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포커를 전혀 모른다. 트럼프 카드의 그림이 어떻게 생겼는지만 알고 있다. 그리고 까만돌과 흰돌로 바둑판 위에서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오목이 전부다.(아니.. 알까기..도 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관련 이슈가 나오더라도 그게 악용되 사건화 되어 뉴스나 신문 사회면에 실리지 않는 한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었다. 관련해서 본 거라고는 2008년에 개봉되었던 MIT 수학 천재들이 라스베가스를 무너뜨렸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 '21'이 전부다. 소재가 신선하기도 했고, 아는 동생들이 함께 보자고 해서 보기는 했는데, 솔직히 전체 분위기만 파악했을 뿐 포커와 수학, 통계와 관련해서는 얼마나 이해했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이 책의 주인공이 최고 시청률이 47.7%일 정도로 인기 있었던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이라고 한다. 2003년 초 방영되었던 이 드라마를 나는 이 책을 신청하고 책이 오길 기다리며 18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찾아 보았다. 이 드라마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2003년 이 드라마가 종영한 이후 제주행 비행기 비상구 옆 좌석에 앉아서 간 적이 있었다. 그 위치에는 2명이 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옆 좌석에 앉았던 분이 먼저 말을 걸어왔는데, 자신이 올인 제작자라고 했다. 당시는 내 관심사가 완전히 다른 곳에 있어 대화를 나누면서도 그의 직업이나 신분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으며 대화를 했었다. 지금은 갖고 있지 않지만 그 분께 받았던 명함 속 이름은 성만 겨우 기억할 정도로 가물 거려도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의 경영진이라고 적혀있었던 것만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 드라마 덕분에 제주도 명예 도민이 되었다고 자랑하며 혹시 '올인' 봤냐고 물었는데, 아직 보지 못했다고 답하며 얼마나 민망했는지 모른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유와 시기에 방영된지 18년이나 지나서이지만 어쨌든 드디어 실제 주인공 덕분에 드라마를 모두 보았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데, 저자가 프로 바둑기사이기도 했지만 프로 겜블러(혹은 포커)로 더 유명하다 보니 픽션이 가미되었지만 드라마를 먼저 본 것이 책 속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바로 직전에 읽은 '신호와 소음' '포커' 부분에서 '텍사스 홀덤'의 룰을 박스처리하여 간단하게 설명해 놓은 부분을 먼저 읽어서 조금 더 수월하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
드라마 올인에서 김인하와 실제 주인공인 차민수(올해 칠순이 되신 분이지만 리뷰에서는 책 속 주인공으로 생각하며 존칭 생략하고 이름 또는 대명사로 말하려 하니 양해해 주시길)가 자라온 집안 배경은 전혀 달랐다. 김인하는 부모 없이 삼촌을 따라 어렵게 생활한 반면 차민수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 피난처에서 태어난 그는 독실한 신자이신 홀어머니 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물론 피난처에서 태어났다는 상황만 보아도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다.) 형과 누나는 명문대를 다닐정도로 공부를 잘하고 착실했지만, 그는 피난 때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라고 놀림 받거나 돌연변이 취급을 받을 정도로 남달랐다.
대게 이 정도의 집안 분위기를 보면 부모님이 완고하실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의사가 되거나 목사가 되기를 바랬지만, 앞서 말했듯 그는 공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다행인건지 그런 그의 성향을 일찍 받아들인 그의 어미니는 어린 시절부터 운동부터 시작해, 당수, 쿵푸, 스케이트, 수영, 탁구, 바이올린, 피아노 그리고 바둑까지 정말 다양한 것을 배우며 경험하게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 맘에 그는 어머니가 잘못도 없는 자신을 괴롭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때 마다 그의 어머니는 차민수에게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수십 번 곱씹어 봐도 너무 멋있다. 후에 어른이 되어 그 말의 참 뜻을 이해하게 된 그는 어머니의 그 말씀이 수시로 떠오른다고 말했다.
"돈이나 물건은 남이 훔쳐갈 수 있으나, 너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남이 도적질 할 수 없다. 돈은 잘못 투자하거나 운이 나빠서 잃을 수도 있지만, 배운 지식이나 기술은 너의 몸과 머릿속에 항상 남아 있는 것이다." (p.45)
뿐만 아니라 그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우기를 원하며 미국행을 권했고, 그 의견을 따루기로한 차민수는 그렇게 미국에서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 올인에서 김인하는 억울한 누명 때문에 밀항으로 미국땅을 밟은 뒤 수많은 고초를 겪게 되지만, 제대로 된 절차로 미국땅을 밟았던 차민수도 그렇게 녹록하게 미국 생활을 시작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정착도 해야 했고, 영어도 배워야 하다 보니 프로 기사, 프로 겜블러라는 직업 외에 그가 거쳐온 직업도 정말 다양했다. 김인하 처럼 주유소 일을 하며 맞닥드린 갱단들과는 친구가 되는 동시에 그들에게 돈을 받고 쿵푸 개인 교습을 하게 되고(어머니가 다양한 경험을 하게해 준 덕분에 배웠던 쿵푸가 이렇게 유용하게 쓰인다.), 페인트 회사 운영, 한인 타운에서 마트 운영, 작은 카지노에서 아르바이트 등 꽤 열심히 일하며 미국이라는 나라에 적응해 갔다.
그가 미국에서 그렇게 열심이었던 이유는 단지 정착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결혼해 아이까지 자신이 지켜야 할 가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며, 때론 사기꾼들에게 뒷통수도 맞기도(직접적인 금전 피해가 아닌, 아르바이트 하던 카지노에서 속임수를 적발해 주인에게 밀고 했는데, 알고 보니 주인과 타짜가 한 패였던 일) 했지만, 수입도 점차 나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당장 먹고 사는 일에만 너무 신경은 쓴 걸까? 아내로 부터 이혼을 당하고 힘겨워 하다 귀국한 그는 어머니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하게 되고, 술을 못하는 그가 술에 의지하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찾아갔던 큰누나 집에서 또 다시 문전박대를 당한다. 이혼과 두 번의 문전박대를 당한 그는 '이 세상은 내가 성공하기 전에는 부모도 형제도 없다.'고 깨닫고 대성 통곡을 한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고 낯선 땅에서 갱단을 만나도 당당하게 맞장 뜨던 그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시련을 겪게된다. 그렇지만, 곧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그는 서서히 원래의 모습을 찾아 재기하게 된다.
그가 재기하게 된데는 포커나 바둑에서 탑을 차지할 정도의 재능 만큼이나 그의 주위에 끊이지 않고 있었던 좋은 사람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의 3분의 1까지는 그가 살아온 환경을 주로 말하고 있지만, 나머지 3분의 2에서는 그가 포커와 바둑을 두며 만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 그의 친구가 되었고, 멀리서 묻고 물어 그를 찾아온 사람도 있었으며, 중국, 일본, 미국 등 국적과 직업, 신분도 다양했다. 드라마 올인에서 보면 드라마 설정상 항상 그를 괴롭히는 조폭 무리가 종영까지 등장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함께 했던 친구들은 물론 그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일부러 의도하지 않아도 하나 같이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인맥들은 하나 같이 의리 또한 대단했다. 실제 차민수와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그러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에도, 읽고 난 후에도 왜 그의 주변에는 항상 좋은 사람, 의리 있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걸까를 계속 생각하게 됐다.
포커의 필수 요소라는 '배짱' 그리고 '돈'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물론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잘 못 받아들이면 안 좋게 들릴 수도 있는데, 중요한 건 이 2가지를 차민수는 절대 악용하지 않았고, 배짱을 부리거나 돈을 사용할 때도 절대 선을 넘지 않았다. 어머니 덕분에 어렸을 적부터 다양한 경험을 했던 이유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물론 천성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살짝 해본다). 그리고 그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공부를 할 때는 해당 책을 최소 20번을 반복해서 읽는다고 한다. 50번을 넘게 읽은 책도 있다고 하고, 미국에 가면서 유일하고 들고 갔던 삼국지와 수호지 중 삼국지는 무려 100번 넘게 읽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얻은 지혜가 그의 배짱을 두둑히 하는데 한 몫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다들 잘 알 듯이 프로 포커의 세계에서 오가는 금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훨씬 큰 금액이 오고간다. 단지 3~4일 게임 만으로도 수십억에서 수백억이 오간다. 도박에 걸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게임장에서 현금을 갖고 있지 않으면 수 천 달러를 바로 현장에서 빌리고 그 돈으로 게임을 하고 벌어들인 돈으로 갚는 일이 그들 사이에선 비일비재 하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정말 입이 안 다물어지는 상황이다. 그 세계에서 이런 상황을 오랫동안 겪으며 그 세상에서의 돈의 섭리를 잘 꽤뚫고 있는 차민수는 포커의 세상에서도, 바둑의 세계에서도 국적을 불문하고 필요한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자금을 지원하고, 그 덕분에 더욱 돈독해진 이들 덕분에 때로는 원망을 사기도 했지만(예: 과거 한국과 수교전 공산주의인 중국에서 바둑 대회에 필요한 자금 확보는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웠다. 그들의 재능이 묻히는 게 안타까웠던 그는 자비를 털어 우정배라는 이름이 붙인 대회를 중국에서 개최하지만, IMF로 상황이 어려워진 한국에서 우리도 힘든데 굳이 그곳에서.. 라는 식으로 원망을 듣고 우정배는 막을 내린다.), 그 떄의 도움은 위기에 큰 힘이 되어 되돌아 왔다.(예: 백두산배 바둑대회에서 공안에 의해 사진 자료를 빼앗길 뻔했던 상황을 공안 상부의 인맥 덕분에 무사히 한국으로 넘길 수 있었다.)
이렇게 적고 보니 평소라면 그다지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전혀 싫지 않았다. 사연들을 보면 대담함이 필요한 상황들이 꽤 많았던 것 같지만, 오히려 자신을 가둬 놓지 않고 필요하면 자신이 가진 것을 내 놓으면서까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던 것 같다. '투자' 자체가 절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려는 것은 내 것을 내 놓음으로써 미래에 그에 대한 댓가를 돌려 받겠다는 계산이 그에게서는 보이지 않았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게임이 아닌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다. 그래서 싫지 않았었던 것 같다.
책에는 그가 포커를 하며 만나고 친구가 된 사람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있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와 타짜들의 황당한 속임수(카드에 인쇄된 잉크의 무게로 종류를 감별해내는 타짜도 있다고 한다.) 등 보면서 한참을 웃게하는 이야기 거리도 정말 많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차민수'라는 사람을 알게 되면서 보였던 건 포커 이야기도 바둑이야기도 아니다. 그가 살아오면서 만난 그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인연을 이어가는 법과 그의 주위에 좋은 사람 의리가 강한 사람이 끊이지 않는 상황들이었다. 그러면서 여러 어려움으로 사람들과의 소통이 줄어들고 소통에 서툴은 내 모습을 뒤돌아 보게 됐다. 덕분에 오래전 겪었던 일도 떠올리게 되었고, 필요하다면 50번, 100번도 읽으며 공부하는 그의 근성과 배짱을 따라해 보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큰 돈이 오가는 게임장에서 민감한 상황에도 끝까지 매너를 지키는 최상위 포커 플레이어들의 이야기를 보며 항상 '겸손'하라는 저자의 조언도 다시 한 번 더 떠올려 본다. 초반에 부유하게 자랐다는 그의 이야기를 보며, 이어지는 이야기가 뻔하지 않을까 살짝 실망할 뻔도 했지만, 조금은 다르게 파란만장하고 때로는 웃픈 에피소드를 보며 오랜만에 실컷 웃을 수 있었다.
미국 이름이 '지미'인 그가 베팅을 너무 공격적으로 해서 친구가 그의 이름을 '지미지미'라고 두 번씩 부르는 바람에 '트와이스(2번)'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 별명이 좋다고 한다. 에필로그를 보니 올해 칠순을 맞은 그는 그간 몸을 너무 혹사시킨 탓에 그 후유증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는 자신의 건강을 좀 더 돌보며 쌩뚱맞게 생겼지만, 그가 좋아한다는 '미스터 트와이스'라는 별명처럼, 또 새로운 즐거운 일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 본 게시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드라마 ‘올인’의 주인공 역의 이병헌이 역할을 했던 실제 인물이다. 그 드라마를 촬영하는 에피소드가 책 속에 많이 언급된다. 당사자는 거부를 하는데, 제작진에서 삼고초려를 하는 자세로 촬영하겠다고 얘기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거부하니까 어머니 중심으로 그려나가겠다는 얘기를 했다. 저자는 어머니 얘기는 어머니께 물어보라고 한다. 그렇게 시작하여 어머니 얘기 속에 저자의 얘기가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니까 넣는 형식으로 드라마가 시작했다.
저자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는 카지노와 그 속에서 행하는 카드 게임 등이 당시 한국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거부하는 몸짓을 보였다. 하지만 드라마는 시청률을 생명으로 하는데, 촬영을 하고 방송을 타자 대박이 터졌다.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것이다. 이 드라마는 드라마 역사상 대단한 시청률을 보인 드라마가 되었다. 50%를 상위하는 때도 있었으니까? 시청률 50%라는 것은 드라마가 방송되는 시간대는 거리까지 비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다.
저자의 유년시절 어머니와 관계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6. 25 때 피난지에서 태어났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위로 형, 누나가 줄줄이 있는 집에서 자라게 된다. 어머니는 이 아이가 스스로 자생하는 능력을 가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다른 자식들과 다르게 잡다한 것들을 익히도록 한다. 그때 익힌 것이 당수, 쿵푸 등 무술과 바둑, 수영, 탁구, 스케이트, 음악, 미술 등이었고, 그것은 그의 지혜와 함께 앞으로 그의 삶을 지배하는 요소가 되어 간다. 몸에 체득된 능력과 머릿속에 기억된 것은 남이 훔쳐갈 수 없는 것이란 어머니의 교육 철학이 그의 생활에 스며든 결과다.
누나의 결혼식 때문에 미국에 갔다 온 엄마는 내 삶이 미국에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다. 나는 바둑을 좋아하고 결혼도 해서 정착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가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007 시리즈의 영화를 보면서 라스베가스의 그 휘황한 광경을 통해 열악한 한국보다는 저곳에서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간다. 미국에 건너가 처음 한 일은 주유소 취직이었다. 가지고 온 돈이 집을 구하고 나니 떨어진 것이다. 그래서 주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작은 일이 하나 일어난다. 차에 기름을 넣고 그냥 달아나는 갱과 5달러를 받기 위해 싸운 일이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카사블랑카 갱들과 친구가 된다. 그들에게 궁푸를 가르치는 생활을 하면서 생활도 안정되어 간다. 그리고 그는 카사블랑카의 전설이 되어 간다. <마스터 차>라 불리면서 신망의 대상이 된다.
그는 형편이 조금 나아지자 1980년 리커스토어 (술, 식료품 상회)를 인수했다. 그런데 그의 가게 주변에 싸구려 마약을 파는 멕시칸 갱 50여 명이 몰려 다녔다. 한 번은 그들 중의 일부가 담배 두 갑을 훔쳐 달아났다. 당구장에 들어가는 그들을 쫓아가 저자는 그들 보스와 전쟁을 치렀다. 그런 후에 그들은 기가 꺾였는지 고분고분해 졌고 장사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아마 이민 1세대들은 다들 어떤 어려움이든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착했으리라. 그러면서 그것이 바탕이 되어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그 후 저자는 카지노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렇게 살던 1984년 어느 날,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열쇠를 바꾼 모양이다. 문이 열리지 않는다. 아내는 이혼을 원했다. 그렇게 이혼을 하고 한국으로 들어와 엄마 옆에 머물고자 하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를 쫓아냈다. 스스로 이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미국으로 갔지만 어디 머물 곳이 마땅찮았다. 돈도 없었다. 그때 18달러가 주머니에 있는 전부였다. 그는 그것을 가지고 내기 바둑을 뒀다. 판에 20 달러, 그러니 무조건 이겨야 했다. 내리 5판을 이기고 나니 100 달러가 생겼다. 그게 종잣돈이 되어 2달 동안 돈을 모는 것이 1,600 달러가 되었다. 이것을 가지고 카지노에 갔다. 그리고 거의 잃는 상황까지 갔다가 운이 따라서 어느 정도 회복해 결국 3만 달러까지 가진다. 그리고 그의 삶은 카니노 생활로 나아간다.
1984년 LA 엘도라도 카지노에서 포커 게임을 다시 시작했다. 그곳의 프랍(카지노가 고용한 플레이어)으로 고용해 달라고 하고, 초봉 2만 달러를 받았다. 그곳은 최고의 프랍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들과 경쟁하면서 저자는 차츰 자신의 위치를 찾아간다. 프랍으로의 삶으로 그는 능력 있는 포커 플레이어가 되어 간다. 그는 그 뒤에도 포커와 서비스 산업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당대 최고의 고수들과 매일 게임을 했다. 실전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 복습을 하고, 그런 노력이 인정되어 언젠가부터 그를 10위권 안에 드는 세계적인 선수가 된다. 세계 최상급 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그것은 곧 부와 직결되는 것이다. 게임을 할 때 내가 하는 베팅이 너무 세서 나 혼자 두 명의 몫을 한다고 그들은 저자를 지미지미라 불렀다. <지미>라는 이름을 두 번 반복한다는 소름끼치게 논리적인 이유로 저자는 트와이스가 된 것이다. 그것은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면서 물질도 풍부해 지고, 그런 다음에 가족까지 다시 만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카지노 얘기를 해나간다. 카지노 얘기는 선수들의 얘기다. 돈과 돈이 서로 부딪히는 데는 배포가 큰일을 한다. 상대의 수를 잘 읽기도 해야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기 싸움에서 지지 않아야 한다. 그런 일은 이민 생활을 하면서 몸에 배인 습성이다. 그것이 저자가 카지노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카지노는 1860년 경 중세 유럽에서 시작했다. 왕국의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귀족들의 사교장으로 출발했다. 현재에는 각종 포커대회가 열리기도 하고 총 상금은 작은 것이 40억 달러 정도다. 월드 챔피언십은 총 상금이 1,000억이나 되어 하루아침에 수십 명을 백만장자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포커 스승 칩 존슨과 나는 바둑과 포커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것이 저자의 포커 인생을 최고로 가게 만드는 기회가 되었다. 카드의 속임수에 ‘마킹’과 ‘타파’라는 게 있다. 표시와 기술적인 면을 각각 얘기한다. 숙련된 존재가 되어야 가능하다. 포커에서 액수가 커지면 반드시 속임수가 따른다. 전문가들은 서로 이들을 공유하고 상대를 엮여들게 하여 꼼짝없이 돈을 잃게 한다. 포커를 하면서 저자가 만난 사람들도 소개하고 있다. <엉망진창 스튜어> <타고난 도박꾼 알치> <에릭 돌핀> <떠벌이 브래드> <싸움꾼 잔> <트로이 목마로 불린 사람> <요시> <토니> 등이 있다. 이들을 읽어보면 저자의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다음은 바둑을 얘기해 나간다. 바둑은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한국에서 전문기사로까지 등록이 되었고, 지금은 바둑활동을 많이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바둑이 그의 삶을 헤쳐 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포커 스승인 칩 존슨을 만나는 것도 이 바둑 덕분이다. 그가 바둑을 좋아했기에 서로 가르쳐 주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바둑이 그의 삶을 지배하게 되는 많은 상황을 만든다.
도리와 의리, 처신을 가르쳐준 김인 국수를 대학 1년 때 만난다. 대학 때 한일 친선바둑대회에 참석할 수도 있었다. 한국기원의 종로시절에 그렇게 한국기원에서도 더러 머물렀다. 기재의 주인공인 조훈현을 만난 것은 또래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의 기예는 당시에 이미 세계가 알아주는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바둑 미국 대표로 세계대회에 참석하기도 하고, 미국에서 바둑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바둑은 그의 삶 속에 과거나 현재, 무척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바둑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나는 저자의 기보를 본 적도 있다. 정말 바둑에서도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카드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는 카드 센스다. 카드에 대한 재능을 말한다. 이것은 노력만으론 안 된다고 한다. 둘째는 배짱이 필요하다. 이것은 용기다. 만용이 아니다. 근거 없는 용기는 금물이다. 셋째는 빠른 수학 능력이다. 초를 다툴 순간에 계산하고 유불리를 판단해야 한다. 넷째는 판단력이다. 패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선택하는 능력이다. 다섯째는 기억력이다. 카드의 순서를 기억하는 것은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마지막은 절제력이다. 상황에 따라 지고도 털고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하는 것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카드 게임의 포인트가 인생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성공하는 인생은 이 여섯 가지를 능수능란하게 할 때 가능하게 될 것이라 생각이 된다. 카드 다루는 법을 생각하면서 삶에 대해 자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책이 참 매력적이다. 대단한 삶을 살았고, 살고 있는 사람이기에 그의 행보가 그려진 이 책이 많은 지식을 가지게 만든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깨달을 수 있게 하고, 어떻게 자신을 다스려가면서 살아가야 할지 배울 수 있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사람은 기본을 튼튼하게 만들면서 굳센 심성을 길러나가야 함을 깨닫게 된다.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하는 해답을 이 책을 통해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나에겐 참 매력적으로 읽힌 책이다. 바둑이 함께해 반가운 사람들의 이름을 많이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스터 트와이스를 단숨에 읽고 나서..
서평단 신청을 하고 나서 어느날,
구독하는 조간신문에 이 책에 대한 작지만 단독으로 홍보 기사가 뜬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며칠 더 일찍 기사가 나기 시작했다면 서평단 경쟁률이 올라갔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얼마 후 집으로 도착한 책을 단숨에 읽었다.
전체적으로 카지노와 포커 이야기가 70% 이며 나머지 30%는 바둑이야기인데
단순히 구색맞추기가 아닌 바둑에 대한 애정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차민수 사범은 90년대에 세계대회 8강까지 연거푸 올라갔으며,
백두산에서 조훈현과 유창혁의 대국이 있었던 시절에 사진촬영을 금지한 공안을 따돌려 겨우 사진을 공개하였고,
천안문 사건 때문에 중국에서 바둑 두는 것에 제재를 받던 강주구, 루이나이웨이를 한중 인맥을 활용해 한국에서 12년간 무사히 활동하게 해주기도 하였고,
한게임 바둑선수단 감독을 맡아서 우승도 해냈다.
읽다 보면 한국 바둑사에 여러가지 기여를 많이 한 저자의 활약상이 느껴진다.
책의 성공에 욕심을 냈다면 바둑이야기의 비중을 높이고 자세하게 써서 훨씬 관심을 많이 받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나름 카지노 쪽에 대한 이야기를 진심으로 하고 싶었지 않은가 싶다.
저자는 책의 말머리에서 포커 대중화, 건전화, 스포츠화에 대한 언급을 한다.
텍사스 홀덤이 2028년 LA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문장도 있다.
국내 사행성시장의 규모는 대략 추산해 보아도 80조가 넘는다고 한다.
최대한 작가의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읽었고,
차민수 작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멋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올인'같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파란만장한 스토리로서 느껴진다.
저자의 80년대 이야기를 보더라도 미국에서는 카지노 사업이라는 것이 일찌감치 발달하여 상금도 어마어마하고 도박을 넘어선 두뇌싸움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국민들에게는 카지노나 포커의 양성화는 설득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지노와 포커란 무엇인가. 나는 사실 규칙도 잘 모르지만, 그 경제적 효과라던지 사업적인 부문에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큰 산업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이미 대한민국에도 강원도 정선군의 강원랜드, 제주도 카지노,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가 이미 존재하고 있음에도, 틈만 나면 새만금에 카지노 사업을 추진한다는 찌라시가 나오는 것을 보면 돈벌이가 되는 사업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예상해 보면 가능한 일이다. 도박에 빠져서 마약처럼 중독이 되어 헤어나오지 못하고 전 재산을 갖다 붓기 때문이다. 카지노 사업자들에게 돈이 마구 들어올 것 아닌가.
하지만 국가적으로는 폐인들이 양성되고 가정이 파탄 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내국인들에게는 이를 제한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필요한 행정조치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의 한가지 결론은 그것이다. 경제가 정말 중요한 가치이지만, 다른 산업도 많은데 우리가 굳이 카지노 사업을 키워야 하는가?
카지노 사업을 하면 주변 환경 및 엔터테인먼트 인프라 조성이 되고,
각종 카지노 사업에 필요한 부대장비 납품과 관련 인력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부가효과는 확실할 것 같다.
하지만 개인의 절제력을 넘어설 때 한 인간이 감당해야 할 부작용이 너무 크다.
그를 뒷받침해주는 책 내용 중 하나의 이야기로
LA의 아마 바둑 6단의 성공한 치과의사가 있었다.
공부라면 진 적이 없는 유명 인사가 우연히 라스베가스에서 초심자의 행운 ( Beginner`s Luck )으로 판돈의 10 배를 땄다고 한다.
공부라면 자신이 있었던 그는 카드의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빠져들기 시작한다.
작가는 바둑에도 그러하듯이 카드에도 카드센스가 따로 있다고 한다.
게다가 프로 플레이어가 되려면 그 외에도 배짱, 빠른 수학 능력, 판단력, 기억력이 그리고 마지막에 절제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의사로서 이미 성공을 거둔 그는 포커에 빠져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라스베이거스를 오가면서 결국 건강과 부를 한꺼번에 잃고 말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미국에서 사업적 성공을 거든 한국 사람들이 백만장자 대열로 들어선 후 카지노를 접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차민수 작가는 무수히 보았다고 한다.
카지노와 포커같은 게임에도 물론 타짜가 있고,
마킹이라든지 바꿔치기같은 온갖 수법으로 상대를 속인다는 이야기를 그대로 이야기해주는 것이 이 책의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액수가 큰 내기에는 반드시 속임수가 따른다고 한다.
몇 개월에 걸쳐서 져주다가 한 두번에 걸쳐서 다시 이겨버리는 방식을 연구하는 설계사들도 있다고 한다.
지은이는 이러한 사실을 과감하게 모두 알려주면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다
"깨어 있으라. 항상 공부하라. 부지런해라. 남을 도우며 살아라. 자신의 재능을 찾아서 살려라. 포기하지 마라. 용기를 잃지 마라. 희망을 가져라. 앞만 보고 살아라. 항상 겸손해라.
그리고 젊음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자산임을 잊지 말라"
이 책을 읽고, 평생 도박을 하지 않는다면 성공한 독서라고 나는 믿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