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맛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흔히 ‘맛집’을 선호하며 전국의 이름난 맛집을 전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맛, 그 느낌의 취하는 듯하다. 나는 토종 맛을 가장 멋스럽게 생각하는 자가 되어, 새롭게 도입되는 맛에는 영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음식도 새로운 것을 지양하는 경향이 있다. 남들이 맛있다 그래도 익숙하지 않는 음식, 반찬들은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맛을 찾고 그 속에서 먹을 것을 해결하는 경향이 많다. 그 맛은 어머니의 맛이다. 어릴 적부터 지녀온 입맛, 그것이 바로 나에게는 가장 좋은 맛집의 맛이다.
하지만 맛이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라, 각자에 따라 달리 얘기할 수 있다. 각자가 선호하는 맛이 따로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세대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 조금 나이가 든 사람들은 반찬에 마늘, 파, 고춧가루 등이 조미가 안 되면 먹기가 힘들다. 하지만 요즘의 젊은 사람들은 그것들을 무척 싫어한다. 콩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있는 세대는 먹기를 좋아하는 편인데, 아이들은 밥에 섞여 있는 그것도 모두 골라낸다. 나이에 따라, 성향에 따라, 나라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맛이라는 것에는 보편성도 있다. 그 보편성을 우선적으로 찾는 것이 가장 요긴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시원함, 매콤함, 달콤함 등의 기본적인 느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것에 독특한 취향의 맛이 가미되었을 때, 그것을 맛깔스럽다고 할 수 있을 게다. 그리고 그러한 맛을 내는 집이 맛집이라고 할 수 있을 게다. 이런 맛집은 연륜이 있다. 오랜 시간을 이어 내려온 그들만의 비법이 있다는 말이다. 그 비법이 독특한 맛을 내고, 그것이 소비자에게 소문이 되면서 음식에 있어 부익부가 되어가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맛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울대에 <푸드비즈랩>이란 조직을 만들어 맛있는 것들의 비밀을 찾아 나서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미각 탐험기라 할 수 있겠다. 서울대 문정훈 교수가 이끄는 <푸드비즈랩>, 그들의 활약상이 그려지고 있다. 맛있는 음식의 비법을 찾아내고, 그것을 일반화해 상품화하는 것까지 그들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이 찾은 음식의 맛, 그 비법이 음식 기업과 연계가 되고, 세계로 진출할 수도 있는 역량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먼저 눈으로도 맛을 볼 수 있음을 말한다. 눈으로 맛을 보는 것은 어떤 것인가? 맛을 시각화시킨 경우를 예로 들어서 보여준다. 상대가 되는 맛을 일직선으로 연결하고, 그것을 몇 개로 나눈 후 이 제품이 어디쯤 있는가를 표현하면서 보여주는 방법이다. 이들은 <푸드비즈랩> 팀을 만들고, 우리 음식도 이렇게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부터 출발하고 있다. 단맛, 짠맛, 신맛, 매운맛 그래도 뭔가 부족해 감칠맛을 추가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린다. 우리의 김치, 고추장을 이 그림에 대입한다. 그러면서 맛을 시각화시키는 작업을 해본다. 맛을 찾아가는 방법을 이렇게 시각화하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이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맛을 그대로 잘 드러낸다고는 볼 수 없을 듯하다.
막걸리가 소재로 등장한다. 막걸리를 좋아하는 그들은 막걸리를 어떻게 하면 많이 팔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한다. 술을 마시는 데는 외부적인 환경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데 착안한다. 그리고 비 오는 날은 <막걸리와 파전>을 먹는 게 좋다는 일상적인 경험을 도입한다. 그것을 상품화하여 성공한다. 즉 분위기가 맛을 만든다는 지혜를 도입한 것이다. 와인과 샹송을 엮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분위기를 느낌으로 사용한 판매 전략, 멋진 전략이라 생각해 볼 수가 있다.
우리나라 순창하면 떠올리는 것은 단연 고추장이다. 순창 고추장이 브랜드로 확실하게 구축되었지만 순창 군민들은 이게 또 고민이라고 한다. 고추장 말고도 자랑할 부분이 많은데 다른 것은 영 부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루베리, 두릅, 매실, 구지뽕 등도 좋은 재료다. 이들이 장 문화와 연결되어 장수마을을 만드는데, 이들은 주목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이들을 연결시켜 홍보하고자 만들어진 단체가 <순창 건강장수 식단>을 구상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여기에 <푸드비즈랩>은 스토리를 덧입히려 하고 있다. 현미를 사용한 건강식과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즉 다이어트로 식단을 이끌어 나가려는 얘기를 만들고, 그 효과를 선전하면서 많은 결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는 연구에 참여한 회원들의 각고의 노력도 따르고 있다.
지난 시절 우리 식품 마케팅을 주도한 두 개의 용어는 약식과 신토불이다. 한데 이 두 가지가 식 문화를 황폐화시킨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약식을 고집스럽게 주장해 나가면 약의 효과가 없는 음식은 가치조차 의심받는다. 또 우리 것이 좋아요 하는 막무가내 식 접근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본다. 그러면서 토종닭에 접근하고 있다. 토종닭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기르는 일을 부활시키면서 토종닭의 매력을 알리는 스토리를 만들라고 말한다. 프랑스의 토종닭이 어떻게 상품화되고 그들에게 크게 알렸는가? 자료조사도 한다. 그러면서 영상의 도움을 받으면서 널리 알려야 함을 말한다. 어떻게 물품을 만들고, 어떻게 알려 상품을 제대로 되게 만들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창업 초기 2년 동안은 김치 시즈닝 한 제품만 파다 보니 맛의 차이도 모르겠고 문제점에만 집중하느라 한치 앞도 못 나가고 있었다. 그때 트렌드를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난 푸드비즈랩이 재료와 비율을 조금씩 달리한 김치 시즈닝 세 종류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제안했고, 이렇게 얻은 의견과 해결책으로 여러 국제 식물 박람회에서 상을 휩쓴 지금의 김치 시즈닝이 탄생했다. 전 세계의 부엌에 자신의 김치 시즈닝으로 채우고 싶은 푸드컬처랩 대표 안태양의 말이다. |
이 내용은 푸드비즈랩이 무엇을 하는가를 잘 알려주는 말이다. 색과 음식의 관계를 치밀하게 연구하게 하고, 그것을 경험으로 소유한다. 그리고 음식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일을 한다. 위 내용은 푸드비즈랩의 일이 김치에 적용되고 기업에 연결되어 상품화의 과정을 겪고 있는 실재의 모습이다. 그들은 그 과정의 한 예로 딸기 맛을 가지고 시험하는 내용을 소개되고 있다. 무색의 병에 딸기 맛을 넣은 것과 딸기 색으로 보이는 병에 딸기 맛을 넣은 것을 먹을 때 어떤 것이 만족스러운가를 시험했다. 물론 딸기 색의 병 속의 딸기 맛에 많은 점수를 주었다. 이처럼 시각적인 것이 맛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또한 푸드비즈랩은 먹고 마시고 노는 비즈니스 연구라는 슬로건답게 농업과 식품 비즈니스 분야의 전형적인 연구 틀을 뛰어 넘는다. 이들은 오직 소비자의 편익이라는 관점에서 땅에서 입까지 먹을거리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한다. 그리고 실험한다. 물건을 파는 목소리에도 관심을 가진다. 세일즈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도 그들의 관심사다. 목소리가 돈을 버는 일을 실험을 통해서 살피는 일이다. 그리고 팔리는 목소리가 있음을 파악한다. 톤이 높고 천천히 말하는 목소리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는 점도 그들은 파악해 내고 있다.
그들은 또한 생산자들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솔루션, 요리사들에겐 참고할 만한 데이터, 소비자들에겐 제대로 된 식품의 가치를 알리는 일을 해내고 있다. 먹을거리를 둘러싼 환경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우리 입맛에 맞는 식물성 요거트의 개발은 그런 일환으로 이루어진 일이다. 그들은 늘 가설을 세우고 분석을 하고 실험을 하면서 식품의 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다.
말을 정리해 보면, 이 책은 서울대 미각 탐험 팀의 음식 트렌드를 찾아가는 내용을 기록한 글이다. 글의 가장 중심에 서 있는 내용이 음식에 있어 시각적인 맛 추구다. 시각적인 요소가 맛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그들은 증명해 보이고 있다. 또 이 상품을 제대로 팔기 위해선 스토리 만들기를 해야 함을 얘기하고 있다. 이 제품이 하나의 줄거리 있는 이야기로 될 때, 소비자들이 그 제품에 쉽게 다가올 수 있음을 얘기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이들은 실험을 통해 증명을 한다. 그리고 그들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장을 연결해 상품화한다. 즉 그들은 땅에서 입에 들어갈 때까지 모든 음식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며 실험하고, 개발하며 가장 바람직한 맛을 찾아나가는 음식 사냥꾼인 셈이다. 그들의 음식 개발을 위한 노고에 찬사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