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책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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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책 만드는 법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

강윤정 | 유유 | 2020년 10월 1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5 (27건)
분야
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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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편집자 K 신중한 판단과 과감한 선택 평점10점 | s********d | 2020.11.15 리뷰제목
“일단은 눈에 보여야 산다.” (94)    저자는 내가 십년 가까이 몸담고 있는(회원이라는 소리) 출판사 커뮤니티의 편집자이다. 볼 때마다 일대 다수의 관계였던 터라 그녀는 나를 잘 모르지만 나는 그녀를 어느 정도 안다. 첫 만남은 그녀가 문학동네로 이직한 직후였다. 그때 예비신부였던 그녀는 갓 서른이었고 지금은 삼십대 후반이다. 첫인상은 어디 일본 소설에서 막 나온 듯했고
리뷰제목

일단은 눈에 보여야 산다.” (94)

 

 저자는 내가 십년 가까이 몸담고 있는(회원이라는 소리) 출판사 커뮤니티의 편집자이다. 볼 때마다 일대 다수의 관계였던 터라 그녀는 나를 잘 모르지만 나는 그녀를 어느 정도 안다. 첫 만남은 그녀가 문학동네로 이직한 직후였다. 그때 예비신부였던 그녀는 갓 서른이었고 지금은 삼십대 후반이다. 첫인상은 어디 일본 소설에서 막 나온 듯했고(일본문학 잘 모르면서ㅋ) 다소 경직돼보였다. 그리고 문학동네시인선을 김민정 시인과 함께 꾸려가며 예쁨(인정)받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김연수와 김중혁 등이 속한 웹진 글 기고가로 활동하다가 국내문학팀장으로 복귀했다. 정영수와 김봉곤 두 소설가로 꾸려진 팀이었다. 그 사이 시를 전공한 마케터인 남편분과 공저로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를 냈다.

 

  그리고 이런저런 문학 행사의 진행자로도 뵈었다. 근래는 유튜브 채널 편집자K로도 만나고 있다. 네이버 커뮤니티에는 ㅈㄴㅇ로 자신이 만든 책에 관해 정기적으로 안내 글을 올린다. 여기까지만 써도 마치 저자 스토커나 찐팬 같다. 그런데 나에게는 책()으로 알게 된 사람을 깊이 파고드는/오래 훔쳐보는 습관이 있다. 어디에다 쓸지 알 길 없는 데이터베이스, 나만의 클라우드라고 우길 참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어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직업이 편집자인 사람은 수도 없이 많고 문학 편집자도 많지만 그녀처럼 여러 채널을 통해 꾸준히 다양하게 만나는 편집자는 극소수다. 그 접근용이성과 다채로움이 그녀에 대한 정보를 차곡차곡 쌓도록 이끈 것 같다. 나에게는 편집자가 기획과 홍보까지 아우르는 영역이니 국문학과에 진학하라고 설득한 조카가 있(었)다. 조카는 국문과에 적응을 못하고 반수를 해 광고홍보학과로 진로변경을 했다. 그리고 난 뒤 뜻밖에 비대면 수업의 시대가 열렸다(2020년 고3만큼 피해자가 아닐까). 이모의 뜨거운 욕망이 아이의 길과 잠시 결속했다가 다시 헤어져 아이의 의지대로 제 갈 길을 가는 중이다.

 

  저자가 좋은 대학을 나왔다는 사실을 그녀의 번역가 친구의 글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이용 가치가 충분한 스펙인 출신 대학과 학과를 먼저 밝히지 않는 겸손함과 당당함이 그녀를 더 빛나게 하는 것 같다. 저자를 먼발치에서 보았을 때 그녀의 실력 못지않게 운도 작용한다고 판단했었다. 그 정도의 경력과 노하우가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 이런 검증의 흑심이 한 곳에 자리했다. 여초 현상이 심한 분야에서 경력 단절로 빠져나간 틈새를 비교적 여유롭게 누린다는 의심도 했었다.

 

  하지만 어떤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이 가진 총량을 적절이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능력이다. <문학책 만드는 법이라는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일과 정체성을 투명하고 또렷하게 밝힌다. 균형감 있는 목소리로, 당차게 책 앞에 나가서 이끈다. 이 책은 이다혜의 출근길의 주문처럼 이 길을 가는 사람이나 걷고자 하는 희망자에게 훌륭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안내서이자 정직한 응원 글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책을 읽기 전까지 이렇게 많은 공정과 세심한 눈길이 책을 만드는 데 쓰이는지 몰랐다책 구매자에게 이토록 애달프게 구애하고 목표 독자를 기차게 유혹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학업에 바친 시간이 길었고 많은 책을 두루 읽어야 했던 나는 대부분의 책 수요를 도서관에서 해결했다. 안 그런 도서관도 있지만 비치된 도서들은 대개 외투를 벗고 속옷바람으로 대출자를 만난다. 서점에서 책을 살 때도, 웬만하면 책을 끝까지 정독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편이라 내용을 우선적으로 읽어보고 선택한다. 내가 들인 발품과 지출을 배신당하지 않기 위한 자구책이다. 그러니 그런 내가 표지나 날개나 디자인이나 헤드문구에 매료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저자가 일러주는 책 만들기 과정을 따라가노라면 인성 자체가 다듬어질 것 같다. 좋은 사람이 좋은 책을 만든다는 이상한 공식이 머리에 떠오른다. 저자를 비롯하여 박연준, 김금희, 정세랑 작가를 보며 감탄하는 요즘이기도 하다세 사람은 시작점에서 여기까지 이렇게 점프할 줄 몰랐던 결과물을 최근 장마처럼 퍼붓고 있다. 그들의 책은 삶의 다른 요소들을 접고 몰입한 시간들이 매만져지는 물성을 띤다. 백수린 작가는 박사논문을 교양서적으로 다시 쓸 계획이 있다고 해서 더 부러웠다. 인생의 반 이상을 외국문학을 읽고 쓰며 살았고, 십사년 정도 가르치는 일에 종사했다. 그 시간을 정리하는 작은 마침표 하나 찍고 싶은데 어디까지나 한 번씩 부는 바람일 뿐 마음에 싹을 틔우거나 몸을 움직이게 되지 않는다. 큰딸, 작은딸이라며 논문을 쓰고 난 뒤 그 가여운 생명체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책은 그것들로 충분하다며 등돌려버린 게 지금까지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다시 살리는 법을, 판단하기에 앞서 호기심을 갖고 애정하는 노력에 대해 생각하고 각성한다. 매순간이 배움의 순간이고, 다른 밥벌이와 마찬가지로 “참고 견디고 버티고 무릅쓰는마음을 고백할 때 뭉클했다. 마음을 쓰는 사람이 주는 감동이 전해져서다. 보이는 전방에 자진해 나서는 의연함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문학책 만드는 법에서 예시로 든 소설들에 대해 고정 관념과 진입 장벽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나 같은 기준으로 책을 찾거나 평가하는 건 아니니까. 부정적인 마음을 잠시 미뤄두고 러닝메이트책임 편집자를 떠올리며 다가갈 볼 성싶다. 저이가 저리 좋다고 하는데. 색안경을 벗는 일, 문학 애호가와 어른의 출발점이 아닐까 한다(책에서 마침표가 낯설게 쓰여 모방해봤다).

 

# 여러분 가운데 습관적으로 느낌표를 찍어 온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빼보기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느낌표를 쓰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써 보기를 권하고 싶다. (111)

 

# 도대체 왜 잘 팔리는지, 왜 사랑받는지 알아보고 연구해보고 따져보는 것, 평가하기보다 궁금해하는 것, 고집보다 유연함을 발휘하는 것이 기획자가 가져야 할 자질이다... 그러니 의식적으로, 배운다는 생각으로 많이 읽고 듣고 찾아가자. (148-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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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문학책 만드는 법 평점10점 | b*******2 | 2020.10.14 리뷰제목
출판편집자로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독자로 책을 읽기만 했지 만드는 과정의 요모조모를 몰랐다. 한 권의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세밀하고 꼼꼼히 일러주는 강윤정 편집자·작가님이 없었더라면 이 일을 계속 할 용기가 없었을 것이다. 전도 지금도 두서없이 닥치는 대로 일하고 있는 듯해 자괴감이 들고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들 적이 많다. 그럴 때면 자신의 중심을
리뷰제목

출판편집자로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독자로 책을 읽기만 했지 만드는 과정의 요모조모를 몰랐다. 한 권의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세밀하고 꼼꼼히 일러주는 강윤정 편집자·작가님이 없었더라면 이 일을 계속 할 용기가 없었을 것이다. 전도 지금도 두서없이 닥치는 대로 일하고 있는 듯해 자괴감이 들고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들 적이 많다. 그럴 때면 자신의 중심을 놓지 않고 기준과 질서를 만들어가는 사람을 보며,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자세를 다시 차리게 된다. 연차는 쌓여가지만 모든 업무를 두루 경험해본 것이 아니기에 약한 부분이 있었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몰랐던 부분의 디테일들을 책으로 간접 체험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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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문학책 만드는 법】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d******7 | 2020.12.03 리뷰제목
지금 막 책 한 권을 구매한 독자가 있다. 그에게 물어보자. 왜 그 책을 구매했느냐고. ... (중략)... 독자가 다름 아닌 바로 그 책을 살펴보려고 '집어 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제목과 표지에 끌려서'이다. 독자가 의식했든 못했든 매대에 놓인 수많은 책 가운데 어느 한 권을 집어 든 건 그 책의 만듦새에 호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 (중략) ... 좋은 원고를 쓰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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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책 한 권을 구매한 독자가 있다. 그에게 물어보자. 왜 그 책을 구매했느냐고. ... (중략)... 독자가 다름 아닌 바로 그 책을 살펴보려고 '집어 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제목과 표지에 끌려서'이다. 독자가 의식했든 못했든 매대에 놓인 수많은 책 가운데 어느 한 권을 집어 든 건 그 책의 만듦새에 호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 (중략) ... 좋은 원고를 쓰는 것이 저자의 몫이라면 그것을 독자가 집어 들고 싶은 책으로 만드는 것이 편집자의 일이니까. _68~69p.


이 책! 대신 골라드립니다. 유튜브를 보며 알게 된 강윤정 편집자. 차분한 목소리와 책을 소개하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구독을 하고 며칠은 매달 어떤 책들을 소개했었는지만 찾아 영상을 보며 메모해두기도 했다. 실제로 이 영상을 보며 구입한 책은 꽤 되지만, 읽은 책이... 몇 권이나 되더라? 책 읽기 10년 차가 되어서야 책의 앞 뒷부분을 세세히 보고 책을 출간하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이름도 읽어보게 된다.


SNS, 유튜브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출판사 관계자들 덕분에 그들의 직업이 더 궁금해지기도 했는데 '편집자는 어떤 일을 하는가!' 「문학책 만드는 법」 이 책의 소제목은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이다. 작가와 독자를 잇는 직업인 편집자, 그 업무영역이 방대함에 놀랐고 문학 편집자의 업무일지를 넘기며 궁금증이 해소되는 한 편,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꽤 매력적이지만 분명 쉽지 않은 일이겠지, 고교시절 출판사라는 업계를 알았더라면...이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던 글, 글도 참 잘 쓰시는 강윤정 편집자. 편집자라는 직업을 꿈꾸는 일들이라면, 책을 애정하고 만드는 과정이 궁금한 이라면 일독해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편집자의 일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은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모든 단계에 담당 편집자의 선택과 판단이 반영된다는 것입니다. 출판은 제조업에 속하지요. 우리는 책이라는 상품을 만들어 냅니다 그 과정을 시작부터 끝까지 관장하고 매번 반복하지만, 어떤 책도 같지 않습니다. 매번 다른 뿌듯함, 매번 다른 감동 그리고 매번 다른 어려움과 실수까지. 그러므로 긴장을 풀 수 없습니다. _9p.


국내 문학의 경우 작가가 떠올린 책의 꼴을 귀 기울여 듣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편집자가 해당 원고와 가장 잘 어울리는 만듦새로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산문집에서 박연준 시인은 처음부터 본문 글자 크기가 너무 작지 않고 판형도 작지 않으면 좋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근 많은 책의 판형이 작아지고 그만큼 본문의 글자 크기도 작아진 것에서 모종의 피로감을 느낀 것이었다. 그 피로감이 중요했다. _31p.


작가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과 독자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이 늘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소설집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편집자가 이 사이에서 연결고리가 되어 주어야 한다. 첫 느낌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첫 일독에 공을 들인다. _35p.


여기서 걸리는 문장이란 간단히 말해 읽었을 때 단번에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이해가 안 돼 몇 번 더 읽게 만드는 문장이다. 조사 하나를 바꾸는 것으로 해결되기도 하고 문장의 어순 혹은 문단 속 문장의 위치를 바꾸는 것으로 해결되기도 한다. _43p.


이럴 땐 서점에 간다. 표지 시안을 들고 책이 놓일 매대로 가는 것이다. 그러고 매대 전체를 눈에 담아 본다. 시안 한 장을 들고 볼 때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_91p.


#문학책만드는법 #강윤정 #유유 #유유당 #유유당1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인문 #편집자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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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스스로 자신만의 기준과 주관을 세워간다는 것이 어떤 것 『문학책 만드는 법』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i | 2021.01.25 리뷰제목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오늘 하루 무엇을 했더라, 정신없이 분주했던 마음과 잔뜩 힘주어 굳어진 어깨의 통증만이 나의 하루를 증명할 뿐. 재택근무로 오랜만에 출근한 월요일, 지난 주말 동안 어떤 책들이 많이 판매되었는지 각 서점의 판매량을 훑어보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지난 주에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소개된 단테의 『신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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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오늘 하루 무엇을 했더라, 정신없이 분주했던 마음과 잔뜩 힘주어 굳어진 어깨의 통증만이 나의 하루를 증명할 뿐. 재택근무로 오랜만에 출근한 월요일, 지난 주말 동안 어떤 책들이 많이 판매되었는지 각 서점의 판매량을 훑어보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지난 주에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소개된 단테의 『신곡』이 눈에 띈다.

 

지난 방송에는 세계문학전집 『신곡』의 역자 박상진 교수님이 출연하여 단테가 상상한 천국과 지옥, 그리고 그가 꿈꾸던 사회를 소개해 주셨다. 나도 관심 있던 작품이라 오랜만에 본방송을 챙겨봤는데, '새해 첫 방송으로 이 작품을 배치한 이유가 있었네' 싶을 만큼 감동이 있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했으리라. 나는 내가 느꼈던 감동을 되새기며 민음사 블로그에 『신곡』을 소개하는 포스팅을 작성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내가 읽은 작품이더라도 꼼꼼하게 다시 공부해보고 작성하기도 하고, 담당자로서 내 의견을 담아 글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읽을 수 있는 공식 계정의 글이다 보니 오류가 없도록 노력한다. 지난주 방송된 영상 중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골라 중요한 메시지를 배치하여 소개했다. 단테의 희망이 담긴 작품의 메시지가 전달되길 바라며. 그리고 방송 전에 허가를 받아 둔 로고를 활용하여 띠지 제작을 편집부와 미술부에 요청했다. 방송국에서 요청한 로고 사용 방식과 우리 책의 메시지가 서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배치하여 제작을 한다.

 

그리고 12월에 진행했던 오디오북 이벤트의 당첨자에게 증정할 도서를 취합하여 송장을 등록하고, 물류부에 발송 요청을 했다. 벌써 점심 시간이 다가오는지 친구가 점심 메뉴를 묻는 카톡을 보내왔다. 얼마 남지 않은 오전 시간에 아직 보지 못한 이메일을 서둘러 확인한다. 12월 전자책과 오디오북의 판매 정산 내역에 오류가 있는지 최종 확인해달라는 관리부 요청에 내역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 답신을 보낸다. 그리고 지난주 웹디자이너에게 요청해두었던 『사기열전』의 상세 이미지를 확인하고 온라인 서점에 등록 요청 메일을 보낸다. 이제 점심시간!

 

오후에는 블로그에 남겨진 독자의 문의 건을 편집부에 확인하고, 『디 에센셜 조지 오웰』을 홍보하기 위해 카드 뉴스 제작을 요청한다. 텍스트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어울리는 이미지를 정리한 후 웹디자이너에게 요청했다. 최근 KBS 북유럽이라는 방송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여러 셀럽들의 인생 책을 소개하다 보니 민음사의 책이 자주 소개되었다. 혹시 북유럽의 방송 로고도 띠지에 사용할 수 있을지 저작권 확인을 위해 이곳저곳 담당자 연락처를 수소문했다. 전자책 담당 MD의 프로모션 요청 사항을 확인하여 답변을 하고, 전자책 정보를 수정해달라는 편집자의 요청에 따라 서점 MD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곧 출간될 『디 에센셜 버지니아 울프』와 『디 에센셜 다자이 오사무』를 홍보할 자료들을 요청하고, 마케팅 방향들을 고민하다 벌써 10시가 다 되었음을 확인한다. 망했다. 『한편』은 펴보지도 못해는데. 내일 해야 할 일들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다. 엄청 춥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가운데 습관적으로 느낌표를 찍어 온 사람이 있다면 한번 빼 보기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느낌표를 쓰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써 보기를 권하고 싶다. 느낌표 하나를 찍고 말고가 과연 큰 차이가 있을까? 그다지 쓸모없는 고민일까? 디테일의 차이가 생각보다 클까? 관습적으로 반복해 오던 데서 벗어나 보자. 편집자로서 판단하고 확신을 키워 가고 또 그것을 의심해 보자." (p.112)


'같은 원고라도 백 명의 편집자가 있다면 백 권의 아주 많이 다른 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p.34)는 말이 와닿는다. 사실 마케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은 책을 알리더라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마케팅을 준비했다면 이런저런 다양한 모양을 시도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내 손을 거쳐가는 책들에게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게 모든 마케터들의 바람이 아닐까. 하루 종일 엄청 바빴는데, 돌아보면 한 게 별로 없는 것만 같은 하루.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하루 종일 정신없이 분주하고 정신없는 수많은 업무 가운데에서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지하고, 스스로 자신만의 기준과 주관을 세워간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나는 일을 할 때 어떤 기준과 주관을 가지고 최선의 선택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나중에 후배들에게 우리 일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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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문학책 만드는 법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n | 2025.04.27 리뷰제목
이 리뷰는 2020년 10월 13일에 유유에서 출간된 강윤정 저의 '문학책 만드는 법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 에 대한 리뷰입니다. 너무 흥미로워서 구매해본 책입니다.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같은 출판사의 다른 시리즈도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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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2020년 10월 13일에 유유에서 출간된 강윤정 저의 '문학책 만드는 법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 에 대한 리뷰입니다. 너무 흥미로워서 구매해본 책입니다.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같은 출판사의 다른 시리즈도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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