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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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리뷰 총점 9.6 (40건)
분야
사회 정치 > 여성/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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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by 다시 로크먼 평점10점 | d******7 | 2020.12.08 리뷰제목
부모가 된 후 6년 반 동안 아이들 짐 싸는 일을 비롯해 육아와 가정 내 모든 일을 책임지는 저자와 달리 남편은 더 이상 이를 거드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이 부부만의 '문제가 아닌', 이를 세계 모든 가정에서 정상 범주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전 지구상에 만연한 성차별주의의 오류를 짚어낸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리뷰제목



부모가 된 후 6년 반 동안 아이들 짐 싸는 일을 비롯해 육아와 가정 내 모든 일을 책임지는 저자와 달리 남편은 더 이상 이를 거드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이 부부만의 '문제가 아닌', 이를 세계 모든 가정에서 정상 범주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전 지구상에 만연한 성차별주의의 오류를 짚어낸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은, 평등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오해한, 불평등한 시대를 모성으로 견뎌내는 여성들과 이기적인 남편들에게 이의를 제기한다. 저자는 100명의 엄마들을 비롯한 전문가들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결과, 생물학적인 요인, 모성의 헌신과 관련된 문화적인 의무, 남자의 필요와 욕구를 여자의 것보다 우선시하는 전 세계적인 현상에서 들여다보았다.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생물학, 신경과학 등 여러 전문가들의 최신 연구 결과를 토대로 모성 본능, 호르몬 변화, 성별본질주의 등 고정관념과 과학이 여성의 불평등한 희생과 남성의 책임 회피가 어떻게 대물림 됐는지 살펴보았다.


남자와 여자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는 성에 대한 관념이다. 철학자 제니퍼 호켄버리 드래그세스는 생각하는 여자에서 성별 본질주의자들은 종종 역할로서의 성별과 생물학적 성별은 자연적 구분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자연적이거나 선천적이거나 명백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 실은 문화적인 습관인 경우가 많다. p88


도덕적 모성은 실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엄마라는 직업에 윤리적 의무를 부여했고 이 의무는 이후에도 아주 미미하게 약해졌다. 그리고 남자에게는 똑같은 의무가 권장되지 않았다. p195


엄마라는 의무의 가혹함은 오히려 여성의 지위를 떨어뜨렸다. 우리는 도덕적 우월성과 자녀에 대해 품는 사랑, 육아에 대한 이상적인 관념을 내세우며 이런 후퇴에 동의했고, 이것은 외적인 구속보다 훨씬 효과적인 수단으로 밝혀졌다. 뜻하지 않게 순진한 아기가 남성 지배의 최고 조력자가 되어왔던 셈이다. p241


열혈 엄마 역할이라는 이데올로기는 남자에게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엄마 역할에 매진하다 보면 여자는 대체로 사회에서 종속적인 위치에 머물게 되기 때문이다. p298


엄마는 아이 음식을 한 번 더 잘라주고 챙기느라 바쁘지만 남편은 아이의 식사하는 장면을 바라만 볼 뿐이다. 이런 사소한 일들이 끊임없이 신경을 건드리며 여성을 분노하게 만든다. 여성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까지 혼자 육아를 챙기다 끝내 아이들 아빠와 싸우지만 변하는 건 거의 없다. 가족들 모두 저녁 늦게 외출했다가 지쳐서 돌아오는 날이면 남편은 자신의 몸만 씻고 침대로 들어가버린다. 여성은 아이들 먼저 챙겨서 씻기고 재운 뒤에야 비로소 자신을 챙길 수 있다. 이런 모습이 현재 우리들의 상황이다. 결론은, 여자가 남자보다 결코 선천적으로 더 조직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본능보다는 학습된 특성임을 입증했으며, 성별 노동 분담이 선천적이라는 주장은 권력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편리한 방편임을 확인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습은 우리가 배우는 정형화된 성 고정관념이 되어버렸다. 어떻게 해야 계속 반복되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나는 할 수 있는데, 남편은 왜 못할까?"

"둘 다 일하는데 왜 집에서는 평등한 관계를 맺지 못할까?"


이런 불평등은 엄마가 아이를 임신을 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지난한 과정들을 통해 아이들의 욕구 충족은 엄마의 몫이라는 암묵적인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성 역할 구분은 예전 우리 부모 세대에 비하면 아주 많이 변한 듯 보이지만 남편은 여전히 유통기한을 훌쩍 넘긴 가사노동 회피는 물론 무수히 아이들을 챙겨야 하는 것들까지 과거 가정 교본에 얽매여 있다. 성 평등 사회인 스웨덴에서도 남자가 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아내가 쓰는 시간의 56퍼센트에 불과하다. 여성의 경제력이 막강해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한 발을 과거에 담가놓고 있다. 구시대의 유물, 모성 때문에 많은 여성이 페미니스트가 된다. 프랑스를 뺀 세계 대다수의 가정들(저자는 미국인이다)이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므로 개인 문제가 아닌 뿌리깊은 문화의 폐단, 사회문제로 인식을 넓혀야 한다.


20세기 중반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85퍼센트 이상이 가부장적인 문화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문화가 가부장적 전통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신체적으로 크고 힘이 센 남자는 전쟁 같은 활동을 통해 여자보다 더 높은 지위와 권력을 누렸다. 오늘날 성취와 지위는 신체적인 힘과 관련이 없음에도 성 역학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여성이 현재 주양육자인 이유는 지금까지 그래왔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UN은 2018년 보고서에서 여성이 집안일과 육아에서 남성보다 평균 2.6배 많은 일을 한다고 추정했다. 전 세계 문화를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부부의 3분의 2가 첫아이 출생 이후 3년 안에 관계의 급격한 질적 하락, 갈등 및 적대감의 극적인 증가를 경험한다고 밝혔다. 자녀의 수가 늘어날수록 불만 역시 증가한다. 남자 배우자의 육아 참여는 관계에서의 충돌 확률과 엄마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다. 남자 배우자의 가사 참여도가 낮은 부부는 이혼할 확률이 높으며, 모든 이혼 소송의 약 70퍼센트를 여자가 제기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간통과 관계 소원 다음으로 불공평한 가사 분담이 파경의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여성들은 어디에서도 평등한 존재가 아니다. 남성 지배를 실제 관철하는 사회적 관습은 직업 세계에 비해 개인 영역에서는 많이 변하지 않았다. 집안일의 36퍼센트를 하는 남성이 가사 분담이 가장 공평하게 이뤄졌다고 보고했고, 여성들 또한 이 의견에 동조했다. 이 연구는 1994년에 발표된 자료지만 26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평등한' 것은, '똑같은' 분담이 아닌 여자가 가사의 3분의 2 정도를 하는 것이고, 남녀가 모두 동의했다는 데 있다.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런 부조화의 원인을 모두 아내와 엄마라는 역할 수행 때문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양육이 여성만의 특별한 재능이라는 이야기는 불평등을 숨기고 우리 자신을 독려하면서 아이들에게 엄마 혼자 모든 일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는 믿음을 주입할 뿐이다. 2017년 <뉴스위크>는 '85세 넘은 여자는 그쯤 남편이 저세상으로 가서 더 행복하다'는 기사를 통해 노년에 여자가 행복한 이유는 배우자가 죽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결혼 생활을 정리한 싱글맘이 덜 힘든 이유 역시 누구(남편)에게도 좌절감을 느낄 일이 없어 좋다는 점이다. 어쩌다가 행복의 핵심이 이렇게 변질된 것일까?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소비에트연방이 국가 보조의 영유아 탁아 시설을 이상적인 소비에트 시민으로 키우는 데 중요한 도구라고 선언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미국은 소비에트연방과 차별화하기 위해, 정부 보조의 영유아 탁아 시설을 반대하며 오직 엄마만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미국 시민을 키울 수 있다는 여성 희생 숭배를 강화시킨 도화선이 되었다. 남자와 비교하여 여자의 노력과 안락이 가정에서 발목 잡히는 한 여자는 결코 남자만큼 막강해질 수 없다. 애정이 넘치는 다정한 사람으로 칭송받는 '온정적 성차별'은 사회 변화를 교활하게 억누른다. 이는 모든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지위를 부여해 여자들의 무임노동을 교묘하게 독려하고 확장시킨다. 바꾸기에는 우리가 힘이 없다고 느끼는 시스템 속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 여자들은 지속적으로 자신의 종속성을 받아들이기만 했다. 이제는 적응을 멈출 때이다. 우리 여성들이 모든 성차별주의를 노골적으로 적대시해야 저항이 생기고 불평등한 가정을 정당화하는 일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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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다시 로크먼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m | 2022.05.08 리뷰제목
귀엽지 않은 건 아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트에서 엄빠 손을 잡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웃음이 나곤 했다. 그뿐이었다. 결혼을 한다거나 그래서 아이가 생긴다거나. 그런 일을 상상하지 않는다. 그런 내가 이상한가. 일하겠다고 면접 보는데 왜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냐는 훈계와 다그침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런가 보다 하며 여기는 걸러야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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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지 않은 건 아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트에서 엄빠 손을 잡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웃음이 나곤 했다. 그뿐이었다. 결혼을 한다거나 그래서 아이가 생긴다거나. 그런 일을 상상하지 않는다. 그런 내가 이상한가. 일하겠다고 면접 보는데 왜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냐는 훈계와 다그침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이야기를 들어도. 그런가 보다 하며 여기는 걸러야지 했다.

 

아이를 보면 귀여워 죽겠다거나 누군가 결혼을 하면 나도 하고 싶다거나 마음조차 들지 않는 나는 비정상인가. 다시 로크먼의 책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을 읽고 나서 명쾌한 답을 얻었다. 너는 절대 이상하지 않다. 네가 그렇게 생각하게 놔둔 사회와 관습과 문화와 역사가 잘못됐다. 바다 건너 사는 미국 언니 다시 로크먼은 다양한 사례와 해박한 지식, 다정한 어조로 말해 주었다.

 

어떤 게 잘못되었나. 우선 모성 본능이라는 말부터. 남자 너는 이런 일 못해는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생물학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다르지 않다. 똑같이 세포 분열해서 성별만 다르게 태어났지 할 수 있는 일 없는 일을 구별 지을 필요가 없다. 사회화 과정에서 여성, 남성의 역할 분담이 나누어진다. 여자아이의 경우 인형을 주며 놀게 한다. 잘 데리고 놀면 칭찬한다. 남자아이는 로봇과 공을 준다. 던지거나 뻥 차면 칭찬한다.

 

아이는 칭찬을 받는 순간 학습한다. 아, 이걸 더 잘하겠다. 여기서부터 역할 분담이 달라진다. 똑같이 인형을 줘보자. 똑같이 로봇과 공을 줘보자. 어떻게 될지는 더 잘 알겠지. 모성 본능은 사회가 책임질 수 없는 양육과 돌봄을 여성에게 떠넘기기 위해 만들어낸 말일뿐이다. 법과 제도를 만들 형편도 여력도 되지 않기에 여성에게 짐을 지우기 위해 너희는 모성 본능이 있으니 직장을 다녀도 집에 돌아와서는 남자보다 애를 더 많이 돌봐야 하고 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해야 한다고 부추기기 위해.

 

그리고 적대적 성차별과 온정적 성차별이 있다. 이 사회가 약고 교묘해진 게 결혼과 육아 정책을 만들고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책의 제목대로 은밀하고 달콤한 말로 여성이 스스로를 주눅 들고 문제가 있다고 만들고 있다. 여성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차별 속으로 몰아넣는다. 적대적 성차별의 언어는 가령 이런 식이다. "여자는 함께 일할 때 툭하면 자기들끼리 싸운다." 누가 보아도 성차별적인 언어다. 온정적 성차별은 모호하다. "여자는 남자가 할 수 없는 식으로 남을 보살펴준다." 모호하고 교묘함을 느꼈는가.

 

다시 로크먼은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주저하지 않고 털어놓는다. 남편 조지와의 갈등을 사례로 일하는 여성이 겪고 있는 부당 노동과 현실을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듯한 현장감으로 재현한다. 부부 100쌍을 인터뷰했다더니 전문 서적과 논문이 아닌 부부들의 사례로 사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겪고 있는 듯한 혹은 내가 모르고 겪을 일을 보여줌으로써 정신 차리게 손을 꼬옥 잡아준다. 네가 잘못된 게 아니야.

 

일하고 돌아왔는데 집이 더럽고 선생님한테 아이 관련 문자가 와도 죄책감과 부채감을 여성 혼자서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걸 과학과 역사, 인문학으로 알려준다. 동일 노동을 하고서도 여성은 남성 보다 낮은 임금을 받아도 된다는 당연한 생각은 누가 하게 만들었는가. 부부가 똑같이 실직을 해도 왜 집안일은 여성이 더 하게 되는가. 여성 작가에서 일과 양육의 병행을 묻는 어리석음의 출처는 무엇인가.

 

단순하게 말하자면 모성 본능이라는 말은 헛소리다. 주양육자를 당연히 여성으로 보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 기저귀를 엉망으로 갈아도 여성은 침착하게 남성에게 알려주면 된다. 공감 능력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일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뛰어날 일은 없다. 온정적 성차별의 언어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일의 원인을 자신 탓으로 돌리는 건 쉬운 해결책이다. 살아봐서 알지 않은가. 그렇게 단순할리 없다, 세상은.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은 나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성차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화가 난다. 그러다가 유레카를 외치며 이마를 친다.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하는구나. 그래야 무시당하지 않으며 살 수 있구나. 좋은 봄날에 건투를 빈다. 내가 하는 일은 너보다 후진 일이 아니다. 똑같이 최저 임금 9,160원 받으며 하는 일이다. 집에 와서 같이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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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평점10점 | y****6 | 2020.12.07 리뷰제목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처음에는 소설 제목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남녀 성차별에 대한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책입니다. 저는 한가지 놀랐던 점이 미국에서의 성차별도 한국과 별로 다른게 없다는 거에요. 남녀 성차별은 동양의 특성(?)이라 생각했는데 미국도 비슷하네요. 저도 어린시절 아들을 너무 바라던 조부모님과 부모님 밑에서 자라왔습니다. 여자의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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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처음에는 소설 제목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남녀 성차별에 대한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책입니다. 저는 한가지 놀랐던 점이 미국에서의 성차별도 한국과 별로 다른게 없다는 거에요. 남녀 성차별은 동양의 특성(?)이라 생각했는데 미국도 비슷하네요. 저도 어린시절 아들을 너무 바라던 조부모님과 부모님 밑에서 자라왔습니다. 여자의 최종 목표는 좋은 엄마, 남편 내조 잘하는 아내라는 것을 듣고 자랐습니다. 성인이 되었을 때, 똑같은 교육을 받고 똑같은 밥을 먹는데, 왜 여자가 차별받아야 하나 의문점이 들었어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 남녀를 구별짓지 않고 차별하지 않아야지 마음 먹었답니다. 결혼을 할 때도 여자를 '살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걸렀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아직도 제 생각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남편이 도와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고 '고마운 일', '그거라도 해주는게 어디야'라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정도면 됐어'라는 생각 아래는 무의식적으로 집안일과 아이 돌보는 일은 내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이런 점을 깨닫고 나니까 성차별, 남녀 평등에 대해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조금은 알거 같았습니다.

 

 

 

   확실히 요즘 남자들은 과거보다 많이 변했습니다. 우리는 그런 변화를 감사하게 여깁니다. 이는 과거부터 지금까지를 생각하며 변하지 않은 부분을 들춰내는 것보다 차라리 조금이라도 변한 것에 감사를 느끼는게 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변화해야할 것이 많아요. 변화는 쉽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지 변화하는 것은 사실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거든요. 많은 여성분들이 결혼을 하고 난 뒤, 불만이 있어도 그것을 표하지 않고 사소한 감사로 덮어버려요. 그런데 그게 정말 편한 것일까요. 그냥 여자들은 남자들이 설거지 한번 해주고 어쩌다 청소해주는 것을 '그래도 했네'라며 감사하고 지나쳐야 하는 걸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스쳤답니다.

 

 

 

 

   성별에 대한 성향은 타고난 것이다? 과연 그럴까요. 제가 한가지 주목했던 점은 부모들은 아기 때 부터 아들과 딸에게 다른 기대를 한다는 것이에요. 평균적으로 남자 아기가 여자 아기보다 자기통제력을 갖추기가 더 힘들고, 일방적인 관계에서 상호 관계로 전환하는 데 더 오래 걸린다 해요. 객관적으로 측정된 차이가 없을 때에도, 딸 부모와 아들 부모는 다르게 평가합니다. 딸 엄마는 아기 운동 능력을 과소 평가 하거나 아들 엄마는 과대 평가 한다는 거에요. 틀에 박힌 기대로 아이들을 보는 거죠. 타고난 성향이 아니더라도 부모의 기대로 아이들은 자라게 됩니다. 저는 정말 최대한 남녀 차별없이 아이를 키우려고 하는데, 주변에서 '여자애는 이렇게 차분해야지. 치마도 입고 다녀야 얌전해지지'라는 말을 들으면 조금 화가 나요. 여자아이는 차분해야 한다? 그런 기준이 대체 어디서 나온건지. 정말 우리가 보고 싶은 대로 성별을 나누어 바라보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야 합니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 대한 일이 생기면 회사에 눈치를 보며 휴가를 냅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아빠들은 그럴 수 없는 건가요? 직업에 대한 책임 면에서는 엄마와 아빠의 차이가 거의 없지만, 가정생활에 관한 일은 엄마 쪽 책임이 더 많아 보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흔히 아빠의 시간보다 엄마의 시간을 뺏는 게 더 수월하다고 생각해요. '엄마는 침해당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정말 와닿았습니다. 저만해도 남편이 많이 도와준다 생각하며 어떻해서든지 남편의 시간을 맞추고 내 시간을 쪼개고 쪼갠답니다. 이것에 대해 엄마들이 나서서 싸우고 싶어도 사회적 비난,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더 큰 싸움을 하지 못합니다.

   이 책은 성차별에 대한 해결방법보단, 우리 사회에서 성차별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많이 평등해졌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모여줍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직 많이 멀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아이에게는 정말 바른 성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습니다. '온정적 성차별'에 대한 현실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책으로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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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결혼이 여자의 무덤이라고? 아니다 육아가 여자의 무덤이다! 평점10점 | s******8 | 2020.12.01 리뷰제목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은 기혼 여성, 그 중에서도 아이를 갖게 된 여성이 어떻게 개인적으로 또 사회구조적으로 성차별에 내몰리면서 혼자 '독박육아'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심지어 자신들이 꽤 깨어있고 열려있으며 공정한 역할분담을 한다고 '믿는' 부부들조차도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다양한 논문과 책, 사례들로 조목조목 보여주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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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은 기혼 여성, 그 중에서도 아이를 갖게 된 여성이 어떻게 개인적으로 또 사회구조적으로 성차별에 내몰리면서 혼자 '독박육아'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심지어 자신들이 꽤 깨어있고 열려있으며 공정한 역할분담을 한다고 '믿는' 부부들조차도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다양한 논문과 책, 사례들로 조목조목 보여주고 있어요. 읽으면 읽을수록 결혼을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차오르더라고요. 수많은 여성들이 당혹스러워하고, 화를 내고, 잔소리하고, 절망하다가, 결국 체념하고 우울에 빠지는 그 과정이 너무 생생해서 무서웠어요. 저도 자라면서 숱하게 봐왔던 풍경이었거든요.


 밑줄 긋고 싶은 문구가 너무 많아서 책 전체를 발췌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저는 막연하게 미국이 그래도 한국보다는 사정이 낫겠거니 했는데 전혀 아닌가봐요. 전세계에서 '어머니는 위대하며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는 신화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는 나라는 프랑스밖에 없는 수준이래요. 성평등이 그나마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북유럽도 사회제도적으로 가정 안팎에서 육아를 도와주는 제도가 잘 되어 있다 뿐이지, 딱히 가정 내에서 남편이 아내와 동등하게 육아를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높은 육아 참여율을 보이겠지만요. 또 요즘은 페이스북 같은 SNS 덕분에 엄마들이 다른 집 엄마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이 정도는 해내야 해' 하고 받는 압박이 어마어마하게 높대요. 도저히 혼자서는 다 쫓아갈 수 없는, 불가능의 기준인 거죠.


 결혼을 하고나서 가사 분담으로는 나름 공정하고 공평하게 잘 굴러가던 집도, 아이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완벽하게 어그러집니다. 이 책은 그 이유를 여러 가지 문화적/사회적/생물학적 요인으로 분석을 시도해요. 좀 거친 요약일 수도 있겠지만, 읽다보니 결론은 '그래도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이 한 줄로 요약되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의식적으로 하나하나 세세하게 짜 놓지 않으면, 남자는 자신에게 이득으로 돌아오지 않는 모든 일은 죄다 미뤄버립니다. 왜냐하면, 그래도 되기 때문에. 저는 '전략적 무능력'이나 '선택적 망각'이라는 용어가 참 마음에 듭니다. 적어도 남자들이 뭘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드러내주잖아요. "여보 이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나 "미안 깜빡했네" 같은 말로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것은 당신의 일이고 나는 결코 하지 않을 거라고 신호를 보내는 행동에 딱지를 붙이는 거예요.


 저자가 일본 여성의 대응을 소개한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도 지금 똑같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저자가 인용한 바에 따르면, 2011년 일본 18~34세 여성의 49퍼센트가 남녀 관계를 맺고 있지 않았고 39퍼센트는 아예 한 번도 성관계를 갖지 않았대요. 전문가 용어로 '친밀한 관계로부터의 도피'입니다. 결혼과 육아가 여자의 인생에 그토록 많은 짐을 올려놓는데, 그걸 우리가 왜 져야 하지? 처음부터 남자를 만나지 않으면 되잖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거죠. 요즘 한국의 비혼 열풍을 생각해보면 남의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한국은 출산율이 일본보다도 낮잖아요. 다들 눈치챈 거죠. 육아가 여자의 무덤이라는 걸.


 그렇다고 이 책이 결혼-출산-육아를 반대하느냐? 당연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저런 식의 비정상적인 회피 전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지금 각자 가정 내에서 겪고 있는 불평등을 인식하고 그걸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요. 정말 신기하죠? 이대로 가다가는 결혼 생활이 파경에 다다를 게 분명히 보이는데도 (외도와 관계소홀 다음으로 많은 이혼사유가 불평등한 가사&육아분담이래요) 많은 남편/아빠들이 그저 손놓고 아내 혼자서 잠도 못 자고 허덕거리며 모든 일을 처리하는 걸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는 게요. 의외로 결혼 생활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득을 보는' 쪽도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내용도 나오는데.. 아니 그럴 거면 그냥 너도 하란 말이야! 하는 소리가 바로 목 밑까지 차오릅니다.


 저는 특권을 가진 쪽이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타인을 위해 노력할 거라고 믿지 않는 쪽입니다. 그래서 더 이렇게 회의적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정말로 상대를 사랑한다면, 아내의 희생이나 노력을 당연시하지 않고 자기도 그 짐을 나누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러지 않을거면 애시당초 결혼을 하지 말았으면 싶고요..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지금 '독박육아라기엔 뭔가 애매하게 남편이 시키는 건 해주지만 시키지 않으면 절대로 하지 않고, 그 시키는 일을 생각하고 결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알려주고 점검하는 것까지 전부 다 내가 해야한다'는 상황에 빠져 계신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나의 분노와 울분이 단순히 내가 속이 좁고 까탈스러워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위안이 되는 지점이 있으니까요. 그 남편되시는 분들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는데, 책에 묘사된 남편들의 행태를 봐서는 본다고 해도 깨닫고 변화할지는 미지수네요.


 '당신은 정말 좋은 엄마야' 혹은 '당신 없으면 굴러가지가 않아' 같은 사탕발림으로 모든 부당함을 떠맡고 계신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여.. 이제는 그딴 허울 좋은 말에 만족하는 대신 반은 당신의 몫이고 그건 당신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얘기합시다. 아직도 세상 대부분의 여자들이 이렇게 산다는 게 너무 슬프고 화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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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미니즘]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l*****0 | 2020.11.14 리뷰제목
동양의 우리는 비교적 서양 남자들이 더 육아와 집안일에 적극적이고 참여를 많이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비교를 하자면 동양의 남편들보다는 서양의 남편들이 육아와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하지만 여성 또한 교육에서 평등한 기회를 누리고 사회 진출을 하면서 많은 것이 변하게 됩니다.미국 역시 1980년대가 되어서야 남편을 '가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그만 두었다고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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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우리는 비교적 서양 남자들이 더 육아와 집안일에 적극적이고 참여를 많이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비교를 하자면 동양의 남편들보다는 서양의 남편들이 육아와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성 또한 교육에서 평등한 기회를 누리고 사회 진출을 하면서 많은 것이 변하게 됩니다.

미국 역시 1980년대가 되어서야 남편을 '가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그만 두었다고 합니다. 남편만이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가장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의 작가는 남편과의 사이에 딸이 둘 있습니다. 어린 딸을 육아하기엔 워킹맘은 남편의 도움을 원했습니다.

매일 출퇴근이 안정적인 남편은 육아에 참여는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저녁 운동도 하고 짧은 여행을 떠나도 짐은 아내가 쌉니다.

공동 육아를 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부분 아내이자 엄마의 몫인 육아였습니다.

딸이 둘이 되면서 더욱 육아에 대한 논쟁은 커져갑니다. 부부가 누가 할지, 무엇을 먼저 할지 합의한다면 노동 분담이 공평하든 그렇지 않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남자 배우자의 육아 참여는 관계에서의 충돌 확률과 엄마의 만족도를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자 배우자의 도움에 대해 만족감이 높을수록 여성이 느끼는 긍정적인 상호작용, 친밀감, 확신, 긍정적인 감정 역시 커진다고 합니다.

반대로 만족감이 적을수록 엄마의 이혼 생각, 부정적인 감정, 우울감이 더 생깁니다.

부부가 모두 풀타임으로 일하고 여자가 대부분의 집안일과 육아를 한다면 집안일 분담이 불공평하다고 생각될 것이고 행복감에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육아에 있어 부부만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아이가 아프다면 누가 회사에 휴가를 낼까요?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이가 아프면 엄마에게 연락이 갑니다. 그러면 엄마는 일하는 중에 아이를 데리러 일찍 퇴근해야 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여성들의 출산율도 낮아지고 가정의 역할도 변하게 됩니다.

부부의 가사 노동 분담도 우리가 풀어야 할 젠더의 문제라고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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