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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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

김성민 | 다반 | 2020년 9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2 (10건)
분야
인문 > 인문학산책
파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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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세상에 쓸모없는 책읽기는 없습니다 평점8점 | y*****2 | 2020.12.20 리뷰제목
『논어(論語)』의 「술이(述而)」편에 ‘公子曰, 三人行, 則必有我師,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공자왈, 삼인행, 즉필유아사, 택기선자이종지, 기부선자이개지)’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길을 가는 세 사람이 있으면 스승이라 할 사람이 반드시 있다’라고 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 선한 사람이 하는 것을 가려 따르고, 선하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것은 고쳐 따른다’라
리뷰제목

논어(論語)술이(述而)편에 公子曰, 三人行, 則必有我師,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공자왈, 삼인행, 즉필유아사, 택기선자이종지, 기부선자이개지)’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길을 가는 세 사람이 있으면 스승이라 할 사람이 반드시 있다라고 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 선한 사람이 하는 것을 가려 따르고, 선하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것은 고쳐 따른다라고 독할 수 있는 다음 대목을 생각해보면 세 사람이 함께 하는 걸 보면 배울 점이 있다라는 정도로 이해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왜 세 사람일까 생각해봅니다.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할 가능성이 많지만, 세 사람이 모이면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세상의 모든 것은 배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지은이의 생각이 담겨 있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누군가 행한 일을 지켜보는 일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세 명이 한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논어의 한 구절을 가져온 것은 김성민님의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였던 모양입니다. 필자는 세상에 쓸모없는 책읽기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쓸모없는 책읽기를 왜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역설적으로 강조했다는 답변이 돌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즈음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은 비유나 우회적 언사에 담긴 뜻을 제대로 붙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생각을 묵히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쓸모없는 독서라고 하면서도 나름대로 책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서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라는 제목을 달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작가의 생각이 어떻든 간에 저는 그 가운데 쓸모 있어 보이는 것들을 건져 올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쓸모없음의 쓸모라는 프롤로그의 제목을 보면 작가 역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요즘 외국어나 외래어 사용에 심한 저항감을 느끼고 있는 중이라서 서문이나 들어가는 글이 훨씬 나아보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책들을 읽고 얻은 생각들을 정리한 결과물이 이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작가는 자신이 읽은 책들은 쓸모없는 책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자신의 책읽기가 쓸모없는 일이었다는 것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전자라면 그 쓸모없는 책을 쓴 저자들이 불편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후자라면 굳이 쓸모없는 짓을 왜 하셨는지도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프롤로그(정말 마음에 안듭니다만 작가가 붙여놓은 글이라서 어쩔 수 없이 인용하는 것입니다)를 보면 김민정 시인의 시집 아름답고 쓸모없기를에서 빌려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시는 시인이 경북 울진에서 주워온 돌을 두고 생긴 일을 시에 담으면서 정한 제목입니다. 그러니 책읽기를 돌과 비유하여 쓸모없는 일로 치부하는 것이야 말로 쓸모없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의 글을 읽어가면서 제가 금년에 내놓은 독후감 생각이 났습니다. 원고를 정리하는 작업을 도와주던 아내한테서 지청구를 들었던 것입니다. 책읽기를 많이 했다고 자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관련이 있는 다른 책의 내용을 끌어오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은 독후감쓰기입니다만, 자칫 주제가 흩어질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밀리 디킨스의 시, 고독은 잴 수 없는 것의 경우 고독을 주제로 한 시에 관한 생각보다는 시어로 사용한 고독고통으로 헷갈렸다면서 타인의 고통을 주제로 변주하여 영화 생일 의 감상평으로 대신하였습니다. 차라리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을 가져오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삼인행, 즉필유아사라는 점을 새기라는 공자님 말씀대로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에서 얻은 바가 있습니다.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점과 적어도 책을 낼 때는 외래어나 외국어보다는 우리말을 사용하려는 노력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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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무쓸모함이 삶의 구원이자 진짜 쓸모로 변할 때 평점10점 | v*****w | 2020.09.16 리뷰제목
책을 받자마자 '드디어'라는 부사를 기어코 내뱉고 말았다. 출간 소식을 알게 되던 그날부터 예약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고작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을 시간이었음에도. 나는 왜 그토록 이 한 권의 책을 기다렸던 걸까.  아이들과 분주한 일상을 보내면서도 문득, 혼자 남겨진 시간이면 다른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문득 그리고 또 문득. 왜 그랬는지 이젠 알 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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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자마자 '드디어'라는 부사를 기어코 내뱉고 말았다. 

출간 소식을 알게 되던 그날부터 예약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고작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을 시간이었음에도. 나는 왜 그토록 이 한 권의 책을 기다렸던 걸까.  아이들과 분주한 일상을 보내면서도 문득, 혼자 남겨진 시간이면 다른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문득 그리고 또 문득. 왜 그랬는지 이젠 알 것만 같다. 책을 다 읽고 난 이제서야... 책 속에 책이 있는, 그리고 그 책과 책이 묘한 끈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이야기와 해석으로 재탄생되는, 그야말로 책들의 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책을 왜 그토록 기다렸는지를. 


읽고 쓰는 세계에서 우연히 만난, 이토록 내밀하고 섬세한 사색력과 문장력을 지닌 분이 계실까. 솔직히 그녀를 제외하고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깊이 빠져들 줄 알면서도, 아프게 읽을 줄 알면서도, 고통을 삭히기 위함인 줄 알면서도, 그렇게 책과 글의 심연 속으로 풍덩 뛰어들 줄 아는 사람...  글에 대한 기대는 언제나 어긋나기는커녕 '역시 내 눈이 맞았어'라는 일종의 유레카를 선사했던 이 분의 첫 책인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를 읽고 나니, 형용될 수 없는 기쁨과 고마움이 밀려온다. 그리고... 포기를 감히 선언한다. 이 책의 서평 쓰기를. 대신...


편지를 남겼다. 연서라고 해도 부끄러움도 모른 채. 나도 모른 채

너무 좋은 책은....서평을 쓸 수가 없다. 그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뜨거운 노력... 애타는 시간들, 기다리는 순간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왠지 누군가의 얕은 서평이 너무나도 얕아서.... 


그래서 대신 이렇게 마음을 남깁니다.. 

정말 좋은 독서 에세이를 만났다는 것에 큰 영광 삼아서- 


고맙습니다. 좋은 책, 좋은 시간 선물해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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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 평점10점 | l******r | 2020.10.07 리뷰제목
“사랑 안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에서 벗어나 다른 자아가 되듯이 독서를 통해 다른 자아를 경험한다. 수많은 다른 사람이 되면서 여전히 자기 자신으로 남는다. 일상과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경험을 통해 일상을 탈피한다. 사랑이 떠나도 사랑했던 나는 남고 한 권의 책이 끝나면 조금 달라진 내가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랑하고 싶을 때 독서를 하고 독서를 사랑하며 사랑을 경험한다.”
리뷰제목

“사랑 안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에서 벗어나 다른 자아가 되듯이 독서를 통해 다른 자아를 경험한다. 수많은 다른 사람이 되면서 여전히 자기 자신으로 남는다. 일상과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경험을 통해 일상을 탈피한다. 사랑이 떠나도 사랑했던 나는 남고 한 권의 책이 끝나면 조금 달라진 내가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랑하고 싶을 때 독서를 하고 독서를 사랑하며 사랑을 경험한다.”

 

 

    돈이 최고의 가치인 자본과 효율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쓸모없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찍이 ‘오스카 와일드’가 “모든 예술은 완벽하게 쓸모없다.”고 말했듯이 모든 예술은 쓸모없음에서 탄생하는 것이고, 독서에도 돈으로는 결코 측량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생명력이 있다고 믿고 싶다.^^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는 블로그 이웃 ‘민’님의 책과 함께한 시간을 담은 독서 기록이다. 쓸모를 의미하는 ‘쓸 만한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는 시대에,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독서를 통해 얻은 쓸모를 공유하고 싶은 저자의 소망이 담긴 책이라고 하겠다.

 

    책 표지 뒷면에 인쇄된 그대로 저자를 소개하자면,

    “읽는 사람. 책을 읽으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믿는다. 책 읽는 사람이 많아지면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된다는 꿈을 꾼다. 읽은 책을 기억하고 싶어서 블로그 ‘시간의 기록’에 리뷰를 남긴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고 대학에서 언론과 정치외교를 공부했다. 오늘도 가족이 모두 잠든 밤, 부엌에서 책을 읽는다.”

 

    블로그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민’님은 일반인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글을 잘 쓰신다.^^ 직업 작가도 부러워할 만한 유려한 문장,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임에도 책을 펼치면 술술 읽힌다.

 

    ‘민’님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서평과 리뷰들이 이 책의 뼈대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을 읽는 것은 거울이 되어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동시에 독서를 통해 수많은 다른 사람이 되면서 일상을 탈피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 독서에 깊이 빠진 후 일상으로 돌아오면 현실이 낯설게 느껴지고 이전과는 조금 다른 자신이 되곤 하는데, 자신을 변화시키는 독서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목차에 등장하는 책 중 내가 제대로 읽은 책이라곤 「동물농장」과 「멋진 신세계」 달랑 두 권, 흥미 위주의 얇디얇은 나의 독서 이력이 부끄러웠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내공이 얼마나 깊은지 새삼 느낄 수 있었고, 나처럼 허접하기 짝이 없는 글로 수준 높은 문장들을 리뷰한다는 게 한편으로 넌센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수많은 책들에게 빚을 졌기에 책에게 빚을 갚는 마음으로 책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는데, 그런 소망을 이룰 수 있어서 기쁘다는 ‘민’님의 두 번째 책도 머지않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어떻게 하면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될까? 책을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책을 많이 읽게 되지 않는다.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실제로 사랑에 빠지지 않듯이.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수많은 선택지 중 책을 선택하는 일은 다른 것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책을 사랑하게 되기까지 여러 길을 우회했다. 나는 시작은 너무 늦거나 빨랐다. 늦은 대학 생활과 이른 결혼생활을 하면서 종종 혼자가 되었고 혼자일 때 책을 읽었다. 나와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해 불가한 일들을 이해하고 싶었다. 책이 모든 질문에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내면에서 벌어지는 소란과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공허감을 잠재웠다. 책을 읽으면서 고독했지만 외롭지 않았다. (프롤로그 중)

 

- 독서는 여행이기도 하지만 초월한다는 면에서 사랑과 비슷하다. 사랑 안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에서 벗어나 다른 자아가 되듯이 독서를 통해 다른 자아를 경험한다. 수많은 다른 사람이 되면서 여전히 자기 자신으로 남는다. 일상과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경험을 통해 일상을 탈피한다. 사랑이 떠나도 사랑했던 나는 남고 한 권의 책이 끝나면 조금 달라진 내가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랑하고 싶을 때 독서를 하고 독서를 사랑하며 사랑을 경험한다. 사랑을 하는데 어찌 일상이 권태롭겠는가. 혼자 책 읽는 시간은 혼자가 아니다. (23~24쪽)

 

- 「토지」를 읽다 보면 이해되지 않는 삶은 없다. 「토지」를 읽고 나서 정신적으로 한 뼘이 자랐다고 느낀 이유는 아마도 이해 불가한 삶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리라.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삶이란 원래 그렇게 수많은 모순과 아이러니로 이루어져 있다고 토지의 인물들은 말한다. 원수로 지내는 인물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른다면 토지의 많은 인물들은 운명의 굴레에서 비관하거나 순응하거나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친다. (72~73쪽)

 

-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은 삶과 맞바꾼 것이나 다름없는 힘겨운 작업이었다. 근육이 퇴화하여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상태에서 마지막 남은 기운을 그러모았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헤밍웨이의 말처럼 ‘병은 그를 파괴했지만, 그는 패배하지 않았다.’ 김영갑에게 갤러리 작업은 길 끝에서 만난 또 다른 길이었다.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는 시력을 잃었을 때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직을 맡게 된다. 삶에 대한 농담 같은 아이러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길이 끝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길이 열렸다. 보르헤스는 ‘보이는 어둠’ 속에서 읽기에 더욱 몰입했다. ‘삶의 전반기에 빛에서 조용히 읽고 글을 썼다면, 후반기에는 어둠에서 다른 사람에게 글을 받아쓰게 하고, 또한 글을 읽어 주게 했다.’ 그는 읽고 또 읽기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한다. 보르헤스에게 가장 행복한 일은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이다. (87쪽)

 

-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이야기다. 이렇게 슬퍼도 되나? 아니, 이렇게까지 슬픈 이야기를 아이들이 알아야 하나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어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아이들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아동문학가 케이트 디카밀로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에게 진실을 말하되, 그 진실을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동화작가의 일”이라고. 이를테면 어머니가 아버지를 버리고 다른 집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 그래서 ‘화냥년의 딸’이라는 욕설을 들어야 했던 이야기. 아버지와 어머니의 도움을 받지 못해 구걸을 해야 했던 이야기를 듣는다. 독자는 몽실에게 일어난 ‘괜찮지 않은 일들’이 몽실이 절뚝거리며 걸어가는 삶을 통해 괜찮아지는 과정을 읽는다.

    아이들은 슬픈 동화를 통해 훗날 닥쳐올 슬픈 일에 대해 예방주사를 맞는지도 모른다. 권정생 선생이 ‘내 동화는 슬프지만 절망은 없다.’고 말했듯 몽실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작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139쪽)

 

- 전체주의는 개별성을 지우고 대중이 무지하기를 바란다. 그들은 왜 대중이 똑똑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가. 대중이 판단력이 흐려질 때 전체주의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읽기와 쓰기라는 단순한 행위가 삶을 지켜 주는 결정적이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쓰기를 통해 보존된 기억이 기만과 거짓 선동에서 구출해 주는 단단한 동아줄이 될 수 있음을 「동물농장」은 보여준다. (159쪽)

 

- 아픔이 개별적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나는 네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을 똑같은 크기로 감당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슬픔을 느낀다. 타인의 정신적 육체적 아픔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슬픈 공부’라고 부른다면 그 공부는 슬프고 실패하더라도 계속 되어야 한다. ‘내가 당신을 생각하고 아끼고 있다.’는 다른 표현이므로. (194쪽)

 

- 악의 실체는 놀랍도록 시시했다. 대단한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라서 대단한 악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저 평범한 한 인간이었다. 평범한 사람의 위대한 행동은 감동을 주지만, 평범한 사람의 악한 행동은 절망을 준다.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잔인한 살인사건 범인의 실체가 밝혀질 때 종종 2차 충격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보통 사람이기 때문이다. 남편을 토막 살인한 30대 여성의 얼굴은 어딘가에서 본 듯한 친근한 얼굴이었으며 연쇄 살인 사건을 저지른 남자의 평판은 예의가 바르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렌트가 말하는 ‘악의 평범성’은 그들의 평범한 인상이나 정상적인 외모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악의 평범성은 순전한 무사유, 생각할 수 없는 능력에서 기인한다.

아렌트가 아이히만에게서 발견한 세 가지 무능성은 말하기의 무능성, 생각의 무능성,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의 무능성이다. 무능성을 판단한 근거는 언어였다. ‘언어는 사유의 집’이라고 말한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입에서 나오는 상투적인 말에서 아이히만의 무사유를 발견했다. 아렌트의 눈에 비친 아이히만은 시종일관 인정받고 싶어 하는 허풍쟁이의 모습이었다. (225~226쪽)

 

- 글쓰기는 혼자 하는 일 같지만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책을 쓰는 일은 더더욱 그러했다. 투쟁의 지원군이 되어준 사람들이 있다. 공간과 물건도 힘이 되어준 걸 생각하면 그들도 나의 소중한 지원군이다. 나는 수많은 책들에게 빚을 졌다. 쓰기의 원동력은 읽기라는 걸 거듭 확인했다. 책에게 빚을 갚는 방법이 있다면 책에 관한 책을 쓰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한 바람을 이룰 수 있어서 기쁘다. 이것이 혼자만의 기쁨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블로그에서 만난 멀고도 가까운 인연에 감사한다. 그 인연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므로. 책이 만들어 준 인연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에필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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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름답고 쓸모 없는 독서 평점8점 | v****4 | 2021.05.25 리뷰제목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내게는 쓸모 있는 독서였다....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의 첫 문장을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세상 모든 책을 읽고 싶었다." 우선... 선정한 책들부터 범상치 않은 책들이다. 무게와 깊이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저자의 해석은 깊이가 있다. 나도 저자가 읽은 책들을 읽었을 때... 저자와 같은 시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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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내게는 쓸모 있는 독서였다....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의 첫 문장을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세상 모든 책을 읽고 싶었다."

우선...

선정한 책들부터 범상치 않은 책들이다.

무게와 깊이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저자의 해석은 깊이가 있다.

나도 저자가 읽은 책들을 읽었을 때...

저자와 같은 시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어디선가 들어봤을 책들이 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3개의 파트에 32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총 56권의 책이 언급되고 있다.

이 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두 번에 걸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용도 방대할 뿐더러, 작가분에게도 인상깊은 소설이었던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읽어보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못읽어본 책이라 할지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독서 내공이 오롯이 느껴진다.

저자분이 책을 보는 시선에는

책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과 철학을 담아내고 있으며,

결고 가볍지 않은 해석들과 주제의식을 독자에게 잘 전달해주고 있다.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책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을 바로 세워 나가야 할지를

고민해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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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 평점8점 | s*********a | 2020.11.04 리뷰제목
구독하던 블로거가 책을 출간하였다는 소식에 주문하였다.사실, 책은 읽어도 서평을 따로 찾아보고 또다른 생각을 하는 게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그저 서평 모음집이라고 하기엔이런저런 표현들이 좋았다.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고.A책과 B책 사이의 연결고리를 잘 찾아내고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것들도)문장 하나하나에 고민이 담긴듯한 표현력도 좋았다.다만, 글자 크기가 좀 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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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던 블로거가 책을 출간하였다는 소식에 주문하였다.

사실, 책은 읽어도 서평을 따로 찾아보고 또다른 생각을 하는 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그저 서평 모음집이라고 하기엔

이런저런 표현들이 좋았다.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고.

A책과 B책 사이의 연결고리를 잘 찾아내고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것들도)

문장 하나하나에 고민이 담긴듯한 표현력도 좋았다.


다만, 글자 크기가 좀 작아서 읽는 게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평소에 내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작품들도 나와서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겠네, 하는 생각도 들었고~


오랜만에 따뜻한 독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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