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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에 대한 이론서가 아닌 본인의 경험과 다양한 자료로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와 재원 마련 방안을 설명한 책입니다. 이론서가 아니라 술술 읽혀서 좋았고 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재원 마련 방안은 증세외엔 답이 없으나 그만큼 돌아오니 괜찮은거 같긴 해요. 기본소득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월 150만원 기본소득을 받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그 이전엔 60만원으로 시작 ㅎㅎ 

정책 토론을 할 때마다 요즘은 기본소득이 빠지지 않는 것 같다. 이 책은 기본소득에 대한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의사들이 자리를 비울 때 대신 일을 하는 프리랜서 의사라고 한다. 본인은 기본소득이 보장되어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그 기본소득을 모든 국민이 받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저자의 주장대로만 가능하다면 기본소득 나도 찬성이지만, 이 책과 함께 추천받은 이상이 대학교수가 쓴 기본소득이 보편적 복지국가 건설을 방해할 거라는 기본소득 비판 이란 책을 읽어보면 생각이 정리될 것 같다.

대한민국의 교육, 일과 가사, 산업재해, 고령화사회(돌봄) 등 전반적인 문제점이 잘 써져 있었는데, 작가의 말대로 이런 문제들이 기본소득으로 전부 해결될 수 있을까??? 우리 동네에도 정상훈 의사님 같은 좋은 의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과연 미래는 어떨까?"

이 질문은 틀렸다. 사실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인간은 가만히 앉아서 변화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를 만드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

P.173

기본소득 논의가 뜨겁다. 직업이 있건 없건, 정규직이건 비정규직이건, 한 달에 얼마를 벌건 상관없이 고정적인 소득이 매달 주어진다. 단돈 몇 십만 원이라도 왠지 지금보다 조금은 여유로워질 것 같다.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적잖은 이들이 이와 같은 아이디어에 회의감을 표출하고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이니 어마어마한 재원이 필요할 텐데, 대체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하냐는 질문을 멈추기가 힘들다. 일하지 않았음에도 돈을 준다는 것에 대한 반발 또한 강렬하다. 기본소득이 모든 국민에게 주어지면 아무도 일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도처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는데 몽상가들의 힘이 크다고는 하나 왠지 이번 건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희박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대한 제기는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발한 이후로 그러하다. 과거 같았으면 노동을 통해 생계유지를 위한 벌이를 했을 사람들이 현재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소득 창출에 실패하고 있어서다. 일하지 않는 게 나태 때문이 아닌,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능력까지 지녔음에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일할 수 없는 지금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단순히 생계를 안정시키는 것 이상의 효과를 기본소득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거라는 말이다.

막연한 상상을 현실로 끌고 와 본다. 기본소득이 주어졌을 때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떻게 달라질까. 폐지를 주워 하루 먹고 사는 이들에서부터 시작하여 별다른 직업은 없으나 끊이지 않는 노동에 시달리는 전업주부 또한 책의 일부분을 차지했다. 과도한 학비에 휘청이는 대학생들, 오로지 공무원 시험에 목숨을 건 젊은이들, 결혼과 출산을 포기했다 여겨지는 이들 등 모두가 기본소득이 주어졌을 시에 일정 부분 혜택을 얻는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사례 중 일거리를 찾아 중년의 나이에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의 삶을 떠올려 보았다. 사회에서는 자녀 양육에 젊음을 바친 그들의 경력단절을 주목한다. 취업을 하고 싶어도 딱히 지닌 기술이 없고 경력조차 지니지 않은 그들이 주로 찾는 곳은 동네 마트다. 상품의 바코드를 찍는 매우 단순한 일이지만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며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탈이 나기 십상이다. 겨우 짬을 내어 병원을 찾아본들 직업을 바꾸라는 비현실적인 조언만을 듣는다. 그들이 일터로 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가구의 소득이 충분치 않아서다. 기본소득이 물론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소득이 주어질 경우 준비 없이 일을 구하고 저임금에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인구수는 감소할 것이다. 그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배우자 또한 기본소득을 받을 것이므로, 가구 단위의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의 경우도 비슷하다. 더는 과거와 같은 평생 직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안정성으로는 으뜸에 속하는 공무원이 되고자 안간힘을 쓰는 건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현명한 태도다. 만일 기본소득이 그네들에게 주어진다면 조금 더 신중하게 직업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혹 취업을 했으나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섰을 경우에도 이직에 대한 부담을 더는 게 가능하다.

조금은 다른 논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오래 전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 적어본다.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를 버티기란 쉽지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개인적으로 가입한 또 다른 연금 등이 2차, 3차로 더해진다면 개개인의 경제력이 조금은 탄탄해지는 걸 기대할 수 있다. 기본소득도 마찬가지가 아닐지 싶었다. 비록 국가가 국민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책임지는 사회복지국가의 개념은 퇴색했다고 하나, 꼬구라지려는 개인이 넘어졌을 때 덜 아프게끔 완충장치를 마련하고, 더 나아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건 여전히 국가의 역할이다. 아직은 논의만 무성한 기본소득이 실제로 도입됐을 때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달라질지를 기대해본다. 인간다운 삶을 결정하는 게 전적으로 돈이어서는 곤란하겠으나, 돈 없는 삶이 불가능에 가까운 것 또한 현실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자세로, 지금 모든 이에게 필요한 건 돈이라고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