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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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리뷰 총점 9.3 (3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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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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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평점10점 | d****i | 2020.12.02 리뷰제목
마음서재 /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 이은정 소설집 들어가는 표지에 실린 작가 소개를 보고 젊은 작가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8편의 단편들을 읽으며 젊은데도 무서울 정도의 관찰력과 표현력을 지닌 작가란 생각을 했더랬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불혹이 되어서야 작가가 되었다는 끝맺음은 무서울 정도로 끌어낸 표현들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허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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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서재 /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 이은정 소설집

들어가는 표지에 실린 작가 소개를 보고 젊은 작가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8편의 단편들을 읽으며 젊은데도 무서울 정도의 관찰력과 표현력을 지닌 작가란 생각을 했더랬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불혹이 되어서야 작가가 되었다는 끝맺음은 무서울 정도로 끌어낸 표현들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허나 그럼에도 젊거나 혹은 나이가 있거나에 관계없이 상황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역시 감탄 그 자체로 각인된 작가임은 독자로서 환영할만한 경험이다.

나에게는 생소한 이은정 작가의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은 여덟 편의 단편을 모음 소설집이다. 장편의 소설은 그 나름대로, 단편을 모은 소설집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다가와 요즘은 장편보다는 단편소설을 많이 읽게 되는데 제목만 보고 연인이나 가족,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 맞이하게 되는 다양한 이별에 관한 이야기일 거라고 예상했지만 첫 소설인 '잘못한 사람들'은 그런 나의 예상을 깨고 뜨헉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대학 때는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특출나 교수들에게 인정을 받던 세호였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물려받은 빚과 가장이란 무게는 마흔이 된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직장에 전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어버린다. 그나마 어렵게 일자리를 잡은 전단지 배포일은 최근 전단지가 없어지는 일이 발생하자 점장은 세호를 몰아붙였고 저자세로 나가던 세호는 어느 순간 입에서 튀어나간 욕설로 인해 새벽 출근 한 시간 만에 잘린 채 퇴근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 새벽 세호는 친구인 주인공을 불러 동이 터올 때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세상을 비난하며 주인공을 만나기 전 뭉텅이로 없어진 전단지를 어느 노파가 수레에 싣고 가는 것을 발견하고 따라갔고 그렇게 사건이 일어났더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결말과 함께 끝맺음을 하는 단편은 이런 종류를 예상하지 못했기에 어리둥절하게 된다. 내걸고 범죄나 추리 소설이라고 말하지 않는데도 그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기에 예상치 못한 어퍼컷을 맞은 기분이 들었던 <잘못한 사람들>은 책 제목이기도 한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두 단편 외에 등장하는 여섯 편의 단편도 밝은 느낌의 소설들은 아니기에 전체적으로 무거운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완벽한 허구라며 비난하거나 어두워서 그저 싫은 느낌이라며 거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던 건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를 무섭도록 표현해낸 문장들 때문이었을 텐데 전체적으로 가족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그 가족에게 방치되어 온전히 상처에 갇혀버린 주인공들의 묘사는 놀랍도록 공감이 가서 문득문득 비수가 꽂히는 느낌이 들었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음에도 그 상황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져 마음이 아파지는 문장들, 아픈 기억을 건드려 더욱 또렷하게 떠오르는 기억들.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의 8편의 단편들은 무겁기만 하다. 그럼에도 이토록, 어찌 이리도 가슴을 파고들 정도의 단어를 문장에 담아냈는지, 슬프고 분노하게 만들고 힘들기만 한 이야기는 숨도 못 쉴 정도로 힘들기만 하지만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주인공들을 표현해낸 방법이 너무도 리얼해서 아픈데도 그 마음을 온전히 다 이해하고 다독이며 보듬어주는 느낌이 들어 에세이가 아닌데도 흠뻑 위로받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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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소설집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i***9 | 2020.12.02 리뷰제목
이은정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책장 위 고양이』 시즌 1에서였다. 남궁인, 박보영, 김민섭 등 다양한 기성작가들 사이에서 이은정 작가는 내게 처음 접하는 이름이었다. 이 『책장 위 고양이』를 통해 오랜 무명 끝에 등단한 작가라는 사실을 알았고 시즌 1이 끝난 후 유튜브 '겨울서점'에서 작가의 인터뷰를 보았다. 소설집 출간 준비중이라는 말에 작가의 신작이 기다렸다.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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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책장 위 고양이』 시즌 1에서였다. 남궁인, 박보영, 김민섭 등 다양한 기성작가들 사이에서 이은정 작가는 내게 처음 접하는 이름이었다. 이 『책장 위 고양이』를 통해 오랜 무명 끝에 등단한 작가라는 사실을 알았고 시즌 1이 끝난 후 유튜브 '겨울서점'에서 작가의 인터뷰를 보았다. 소설집 출간 준비중이라는 말에 작가의 신작이 기다렸다. 이은정 작가의 첫 소설집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이다.

이은정 작가는 2018년 <개들이 짖는 동안>으로 동서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했다. 소설집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에는 작가의 수상작인 <개들이 짖는 동안>을 포함하여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여덟 편의 단편들의 인물들 중 온전한 인물은 없다. 모든 인물들의 삶에 그늘이 있다. <잘못한 사람들>에서는 가장의 무게로 제대로 된 직장 구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자매의 모습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폭력을 가하는 부부가 나온다. <친절한 솔>은 부의 격차 속에서 이루어지는 조그마한 사회의 모습이 <엄 대리>에서는 현실과 꿈 사이에서 가정을 위해 현실을 택하며 아둥바둥 살아가는 엄대리가 나온다. 그들의 삶은 구질구질하고 처절하다. 아버지의 빚을 껴안고, 계약직마저 번번히 떨어지고 매일밤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고 헤어짐을 앞에 둔 부부 1년차의 모습이 나온다.

이 여러 인물들은 가족이라는 짐이 있다. <잘못한 사람들>에서는 아버지의 빚을 껴안고 힘들어하는 승호가 있다. <그믐밤 세 남자>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숨어 살기 좋은 집>에서는 잘못된 집착을 가진 시어머니가 있다. 수록된 단편들 중 가정의 무게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은 단연 <피자를 시키지 않았더라면>이다. 7년을 사귀고 결혼했지만 1년만에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 30대를 맞아주면 이혼하겠다는 조건하에 맞는 이 비정상적으로 보인다. 불행한 가정사때문에 결혼하지 않겠다고 우겼지만 그 불행한 가정은 결혼하여 독립한 후에도 족쇄가 되어 아내를 괴롭힌다. 결혼생활이 부부의 문제로만 될 수 없음을 말하며 어떻게 당사자들을 좀먹는지

서늘하게 보여준다. 현실에서 보여주는 서솔이 아닌 화자의 시선으로 잠깐씩 비춰지는 이 서술만으로도 불행한 가족의 무게가 얼마나 이 부부들을 짓누르는지 보여짐에 부족함이 없다. 계속 되는 구타, 이혼을 앞둔 상황에서 아내가 결혼사진에서 자신의 가족을 찢고 남자가 자신과 아내의 사진만 도려내는 그 장면들은 이 부부가 과연 가족으로부터 진정 해방될 수 있을까라는 조그마한 희망을 품게 해 본다.

이 단편들 중 유일하게 희망적인 건 <엄 대리>이다. 함께 소설을 쓰는 꿈을 꾸었지만 현실에 항복한 엄대리에게 실망해 이혼한 전처와의 재회. 그들의 이야기는 과연 현실과 꿈을 동시에 이루지 못하는 소시민들의 고뇌를 떠올리게 한다. 이 소설집 중 가장 희망적이면서 엄 대리와 전처를 응원하게 되는 소설이라서 좋았다.

삶이 구질구질하다. 누구 하나 쉬운 인생을 사는 삶은 없다.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속의 주인공들에게 일어나는 사건은 그들의 삶에 비추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사건들이다. 가난과 불평등에 이제 낯선일이 아니게 된 이런 현상들을 작가는 서늘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살아간다. 이게 인생이라는 듯...

이은정 작가의 글을 보며 떠오른 작가가 있다. 바로 2018년 세상을 떠난 정미경 작가이다. 정미경 작가의 작품은 서늘하다. 인간의 불행을 서늘한 시선으로 풀어놓는 작가, 그래서 그 불행이 더욱 깊게 느껴지는 작가였다. 이은정 작가의 작품 또한 그랬다.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왠지 이은정 작가의 작품 세계가 앞으로도 이렇게 자신만의 문체를 확고히 다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어떤 소설을 써나갈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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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평점8점 | p******3 | 2020.12.02 리뷰제목
언젠가부터 한국 단편 소설집을 좋아해 꾸준히 찾아 읽고는 합니다. 예전에는 외국의 장편 소설들을 많이 읽었는데 어떤 책을 계기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어쩌면 나이를 먹고 작은 일들에 관심을 더 가지기 시작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단편 소설집은 한국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정서들이 깊거나 혹은 잔잔하게 숨겨져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그 느낌들이 어떨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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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한국 단편 소설집을 좋아해 꾸준히 찾아 읽고는 합니다. 예전에는 외국의 장편 소설들을 많이 읽었는데 어떤 책을 계기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어쩌면 나이를 먹고 작은 일들에 관심을 더 가지기 시작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단편 소설집은 한국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정서들이 깊거나 혹은 잔잔하게 숨겨져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그 느낌들이 어떨 때에는 감동을 주기도 하고 어떨 때에는 슬픔을 주기도 하지만 그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이 그 소설들이 소설로만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더욱 소설을 흥미롭고 재밌게 만들어 주네요.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이은정 작가의 첫 소설집입니다. 저는 예전에 아는 분의 추천으로 이은정 작가의 산문집인 <눈물이 마르는 시간>이라는 책을 읽어보았는데 책의 내용에 공감이 많이 갔기에 좋은 느낌을 가졌던 기억이 있어 이 책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증을 가지고 소설을 읽어보았습니다. 책에는 8개의 단편 소설들이 있습니다. 목차의 맨 마지막에 있는 <개들이 짖는 동안>이라는 소설로 2018 동서문학상 대상을 받았다고 하여 그 소설부터 읽어보았습니다. 시대의 쓸쓸한 단면을 잘 이용한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년과 취업, 그리고 커피와 밤의 조화 속에 소설 자체는 쓸쓸한 느낌이 아니지만 읽고 나면 쓸쓸해지는 소설이었네요. 주인공이 개들을 보며 하는 생각이 재밌기도 한 소설이었습니다.

다른 이야기들 속에서도 사회의 어두운 구석, 혹은 슬픈 틈새를 주제로 이야기는 이어졌습니다. 그 이야기들 속에서는 어김없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 악역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고는 했는데 그런 인물들이 우리의 주변에서 한 번쯤은 봤을 만한 인물들이라 더욱 질색을 하게 되네요. 책의 첫 이야기인 <잘못한 사람들>이란 소설은 끝이 너무 찝찝했습니다. 평범하지만 착한 주인공의 마지막이 너무 안타깝고 애처로워 역시 우리 사회는 이런 인물들에게 오는 결론이란 이런 것일까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그믐 밤 세 남자>란 소설이 가장 좋았습니다.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가 계셨던 고향에서 낚시로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 그 옆에는 아버지의 친구인 태수 아버지가 꼭 나와 뭐라고 말을 붙입니다. 자신 때문에 아버지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은 고향에 붙잡혀버렸습니다. 어두운 밤 주인공과 태수 아버지가 낚시를 하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며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구해준 사람은 옆 동네에 살고 있다는 시인. 시인과 함께 라면과 소주를 마시다 알게 된 태수 아버지의 사연. 시인의 그믐 달에 대한 이야기로 인해 태수 아버지, 주인공은 각자 아버지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낚시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잡은 물고기가 없어 가벼운 가방만큼 마음 또한 가벼워졌습니다. 그믐달처럼 점점 사라질 마음을 바라보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한국 단편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삶의 어둡고 쓸쓸한 이야기가 이 책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작가에 따라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다르게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 책 또한 즐겁고 재밌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단편 소설의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고 작가의 첫 소설집인 만큼 다음 소설들을 기대해보게 되네요. 겨울로 계절이 넘어가던 길목에서 읽기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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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소설]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 이은정 평점10점 | l********d | 2021.02.20 리뷰제목
문목하 작가의 <돌이킬 수 있는>처럼 이 책 역시 다른 이의 베스트 목록에 있는 걸 훔쳐 온 것이다. 평소의 나라면 그냥 지나쳤을 법한 제목의 소설집이지만 궁금했다. 작가의 블로그가 있다 하여 책을 읽기 전 탐색해 보았다. 이런..블로그에는 작가의 상처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작가는 여덟편의 소설을 내고도 여전히 아파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아픔이 옮아올까 아주 잠깐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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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목하 작가의 <돌이킬 수 있는>처럼 이 책 역시 다른 이의 베스트 목록에 있는 걸 훔쳐 온 것이다. 평소의 나라면 그냥 지나쳤을 법한 제목의 소설집이지만 궁금했다. 작가의 블로그가 있다 하여 책을 읽기 전 탐색해 보았다. 이런..블로그에는 작가의 상처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작가는 여덟편의 소설을 내고도 여전히 아파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아픔이 옮아올까 아주 잠깐 움찔했다. 하지만 "아름다운 소설이 아니라서 미안하다"는 그녀의 말이 나를 독려했다. 어디 '아름다운 소설'이라는게 이 세상에 존재하던가.

 

그녀의 처음 두 이야기인 <잘못한 사람들>과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을 읽고서는 생각해 보았다. 이 이야기들이 실제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특히 <잘못한 사람들>이야 우연과 인위가 어느 정도 개입했다고 해도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은 스토리만 놓고 보자면 제법 흔한 소재이다. 이 이야기를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접했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를 가르는데 급급할 것이었다.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나'가 죽어야 한다는 사실에서 그 어느 누구도 세호의 아버지가 강요하던 '잘못했다'라는 말을 끌어낼 수 없을 것이며 폭력적 가장의 죽음에서 아무도 미주가 생각하는 '완벽한 이별'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들은 감정 없는 메마름에 바스락거리는 소리만이 들리는 듯 하지만 슬픔이나 절망을 머금은 자들의 뒤에 독자만이 볼 수 있는 '반짝이는 별들'과 '웅크리고 있는 희망'을 놓아두었다. (미주는 은희경의 <새의 선물>의 진희를 생각나게 한다)

 

이어지는 <그믐밤 세 남자>와 <피자를 시키지 않았더라면>, <엄 대리>, <개들이 짖는 동안>에서 그 반짝이는 별과 웅크리고 있는 희망을 보았다. 심지어 유머라고는 없을 것 같은 작가가 인심쓰고 한두방울 정도 떨어뜨려 놓은 듯한 표현들 앞에서 웃기까지 했다. <피자를 시키지 않았더라면>과 <숨어 살기 좋은 집>은 이란성 쌍둥이 같은 작품처럼 느껴진다.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의 전혀 아름답지 않은 방식으로 자신의 트라우마를 깨끗이 잘라내는 모습은 낯설지만 인상적이다. 여자는 피자를 시키길 잘했다고 생각했고 여자의 실종보다 남편의 울음을 더 슬퍼하는 '나'의 모습에 놀라지 않았다.

 

인생이 계속될 수 있는 건 걸으면서 생기는 끊임없는 상처를 덮어가면서 걷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상처가 치료되든 곪아서 터져버리든 그것은 우연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니 내 인생이 '아름다운 소설'이 아닐지라도 미안해 할 필요는 없다. 작가도 '아름다운 소설'이 아닐지라도 독자에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이야기를 쓰던 그건 작가의 맘이고 어떤 이야기를 읽던 그건 독자의 맘이다. 그리고 그 둘을 이어주는 건 순전히 우연이기 때문이다. 이런 우연으로 나는 또 한명의 주목해야 할 작가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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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평점10점 | b*******6 | 2020.12.02 리뷰제목
오늘 읽은 책의 제목은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입니다.이은정 작가님의 단편소설을 엮은 소설집이구요, 제목의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외에<잘못한 사람들><그믐밤 세 남자><피자를 시키지 않았더라면><친절한 솔><숨어살기 좋은 집><엄 대리><개들이 짖는 동안> 이렇게 총 8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순서대로 읽는 편이라 처음<잘못한 사람들> 부터 당연히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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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의 제목은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입니다.



이은정 작가님의 단편소설을 엮은 소설집이구요,

제목의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외에

<잘못한 사람들>

<그믐밤 세 남자>

<피자를 시키지 않았더라면>

<친절한 솔>

<숨어살기 좋은 집>

<엄 대리>

<개들이 짖는 동안> 이렇게 총 8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순서대로 읽는 편이라 처음<잘못한 사람들> 부터 당연히 읽기 시작했는데..

흐허허허......

어찌 이리 암울하던지..하하;; 정말 다크한 분위기 뿜뿜이네요.

모두가 상처받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생생하게 잔혹하게(?) 담아냅니다.

희망과 사랑을 찾기 힘든 현실들을요.

가족이 있어도 의지가 안되는것은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고통을 가중시키는 존재들이고

폭력은 또다른 폭력을 낳을 뿐이죠.

친구라 믿었던 자는 본인이 저지른 죄를 나에게 뒤집어 씌우기도 하고

나는 엉뚱한 사건의 피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방에 틀여박혀 나오지 않는 아들 때문에 속이 썩어문드러지는 부모가 있고..

결혼1년차에 피자를 먹다가 남편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게 된 아내가 있으며..

청년 백수는 귀향하여 정착을 해보려 시도하지만.. 그마저도 쉽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암울하기만한, 부서지기 쉬운 삶이지만

끝끝내 사랑과 희망의 빛 한줄기를 찾아내고 싶어지는 그런 글들 이었습니다.

마지막 작가의 글에서

"아름다운 소설이 아니라서 미안하다.."는 글을 남기셨는데..

작가님,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되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상처를 읽으며 삶을 다시 뒤돌아보고..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임팩트 있는 단편소설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한국 문학의 뜨거운 신예로 평가받는 이은정 작가님의 작품 세계 속으로 함께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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