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거짓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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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거짓된 삶

리뷰 총점 9.2 (9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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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세계각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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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위선으로 가득 찬 어른들 세계를 본 사춘기 소녀의 방황 평점8점 | c******4 | 2020.12.04 리뷰제목
나폴리를 배경으로 한 이탈리아 소설이다. 나로서는 이 소설의 작가인 엘레나 페란테에 대해서도 모르고, 그곳에서의 삶도 경험한 바 없다. 하지만 이탈리안이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다혈질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의 모습이 떠오른다. 동양의 고전적 윤리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비도덕적이고 도발적인 느낌까지 살짝 든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와는 또 다른 모습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을 조
리뷰제목

나폴리를 배경으로 한 이탈리아 소설이다. 나로서는 이 소설의 작가인 엘레나 페란테에 대해서도 모르고, 그곳에서의 삶도 경험한 바 없다. 하지만 이탈리안이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다혈질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의 모습이 떠오른다. 동양의 고전적 윤리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비도덕적이고 도발적인 느낌까지 살짝 든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와는 또 다른 모습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소설은 사춘기 소녀 조반나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이다. 부모님을 최고의 선으로 생각하고 자라다가 거짓으로 위장된 어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느낀 당황스러움과 이에 반발하며 겪는 방황과 방랑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모든 점에서 부모님들과 대척점에 서 있던 고모를 통해 세상의 다른 모습을 복 배우게 되지만, 사춘기 특유의 반항심이 더해지면서 뒤틀린 욕망과 환상으로 얼룩진 모습으로 성장해 나간다.

 

주인공 조반나가 어른들의 다른 세계를 마주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발언 때문이다. 자신이 아버지의 여동생이자 추함과 사악함의 대명사로 알려진 빅토리아 고모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이것이 충격적 이야기인지는 잘 공감이 되지 않지만 13살 어린 소녀 마음에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를 계기로 조반나는 자신의 신체의 모습과 정신적 성숙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고, 문제 해결을 위해 과연 고모가 어떤 모습의 사람인지 확인하려 시도한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친가와 철저하게 벽을 치고 살아왔다. 그래서 고모에 대한 기억이 없어 가족사진 앨범을 뒤져보기도 하지만 실패하고 직접 고모를 찾아가 만난다. 조반나에게 비친 고모의 모습은 좀 사납고 거칠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는 존재이다. 빅토리아 고모는 조반나에게 겉으로 보이는 점잖은 모습만 믿지 말고 부모님을 포함해 주변사람들의 본 모습을 보라고 거듭 충고한다. 고모와의 만남을 계기로 지금까지 존경해 마지 않았던 부모님, 그리고 고모에 대한 편견을 다시 생각하고 정리하는 계기로 삼는다.  

 

조반나는 성장하면서 마주친 세상과 주변인물들의 모습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물론 빅토리아 고모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된다. 고모가 악의 화신이라고 말하는 부모님 말씀과는 다른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존경받는 지식인 체하던 아버지도 지나치게 돈을 좋아하며 친한 친구 아내와 바람을 피운 파렴치한이며, 다정했던 어머니는 자신을 버린 남자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일 뿐이라는 또 다른 면도 보게 된다. 인생이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감정과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을 배우게 된 것이다. 

 

이 소설에서 '팔찌'와 관련된 스토리 전개도 관심을 둘 만하다. 문제의 팔찌는 빅토리아 고모가 할머니에게서 유산으로 물려받았다가 주인공 조반나에게 준 선물이다. 하지만 이것은 원래 엔초가 자기 장모에게서 훔쳐 정부인 빅토리아의 어머니에게 준 선물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이모가 조카인 조반나에게 준 선물을 빼돌려 애인인 콘스탄차에게 이 팔찌를 선물로 준다. 결국 같은 팔찌가 누구에게는 욕망의 상징이었고 다른 누구에게는 사랑의 징표였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행의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사춘기 소녀가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성장하고 변화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주변사람들의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느낀 두려움, 가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두려움 등의 감정이 예민한 사춘기 소녀에게 몰려온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때로는 능숙하게 거짓말도 배우고, 때로는 진실을 숨기기도 하면서 그녀 자신도 어른의 모습을 닮아 간다. 우리가 어디에서 살아가더라도  삶의 모습은 다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1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7 댓글 4
종이책 상처를 주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성장해가는 소녀의 이야기 평점8점 | YES마니아 : 골드 l*****6 | 2021.03.17 리뷰제목
'나폴리 4부작'의 엘레나 페란테의 신작이 나왔다기에 사실 읽을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그래 이번엔 좀 다른 이야기지 않을까하는 기대와 어쩌면 그녀의 글 속에 펼쳐질 여성의 심리적 변화 과정을 다시 만나보고 싶은 생각에 결국 읽어버렸다. 역시나 전반적인 내용은 막장 드라마를 생각나게 하지만 그녀만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섬세한 감정 변화와 사춘기 소녀의 성장기가 그녀
리뷰제목

'나폴리 4부작'의 엘레나 페란테의 신작이 나왔다기에 사실 읽을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그래 이번엔 좀 다른 이야기지 않을까하는 기대와 어쩌면 그녀의 글 속에 펼쳐질

여성의 심리적 변화 과정을 다시 만나보고 싶은 생각에 결국 읽어버렸다.

역시나 전반적인 내용은 막장 드라마를 생각나게 하지만

그녀만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섬세한 감정 변화와

사춘기 소녀의 성장기가 그녀의 글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나폴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조반나, 그녀의 부모와 고모 및 주변 어른들의 이야기.

어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와 그녀의 속마음을 진정으로 헤아려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데서 오는 철저한 고립.

어른들이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에 그리고 그들이 감추고 싶던 본성이 드러날 때 

조반나가 겪는 그 혼돈은 그 누구의 몫이 아닌 그녀가 홀로 겪어야하는 상처의 반복이다.

이렇게 그녀의 글을 읽으면 어른들에 의해 상처받는 아이의 모습과 심리 변화에 

너무 마음이 쓰이고 왜 정상적인 성인들은 하나도 없는 것인지 화가 나서

읽고 나면 우울한 기분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음에도

결국 나는 그녀의 책을 읽고 또 그런 기분을 반복해서 느끼고 있으니 참 묘한 일이다.

박식하고 교양있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10년을 넘게 조반나의 친구 안젤라와 이다 자매의 엄마와 불륜을 숨긴 채 살아온 아빠,

어쩌면 그 자매의 아버지가 뻗치는 유혹의 선에서 초조해하던 엄마,

그녀가 절대로 닮고 싶지 않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에게는 없는 강인함을 가진  빅토리아 고모, 

그리고 주변인 모두 하나 같이 조반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없다.

그러다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놀라운 능력자이자 지성인인 로베르토를 알게되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그를 향한 마음은 짝사랑으로 남게 된다.

 

역시나 주인공은 어른들에게는 실망을 하지만 책을 통해 자신만의 지성을 쌓는다는 설정은 변함이 없다. 마음의 상처로 방황하다가 서서히 제자리로 돌아와 학생의 본분을 다해가는 것 또한 나폴리 4부작과  같다. 배경 또한 나폴리이고 상반되는 현실과 사회를 보여주고 어느 순간 등장인물들의 베일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 하나같이 형편없는 모습과 본성을 보여주는 설정 또한 변함이 없다. 

이 뒷 이야기가 연작으로 출간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대로 끝을 낼 엘레나 페란테가 아닐거라 예상해본다. 그럼 또 고민을 하다가 읽고 불편한 마음을 한 동안 가지고 있게 될 거라는 것도 예상해본다.

정말 요상하고 묘한 매력을 지닌 그녀만의 이야기다.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댓글 2
종이책 구매 어른들의 거짓된 삶 평점10점 | r****2 | 2021.01.15 리뷰제목
얼굴없는 작가 '엘레나 페란테'가 5년만에 돌아왔다! 나폴리 4부작으로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페란테의 인기를 입증이라도 하듯, 그녀를 사칭한 가짜 트위터 계정이 등장하기도, 탐사보도 전문 기자가 그녀의 정체를 캐기위해 나서기도 했다하니(페란테가 진짜 아니타 라자인지는 확인되지는 않았다 함) 그 인기가 어느정도 인지 실감할 수 있다. 나폴리 4부작을 읽기 전에 먼
리뷰제목


 

얼굴없는 작가 '엘레나 페란테'가 5년만에 돌아왔다! 나폴리 4부작으로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페란테의 인기를 입증이라도 하듯, 그녀를 사칭한 가짜 트위터 계정이 등장하기도, 탐사보도 전문 기자가 그녀의 정체를 캐기위해 나서기도 했다하니(페란테가 진짜 아니타 라자인지는 확인되지는 않았다 함) 그 인기가 어느정도 인지 실감할 수 있다. 나폴리 4부작을 읽기 전에 먼저 신간부터 읽어보기로 했다.


페란테의 신작인 <어른들의 거짓된 삶>의 서평을 쓰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읽어보았는데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좀 갈리는 듯 하다. 그렇다면 나의 평가는? 138페이지까지 참고 읽으면 그 뒤로 몰입감이 상당하다. 139페이지부터 완독까지는 순식간이다. 왜 페란테가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인지 알았다. 

 

소설의 도입부에서는 도대체 주인공이 누구냐고!를 외쳤다. 대체 페란테의 매력을 언제 보여줄거냐고, 조반나의 성장소설이라는데, 고모 빅토리아와 엔초의 불륜이야기의 비중이 너무 높은 거 아니냐고! 하지만 페란테는 내 인내심을 시험이라도 하듯 해야할 이야기를 느린 속도로 모두 했다. 인내는 쓰고 그 열매는 달다라는 자명한 만고의 진리처럼 138페이지까지 참고 읽은 나는 나머지 분량내내 페란테가 주는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13년간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해온 조반나는, 어느 날 "조반나가 빅토리아를 닮아가."라는 아버지의 말에 큰 충격을 받는다. 아버지의 가족들, 특히나 빅토리아의 이 세상의 악을 대변하는 인물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조반나는 가장 잔혹한 사춘기에 들어서게 된다. 빅토리아 고모로 충격받고 방황하던 조반나가 슬슬 안정기에 접어들 무렵  2차 충격을 받는다. 아버지와 형제처럼 지내는 마리아노 아저씨와 어머니의 다리가 식탁아래 뒤엉켜있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빌런'은 고모가 아니라 어머니였던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순간 진짜 '빌런'이 나타난다! <어른들의 거짓된 삶>에 나오는 어른들은 누가 빌런이고 아니고를 판가름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모든 어른들이 조금씩은 비정상적이긴 하다. 존경받는 지식인이라 믿었던 아버지, 올바르진 않아도 강인하다고 여겼던 고모를 필두로 모든 어른들은 알고 보면 다 나쁜 의미로 다중적이다. 그야말로 <어른들의 거짓된 삶>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팔찌는 어른들의 모순된 감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매개체이다. 빅토리아 고모가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아 고모가 다시 조반나에게 준 선물인 줄로만 알았던 이 팔찌가, 알고보니 엔초가 장모에게서 훔쳐내 정부인 빅토리아의 어머니에게 준 선물이었던 것이다! 그런 연유로 이 팔찌는 아름다운 외관을 지녔지만 모든 이에게 불쾌한 기억을 상기시키는 장치이다. 마치 누군가에게는 사랑의 징표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행의 상징이듯이.

 

거짓된 어른들의 삶으로 상처받고 분노하고 충격받았던 조반나는 다시 일어선다. 고모의 변덕과 분노에 적당히 맞장구쳐주며 싸움을 피하는 방법을 배웠고 낙제로 유급했던 한 학년을 따라잡아 회복하기도 했다. 조반나는 어른들의 숨겨진 진실에 상처받았지만 상처받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능수능란하게 거짓말하는 법을 배웠고 그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어른들의 거짓된 세계로 입성한 셈이다.  조반나의 이 다음 여정이, 어쩌면 어른이 되었을 조반나가 기대된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어른들의 거짓된 삶 평점10점 | g*****3 | 2020.10.11 리뷰제목
'거짓말, 거짓말. 어른들은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늘어놓는다'이탈리아 나폴리 출신 작가인 엘레나 페란테. 나에게는 낯선 작가이나 저자의 전 작품에 대해서는 극찬이 쏟아진다. 심지어 언론에 나타나지도 않고 오로지 서면으로 인터뷰를 허락해 여전히 신비에 쌓인 존재다. 어쩌면 반 호기심으로 끌렸는지도 모르고 제목을 본 순간 뭔가 꺼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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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거짓말. 어른들은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 작가인 엘레나 페란테. 나에게는 낯선 작가이나 저자의 전 작품에 대해서는 극찬이 쏟아진다. 심지어 언론에 나타나지도 않고 오로지 서면으로 인터뷰를 허락해 여전히 신비에 쌓인 존재다. 어쩌면 반 호기심으로 끌렸는지도 모르고 제목을 본 순간 뭔가 꺼내지 말아야 하는 것을 드러내는 위험한 존재인거 같아 책을 펼치면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소설은 화자인 조반나가 어린 시절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시작한다. 당시, 교사인 부모님과 평범하게 학업에 충실하게 살아가던 조반나는 우연히 아버지가 자신이 고모를 닮아간다는 걱정스러운 말을 듣는다. 그때까지 외가친척을 제외하고 아버지 친척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기에 이 순간부터 고모가 궁금해졌다. 


이것이 발단이었다. 조반나는 어떻게서든 고모를 만나려고 했고 부모님은 반대를 하고 하지만 결국 고모를 만나게 되었다. 부모님과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빅토리아 고모. 억세고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 엔초가 누워 있는 무덤에도 조카를 데리고 간다. 입만 열면 오빠(조반니 아버지)를 욕하는데 딸로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그저 묵묵히 듣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다 나쁜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조차 알려주지 않는 사랑이랄까? 자신이 엔초와 사랑했던 이야기를 거침없이 하고 어린 조반나는 당황을 하지만 뭔가 다른 고모의 매력에 끌리게 된다. 


조반나에겐 안젤라와 이다 자매라는 친구가 있으며 이들 부모도 조반나 부모님과 친분이 있는데 어느 날, 고모가 부모님을 잘 관찰하라는 그 한마디에 조반나는 관찰을 했고 뜻밖의 모습을 보게 된다. 식사초대로 안젤라 집에 도착한 가족들은 안젤라의 아버지가 식탁 밑으로 자신의 엄마의 발목을 잡는 그 순간을 목격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버지가 안젤라 엄마와 15년 동안 내연관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순간에 두 가족은 행복이 아니 그동안 유지하던 가정이 깨졌다. 믿었던 부모 그렇게 고상하게 보였던 아버지의 이중적인 모습에 충격을 받은 조반나는 자신을 망가뜨리려고 시작한다. 


여기에 고모가 사랑했엔 엔초라는 남자는 알고보니 아이가 세명이나 있었던 유부남이었다. 그럼에도 남자를 사랑했던 고모, 결국 조반나의 아버지로 헤어지게 되었다고 하나 진실은 모르겠다. 다만, 고모가 죽은 엔초의 아내와 아이들과 가까이 지내고 있었다. 조반나는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가정이 있으면서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여전히 자신을 사랑한다는 아버지를 보며 화가나고, 매일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며 소리를 친다. 정말 조반나가 완전히 무너질까 걱정이 되었는데 줄리아나(죽은 엔초의 딸)와 만나는 로베르토를 본 순간...이들과 전혀 다른 자신의 거친 모습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바라보기 시작한다. 엄마도 아빠도 모두도. 그렇게 변해가면서 줄리나아와 로베트로가 행복하기 바랐는데 ..어느 새 자기도 모르게 부모님처럼 아니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거짓말 인생처럼 되어가는 것을 알았다. 처음으로 가까이 두고 싶은 로베르토 그러나, 타인의 행복을 지켜주려는 몸부림이 안타까웠다. 자신을 괴롭히는 빅토리아 고모의 행동은 애정인지 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 고모도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며, 엄마는 이제 안젤라의 아버지와 가까이 지낸다. 이런 상황에서 조반나는 그저 바라볼 뿐이다. 


소설은 단순하게 보면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가 떠오른다. 이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부모와 내연의 관계가 되었고 아버지가 말한 친척에 대한 거짓말과 빅토리아 고모가 조카에게 주라고 한 팔찌. 팔찌는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가지게 되면서 그들의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도구인거 같다.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다시 고모가 가져간 팔찌 그리고 다시 줄리아나에게로 주어진 팔찌. 팔찌 때문은 아니나 초라한 자신의 모습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줄리아나...10대인 조반나가 이들을 상대하기에 벅찼다. 그저 이 환경에서 조반나가 방황하면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꿋꿋한 모습에 힘이 났으며 10대의 심리를 흡입력 있게 써 내려가 읽는 내내 빨려 들어갔던 작품이다.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종이책 사랑과 불륜의 줄다리기 그리고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 평점9점 | l*****6 | 2020.09.16 리뷰제목
사랑은 가냘프면서도 둔탁하다. 금방이라도 꺼질 듯 위태롭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이겨내게 하는 동력일 테니까. 그렇다면 당신이 경험해온 무수한 사랑은 어떠했는가. 연약함이었는가 혹은 단단함이었는가. 소설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어른들’의 사랑을 사춘기 소녀 조반나의 시선으로 담아낸 책이다. 어른들의 애정과 불륜의 미묘한 줄다리기 속에서 펼치는 사랑 이야기부터 10
리뷰제목

사랑은 가냘프면서도 둔탁하다금방이라도 꺼질 듯 위태롭지만동시에 모든 것을 이겨내게 하는 동력일 테니까그렇다면 당신이 경험해온 무수한 사랑은 어떠했는가연약함이었는가 혹은 단단함이었는가소설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어른들의 사랑을 사춘기 소녀 조반나의 시선으로 담아낸 책이다어른들의 애정과 불륜의 미묘한 줄다리기 속에서 펼치는 사랑 이야기부터 10대 소녀 조반나의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까지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녹여내고 있다.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 조반나는 이탈리아 나폴리에 사는 상류층 집안의 소녀다교사인 부모님 아래서 물신양면으로 사랑받아 온 전형적인 외동딸의 모습이다조반나는 평범한 학생으로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너무 고요했던 까닭이었을까그의 삶에도 점차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한다빅토리아 고모를 조우하며 자신이 생각해오던 어른의 모습이 산산조각 부서짐을 경험한 것은 물론 억눌려있던 성적 욕망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고 만다빅토리아 고모는 조반나에게 자신의 성경험과 사랑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들려주고조반나는 고모의 이야기를 통해 성적 쾌락(성행위)을 궁금해 하며 자신을 옭아맸던 여성성의 상징인 분홍색을 탈피한다.


그러던 어느날조반나는 자신의 부모님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포착한다이웃이었던 마리아노 아저씨가 식탁 아래서 두 다리로 어머니의 다리를 감싸고 있었던 것이다조반나는 충격에 휩싸였고머지않아 자신의 아버지 또한 이웃 마르게리타 아주머니와 사랑을 나누고 있음을 알게 된다어른들의 위선과 거짓으로 얼룩져진 사랑을 보며 조반나는 좌절을 경험한다.


가족의 붕괴와 해체를 경험한 조반나는 사랑을 더 갈구한다고모에게 애착을 보이기도 하고 성욕에 사로잡혀 남자인 친구들과 몰래 한바탕을 치르고 오기도 한다그런 조반나에게도 첫사랑이 찾아오고 만다로베르토를 보자마자 한눈에 빠져버린 것이다그러나 로베르트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었고 그럼에도 조반나는 그의 뒷꽁무니를 졸졸 쫓는다끝내 그와 첫경험을 치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까지 이른다.

결국엔 로베르토가 아닌 로사리오와 거사를 치름으로써 소설은 끝을 맺는다첫사랑에 대한 애정 어린 성욕이 단지 지인이었던 로사리오에게 투영되는 장면이다조반나는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어른이 된(477쪽 인용)’ 것이다.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표면적으로는 사춘기 소녀의 성장소설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가 이성에 눈을 뜬 것처럼데미안의 에밀 싱클레어가 방황했던 것처럼주인공 조반나도 호기심과 치기가 뒤섞인 성욕을 드러내면서도 자신이 누구인지에 관해 고뇌하는 모습이 연속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이유는 먼저 여성의 성적 욕망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다그간의 성장소설이 소년의 이성적 호기심에 치중되어 있었다면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여성 화자의 목소리로 성적 욕망을 갈구한다주인공 조반나부터 그의 친구들고모까지대부분의 여성 화자들이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묘한 짜릿함과 해방감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하다여성에게 주입되었던 순결이란 가치관에 대항한 담대한 소설이다.


또한 어른들의 사랑을 낭만적으로만 서술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작중 부모들의 불륜과 애정이 빚어낸 파열음은 매우 거칠다이를 적나라하게 아이의 시선으로 서술했을 뿐만 아니라이 역시도 사랑의 형태가 될 수 있음을 독자에게 넌지시 알린다그 과정 속에서 조반나는 어른들의 사랑이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지만한편으로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도 드러낸다풍문으로만 들어온 섹스의 행위를 첫사랑과 함께 하고 싶다는 낭만과 순수함이를 통해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은 독자인 우리에게도 강렬히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또다른 사랑의 형태들을 소설 속 장치로 삽입했던 장면이었다우리는 흔히평범한’ 사랑을 두 남녀 간의 사귐이라 정의내리곤 한다이 틀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독특하게 바라보며 이상하다고 규정짓는다최근에 와서야 동성애를 한 사람의 정체성이자 문화 속 코드로 인정하곤 있지만 여전히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동성애 코드를 두 소녀의 성적 호기심으로 채색해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을 무색하게 만든다우정과 사랑의 경계에서 서로를 탐닉하고 키스하는 장면은 귀여우면서도 울림을 전한다.


사랑의 형태로 폴리 아모리적’ 성향이 드러나는 부분 또한 인상 깊었다빅토리아 고모는 가정이 있는 엔초를 사랑한다엔초의 아내인 마르게리타 부인은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지만 이내 곧 엔초가 빅토리아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이를 수용한다엔초의 죽음 이후 고모는 마르게리타 부인의 3형제를 함께 양육한다한 남성을 둘러싼 두 부인의 사랑이 불륜으로 보이지 않는 까닭은 이들이 사랑이란 틀을 공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자녀의 양육을 공동으로 한다는 점에서 폴리-아모리적 사랑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이처럼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소수자의 사랑을 투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신선한 호흡을 선보인다.


베일에 싸인 채 작품만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작가 엘레나 페란테전세계를 페란테 열풍으로 몰고 온 나폴리 4부작 이후 출간한 어른들의 거짓된 삶은 전작처럼 나폴리에서의 낭만과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각 인물들의 애정 전선을 10대 소녀 조반나의 목소리로 발칙하게 풀어낸 어른들의 거짓된 삶여성 서사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마다할 이유가 없을 듯하다혹은 짝사랑의 짙은 열병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조반나의 입장에서 흥미진진하게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른들의 사랑불륜권태로움 그리고 사춘기 소녀의 풋사랑그 어딘가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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