 철학적으로 들리는 건

나이가 더 들고 나서였다.

 

이젠 그들이 먹었던 음식과 인생 이야기를

이 책 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가장 편하게 돈키호테를 대면했던 시간이었다.

 

그의 삶과 밥상 이야기 속에서

다시 만난 돈키호테의 매력에 빠져들어

이 책을 덮고서 다시 두꺼운 양장본 책 소설 <돈키호테>를 집어들었다.

 

다시 엄숙한 미치광이의 이야기 속으로 출정 준비를 시작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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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돈키호테의 식탁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p***s | 2021.04.08 리뷰제목
역사상 위대한 작가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세익스피어가 떠오릅니다. 세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맥베스, 햄릿, 리어왕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오늘날에도 영화나 연극, 오페라 등으로 만들어지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네요. 반면 스페인의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라는 작품을 남긴 작가 정도로 알고 있는데 돈키호테는 최초의 근대 소설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세
리뷰제목

역사상 위대한 작가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세익스피어가 떠오릅니다. 세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맥베스, 햄릿, 리어왕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오늘날에도 영화나 연극, 오페라 등으로 만들어지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네요. 반면 스페인의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라는 작품을 남긴 작가 정도로 알고 있는데 돈키호테는 최초의 근대 소설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세익스피어에 비견될 정도로 문학사에서 중요한 작가라고 합니다.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을 읽다가 너무 몰입한 나머지 스스로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 적을 무찌르고 공주를 구하러 떠나는 좌충우돌 모험기입니다. 어릴때 만화로 봤었는데 실제 원작은 어른들을 위한 두꺼운 책이라고 하네요. '돈키호테의 식탁' 의 저자는 돈키호테 책에 나오는 음식들을 찾아 마치 돈키호테처럼 스페인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원작을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책 앞부분에서는 돈키호테가 먹은 1주일치 식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기사 이야기를 생각했던 독자라면 어서 빨리 돈키호테가 모험을 떠나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하면서 앞으로도 많은 음식 이야기가 나올 것임을 예고하고 있네요. 덕분에 돈키호테의 시대적 배경인 17세기 스페인 사람들은 주로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스페인은 바다와 접해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사계절 날씨가 좋아 신선한 과일과 채소들이 자랍니다. 수백년 동안 이슬람의 지배를 받으면서 이슬람의 영향을 받아 음식 문화도 다채로워졌습니다. 뜨거운 햇볕과 바람에 말린 대구는 무척 딱딱해기 때문에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물에 불려야 합니다. 염장 대구는 스페인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인데 저자에게는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북어무곰을 떠올리게 하네요. 와인으로 유명한 나라답게 산초는 와인을 한모금 맛보면 어디 와인인지 알 수 있고, 와인과 단짝을 이루는 안주인 치즈도 등장하네요. 커다란 무쇠솥에 만드는 파에야, 결혼식 잔치에서 차려지는 음식 등 정말 음식들이 이렇게 많이, 또 상세하게 나오는지 놀랐네요.

 

저자의 표현 덕분에 책은 무척 웃기고 재미있습니다. 돈키호테는 출간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길에서 웃는 사람이 있으면 미친 사람이거나 돈키호테를 읽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연히 들른 스페인의 한 음식점에서 돈키호테 이름을 붙인 음식을 먹으면서 돈키호테 음식 여행을 결심한 저자도 마치 돈키호테 같기도 한데 원작의 내용과 맛있는 음식, 귀여운 일러스트에 소설가인 저자의 글솜씨가 더해지면서 한편의 음식 모험기가 탄생하였네요.

 

책을 읽다보니 돈키호테의 원작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부분부분 기억나지만 아직 완역본을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한번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음식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저자가 쓴 부분을 찾아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을것 같아요.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여행에세이 #돈키호테의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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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돈키호테의 또 다른 재미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d****i | 2021.04.13 리뷰제목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답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내내 행복했다. 왜냐면 나 역시 돈키호테에 푹 빠져 있으니까.   두꺼운 돈키호테 책을 그저 소장용으로만 꽂아두고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읽으면서 어찌나 재밌던지 벽돌책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빠르게 잘 읽은 책이다. 돈키호테의 매력에 빠져, 산초의 매력에 빠져 잠시 잊고 있었던 찰나 이 책을 만난 것이다. 우리나라 음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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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답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내내 행복했다.
왜냐면 나 역시 돈키호테에 푹 빠져 있으니까.

 

두꺼운 돈키호테 책을 그저 소장용으로만 꽂아두고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읽으면서 어찌나 재밌던지
벽돌책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빠르게 잘 읽은 책이다.
돈키호테의 매력에 빠져, 산초의 매력에 빠져 잠시 잊고 있었던 찰나
이 책을 만난 것이다.
우리나라 음식도 아니고, 다른 나라의 음식을 그것도 책에서 언급된 400년 전 음식 이야기를 하겠다고?

 

자칫 책에서 언급된 음식 이야기만 나오는 지루한 에세이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귀여운 일러스트로, 작가님의 필력으로 재밌는 책 한 권이 탄생했다.
무엇보다 각 장에 들어갈 때마다 
돈키호테에서 그 음식이 나오는 부분을 책 속에 그대로 담았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였다.
돈키호테 책을 읽은 사람도 기억이 다 안 날 수도 있고, 읽지 않은 사람은 당연히 모를 것인데
이렇게 돈키호테의 내용을 먼저 언급해주고, 음식 이야기를 들어가니
연결고리가 생겨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난 이미 돈키호테를 읽었기에 장면들이 새록새록 생겨나면서
그때의 재미까지 다시 소환되니 읽는내내 돈키호테를 다시 한 번 읽어나가는 기분도 들고,
그때는 미처 가볍게 넘어가거나 별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이
이렇게 음식을 매개체로 다른 각도로 바라보니 색다른 재미까지 들었다.
물론 돈키호테를 읽지 않은 사람들도 관련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돈키호테나 산초의 매력에 푹 빠져서 읽었는데
작가님도 역시 그들의 매력에 푹 빠지신 거 같아서 동질감이 생겨 신나게 읽었고,
계속 읽다보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단순히 음식 에세이가 아닌, 돈키호테와 산초와의 여정을 다시 한 번 떠나게 해 준 느낌의 책이였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돈키호테 장면의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도 있었고,
작가님의 위트있는 문장들덕분에 술술 재밌게 읽은 책이였다.
'다른 출판사 버전의 돈키호테를 읽어볼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
아마 돈키호테를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돈키호테 책을 찾게 될 지도 모르겠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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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돈키호테의 식탁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y*****9 | 2023.03.21 리뷰제목
언젠가 산초가 말했듯이 “어디에서 태어났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풀을 뜯어 먹고 사느냐가 중요한 것” 이라고 그것이 사람의 성질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생에서 누구와 무엇을 먹느냐 독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고 하죠. 사람의 이야기를 쓰는 천운영 작가의 흥미로운 책 <돈키호테의 식탁>이 리투선정100 도서로 읽었습니다.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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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산초가 말했듯이 “어디에서 태어났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풀을 뜯어 먹고 사느냐가 중요한 것” 이라고 그것이 사람의 성질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생에서 누구와 무엇을 먹느냐 독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고 하죠. 사람의 이야기를 쓰는 천운영 작가의 흥미로운 책 <돈키호테의 식탁>이 리투선정100 도서로 읽었습니다.

 

돈키호테가 살았던 곳으로 짐작되는 곳에서 출발하여 산초가 섬의 총독을 지낸 사라고사 인근 바르셀로나를 거쳐 중부에서 나부 그리고 동부까지 스페인전공자도 아니고 요리사도 아닌 저자는 돈키호테에 심취되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독특한 발상에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이름을 바꾸는 일과 의상을 갖춰 입는 일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소유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변신에 대한 욕망이다. ---p.16

 

 

지금처럼 결혼식을 마치면 피로연 음식을 뷔페나 대부분 양식으로 하객들게 대접하지만 오래전에는 결혼식 전날 홍어를 삶아 갖은 양념을 해서 결혼식장으로 여러 가지 음식들을 준비해 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홍어는 그런 잔치 음식입니다. 그러나 홍어는 독득한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대표음식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홍어가 잔치음식이라면 산초의 마음을 굴복시킨 것은 솥에 든 푸체로, 그다음은 포도주가 든 술자루, 마지막으로 기름 솥에서 튀겨 꿀에 담근 튀김입니다. 오늘은 누구든 배를 곪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되는 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부자 가마초의 이름으로 배 터지게 먹는 날, 그것이 진짜 잔치의 의미였습니다. 책에는 첫 번째 음식 염장 대구부터 염장 청어, 이름이 생소한 레케손 치즈, 제가 좋아하는 가지 요리등 여러 가지 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가지절임의 맛을 애써 설명해 보자면, 한여름 조깅 후에 먹는 냉면 국물의 맛이라고 할까? 땀 쫙 흘리고 난 다음 그릇째 들고 꿀떡꿀떡. ---p.157

 

400년전 돈키호테는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돈키호테의 편력만큼 입맛도 까다로웠을 것으로 예상 했지만 음식이 부족한 시절, 고행을 반복 하다시피한 생활 탓일까요 그의 음식은 특별하지만 소박했습니다. 저자의 스페인 친구들도 모르는 음식 그것은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 뜻은 고뇌와 탄식, 베이컨 조각을 넣은 달걀 요리라는데 친구들은 모르지만 라만차 지역의 웬만한 레스토랑에는 있다고 합니다.

 

 

돈키호테의 식탁을 읽으니 돈키호테를 다시 읽고 싶어집니다. 책속에 이런 음식들이 나왔었나 찾아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독특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 곳곳을 다니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됩니다.

 

통치자들은 메추리와 닭고기를 먹고 살지만 자신은 늘 그래왔듯이 빵과 양파만을 먹고 살겠다고 말하며 어차피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다 똑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음식을 차리고 오순도순 나누어 먹고 삶을 지탱할 힘을 얻는 진짜 음식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는 것을 독자는 희망했습니다. 바쁜 일상 따뜻한 저녁 식탁 가족 모두 같이 하는 그런 저녁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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