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 피터 린치와 같이 이름만 들어도 아는 세계적인 투자 귀재들은 어떻게 투자했을까? 그들의 원칙과 전략은 무엇인가?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이들의 책은 필독서이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투자자들의 전략을 다 공부하고 주식투자에 나서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 책은 미국의 천재 투자자 10명을 가치투자가, 성장투자가, 분석가로 나누어 그들의 투자 원칙과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나의 성향과 맞는 투자자의 전략을 파악하고 추종해보자.
책은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천재투자자들에게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에서는 장기투자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2부에서 4부까지는 가치투자의 전설적인 인물들(벤저민 그레이엄, 존 네프, 데이비드 드레먼, 워런 버핏), 성장투자의 전설적인 천재들(피터 린치, 케네스 피셔, 마틴 즈웨이그)과 순수한 분석가들(제임스 오쇼너시, 조엘 그린블라트, 조셉 피오트로스키)에 대해 설명하고, 마지막 5부에서는 이 귀재들의 이론을 합쳐 실제로 적용하는 원칙을 설명한다.
이 책에 소개되는 투자자들의 원칙과 전략은 강력한 펀더멘털(기본요소: 이익, 매출, 부채, 현금흐름, 등)을 이용해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하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다. 이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종목선택은 장기간 시장의 공포를 이길 수 있게해주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투자를 가능하게 해주므로 매우 중요하다.
놀라운 사실은 "시간이 흐르면 주식시장은 다른 어떤 투자수단보다 훨씬 많이 오른다(27)"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1946년부터 50년간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주식은 7.5% 채권은 0.86%, 금은 0.13%, 재무부채권은 0.42%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채권과 금에 대한 투자는 수익보다 손실이다. 또한 상식적으로 가장 안전한 수익을 가져다 줄것으로 예상한 채권의 수익률이 주식보다 한참 낮은 것은 의외다. 주식의 장기투자가 필요한 이유이다.
저자는 아래 10명의 투자자들은 전략을 공개하였고, 실적을 증명할 수 있고, 판단기준을 정량화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정했다고 밝힌다. 간단히 알아보자.
1. 벤저민 그레이엄(천재투자자의 스승): 방어적 투자전략
2. 존 네프(투자자들의 투자자): 윈저 펀드 운용, 저PER과 강력한 펀터멘털 갖춘 종목 선정
3. 데이비드 드레먼(역발상투자자): 문제있는 업종에 속한 종목, 비인기종목 중에서 재무상태가 건전한 것 선택, '캠퍼-드레먼 하이리턴 펀드'(뮤추얼펀드) 운용, 13가지 지표
4. 워런 버핏(전설적인 천재 투자자): 버크셔해더웨이 운영. 신중히 종목 고르는 장기투자자
5. 피터 린치(뮤추얼펀드의 영웅): '마젤란 펀드'. 이익성장률(PEGR)을 개발해서 주식의 미래이익 예측방법 제시
6. 케네스 피셔(주가매출액비율(PSR)고안자): '성장투자의 아버지', '글로벌 토탈 리턴 펀드'운용
7. 마틴 즈웨이그(보수적인 성장투자자): 성장주 투자
8. 제임스 오쇼너시(전형적인 금융분석가): 가치주와 성장주 투자에 맞는 모델 개발, 주가매출액비율 중시
9. 조엘 그린블라트(마법공식 개발): 두 가지 변수(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만으로 수익
10. 조셉 피오트로스키(재야의 숨은 고수): 장부가액 대비 시가총액이 낮은 주식에 투자
시장은 변덕스러워서 어떤 때는 성장주를 좋아하고, 어떤 때는 가치주를 좋아하고, 어떤 때는 주가매출액비율(PSR)이 낮은 것을 좋아한다. 언뜻 보기에 그때마다 전략을 융통성있게 변화시키면 좋겠지만, 그렇게 따라가다보면 손해를 감수해야한다. 따라서 저자는 하나의 투자원칙을 고수하면서 힘든 시간이 와도 극복하라고 조언한다.
가장 흥미로운 점이 매도시점에 대한 원칙이다. 첫째, 매도는 매수할 때처럼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면 주가가 올라도 팔아야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재평가해서 부합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둘째, 월간 조정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보유비중이 높아지면 매도해서 비율을 맞출 수 있다. 세째, 보유종목이 회계스캔들이나 심각한 파산위험에 처한 경우 바로 매도한다. 네째, 미국법이 우리와 다르지만 절세를 위해 필요하다면 매도한다.
딱딱한 투자책인데도 글이 유창하고 재미있다. 10인의 투자자들의 통찰력을 얻고 더 깊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쓴 책을 통해 심화학습을 해야하지만, 귀재들의 투자원칙과 전략을 한 권에 모아두어 서로 비교해 볼 수 있어 좋은 책이다.
아쉬운 점은 구체적인 계산법을 보여주지 않아 초보자에게는 좀 어렵다. 이를 테면 조엘 그린블라트의 마법공식을 소개하면서 자본수익률과 이익수익률을 더해서 순위를 매겼을 때 등수가 낮은 종목을 매수하라고 하는데, 그린블라트가 순위를 매기는 방법을 표나 그림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주식 초보라면, 각 장 말미에 요약본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어도 좋다. 저자가 무슨 내용을 이야기하려는지 아웃라인을 알고 읽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재무제표는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이 책을 읽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