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고 졸업 그 후 : 인생을 연주하는 음악가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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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고 졸업 그 후 : 인생을 연주하는 음악가의 기록

인생을 연주하는 음악가의 기록

리뷰 총점 9.6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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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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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의 반생을 돌아보게 하는 책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u*******9 | 2021.03.22 리뷰제목
어릴 때 잠깐 배운 피아노 덕분에 클래식 음악과 연주자들을 향한 선망과 애정을 지금까지도 쭉 간직해왔다.중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부모님은 내가 음대에 진학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셨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내게 연주자로서의 재능이 없음을 일찌감치 깨달았다.그래서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부모님께 "내 실력으로 음대는 어림도 없을 것 같으니 더 이상 레슨
리뷰제목
어릴 때 잠깐 배운 피아노 덕분에 클래식 음악과 연주자들을 향한 선망과 애정을 지금까지도 쭉 간직해왔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부모님은 내가 음대에 진학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셨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내게 연주자로서의 재능이 없음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그래서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부모님께 "내 실력으로 음대는 어림도 없을 것 같으니 더 이상 레슨비를 낭비하기 전에 그만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참아왔던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렸고 어머니는 아버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크게 낙담하셨다.
삶의 낙이라고는 우리 남매를 잘 교육시켜서 남부럽지않은 인생을 살게 하는 것 뿐이었던 어머니께 그런 실망을 안겨드렸다는 게 어린 마음에도 퍽 못할 짓이구나 싶어 며칠은 괴로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그 때의 내 결정은 나와 부모님 모두를 위한 현명한 처사였다고 확신한다.
비록 어머니의 바람은 한 번의 거센 폭풍에 완전히 무너졌지만 적어도 나의 삶에서 음악은 두고두고 좋은 친구가 되어 남아있다.
그렇게 나는 여전히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인들의 삶을 동경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이 책 또한 그런 마음에서 읽게 되었다.
음악을 전공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낯선이에게 강한 호감을 느끼는 나로서는 국내 최고라 할 수 있는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과연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지금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하는 얘기들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예술도 마찬가지겠지만 음악 전공에는 무엇보다 돈이 아주 많이 든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아마 드물 것이다. 그렇기에 누군가 악기를 한다고 하면 '오~ 집이 좀 사나보다'하는 조금은 속된 추측부터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취미로 가입했던 바이올린 동호회에서 알게 된 몇몇 사람들과 그들로부터 듣게 되는 이야기만 하더라도 현재 하층민이나 다름없는 삶을 전전하고 있는 나에게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런 그들에게도 예원학교나 서울예고는 대단한 위상을 가진 학교였으니 이 책에 나오는 졸업생들이 얼마나 굉장한 실력의 소유자들일지는 굳이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그들에 대해 약간의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부유한 환경과 입시에 밝은 부모를 둔 덕에 명문학교에 들어가기가 일반가정에서 자란 자녀들보다는 한결 더 쉽지 않았을까 하는.
음악이란 게 재력으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니 한심하고 부끄럽다.
이 책에 소개된 10인 10색의 인생이야기를 읽으며 그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예술적 성취를 이루는 데 들인 노력을 알게 될 수록 내가 삶을 대해 온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고 반성하게 되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모두가 자기 것으로 만들지는 못한다는 것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어느 졸업생의 말대로 "음악이 공부보다 훨씬 어려운 길"임을 10인의 졸업생들은 각자의 치열한 삶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부터 한 분야에 무섭게 집중하며 대등한 실력을 갖춘 또래들 사이에서 수없이 경쟁과 성장을 반복해온 그들에게 '대충' 또는 '되는대로' 산다는 건 애초에 선택지에 없는 것이 당연했다.

나는 그들에게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오랜 시간 평가에 익숙해진 삶이어서 "자기객관화"에 능하다
2. 좌절을 경험했다고 해서 그 감정에 갇혀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빠르게 해결책을 찾고 다음을 준비한다.
3. 선택에 따른 책임의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며 예술과 인생의 본질에 대해 사유하고 삶에 만족할 줄 안다.
4.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본업 외에도 재주가 많다.
5.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언제나 답을 구한다.
6. 배움과 노력의 연속인 삶을 살며 쉼표와 마침표를 제 때 찍을 줄 안다.

그저 '멋지다', '대단하다'와 같은 상투적인 찬사로는 부족한 10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지금껏 살아 온 시간들과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에 대해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성찰해보게 되었다. 특히 내가 가진 많은 문제점들에 대해서.

졸업생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들이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해야 했던 낯선 상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상세히 들려줌으로써 아직은 보수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는 우리나라의 좁은 음악시장에서 심각하게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다.

'연주자 아니면 교수'라는 정형화 된 목표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자기 인생에 선택권을 갖는 안목을 기르라고 입을 모은다.

그것은 음악가로서의 인생을 준비하며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들이 건네는 현실적 조언이기도 하지만 비단 예술 뿐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향해 정진하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될만한 최고의 교훈이 아닌가 싶다.

요즘 부쩍 스스로에게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던 차에 이 책을 만난 건 나에게 있어 크나 큰 행운인 것 같다.

뜨끔했던 말 : 예고는 정말 멋진 집단이지만 그만큼 또 세상을 보는 시야가 제한될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들의 삶이 보통이고 보편적이라고 믿어 버리는 과오를 저지르기 쉽기 때문이다. 예고를 벗어나 보니 내가 당연하게 여긴 보통의 사고와 문화가 사실 서울의 중산층 이상 가정에서 자라난, 어떤 다른 이들의 눈에는 이미 많은 특권을 가진 집단의 그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작은 실수와 잘못에 대해서는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을, 내가 정한 보편적 기준과 다수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소수에 대해서는 상대를 조금 더 이해해 보려는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

감동했던 말 : 그런데 말이다, 음악을 배운 것은 참 행운이라는 말도 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서 성취감을 느껴 보거나 반대로 절망을 느껴 보는 것 모두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값진 일이다. 나는 10대 시절에 콩쿠르에 나가 자꾸만 떨어지는 게 가장 힘들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누구나 그런 힘든 경험을 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가 이를 예술을 통해 겪은 건 하나의 특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우리는 '객관식 문제 하나를 더 맞고 덜 맞고'라는, 어쩌면 너무나 유치하고 단순한 이유로 내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평가받지는 않고 살아왔으니까. 경쟁에서 1등을 하지 못했다고 내 음악이 1등의 음악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건 아니니까.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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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음악인으로서의 삶,음악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꿈실천기 평점10점 | s******8 | 2021.03.18 리뷰제목
음악의 길에 서서 음악으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금 음악을 시작하는 학생들이라면   자신의 꿈에서 어떤 길로 가야할지를 구체적으로 현실적으로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이 되어요 .   더불어 음악을 하면서 각각의 삶에서 모든 것이 어려움이 있고 그것을 이루는 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기회가   되었어요.그냥 볼때에는 이루어진 그 자리만 보고서 참 좋겠다
리뷰제목

음악의 길에 서서 음악으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지금 음악을 시작하는 학생들이라면

 

자신의 꿈에서 어떤 길로 가야할지를 구체적으로 현실적으로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이 되어요 .

 

더불어 음악을 하면서 각각의 삶에서 모든 것이 어려움이 있고

그것을 이루는 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기회가

 

되었어요.그냥 볼때에는 이루어진 그 자리만 보고서 참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데 .

 

그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고

 

대단한 노력이 아니면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어요.

 

악기를 좋아하고 정석적인 음악인이 그저 부럽게만 생각되어졌었는데

 

모든 것은 피땀눈물 노력이라는 것을 .

 

 

우리나라도 아니고 다른나라에서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신분의 이야기 .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혜택이라는 것 그 이전에 과정들이 얼마나 힘들고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해내신 분이 얼마다 대단하신 지 .

 

읽으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분야이지만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를 자세하게 알려주는 팁처럼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미국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좋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이 되었어요.

 

 

 

책에서 10분의 서울예고 졸업생들에 대해서 담고 있는

서울 예고 졸업 그 후

한분 한분의 자서전과 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분 한분의 삶과 음악이야기를 모두 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

클라리넷을 연주하시는 분 .

더블베이스의 독주가 어떤 것인지 듣고 싶기도 했구요.

뭔가 책 속에서 음악이 들리는 듯 한 느낌으로 한장 한장 넘겨가며 읽었어요.

 

 

 

피아니스트와 피아노 반주자는 같은 듯 다른듯 .

 

책을 읽으면서 반주자로서의 공부가 이렇게 어렵겠구나

 

알게 되었던 거 같아요 .

 

분야는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반주자로서의 역할이 같다고 생각했던 부분

 

[무대위에서 파트너를 빛나게 할 수도 있고 ..중요한 자리이다]라는 부분.

 

교회에서 반주를 하면서 늘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예배를 빛나게 하는 반주자가 되게 해 달라는 기도로 시작하는 제 마음.

 

다른 분들의 글들도 많이 공감하며 읽었지만 특히 반주자로서의 공부와 삶을 이야기 해 주신

 

김민경 피아니스트 님의 글에서 반주자로서의 역할과 공부할것들에 대해서 많이 배웠던거 같아요 .

 

연주자로서 선생님으로서 세 아이의 엄마로서의 삶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이수란님의 글을 읽으면서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서울예고를 입학하고 졸업했다는 것에서부터 남다른 길을 걸었던 10분의 이야기

 

10분 모두의 삶에서의 음악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말한다면 그분들에게는 음악이 삶이라는 것이에요.

 

직장,삶이 터전으로 음악을 어떻게 흡수하면서 살게 되었는지를 읽으면서

 

특별한 삶일 수도 있으면서 우리내와 같은 삶을 사는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모든 것에 음악이 함께 하는 10분의 이야기 .

 

음악이 흐르는 삶.

 

인생을 연주하는 음악가의 기록.

 

서울예고 졸업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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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만의 길을 찾아서 평점8점 | n***n | 2021.03.22 리뷰제목
간혹 광화문이나 정동길을 걷다가 멋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 있다. 서울예고에 다니는 학생들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고, 저 친구들은 예술고등학교라고 하는 특수한 곳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학창시절을 보낼지 궁금해 하면서 동경했던 적이 있다.   나는 미술대학을 졸업했지만 지금까지 미술과 전혀 상관없는 진로를 걸어왔다. 친구들 중에는 미술계에서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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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광화문이나 정동길을 걷다가 멋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 있다. 서울예고에 다니는 학생들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고, 저 친구들은 예술고등학교라고 하는 특수한 곳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학창시절을 보낼지 궁금해 하면서 동경했던 적이 있다.

 

나는 미술대학을 졸업했지만 지금까지 미술과 전혀 상관없는 진로를 걸어왔다. 친구들 중에는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미술은 아니지만 그 언저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도, 나처럼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인지 "길은 많아요. 작곡가나 연주자도 있지만 가다 보면 옆길도 많고 우회하는 길도 있고 또 새로운 길도 있지요. 중요한 건 자신만의 길이예요"라는 추천의 글이 남달리 와닿은 것 같다. 나 또한 미술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당연히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졸업 후에 내 앞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펼쳐졌고 그 중에서 결국 지금은 나의 적성과 가장 가깝지만 미술과는 거리가 먼 일을 하고 있으니까.

 

음악은 무척 어린 시절에 시작하여, 대부분 무대 위에 서는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는 것을 꿈꾸며 많은 시간을 연마하고 하나의 길만을 바라보고 가게 된다. 특히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이라면, 주변에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당연히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경쟁하기도 하고 우정을 나누기도 할 것이다. '음악가가 되는 목표'가 너무도 당연해서 자문할 기회조차 없을 것 같다. 그러기에 그 꿈과는 거리가 있는 진짜 현실과 마주하게 되면 당황하거나 혼란스러운 것이 당연하다.

 

이 책에는 세계적인 음악가가 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진로를 개척해서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서울예고 출신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후배들을 위한 조언이 담겨 있다. 그들 중에는 국내 혹은 해외의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된 사람도 있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연주도 하는 음악 선생님, 피아노 독주가 아닌 반주자의 길을 선택한 사람 등 음악의 세계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생의 무대를 음악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긴 사람들도 있다. 대학 때까지 음악을 전공했지만 스타트업의 일원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 대학 진학시 고민 끝에 음악이 아닌 다른 전공을 선택하여 현재는 공무원으로 일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삶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도 등장한다. 

 

워낙 어린 시절부터 경쟁과 완벽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알고 스스로를 부단히 채찍질해 나가는 것이 일상인 서울예고 출신들이기 때문인지, 음악이 아닌 다른 진로를 선택한 이들도 인생을 무척 치열하게 살아온 것이 행간에서 느껴진다. 아쉽게도 음악을 하는 친구가 주변에 없지만, 음악가들의 삶을 인터뷰나 SNS를 통해 잠깐이나마 엿보면, 그 몰입하는 수준과 치열함이 엄청난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마 이들도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연습하고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경쟁을 통해 배운 것이 습관이 되어 비록 다른 진로를 선택했을지라도 잘 적응하고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흔히 한국에서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능을 전공한다고 하면 부유한 집안에서 넉넉하게 자라 아쉬움이 없는 부잣집 자제일 것이라는 오해를 하는데,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이 걷는 음악 전공의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무대 위는 빛나지만 무대 뒤에서는 치열한 연습과 경쟁이 매일 계속된다.

 

예술고등학교의 커리큘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대가가 되는 법' 위주로 교육이 이루어질 것 같다. 아무리 재능이 있고 노력한다고 해도 모두가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고 이십년이 넘게 해온 음악의 길을 모두 포기할 필요도 없다. 대가가 되는 것 외에도 길은 많다. 독주자는 아니지만 오케스트라라는 큰 조직의 일원이 되어 동료 연주자들과 함께 길을 걸을 수도 있고, 후학을 양성하고 이끄는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독주자를 빛내는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이토록 다양한 음악의 길이 있음을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이 자신들이 해온 고민과 함께 크고작은 팁을 상세히 알려주는데, 비록 작가가 여럿이라 문체의 차이는 있지만 그 내용이 모두 심히 다정하다. 대가를 꿈꾸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음악계 내에서 다른 직업을 찾는 이라면, 이 선배들의 경험담이 다른 길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해주는 따뜻한 위로와 길잡이가 될 것 같다. 물론 음악인이 아니라면 알 길이 없는 그 세계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친절히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고. 

 

더불어 음악이 전혀 아닌 길을 선택한 사람들의 인생을 보면서, 전문영역이라 일컬어지는 예술 역시 아무리 어릴 때부터 시작했고 오랫동안 해왔을지라도 삶의 방향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달라져도 괜찮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답'은 없으며 나만의 길을 내가 찾으면 되는 것이다. 음악과는 상관 없는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의 인생이 오히려 더 멋있어 보이는 것은 그 고민의 깊이가 남다르고 무엇보다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나는 음악을 더 사랑하고, 그림 없이는 살아도 음악 없이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동경했던 서울예고 학생들이 졸업 이후에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지 책을 통해서나마 볼 수 있어서 기뻤고, 전공자로서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나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에 위로 받은 느낌이다. 

 

선배들이 후배들을 끌어주는 일이 많이 있지만, 남성들 사이에서 유독 강한 문화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 중에는 여성들의 숫자가 훨씬 많아 반가웠다. 후배들을 위해 "음악과 졸업생들의 실제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여 음악인이라는 선택지 안에 어떤 항목들이 있는지 몰라 헤매고 시간을 소비한 나와 우리 세대와는 다르게, 다음 세대 음악인들은 음악을 전공하고 나면 이런저런 직업의 선택 항목이 있음을 일찍 알아서 시행착오를 덜 겪기를 바란다"며 음악인 후배들이 인생을 계획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엮었다는 프롤로그의 말이 유독 다정하게 와닿는다. 이런 선배들을 둔 서울예고 학생들이 역시, 부럽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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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울예고 졸업 그 후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g*******s | 2021.04.15 리뷰제목
[서울 예고 졸업 그 후] 키출판사     서울 예고 입학생도 아닌데 [서울 예고 입학 그 후]가 있다는 걸 알고 읽었는데, 이 책까지 만나게 되네요. 먼저 나온 책에서는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자녀를 둔 엄마로써 잘못된 생각과 무책임함이 동시에 들어 아이에게 미안해 하며 책을 덮으며 마음이 그때부터 조급해지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어쩌지도 못하면서도 그 조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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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예고 졸업 그 후] 키출판사

 

 

서울 예고 입학생도 아닌데 [서울 예고 입학 그 후]가 있다는 걸 알고 읽었는데, 이 책까지 만나게 되네요. 먼저 나온 책에서는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자녀를 둔 엄마로써 잘못된 생각과 무책임함이 동시에 들어 아이에게 미안해 하며 책을 덮으며 마음이 그때부터 조급해지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어쩌지도 못하면서도 그 조급한 마음을 차분히 내려놓고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그래서 책 읽기가 상당히 오래걸렸습니다.

 

우리는 대화하면서 '그 누군가가 나에게 미리 귀뜀이라도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p.13

먼저 예고를 졸업하신 선배님들의 마음이 모여져 만들어진 책입니다. 예고 44회 졸업생들중 열분의 이야기를 엮어 만들어진 현재까지의 이야기인데 졸업 후 다양한 음악인의 삶을 보면서 예상은 했으면서도 막상은 목차를 보며 놀랐습니다. 

 

어릴 때는 교수가 되거나 한 세기까지는 아니어도 반의 반 세기에 한 번 나올 만한 음악에 불타오르는 열정을 가진 솔리스트가 되어야 성공한 음악가의 인생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p.61 더블베이스 조정민 

 

이 부분을 읽으며 어쩜 나와 그리 생각이 같으신지. 내가 초등학교 시절 성악가를 꿈꾸기도했었으나 웬일인지 음악가하면 베토벤이나 모짜르트 같은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물론 이 위대한 음악가들의 삶을 보면 단순히 천재적인 재능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숱한 고난을 헤치고 노력하며 이뤄낸 땀의 결실을 무시할 수 없지만)분들만 떠오르니 바이올린을 전공하겠다는 자녀가 내 아이지만 그래그래 할 수 있어! 라고 응원해 주지 못하는 공감을 하며 책읽기를 시작했는데 마지막 이야기인 '피아노 치는 목사 김대경' 이야기를 읽을 때는 어느덧 내 이야기로 오버랩되며 책읽기를 마무리하였답니다.

 

실력있는 초등학교 합창부로 시작한것이 교회 성가대에서 다년간 활동을 하면서 성악가가 되겠다는 꿈을 한때나마 가졌었는데 정말 아무런 지식도 누구에게 상담도 해보지 못한 어린 시절에 내 파트가 소르라노에서 알토로 정해지며 '나는 음악적 재능이 없구나'. '성악가가 되기는 틀렸구나' 스스로 결정했던 상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물두살까지 성가대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한 후, 피아노 치는 목사님과 같은 비전을 찾아 그길에 들어서며 그런 배움들을 또 다른 나의 삶에 녹여든 여정들에 깊은 공감을 합니다.

 

각 전공마다 밟게 되는 과정이있든 음악계는 중학교 시절부터 음악전문 학교에 입학하여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 전공까지의 비슷한 공통점을 가진 예고 동창생들이시지만 누구는 솔리스트로, 혹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전혀 다른 분야의 직장인으로, 주부로, 교사로, 목사로, 작곡가로, 성악가로, 공연 기획자로 마지막 도달하는 직업이라는 귀결은 다르지만 그래서 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만 들을만하고 나머지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예고와 대학 전공을 음악을 한 후에도 어떤 계기가 되어 현재의 길에 들어서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궁금해하는 후배들을 위한 자세한 팁과 조언들은 여러 선택지들 앞에 놓인 비단 예고생들에게만이 아니라 여전히 음악을 꿈꾸거나 미래를 에게 설계하는 학생들에게 한 분 한분의 사연과 단락 단락이 매우 의미가 있어 군데군데 후배들을 향한 조언에 따라가며 밑줄을 그어두었습니다.

 

[서울 예고 입학 그 후]를 읽었을 때는 꼭 딸 아이가 전공을 했으면 했다면, 이 책을 읽고 나니 세살적 부터 어린이집에서 배우기 시작해 인연이 되어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겠다고 지금까지 밟아오는 시간 그리고 앞으로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지만 그걸 아이 자신의 삶에 어떻게 녹여낼지 지금은 첫번째 선택의 길목에 서있는듯 하나 어떤 마음으로 그 길을 가야할지, 어떤 마음으로 선택해야 할지 매우 큰 위안을 얻고 갑니다.

 

베토벤 소나타를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얼마 전 퇴근 길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듣게 된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 준 전율이란! 예원 1학년 향상 음악회부터 듣고 또 들었던 그 첫 소절을, 방정식을 풀 듯 혹시 계산에 실수가 있을까봐 조마조마함이 우선이었던 그 음악들을 한 걸음 떨어져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p.272~273

 

나역시 아이를 매년 콩쿨에 내보내면서 상의 등급에 따라 울고 웃었고, 또 음악 속에 빠져 음악과 네가 하나가 되라고 되도 안되는 잔소리를 했지만 그렇게 음악도들은 어찌보면 음악을 편안히 즐길 수 없는 단계를 거쳐 언젠가는 자기만의 색을 찾는 그런 단계에 도달하는 사람들이리라. 그런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리라. 수학의 기본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듯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단순히 졸업 후 음악가의 삶을 살지 않아도 어딘가에선 그 음악을 애용하고 또 거기서 배워낸 노하우들을 이용하고 살고있구나 들여다 보고 갑니다.

 

이제 둘째가 가야할 길을 어떤 마음으로 지지해 주고, 지켜봐 줘야 하는지 조금 더 넓은 차원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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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음악인들의 특별한 삶을 엿볼수 있는 책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q****6 | 2021.04.15 리뷰제목
피아노를 전공하려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공부를 선택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있다만, 이따금씩 그때 쭉 음악을 전공했더라면 어떻게 살고있었을까?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됐다.이 책은 서울예고를 졸업한 10명의 사람들의 그 후의 인생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동안 음악인이라고 떠올렸을 땐 '연주자'로써의 길 밖에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정말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알게되
리뷰제목
피아노를 전공하려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공부를 선택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있다만, 이따금씩 그때 쭉 음악을 전공했더라면 어떻게 살고있었을까?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은 서울예고를 졸업한 10명의 사람들의 그 후의 인생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동안 음악인이라고 떠올렸을 땐 '연주자'로써의 길 밖에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정말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오케스트라 단원, 피아노 반주 전문가로써의 삶, 교회 음악가로써의 삶, 연구가로써의 삶, 음악 교사로써의 삶, 작곡가로써의 삶, 학생으로써의 삶...

그리고 책의 말미에는 음대를 나왔지만 완전히 전공을 바꿔 공무원이 되거나 스타트업 회사의 직원이 된 인생도 있었다.

유학이나 오케스트라 단원 오디션을 준비하는 전공자들이라면 이책을 꼭 읽기를 추천한다. 단원 모집 공고를 찾는 법 부터, 학교고르는법, 오디션 레퍼토리로 쓰이는 엑섭, 장학 프로그램 같은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와 생활하면서 겪는 갖가지 다양한 벽과 팁에 대해서 많았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이 경쟁이고, 너무도 적은 자리를 위해 살떨리게 예민한 오디션 스트레스를 음악을 시작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받아야하는 음악인들의 삶을 처음으로 깊숙이 알게됐다.

아름다운 음악을 하며 좋은 사람들과 예술에 대해 얘기하는 게일인 이들이 부러운 한편, 정말 힘든 길이기도 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 한켠에서 어제와 같은 오늘, 아마도 내일도 비슷할 하루를 살지만 딱히 대단한 경쟁도 없고, 그들처럼 떨어지니, 붙니 매일 경쟁하지 않아도 밥그릇 있는 내 삶과 그들의 삶을 비교해보니 장단점이 극명히 보인다.

음악가가 겉으로 보기엔 화려해도 경제적으로나 여러 현실적 어려움들이 많은 직업이다.

내가 음악전공 안하고 평범하게 사무직 직장인이 된게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카타르시스와 아름다움을 느끼며 사는 그들처럼 살지 못해
참 건조하게 살고 있구나란 생각이 동시에들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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