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 : 나라 소년형무소 시집
미리보기 공유하기

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 : 나라 소년형무소 시집

나라 소년형무소 시집

리뷰 총점 9.0 (4건)
분야
에세이 시 > 시/평론
파일정보
EPUB(DRM) 51.54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4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서평]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 평점10점 | l*****3 | 2020.11.09 리뷰제목
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  제목이 아름답고 산뜻했다. 예쁜 시집일거라 생각했다. 표지도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보인다. 그런데 벽돌 건물이 하나 보인다. 일본의 소년형무소인 ‘나라 소년 형무소’ 다. 작가 료 미치코님은 형무소에서 만난 소년 수형자들과 함께 지은 57편의 시를 이 책에 실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동시나 어른들의 현학적이거나 이해하기
리뷰제목

 

 

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

 

제목이 아름답고 산뜻했다. 예쁜 시집일거라 생각했다. 표지도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보인다. 그런데 벽돌 건물이 하나 보인다. 일본의 소년형무소인 나라 소년 형무소. 작가 료 미치코님은 형무소에서 만난 소년 수형자들과 함께 지은 57편의 시를 이 책에 실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동시나 어른들의 현학적이거나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시집과는 느낌이 달랐다. 아무래도 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 속에 있는 아이들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졌기 때문일까. 잘 쓰고 못 쓰고는 문제되지 않았다. 저자의 말마따나 그저 시라고 생각하고 쓴 단어가 그곳에 존재하고 그것을 모두가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을 뿐인데 그것은 진짜 시가 되어 깊은 교류가 일어난 것이었다.

 

예전에 아빠가 교도관으로 근무하실 때 수감자와 편지를 나눴다는 얘길 들었다. 범죄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그들에게 편견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과는 달리 인간 대 인간으로 교감을 주고받은 모습이 보기 좋았었다. 이 책에 실린 시를 지은 나라 소년 형무소의 아이들도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처음엔 마음에 상처 하나 없는 갓난아이였으리라. 커가면서 상처를 받고 그것이 비행으로 치달아 범죄자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아이다움을 꾸밈없이 표현하고 그래도 괜찮다고 안심시켜준 멋진 어른이었다. 글로 마음을 표현하는 건 치유의 효과가 꽤 탁월한 것 같다. 특히 시는 단 한 줄의 문장이라 할지라도 가능하다. 오늘 읽은 책 제목과 같은 한 줄의 시가 그랬다. A군이 쓴 이 시는 하늘을 보면 어머니와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엉엉 울었다. 자신의 시가 모두에게 닿아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을 느낀 A군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밝은 표정을 지었다고 회상했다. 제목은 구름이었다.

 

책 중간 중간 나라 소년 형무소의 사진이 삽입되어 있어 읽는 동안 아이들과 함께 있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되어야 한다. 그의 입장이 되어 느끼고 생각해야 된다는 말이 오늘따라 더욱 실감났다. 죄를 저지른 아이를, 가족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대부분 모른다. 그래서 나라 소년 형무소에선 보호자회를 실시하고 있단다. 교관이 가족들에게 상담과 지도로 돕고 속내를 꺼내지 못하는 수형자와 가족 간의 다리가 되어 주기도 한다. <죄송해요란 제목의 시에선 당신을 배신하고 그렇게 울게 했는데 당신은 나에게 사과했다 아크릴 판 너머로 미안해, 하고 나쁜 건 바로 나인데 그날의 눈물진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죄송해요 엄마라는 내용의 솔직한 심경이 담겨있어 나 또한 눈물이 나왔다. 같은 엄마로서 그 모습을 상상해보니 자식의 수감된 모습에 얼마나 마음이 미어졌을까. 아이의 반성하는 마음이 시에 솔직하게 담겨있어 군더더기 없이 잘 읽혔다. 시는 미사여구가 들어있지 않아도 진실하게만 쓴다면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것 같다.

 

작가가 형무소 창작교실을 통해 아이들을 교화하고, 당연한 감정을 당연하게 표현하는 것을 받아주고, 이럼으로써 이들이 갱생할 발걸음을 인도하는 모습에 존경을 보낸다. 순수한 보석 같은 언어에 마음이 맑아진다. 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날 다시는 이 담 안으로 돌아오지 않기를 함께 기도하며.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종이책 나라 소년 형무소 시집 평점9점 | k****e | 2020.11.09 리뷰제목
? 인간은 사회적 환경에 의해 악인이 된다.이 시집은 나라 소년형무소의 갱생교육의 일환인 <사회성 함양 프로그램> 으로 태어난 작품들을 묶어 만든 57편의 시가 수록된 책이다.우리 주변에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울적한 감정을 쌓이다 못해 넘쳐서 억누를 수 없을 정도의 압력이 되어 폭팔하고 때로는 불행한 범죄를 일으키고 만다.물론 여러가지 환경적, 사회적 원인은
리뷰제목
? 인간은 사회적 환경에 의해 악인이 된다.

이 시집은 나라 소년형무소의 갱생교육의 일환인 <사회성 함양 프로그램> 으로 태어난 작품들을 묶어 만든 57편의 시가 수록된 책이다.

우리 주변에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울적한 감정을 쌓이다 못해 넘쳐서 억누를 수 없을 정도의 압력이 되어 폭팔하고 때로는 불행한 범죄를 일으키고 만다.

물론 여러가지 환경적, 사회적 원인은 다양하다. 하지만 아이의 타고만 성향으로 범죄를 일으키는 것일까.

가정과 학교, 사회 환경 따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것이다. 어딘가 어느 하나 도움이 될 만한 무엇언가 그들에게 있었다면...

공감하고 이해해 주는 사함이 있었다면 넘치는 감정을 조금씩 토해낼 수 있었다면 어쩌면, 그 범죄는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피해자를 만드는 일도 없고, 그들이 범죄자가 되는 일도 없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도 처음에는 마음에 상처 하나 없는 갓난아기였을 것이다. (성선설)

다만 커 가면서 여러 곤란한 상황을 만나 그들은 상처를 받고 그 상처를 제대로 잘 치료하지 못한 친구들이 비행으로 치닫고 범죄자가 되는 건지도 모른다.

시 를 읽는내내 과연 인간이 처음부터 악한 존재여서 범죄자가 되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예전에 <조커> 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나온 주인공도 처음부터 악인 이였을까.?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은 코미디언을 꿈꾸는 남자였다. 하지만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맨 정신으로는 그가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세상이 미친 걸까? 아니면 개개인이 미친 걸까?

처음부터 악한자는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낙인제도로 나쁜 시선으로 대해서 그러지 않을까.

그들도 인간이다. 인간은 동물과 다른게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스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기 바라면서...

?? 책속으로:

죄송해요

당신을 배신하고 그렇게 울게 했는데
당신은 나에게 사과했다
아크릴 판 너머로 미안해, 하고
나쁜 건 바로 나인데
그날의 눈물진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죄송해요 엄마.

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늘이파래서흰색을골랐습니다 #시집 #세계의시 #료미치코 #호메로스 #책 #글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종이책 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 : 세계의 시 평점9점 | r***n | 2020.11.03 리뷰제목
책표지 왼편에 조그맣게 적혀있는 글자를 읽기 전까지는푸른 하늘과 여유롭게 지나가는 흰 구름이 고즈넉해보이고,그 아래 있는 붉은 벽돌 담장은 외국의 거리나, 수도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책을 펼치고 보니, 수도원과는 한참 다른 곳에서 머무는 사람들의 시를 모아놓았다.일본 나라 소년형무소에 있는 수형자들이 쓴 시가 소개된 이 책은,<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라고
리뷰제목


책표지 왼편에 조그맣게 적혀있는 글자를 읽기 전까지는

푸른 하늘과 여유롭게 지나가는 흰 구름이 고즈넉해보이고,

그 아래 있는 붉은 벽돌 담장은 외국의 거리나, 수도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을 펼치고 보니, 수도원과는 한참 다른 곳에서 머무는 사람들의 시를 모아놓았다.

일본 나라 소년형무소에 있는 수형자들이 쓴 시가 소개된 이 책은,

<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라고 담담한 제목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수형자들의 일기, 글, 노래, 합창 등을 주제로 한 영화의 내용을 떠올리며

책을 펼쳤는데, 완전히 새로운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억지로 감동을 자아내지도 않고,

한 순간의 실수로 이곳에 갇혔지만 알고보면 순수한 사람- 이란 식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그게 참 좋다.


그저, 자신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피해자에게 해를 끼치고

잘못에 해당하는 벌을 받고 있지만,

인사를 주고받거나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 방법 조차 몰랐던 사람들이

이 책의 저자 료 미치코조차 그 효과를 믿지 않고 시작했던 

하 달에 세 번 진행되었던 <사회성 함양 프로그램> 을 통해

어떻게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표현할 지에 대해 점차 배워가는 모습과

점점 다른 사람(어머니, 자신이 사랑하고 자신에게 사랑을 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그것을 고백하는 시를 쓰는 모습이 

시와 함께 소개되어 독자가 그 상황에 점차 몰입하게 만든다.


시를 어떻게 쓸 지 몰라서, 그럼 좋아하는 색에 대해 써보자-로 시작한 것도 

거창한 '예술'이 아니라 소박한 '기록'으로서의 시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은 그대로 한 편의 시였다.

제목은 '구름'


오래도록 묵혀둔 깊은 감정을 단순하게 표현하기까지,

이 시를 쓴 사람이 겪었을 세월이 조금쯤, 상상된다.

마치 미술관처럼 그냥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도슨트처럼 작품의 배경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더 감정이 깊어진다.



미사여구나,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담고, 담백한 이유가 덧붙여진 시들을 만날 수 있다.

묵직하게 정공법을 택한 공이 더 깔끔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기분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세계의시 #하늘이파래서흰색을골랐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종이책 하늘이 파래서 흰색을 골랐습니다 평점8점 | p*****w | 2020.11.04 리뷰제목
소년형무소(우리로 치면 보호관찰소, 소년원으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소년원이 더 적절해보인다) 사회성 함양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57편의 시로 구성되었다. 나라 형무소는 1908년 완성된 벽돌로 지은 건물인데, 메이지 5대 감옥이라고 불린다. 읽는 내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1.언젠가 교도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처음 가보는 교도소가 긴장되기도 하며, 무서운
리뷰제목


 소년형무소(우리로 치면 보호관찰소, 소년원으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소년원이 더 적절해보인다) 사회성 함양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57편의 시로 구성되었다. 나라 형무소는 1908년 완성된 벽돌로 지은 건물인데, 메이지 5대 감옥이라고 불린다. 읽는 내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1.

언젠가 교도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처음 가보는 교도소가 긴장되기도 하며, 무서운 사람들이 있을까란 두려움을 가지며 운전을 하여 교도소에 도착했다. 신분증 확인과 휴대폰을 제출하고 3개의 철문을 지나니 재소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 보안상의 이유 때문인지 소장실, 사무실에서 인사만 나누고, 대기실에서 한참을 대기했다. 그리고 1차 강의를 진행한 후 점심 때부터는 가족들과의 만남까지 준비가 되어 있어서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야말로 눈물이 있는 사람이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던가. 그렇다고 그들의 죄를 아름답게 미화할 생각 또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만났을 때, 내가 느낀 생각은 "왜 그랬을까?"였다.

소개된 여러 시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무엇 때문에 그들이 내몰렸을까. 무엇 때문에 그들이 저렇게 되었을까.

2.

중학교 때 만났던 국어 선생님이 문득 떠오른다. 본인의 시를 "시 같지 않은 시"라고 부르셨던 분이다. 첫 발령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수업 시간에 종종 자신이 지은 시를 들려주던 했다.

이 책을 펼쳤을 때 드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장을 넘길 수록 내가 알고 있는 시와 유사한 시도 많았고, 심금을 울리는 내용도 많았다. 사랑에 대한 그리움,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졌고, 어린 나이에 그들이 바라봤던 세상의 모습은 그들에겐 영 아름답지 못 했던 거 같다.

강함의 의미를 잘못 알았던 시기가 나에게도 있었으니깐. 그 속에서 나를 빗나간 길로 갈 때마다 바로 잡아준 고마운 분들이 많았다.

어서 오렴 이란 따뜻한 세상이 펼쳐진다면,. 지금 같은 상황이 좀 더 줄어들까? 자신만의 무기와 갑옷으로 무장을 언제쯤 해체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3.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유치원 교사가 아동을 폭행하는 기사가 나온다. 영상을 보니 밥을 다 씹을 때까지 발목을 밟는 등의 행위를 한다. 관련 기관의 CCTV 설치를 의무화하였음에도 오히려 줄지 않는 건 무엇일까?

나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명감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싫으면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람이 싫고, 상대의 힘든 이야기를 듣기 싫으면 상담사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하니, 억지로 일을 해야 하니 직업에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소양을 저버리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분들은 자신의 일이 얼마나 가치로운 일인지에 대한 부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래는 책에서 나오는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시를 적어두었다. 더 많은 내용들이 있지만, 그렇게 소개를 하면 책을 읽는 분들에게 의미가 없을 듯 하여 몇 몇 시만 소개를 해본다. 저자의 시에 대한 소개가 필요한 부분도 작성해두었고, 내가 시를 읽다 긁적인 부분도 있음을 전한다.

1) 꿈과 희망과 좌절

살아가기 위해서 꿈을 꾼다

아무리 작아도

꿈은 희망을 준다

다만

기억해 두어야 할 일은

꿈이 크면 클수록

이루지 못했을 때

크게 좌절한다는 것

중요한 것은

희망도 좌절도 받아들이는 일

그것이야말로 사는 의미

그것이야말로 나의 스타트 라인

2) 파란 배지

오늘의 하늘은 곱디고운 파랑

이 하늘을 보고 모두는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할까

오늘의 하늘과 같이

내 배지의 색은 파랑

언제까지고 파랑 배지로 있다면

내 기분은 파란 하늘

-> 검정, 빨강, 파랑, 노랑, 하양의 배지가 있다고 한다. 생활 태도에 따라 격이 올라가고 형무소 내에서 자유가 많아진다고 하니 그 기쁨을 표현한 시다.

3) 살아가는 것

태어나기 위해서는

나의 부모

지금까지의 선조

여러 사람들의 생명이

없었따면 나라고 하는 인간은 없었다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행복해지고 싶다

4)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생명을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기나긴 인생 살아가다 보면

괴로운 일도 힘든 일도 있겠지요

목숨 끊는 것은 간단하지만

가장 비겁한 일

아무리 힘들지라도 도망치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그러니까

지켜봐 주세요 멀리 하늘에서

반드시 꼭 새사람이 되어 보일 테니까

이 생명 다할 때까지

나는 당신들의 아이니까요

-> 부모님께서 사고로 떠나고 고아로 남겨져 여러 생각을 했던 시라고 한다.

5) 수치의 말로

나는 풍선 인간

지금 현재 기체를 주입 받고 부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체는 수소라서, 좋은 게 아니라

우울, 권태, 염세관, 르상티망(약자가 강자에게 품는 질투, 증오, 열등감이 뒤섞인 감정. 실존주의 철학자들에게 관심 있는 개념) 같은

유해물질을 많이 포함한 것입니다

주입이 끝나면 결국에는 하늘로 날아올라

검은 까마귀의 부리든 뭐든가에 쪼여 터져 버리겠지요

풍선 인간이 처치 곤란한 건

터져 버린 후에도 주위의 공기를 계속 오염시켜

그 존재가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6) 지금 느끼는 것

이 평화로운 나라에서 위험한 약에 손을 뻗치거나

천편일률적인 클럽의 천편일률적인 소리에

머리를 흔들어대며 춤추고

이탈하거나 무모하게 여자를 뒤쫓고

어두운 방에서 컴퓨터나 게임에 미치고

위험한 누트로픽(인지능력, 기억력,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약물)이나 약에는 손을 내밀면서도

정작 세계를 혼자 여행하지도 못하는 마약중독자

몇 년이 지나도 같은 대화, 같은 언동의 그저 마약중독자

이대로는 위험하다

이 좁은 나라의 좁은 형무소에서 좁은 독방 공실에 있으며

마음이 작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나날

하지만

그런 나날 속에서도 행복은 있다

평범한 일상 가운데 있는 행복

눈부시게 파란 하늘을 보고 하찮은 잡담에 웃고

아침의 햇빛, 가족의 다정함

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을 행복이라고 느끼는 행복

지금이 내가 나아갈 때

비관적이고 허황된 생활에 다시 돌아가지 않도록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은 진짜

내추럴하이(마약이나 각성제를 사용하지 않고, 합법적 혹은 자연스러운 환각 증상을 체험하는 일)로 느끼는 순간 속의 영원

-> 같은 학생이 쓴 시인지는 모르겠으나, 당연한 일이라는 시에서는 당연한 것들 속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약을 이용해 거짓 행복을 찾았던 나는 이제 겨우 깨닫게 되었다 / 당연한 것의 행복 당연한 것이 행복 이라고.

약물 의존 경험이 있는 청소년에게 과연 그들만의 책임이라고 물을 수 있을까.. 그런 사회를 만들어 버린 어른들은 책임이 없을까..

약물과의 싸움은 쉽지 않을 것이다. 슬기로운 감빵 생활에서 특히 좋아했던 캐릭터가 해롱이란 인물이었다. 아마도 유명한 드라마였기에 결과는 알 거라고 생각한다. 의지를 결연히 다지는 것은 당사자지만, 그 당사자를 주위에서 흔들어버리는 환경이 안타깝다.

7) 생일

어린 시절에는 언제나 손을 잡아 끌어 주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손을 거부하고 피해 왔다

"누가 낳아 달라고 했어!"

열이 뻗친 나머지 그렇게 말했을 때 울다 쓰러진 어머니

오늘은 내 생일

그것은 당신이 엄마로 태어난 날

누가 낳아 달라고 했어

내 스스로

당신을 엄마로 골라 태어난 거겠지요

어머니, 낳아 줘서 고마워요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