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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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

깐깐한 의사 제이콥의 슬기로운 의학윤리 상담소

리뷰 총점 9.6 (5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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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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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예방접종을 받지 않겠다는데 어떻게 해요? 평점10점 | y*****2 | 2021.03.01 리뷰제목
얼마 전에 고도 이형성을 동반한 선종으로 진단된 위점막 생검의 병리진단이 상피내암으로 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 병리표본을 다시 검토하여 진단을 변경할 수 있는가 하는 환자의 요구가 있었습니다. 전임 과장이 내린 고도 이형성을 동반한 선종의 병리진단은 제가 다시 보아도 타당한 것이었기 때문에 병리진단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답변을 드렸습니다. 이와 같은 요구는 실손보험
리뷰제목

얼마 전에 고도 이형성을 동반한 선종으로 진단된 위점막 생검의 병리진단이 상피내암으로 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 병리표본을 다시 검토하여 진단을 변경할 수 있는가 하는 환자의 요구가 있었습니다. 전임 과장이 내린 고도 이형성을 동반한 선종의 병리진단은 제가 다시 보아도 타당한 것이었기 때문에 병리진단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답변을 드렸습니다. 이와 같은 요구는 실손보험에서 보상을 받으려면 최소한 상피내암이라는 병리진단이 붙어야 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즈음 환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자신의 병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궁금한 것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례 이전에는 전립선 생검을 통하여 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분이 자신의 병리소견을 보여 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제 사무실에는 현미경에 올려놓은 병리슬라이드의 내용을 컴퓨터에 연결하여 화면에 띄울 수 있는 장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립선의 선암이라는 병리진단을 내리게 된 이유, 즉 병리소견을 환자분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설명을 해드렸습니다. 제가 병리공부를 시작하고 41년이 되어가는 동안 처음 있었던 일입니다.

 

이처럼 의학과 의료에 대한 환자들의 앎이 많아지고, 요구도 다양해지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 역시 의료윤리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관련법이나 규정에 정해진 것들은 정해진 바에 따르면 되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마운트사이나이 의과대학에서 생명윤리를 가르치는 제이콥 M. 애펠박사는 의료현장에서 흔히 마주치거나 발생할 수도 있는 79가지 상황을 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에 정리해냈습니다. 특히 저자는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의 자격을 딴 의학박사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의학적인 면과 법률적인 면을 같이 연계하여 생각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관련법이나 규정이 정하고 있는 상황은 명쾌하게 답을 내놓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어떤 방향으로 생각을 정리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79가지의 상황들은 1. 현장의 의사들이 고민하는 문제들, 2. 개인과 공공 사이의 문제들, 3.현대의학이 마주한 문제들, 4. 수술과 관련한 문제들, 5. 임신 출산에 얽힌 문제들, 6. 죽음을 둘러썬 문제들, 6가지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저는 남자친구가 결혼과 출산에 소극적인이라는 이유로 백인의 정자를 구하여 인고임신을 한 방송인의 사례에 관한 글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좋은 사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최근에 국회에서 입법추진하고 있는 금고이상의 형이 확정된 의사들의 면허를 일정기간 정지시키겠다는 의료법 개정과 관련된 상황에 참고할만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입법을 추진하는 측에서는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가 진료를 하도록 하는 것이 옳으냐는 단순한 논리를 가지고 국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금고이상의 형이라는 포괄적인 법조항대로라면 불합리한 정책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다가 입건되어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도 포함되기 때문에 의료인들을 정부의 수족으로 묶어두겠다는 속셈이 담겨있으니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한명의 의사가 만들어지기까지 십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하고, 자원도 투입돼야 합니다. 그리고 의사들은 우리나라의 소중한 인적자원입니다. 그런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보다는 나쁜 사람이라는 굴레를 씌워서 용도폐기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는 의료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인들이 읽어서 평소 진료를 함에 있어서 윤리적이면서도 환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일반인들 역시 읽어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의료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배우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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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Think 1. 우리 모두의 지혜를 서로 나눌 때 밝은 사회를 이룩할 것이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z******8 | 2021.03.09 리뷰제목
이렇게 결정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저렇게 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일까?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들 가운데에는 결정을 내리기 곤란한, 아니 어쩌면 답은 정해져 있는데 의료인이기 때문에 곤란한 문제들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다. 우리 사회에서 의료인들을 존경하고 사회지도층으로 당연시하는 까닭은 그들이 자타공인 똑똑한 인재이기 때문이다. 그런 똑똑한 이들
리뷰제목

  이렇게 결정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저렇게 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일까?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들 가운데에는 결정을 내리기 곤란한, 아니 어쩌면 답은 정해져 있는데 의료인이기 때문에 곤란한 문제들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다. 우리 사회에서 의료인들을 존경하고 사회지도층으로 당연시하는 까닭은 그들이 자타공인 똑똑한 인재이기 때문이다. 그런 똑똑한 이들조차 곤란에 빠지게 만드는 문제란 무엇일까?

 

  이를 테면, 이런 문제들이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다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어떨까? 그 결과 결혼까지 하게 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스승과 제자가 사랑에 빠져 연인관계가 되거나 혼인을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경우에는 사회적인 지탄을 받곤 한다. 근래에는 법적인 문제로까지 불거져서 처벌을 받기도 한다. 의사의 경우에도 내담자와 진료상담을 하다보면 환자의 개인정보를 속속들이 알게 되고, 의사 자신의 명성과 부를 이용해서 환자를 적극적(?)으로 보살피다가 사랑이 싹터서 연인관계를 지속하다 결혼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윤리적인 또는 법적인 문제점은 없을까? 물론 있다. 미국에서는 정신과 의사가 상담을 이어온 환자와 성관계를 하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정신과 상담의 경우에 환자가 의사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는 경향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환자는 의사가 자신을 돌봐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되고 있다고 믿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쉽게 사랑의 포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신과 상담을 종료한 지 5년 이내에 성관계를 하거나 결혼을 하게 되면 의사 면허를 박탈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하는 연인 관계로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것까지 법이 막을 수 있을까? 아무런 조건도 따지지 않고 어떠한 방해로도 막을 수 없는 사랑의 힘을 막을 윤리도덕과 법적절차가 있느냔 말이다. 단지 의사와 환자로 만났을 뿐인데, 악용될 사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해서는 안 되는 사이가 되어야만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있느냔 말이다. 물론 어렵게 딴 의사면허를 기꺼이 반납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는 좋은 해결방안이 있긴 하지만, 의사와 환자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사이가 되어야만 하는 것도 논란의 여지가 분명해 보인다.

 

  어디 이뿐인가. 미국에서는 금지된 의학실험을 개발도상국에서 실행에 옮긴다면 괜찮냐는 물음에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인권의식이나 인권법이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당연히 금지하는 의학실험을 상대적으로 인권이 뒤쳐져서 아직 법이 미흡한 개발도상국에서 합법적(?)으로 의학실험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냐는 물음이다. 신약개발과 같은 의학실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위험한 부작용이 예상되어서 충분한 임상실험이 불가능할 때가 있다. 그럴 때에 예상되는 부작용이 있더라도 '허용해주는 나라(!)'에서 실험을 진행함으로써 신약개발에 성공을 하거나 엄청난 비용절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윤리적으로 해도 될 일이냐는 물음이다.

 

  예전에는 '인종차별'도 서슴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던 터라 미국 사회에서도 '흑인'을 대상으로 하는 반인권적인 의학실험이 자행되곤 했다고 한다. 지금에야 '인종차별'이 철저히 금지되고 '인권의식'도 상향이 되었기 때문에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을 인간이하의 취급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상식으로 여기지만, 한때는 인간으로 생각지 않았던 흑인을 대상으로 온갖 실험을 자행했다고 한다. 그랬던 미국이 지금에는 인권보호 차원에서 '임상실험'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위험한(?) 실험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다른 나라에서 실험을 대신하고 달콤한 결과만 취하겠다는 심보는 정말이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인류를 위해서 꼭 만들어야 하는 의학실험의 경우에도 막아야만 할까? 고민스런 문제지만 개인적으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의학실험이고, 그런 위험한 실험은 어느 곳에서도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인간이 인간을 위해서 동물실험을 하는 것도 끔찍한 일인데, '인간실험'을 허용한다면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하더라도 희생을 치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19 치료제'와 같이 인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실험까지 막자는 것은 아니다. 특정 국가나 기업의 이득만을 보장하는 임상실험을 반대한다는 의미다. 인류 모두의 보편적 의료복지를 위해서만 허용해야 하는 위험한 실험이라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살인자나 독재자를 살려야만 할까? 또는 범죄자나 살인자가 의사면허를 따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의사는 죽어가는 생명을 아무런 조건도, 차별도 없이 기꺼이 살리겠노라고 선서를 한다. 그런데 자신이 살려야 하는 이가 연쇄살인범이라면? 또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몬 악명 높은 독재자라면? 기꺼이 살려야만 할까? 만약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에 기꺼이 살려낸다면, 다시 살아난 살인자와 독재자가 더 많은 사람들을 또다시 죽음으로 내몰 가능성이 아주 높은데도 말이다. 한편, 과거에 범죄를 저지르거나 살인을 저지른 이가 엄청난 공부를 해서 의사면허를 취득한다면? 당연히 의사면허를 내주어야만 할까? 의사가 되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살인을 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또는 환자들이 그와 같은 사실을 알고도 기꺼이 자신의 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그 의사에게 진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으려 할까?

 

  결코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다. 이 책에는 미국 사회에서 윤리적으로 금기되고 있거나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의료적 문제에 대한 논란거리를 담아 놓았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추려서 위에 열거해보았는데, 당신은 명쾌한 답을 내놓을 수 있었는가? 때로는 쉽게 답을 낼 수 있었지만 대다수의 논란거리는 정말 답을 내놓기 곤란하기 짝이 없었다. 이를 테면, '진상 환자'에 대해서 치료 거부를 하는 것이 옳으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는 의료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겠는가? 의사도 사람인지라 감정이 개입될 수 있지만 꺼져가는 생명을 눈앞에 두고서 망설이는 이를 의사라고 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 되어 버리면 '또 다른 문제'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상에 쉬운 문제란 결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딱 한 가지다. 수많은 문제에 대해서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다. 물론 갑론을박이 이루어질테고 명쾌한 답을 내놓기보다는 더욱 심한 혼란속으로 빠져버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원하는 해답에 다가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만 할 것이다. 이때 '공리주의'나 '다수결 원칙'으로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 어쩌면 '똑같은 문제'에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인간은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마주하게 되면 그런 혼란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지혜로움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지혜를 나눌 때에야 비로소 밝은 사회로 한발짝 더 나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렇게 나누는 지혜를 더욱 빛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자세가 바로 '경청'일 것이고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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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누구먼저 살려야 할까?] 의료윤리, 생각하면 머리아프지만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m*****1 | 2021.03.21 리뷰제목
(지금은 어느 정도 고민의 깊이가 흐지부지 관성화가 되었지만) 작년 초 뉴스에서 코로나를 처음 접했던 나는, 병실과 인공호흡기가 부족하다는 소식에 잠시동안은 만성환자와 중환자실이라도 특별조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었다. 어떤식으로든 코로나 환자부터 치료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생각했었다. 만성환자들에게 주어진 치료역량을 잠시 접어두고서 짧은 시간 치료에 얻을
리뷰제목

   (지금은 어느 정도 고민의 깊이가 흐지부지 관성화가 되었지만작년 초 뉴스에서 코로나를 처음 접했던 나는, 병실과 인공호흡기가 부족하다는 소식에 잠시동안은 만성환자와 중환자실이라도 특별조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었다. 어떤식으로든 코로나 환자부터 치료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생각했었다. 만성환자들에게 주어진 치료역량을 잠시 접어두고서 짧은 시간 치료에 얻을 수 있는 사회적 효과를 생각해서 코로나 환자치료에 더 집중해야 한다 생각했던, 1년 전의 짧은 생각. 어느 것에 우선을 두었는지는 당국이 잘 알아서 판단했겠지만, 병실과 호흡기가 부족해서 대구를 돕는 다른 지역 소식이 연일 계속되었던 시기. 이 같은 고민이 겨우 일반인인 내가 기억에 담고 있는 의료윤리라는 거창한 단어로 표현되는 생각 거리였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지금의 난 흐지부지 관성화되어 하루하루 오늘을 또 살아가고 있는거다.

 

내가 했던 위와 같은, 거창하게 표현되는 의료윤리에 대한 생각 거리를 이 책은 총 6부로 나누어 소개한다.현장 의사의 고민>, <개인과 공공 사이>, <현대의학의 문제>, <수술과 관련해서>, <임신과 출산할 때>, <죽음을 둘러싸고>. 6개로 구분된 생각 거리를 합해보면 79가지다. 이렇게 많을 수 있나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사회와 의료기술의 발전, 윤리의식의 변화를 생각하면 여기에 소개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또 그 근본 틀은 여기 중 하나에서 뻗어가는 고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자 제이콥이 현장의와, 생명윤리의, 법의학까지 두루두루 거치면서 시대마다 지역마다 마주치는 난제들을 기록하고 직접 맞닥뜨린 경험을 따서는 전공의와 수련의들의 토론거리로 이것들을 삼았다는 것 때문이다. 아주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다. 실제 지난 주말 형제지간 모임에서 불멍을 하며 내가 꺼냈던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1. 처형, 환자가 수술성공률을 물었을 때 의사는 솔직히 그 성공률을 알려주는 게 맞겠습니까? 나아가 좀 더 비싸고 먼 곳에 있는 어느 병원이 성공률이 더 높다는 정보를 알려줘야 할까요? 환자가 몹시 가난해서 알려주면 오히려 그곳으로 가지 못해 더 고민할 게 뻔한데요.

2. 형님, 가령 환자의 딸이 말기 암임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을 때 의사는 어찌해야 해야 할까요 

3. 여보, 병원 전체 말썽만 일으키는 진상 환자를 내보내도 되나? 그 환자는 투석치료환자이고 진상 이력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거부할 수도 있는데....

 

  책은 79가지의 생각 거리를 간략하게 이야기 형태로 들고 이 문제를 담고 처리했던 사례를 소개한다. 하지만 이것이 답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순수하게 독자에게 던지는 형태이다. 위의 예로 든 1번의 경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아주 손쉬운 수술만 집도하려는 의사를 생각해 볼 수 있고 그럼으로써, 정작 양질의 의료인력이 줄어들 수 있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대통령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음을 아는 의사’, ‘진료상담 중에 환자의 범죄를 알게 된 의사등 실전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윤리와 심장과 뇌 중에서 어디까지를 정말 사망으로 보아야 할까?’, ‘가망 없는 환자에게 어디까지 공격적 치료를 해야 하나등 실제 우리가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생각 거리까지 다양하게 소개한다. 의료계통의 직업이면 자주 겪을 고민이겠지만, 일반인인 나로서는 아주 낯선 이야기도 있고 아주 살갑게 다가오는 이야기도 있다. 살면서 꼭 한 번 이상은 겪을 고민 같기도 하지만, 저어기 먼 나라에서나 할 만한 것일 수 있는 그런 것들.

 

  짧게 이어져 있는 79편을 의료 분야 종사자라면 주르륵 읽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그렇지 않은 일반인이라면 굳이 연결해서 읽을 필요는 없는 책이다. 생각날 때 펼쳐 보는 정도로 해도 된다. 여기서 꼭 하고 싶은 말은, 절대 한꺼번에 여러 편 읽어보지 말자는 것. 한꺼번에 생각하기엔 난감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고 머리가 심히 아플 것이 다분하다. 더구나 전문가인 저자도 난감해하기 마찬가지라고 하는 마당에서. 식탁에 두고서 밥상머리에서 한두 편 꺼내도 좋고, 나처럼 형제들이나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두 편 꺼내면 좋은 논쟁거리고 거나하게 술잔이 오갈 수 있겠다. 자기 전 읽을 요량으로 침대맡에 두지는 말자. 이렇게도, 저렇게도 꿈자리 뒤숭숭하다.

 

  책을 접하고 살면서 맞닥뜨릴 난제를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 좋았다. 또 한가지, 의료 종사자들의 에로를 느꼈다. 나는 직업상 1을 천 개로 나눈 0.001의 단위 하나를 머릿속에 담으며 골머리를 싸지만, 오늘날 의료 종사자들은 병마와의 싸움에 더해서 의술과 사람, 법과 권력, 정치와 도덕, 사회윤리와 보험, 개인의 이익과 병원의 이익까지 이 모든 것을 다 생각하며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하는 점에서 박수와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오늘도 열심히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고 있을 의료 분야 종사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용서를 바라는 한 가지가 있다. 지난해 정부의 공공의료 개혁에 반발하여 의료파업을 단행할 때 개인으로는 지극히 하나하나 존경스러운 의사들이 조직으로 뭉칠 때는 하릴없이 못 땠냐고 글을 많이 올렸던 것 때문이다. (http://blog.yes24.com/document/12973241) 용서하시라. 대신 의학윤리에 미약하나마 같이 고민하는 일반인 한 명 얻었다 생각하시라.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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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인권 평점10점 | m**********7 | 2022.05.11 리뷰제목
낙태가 우선이냐? 사람이 우선이냐? 아니면 무엇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지...세상의 모든일엔 우선적으로 중요시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알쏭달쏭한게 너무 많아요. 이책의 여러 주제에도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많이 공존하고 어느쪽이 우선시 해야 되는 지에 대해 갈등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답은 없어요..선택과 결정의 나의 몫 인걸.. 낙태가 우선이냐? 사람이 우선이냐? 아
리뷰제목

낙태가 우선이냐? 사람이 우선이냐? 아니면 무엇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지...세상의 모든일엔 우선적으로 중요시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알쏭달쏭한게 너무 많아요. 이책의 여러 주제에도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많이 공존하고 어느쪽이 우선시 해야 되는 지에 대해 갈등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답은 없어요..선택과 결정의 나의 몫 인걸..

낙태가 우선이냐? 사람이 우선이냐? 아니면 무엇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지...세상의 모든일엔 우선적으로 중요시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알쏭달쏭한게 너무 많아요. 이책의 여러 주제에도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많이 공존하고 어느쪽이 우선시 해야 되는 지에 대해 갈등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답은 없어요..선택과 결정의 나의 몫 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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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a | 2021.03.24 리뷰제목
#누구먼저살려야할까? #한빛비즈 #제이콥M.애펠 #김정아 #김준혁   우선 이책의 제목처럼 내용도 끝임없는 질문의 연속이다. 왜? 어느쪽이 맞냐?하는 의문으로 ...슬프고 나조차 답답한건 마땅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격정 할 수 없고 고민스런 일이 목숨과 관계되지 않는다면 쉬 결정하고 내 결정에 후회하지 않겠다 큰 소리 치겠지만 생명과 직접적인 관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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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먼저살려야할까?

#한빛비즈

#제이콥M.애펠

#김정아

#김준혁

 

우선 이책의 제목처럼 내용도 끝임없는 질문의 연속이다.

왜? 어느쪽이 맞냐?하는 의문으로 ...슬프고 나조차 답답한건 마땅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격정 할 수 없고 고민스런 일이 목숨과 관계되지 않는다면 쉬 결정하고 내 결정에 후회하지 않겠다 큰 소리 치겠지만 생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이 책의 내용 같을때는 참으로 어떠한 결정을 해야 할 지...

나 포함 대중은 아주 단편적인 지식과 상식으로 왜 그랬어 이렇게 하지? 바보야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그 속에 깊숙이 들어가고 더 생각하게 되면 그 이해하지 못 한 판단 속에 그리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은 분명히 있다.

한 챕터의 예를 들면 이건 우리 나라에서와는 사뭇 차이가 나는 내용이지만

알콜의존증의 경우를 이야기하고 있는 대목이다. 2015년 제정한 제니펴법에 따라, 약물남용자가 위험이나 심각한 장애를 보일 때 치료감호를 강제할 수 있지만 그 치료비에 대한 부담은 누군가의 책임이 확인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위의 경우 대부분의 가족, 친구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태, 상황이 되었을 지언데 그렇게 되면 손 쓸 방법이 없는 것이다.

2013년 오스트레일리아 노던준주는 두 달 사이에 알코올의존증으로 경찰에 세 번 보호 처분을 받은 누구든 의무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개인의 결정권을 근거로 개인이 출을 끊고 싶지 않다면, 사회가 무슨 권리로 금주를 강요할 수 있을까? 이 사람의 해약이 사회에 일반인이 지불된 세금을 갏아 먹게되는 것이 된다면 ... 등등

종교적인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종종 일어나는 일들이다. 종교적 신념으로 생명이 위협받는 일들을 본인 스스로가 아닌 가족의 결정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면... 현대 의학적 치료 강제화가 맞나 그르나!!!

모든 부분이 결정하지 못 할 일들이지만 유전병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생명이니 명예냐...

윤리냐 의술이냐

이 책의 내용은 작가 자국과 근처 국가의 이야기들이니 우리 나라의 경우 어떠한 판단으로 결정되어지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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