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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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종말

과학으로 보는 지구 대재앙의 역사

리뷰 총점 9.1 (16건)
분야
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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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65.43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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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알고 있어? 안드로메다 은하계가 우리 지구로 다가오고 있대. 평점10점 | l****1 | 2020.09.23 리뷰제목
살면서 자주 잊는다. 모든 것엔 끝이 있다는 걸. 영원한 건 없다. 저 하늘 위에서 언제나 타오를 것 같은 태양도 언젠가는 죽어버리고 그것이 속한 이 은하계 또한 이웃한 은하계의 충돌로 끝장날 수 있다. 그냥 몽상이 아니라 자연계에서 엄연히 발생하는 일이다. 우주를 비롯하여 인간이 이룩한 문명, 그 모든 것에 대하여 종말을 사유하는 책이 나왔다. 미국 최고의 천문학자 중의 한
리뷰제목

살면서 자주 잊는다. 모든 것엔 끝이 있다는 걸. 영원한 건 없다. 저 하늘 위에서 언제나 타오를 것 같은 태양도 언젠가는 죽어버리고 그것이 속한 이 은하계 또한 이웃한 은하계의 충돌로 끝장날 수 있다. 그냥 몽상이 아니라 자연계에서 엄연히 발생하는 일이다. 우주를 비롯하여 인간이 이룩한 문명, 그 모든 것에 대하여 종말을 사유하는 책이 나왔다. 미국 최고의 천문학자 중의 한 사람, 밥 버먼이 쓴 <거의 모든 거의 종말>이란 책이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밥 버먼의 두 번째 책이다. 처음 책은 <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로 정말로 제목처럼 거의 모든 것의 속도를 다루었다. 자연계에 관성이 존재하는 이상 움직이는 건 뭐든 언젠가 멈추게 된다. 다시 말하면 속도가 있는 것엔 종말이 있다는 의미다. 어쩌면 이런 생각이 밥 버먼으로 하여금 속도와 종말에 관한 책을 차례로 쓰게 한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빅뱅'이나 '은하계 충돌', '중성자의 충돌' 등 주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대격변을 16장에 걸쳐 설명하고 2부에선 '공룡의 멸종'이나 현재의 '코로나 19' 사태 때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될 '전염병'이나 HBO에서 드라마로 만들어 한층 더 유명해진 '체르노빌 사태'나 아직도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포함한 지구에서 벌어진 대격변을 15장에 걸쳐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과거나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대격변에 대해 4장을 할애하여 보여준다. 꽤 몰입해서 읽었다. 어느 것 하나 흥미롭지 않은 것이 없었다. 특히 1부는 스케일이 커서 더 홀린 듯 읽었다. 천문학자가 쓴 책이라 그만한 규모의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데도 어려운 게 전혀 없었다. 우주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게 된 느낌이다. 3부의 첫 머리는 안드로메다가 장식한다. 맞다. 우리 은하계와 가장 가깝다는 그 은하계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이 참 많은 은하계이기도 하다. 이 정도 규모의 은하계를 찾으려면 안드로메다보다 1000 광년 더 가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안드로메다가 초속 약 96km의 속도로 지구로 접근하고 있다고 한다. 가정이긴 하지만 이러다 정말로 은하계 대충돌이 우리 머리 위에서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좀 더 작은 규모의 우주 사건으로는 2012년, 12월 21일 벌어지는 '행성 합'이 있다. 올해 동짓날에 목성과 토성이 일렬로 겹쳐져 하나의 별처럼 보이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2027년엔 개기 일식이 일어나 이집트의 하늘을 암흑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며 2061년까지 무탈하게 살게 되면 다시 찾아온 헬리 혜성이 연출하는 가장 화려한 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종말에 대해 사유하는 건 허무주의에 빠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 유한하기에 현재 순간을 더 의미있게 채우기 위함이다. 이 책은 종말에 대해 설명하지만 지금까지 몰랐던 여러가지 흥미로운 사실들로 꽉 차, 머리 위 하늘을 포함하여 내 주위의 모든 세계를 신선한 경이로 가득 채우게 한다. 그러니 '거의 모든 것의 종말'을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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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거의 모든 것의 종말 평점8점 | k*****7 | 2020.09.20 리뷰제목
2000년이 오기 전, 1999년은 지구 멸망에 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었습니다. 그 유명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각종 사이비 종교들의 말세론까지...특히 컴퓨터 프로그램의 Y2K문제때문에 시끌벅적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국가의 중요시설을 돌아가게 만드는 프로그램에 년도를 가르키는 자리를 2자리로 설정해두어 99년 다음엔 00년이 되어 1900년으로 셋팅이 되어 버려 오류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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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이 오기 전, 1999년은 지구 멸망에 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었습니다. 그 유명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각종 사이비 종교들의 말세론까지...

특히 컴퓨터 프로그램의 Y2K문제때문에 시끌벅적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국가의 중요시설을 돌아가게 만드는 프로그램에 년도를 가르키는 자리를 2자리로 설정해두어 99년 다음엔 00년이 되어 1900년으로 셋팅이 되어 버려 오류가 생긴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년도는 4자리수로 바뀌어 프로그램되었습니다.

지구가 멸망할 거라는 걱정과 달리 19년 동안 지구는 그런대로 잘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2020년이 되어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에 퍼지고 나서 추석을 앞두고 있는데도 좀처럼 잡힐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이제는 마스크 없이 돌아다녔던 때가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합니다.

세기말이 되면 종말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다지 신경쓰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정말로 지구의 종말이 가까워졌나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과학으로 보는 지구 대재앙의 역사>라고 소개되어 있듯, 이 책에서는 우주에서 일어났던 대격변들과 지구의 대격변들, 앞으로 다가올 대격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빅뱅에서 시작되어 지구의 사촌격인 행성 테이아와의 충돌로 생겨난 달의 탄생 이야기.

과학시간에 익히 들었던 케플러의 초신성 발견과 3가지 법칙에 관한 이야기, 케플러의 스승이었던 티코와 케플러의 이야기 등은 꽤 흥미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2017년에 NGC 4993이란 은하계에서 폭발이 일어났는데 두 별의 충돌로 지구 50배 무게의 금이 만들어질 것이며, 그 금이 새로 생겨난 낯선 행성에 금광맥을 형성할 것이라는 뉴스는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1부에서 우주에서 발생하는 대격변들에 대해 소개하고 2부에서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대격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대격변들보다는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재앙들에 대해 더 궁금했습니다.

공룡들의 멸종이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습니다.

14세기 중엽에 일어난 흑사병은 1346년 최초로 발병한 뒤 7년간 끊임없이 유럽을 강타했고 3세기 동안 반복되며 재발했다고 합니다.

스페인독감이 정작 스페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스페인독감이 스페인에서 처음 생겨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곳에서 위세를 떨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스페인을 제외한 유럽 국가들이 언론을 통제했는데 스페인만 중립국이라 전염병 관련 기사를 검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 스페인독감이라 불리게 되었고 나중엔 1918 독감 팬데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도 처음엔 우한폐렴이라고 불리웠던 것처럼 말이죠.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재앙은 핵분열 지식이 전무했던 무능한 엔지니어의 잘못된 선택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오염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재앙으론 지구가 있는 밀키웨이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의 충돌이라고 합니다.

지금처럼 인류가 무분별하게 환경을 파괴하게 되면 지구는 결국 종말에 이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과학과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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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거의 모든 것의 종말 평점10점 | m***1 | 2021.09.15 리뷰제목
추천을 받아서 구매한 책이다. 과학이랑은 담을 쌓아서 읽을 수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다. 1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우주 이야기였고 2부는 지구에서 발생되는 격변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1부는 보다가 잠깐 덮고 쉬던 때가 많았는데. 2부는 그런게 좀 덜하고 쉽게 몰입하며 읽었다. 내가 접하고 있고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있는 내용들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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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을 받아서 구매한 책이다. 과학이랑은 담을 쌓아서 읽을 수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읽었다.

1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우주 이야기였고 2부는 지구에서 발생되는 격변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1부는 보다가 잠깐 덮고 쉬던 때가 많았는데. 2부는 그런게 좀 덜하고 쉽게 몰입하며 읽었다. 내가 접하고 있고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있는 내용들이 있다보니 이해하기도 쉬웠고 생각이나 느낌전달이 좀 더 확 와닿아서였는지도 모른다. 

책 내용은 한번 읽어보면 꽤 오래 생각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고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아서, 목차를 읽어보다가 엇, 이거 재밌겠는데? 싶다면 한번 펼쳐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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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거의 모든 것의 종말] 평점10점 | s******8 | 2020.09.27 리뷰제목
지구상에는 여태까지 최소한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고 추정된다. 어느 정도의 대멸종이었냐면 해양 생물의 90%를 휩쓸어버리거나 육상 동물의 80%를 화석으로 만드는(문학적인 비유이다) 말 그대로 대멸종이었다. 번개로 옮겨붙은 불이 서울 크기만 한 숲을 태운 수준의 일이 아니었다. 생명체의 입장에서 그것은 전 지구적인 재앙이었다. 대멸종은 지구적인 차원의 원인에서만 비롯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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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는 여태까지 최소한 5번의 대멸종이 있었다고 추정된다. 어느 정도의 대멸종이었냐면 해양 생물의 90%를 휩쓸어버리거나 육상 동물의 80%를 화석으로 만드는(문학적인 비유이다) 말 그대로 대멸종이었다.

번개로 옮겨붙은 불이 서울 크기만 한 숲을 태운 수준의 일이 아니었다. 생명체의 입장에서 그것은 전 지구적인 재앙이었다. 대멸종은 지구적인 차원의 원인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우주적 차원의 무언가가 지구를 덮친 경우도 있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구와 지구를 품고 있는 우주라는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 앞에 지구의 생물권은 어쩌면 미약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구의 생물권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거대한 움직임은 앞으로도 충분히 다가올 수 있다.


<거의 모든 것의 종말>은 단순히 인간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지구의 생물권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종말'의 원인을 거대한 차원에서 분석한 책이다. 본디 그릇이 미약한 인간이기에 결코 품을 수 없는 거대한 대상인 우주의 존재들을 다룬 책을 좋아하기에 그 시작부터 끝까지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에서 다루는 케이스들은 수치에서부터 결코 범상치 않다. 대멸종이라 불리는 사건들은 단순히 1~2종의 생물을 멸종시키는 수준이 아니라 전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일정 퍼센트 이상을 완전히 지워버린 수준이다. 희생을 당한 대상을 인간으로 한정 지을 때에도 3천만 명이 그 단위가 된다. 1918년의 그 '스페인 독감'과 세계 2차 대전 등의 사건처럼 말이다.

이러한 수치의 대격변을 일으키는 사건들은 결코 지엽적이지 않다. 그렇기에 <거의 모든 것의 종말>은 먼저 '우주'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정확한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 그렇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아마 영원히 진실을 알아낼 수 없을 것만 같은 위대한 시작, '빅뱅'부터 시작하여 광활한 우주 공간에 어느 순간 갑자기 원소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사건을 설명한다. 약 138억 년으로 추정되는 우주의 시간 속에서 심지어는 지구의 역사마저 어린아이처럼 느껴진다. 하물며 잠깐 점을 찍고 스쳐가는 인간의 삶을 얼마나 덧없을까.

그러한 인류가 태어나기 45억 년쯤 전 지구가 탄생을 하고 '테이아'라 불리는 거대한 존재가 지구와 충돌하여 지구를 그야말로 초토화시켰다. 지구의 크기와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테이아는 지구의 맨틀층까지 거세게 뒤흔들어 놓았고 덕분에 지구는 어떤 관점에서는 '혼혈' 행성이 되었다. 달 또한 이와 같은 우주적 차원의 사건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얼마나 짜릿한 기록인가! 15년 전 청소년 과학 책을 볼 때는 터무니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이 여겨졌던 이야기를 다시 마주했을 때 그 설렘! 하지만 이제는 태양계의 다른 주요한 위성과 비교했을 때 달은 일반적인 위성이 아니라는 증거를 통해 상당한 신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단 지구의 달은 다른 위성(달)에 비해 그 크기가 너무 크다. 또한 23.5도 정도 기울어진 지구의 자전축과 다르게 태양계라는 디스크판 위에 놓인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 만약 실제로 테이아라는 천체가 지구와 충돌할 때 하다못해 미생물이라도 태초의 바다에 존재했었다면 그들도 대멸종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거의 모든 것의 종말>에는 이러한 우주적 사건들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 우주 마니아들에게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로 풍덩 빠뜨려주는 고마운 책인 것이다.

우리 세대에는 걱정할 일이 없지만 지구는 태양계에 속해 있다는 사실만으로 먼 미래에는 결국 파멸을 피할 수 없는 행성이다. 우리는 흔히 지구를 비롯한 행성만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태양계 자체가 우리 은하 내에서 회전을 하고 있다. 한 번 LP 판위를 순회하는 데에 2억 년이 훨씬 넘게 걸리는 태양은 한 바퀴 돌 때마다 약 10%씩 밝아졌다. 크기 또한 동시에 커지고 있는 상태이다. 태양이 동그란 원판을 2바퀴쯤 더 돌면 지구는 불바다가 된다. 지구를 무지막지하게 파괴하고 있는 인류가 과연 수 억 년 후까지 생존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가 된다면 인류는 지구가 아니라 다른 안전한 천체에 이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1장에서 우주의 이야기를 끝마치면 2장에서는 지구적 차원의 거대한 흐름이 펼쳐진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바로 '산소 대학살'이다. 많은 생물들은 산소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흔히 필수적이고 소중한 무언가를 산소에 비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산소는 실제로 무서운 존재이다. 실제로 인간에게도 산소 속에서 살아가는 행위는 심각한 도전이다. 시뻘겋게 녹이 슨 철처럼 우리 몸 또한 산소와 만나면 큰 부하를 겪어 산화된다. 지구를 뒤덮었던 생물 중에는 혐기성 생물, 즉 산소를 싫어하는 생물들도 많았다. 주기적으로 산소의 농도가 왔다 갔다 하면서 혐기성 생물을 비롯하여 많은 생물들이 사라지고 또 그 자리를 메꾸는 다른 생물들은 번성하며 현재의 지구가 형성될 수 있었다.

인간을 학살극의 피해자로 한정했을 때는 지금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중세 유럽에는 세기에 걸쳐 중세 유럽 인구의 60%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페스트, 흑사병이 있었다. 정확히는 쥐벼룩이 매개체였던 그 질병은 위생적으로 엉망이었던 중세 유럽을 무대로 중세인들의 생활 문화를 바꿔놓았다. 그리고 1917년부터 1919년, 갑자기 종식이 될 때까지 3000만 명을 휩쓸어간 스페인 독감이 있었다. 스페인 독감은 사실 스페인에서 처음 발병하지도 않았고 스페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자국민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보도를 자제하던 타 유럽국과 달리 스페인은 당시 중립국이었기에 언론 통제가 없어 유럽을 휩쓸고 있던 독감 보도에 집중했기에 그러한 이름이 붙은 것이다. 5억 명을 감염시키고 10명 당 1명꼴의 놀라운 치사율(에볼라와 같은 병이 아니라 독감이었다)을 보인 스페인 독감은 팬데믹이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존재였다.

2장의 주된 이야기로는 '핵'이 있다. 핵이라는 과학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서술에 덧붙여 저자는 핵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수많은 재앙을 함께 설명한다. 단지 '실수'였던 몇 가지 사건들로 '푸른 섬광'과 함께 목숨을 잃었던 몇몇의 사람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와 같은 엄청난 재앙을 낳은 원자력 발전소의 이야기, 탐욕을 버리지 못해 더더욱 위험한 길로 빠져드는 핵물리학의 세계처럼 인간의 오만함이 인간 스스로를 멸망시킬 수 있는 시나리오를 수없이 밝히고 있다. 평소 핵의 원리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 있었기에 한 모금 갈증을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섬뜩한 미래의 시나리오까지 함께 상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거의 모든 것의 종말>의 원제는 'Earth-Shattering' 본문 속에서도 한번 등장하는 이 제목의 본문 상 번역은 '지구 산산조각'이다. 말 그대로 지구를 물리적인 수준은 아니더라도 비유적으로 산산조각 낼 수 있는 사건들의 총집합이라는 뜻이다. 제목처럼 이 책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섬뜩하다. 아니 사실 섬뜩하지는 않다. 한낱 인간의 수준에서는 쉽사리 초신성 폭발이나 태양의 플레어 폭발로 인한 감마선 폭풍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휩쓸어버리는 장면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막연히 영화의 어떤 장면들을 통해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핵과 같은 이야기는 실제로 섬뜩하다. 실제로 내가 존재하는 역사 속에서도 몇 번씩이나 일어났던 사건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이러한 대종말의 원인들은 인간이 아무리 예측하고 방지하려 노력해도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만약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저 조용히 마음을 정리해야만 할지도.

그럼에도 한바탕 재밌는 이야기들을 잔뜩 들을 수 있었다. 그중에는 분명히 인간의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는 이야기도 많았다. 핵 전쟁, 핵 발전소의 올바른 이용 방안이 있었고, 지구를 파괴하는 행위 등도 있었다. 대종말이 일어날 수 있는 수 십 가지 시나리오들 중 우주적 수준의 것들은 사실 우리의 세대 중에는 일어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인위적인 원인들이 훨씬 더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우주적 사건과 비교를 통해 우주의 움직임에 비견될 수 있는 무서운 사건을 우리 인간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인간 문명의 이기심을 경계하는 입장으로서 한 줄기의 생각을 깊이 해볼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우주와 지구, 그리고 거대한 사건에 관심 있는 분들은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두어 시간쯤 오랜만에 과학의 세계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지구를 산산조각 낼 수도 있는 우주적 사건들, <거의 모든 것의 종말>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예문아카이브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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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거의 모든 것의 종말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p***s | 2020.09.20 리뷰제목
고대 중국 기나라에 살던 한 사람은 하늘이 무너지거나 땅이 꺼지지 않을지 늘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기나라 사람의 근심이라는 뜻으로 기우(杞憂)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땅이 꺼지는 씽크홀이 발생하고 있고, 과거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처럼 지금도 많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지구를 스쳐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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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 기나라에 살던 한 사람은 하늘이 무너지거나 땅이 꺼지지 않을지 늘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기나라 사람의 근심이라는 뜻으로 기우(杞憂)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땅이 꺼지는 씽크홀이 발생하고 있고, 과거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처럼 지금도 많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지구를 스쳐 지나갈 것이라는 기사들을 찾아볼 수 있네요.


지구의 역사는 약 45억년이 되었는데 처음 생명체가 나타난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뜨겁게 달아오르거나 차갑게 식어 있어서 생명체가 살 수 없었네요. 인류가 나타난 것도 지구의 역사에 비하면 매우 짧은 수십만년에 지나지 않는데 '거의 모든 것의 종말' 에서는 그동안 있었던 지구상에 발생했던 대재앙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구를 위협한 재앙에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지구의 암석층에 일부 흔적이 남아 있어서 이를 분석해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네요. 화산이 폭발하면서 화산재가 지구 대기를 뒤덮으며 빛을 차단해 빙하기가 이어지기도 했고,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많은 생명체가 멸종했습니다. 지구의 자극도 북극과 남극에 고정되어 있는것 같지만 실제로는 계속 움직이고 있으며, 심지어는 서로 완전히 바뀌는 역전 현상도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네요.


저자는 천문학자이기 때문에 우주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네요. 우주의 크기는 우리가 어떻게 상상하든 그 이상인데, 우리 은하에서 태양계는 극히 작지만 우주에는 우리 은하같은 은하가 수천억개 있다고 합니다.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로 빛의 속도로 250년 동안 가야하네요. 밤하늘에 보이는 별들도 실제로는 수백만년, 수천만년 전의 모습이 지금 보여지는 것이라고 하니 신기합니다. 이러한 우주는 지금도 계속 팽창하고 있어 은하들이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항성도 사람처럼 생명 주기가 있는데 태양도 수명을 다하게 되면 지구도 사라질 것이라고 하네요. 물론 앞으로 수십억년 이후의 일이지만요.


과거 대재앙들이 자연적인 현상이었다면 최근에는 인류에 의한 대재앙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은 효율적인 반면 사고가 발생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커지네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아직도 주변 지역은 방사능 수치가 높아 사람들이 살기 어렵습니다. 일본에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오면서 후쿠시마의 원자력 발전소도 물에 잠겨 결국 방사능이 유출되었네요.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여러 나라가 가지고 있는 수천기의 핵미사일도 언제든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지구에는 종말급의 다양한 일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네요. 지금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언제든 과거와 같은 재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우일 수 있지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과연 지구 최후는 어떤 모습일까요? 중간중간 저자의 위트있는 농담들도 있어서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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