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홈  : 루시아 벌린 자전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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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홈 : 루시아 벌린 자전 에세이

루시아 벌린 자전 에세이

리뷰 총점 9.1 (13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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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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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아하고 찬란한 그녀의 인생 평점8점 | r*********s | 2020.09.21 리뷰제목
그 집은 2층 양옥집이었다. 1층에는 상가를 두었고 2층에는 주인집과 셋방이 있었다. 그리고 주인집 거실을 지나 계단으로 오르면 옥탑방이 나온다. 천장이 낮아서 키가 큰 사람은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그 방에서 3년 하고도 3개월 정도를 살았다. 옥탑의 특성상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웠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그런 시절을 견뎠을까 싶기도 하다. 혼자가 아니라 가능했을지도 모르
리뷰제목

그 집은 2층 양옥집이었다. 1층에는 상가를 두었고 2층에는 주인집과 셋방이 있었다. 그리고 주인집 거실을 지나 계단으로 오르면 옥탑방이 나온다. 천장이 낮아서 키가 큰 사람은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그 방에서 3년 하고도 3개월 정도를 살았다. 옥탑의 특성상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웠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그런 시절을 견뎠을까 싶기도 하다. 혼자가 아니라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집이라고 부를 수 없는 하나의 방. 그러나 나에겐 돌아갈 유일한 곳, 집이었다. 


루시아 벌린의 『웰컴 홈』을 읽으면서 나는 그 방의 형태를 그려보았다. 친구의 책상 위에는 친구가 좋아한 연예인 사진이 있었고 언제라도 바닥으로 쓰러질 것만 같았던 작은 옷장이 있었고 문 옆에는 전기밥통이 있었다. 나의 흔적이 남은 곳, 나의 눈물과 기쁨을 지켜본 공간이 여전히 존재할까. 오래전 연락이 끊긴 그 친구는 잘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대학시절에는 다른 친구의 집에 잠깐 머물렀다가 대학 동기와 3년 가까이 함께 살았다. 루시아 벌린의 에세이 덕분에 접혔던 날들이 펼쳐지는 기분이다. 


루시아 벌린의 에세이는 이상하게 애틋하고 아프다. 비통한 슬픔으로 가득 찼다거나 고통의 순간을 극대화한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들려주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데 내게는 그녀가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서 있는 것만 같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기록하는 일은 쉽고도 어렵다. 혼재된 기억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 시대의 역할도 있기 때문이다. 루시아 벌린의 어린 시절도 그랬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순수하고 천진함을 잃지 않았다. 


 『내 인생은 열린 책』이란 단편집을 통해 그녀가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했고 네 명의 아이를 키우며 살았다는 걸 알았지만 소설이 아닌 에세이로 읽으니 더욱 그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까 생각한다. 소설의 장면과 겹쳐지는 부분을 만나는 일은 마치 내가 그녀를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기분으로 신이 나기도 했다. 두 권의 책을 나란하게 두고 한 번 더 읽는다면 가만히 그녀와 포옹하는 느낌일 것 같기도 하고. 


그게 전부예요. 역설적이지만 만사가 평안해요. 그다지 긴장되지 않은 생활이죠. 사실은 행복해요. 모든 일이 잘 돌아가서 행복한 건 아니고 인생의 굴곡진 곳, 공포의 안과 밖, 그곳이 어디든 갈 데까지 다 가봤기 때문에 그래요. 명백히 난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집은 이래저래 도움이 될 테고 그건 고양이에게도 마찬가지겠죠. (147쪽)


하지만 고달픈 인생을 사는 일이 그렇듯 그런 인생을 읽는 일은 따갑고 아리다. 수많은 이사를 하고 불편을 감수하는 삶이라고 간단하게 쓸 수는 없다. 그녀가 살아온 인생이 그러하듯이. 그럼에도 그녀는 어떤 순가에도 평점심을 잃지 않는 것 같다. 순간의 감정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야 맞을까. 사랑과 결혼생활, 그리고 글쓰기까지 말이다. 내게는 그렇게 보였다. 그러나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듯 나는 그녀의 인생을 모른다. 남겨진 글, 미완의 글을 읽으면서 그녀가 지나온 집들에서 그녀가 생각하고 매만지고 완성되었을 글을 생각한다. 글에 대한 그녀의 열정, 고민을 가장 가까운 이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느낄 수 있다. 


아무튼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 거의 모든 페이지에 내용을 보태고 있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지금까지 슨 글의 대부분을 나도 좋아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슬픈 일은 예전에 내 이 빌어먹을 마음이 큰 기쁨으로 가득해서 내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에 대한 마음도 말랑말랑했고, 그 때문에 다음 단락에서 그들을 어떻게 그릴지, 어떤 웃기거나 아름다운 일을 앞에 두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게 할지에 대해 세심히 배려하며 집필했다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내 마음 상태가 그렇질 않은데 처음부터 다시 이 소설을 이끌어가자니 그럴 수가 없어서 슬픈 거라고요. (186쪽)


많은 편지를 썼는데 그 편지를 읽다보면 그녀가 무척 외로웠구나 싶다. 글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지만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해 토로하고 있다. 때로 불안하고 때로 우울하고. 몇 번의 이사가 아닌 열여덟 군데의 다른 집에서 살아온 그녀가 안착하고 싶었던 공간은 어디였을까. 세세하게 기억하고 기록한 집에 대한 글은 묘한 기분을 불러오는데, 그 기록이 그녀의 굴곡진 삶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가 들려줄 더 많은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는 게 아쉽다. 어딘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그녀의 글을 찾았다는 그런 소식을 듣고 싶다. 읽으면 읽을수록 진솔한 그녀의 우아하고 찬란한 인생에 빠져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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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웰컴 홈》 월켐 투 루시아 월드!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r*******n | 2020.09.15 리뷰제목
나는 밀가루를 물에 이겨 만든 풀로 잡지책 낱장들을 조심스럽게 벽에 붙였다. 잡지의 글이 젖을까 봐 조심스러웠던 것이다. 통나무집 벽의 천장부터 바닥까지에 잡지책 낱장을 조각보처럼 붙여 빈틈없이 도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렇게 해놓으면 존슨 할아버지는 벽에 붙은 것을 읽으며 긴 겨울을 났다. 이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잡지의 종류와 페이지 들을 뒤섞어 붙이는 일이었다
리뷰제목

 

나는 밀가루를 물에 이겨 만든 풀로 잡지책 낱장들을 조심스럽게 벽에 붙였다. 잡지의 글이 젖을까 봐 조심스러웠던 것이다. 통나무집 벽의 천장부터 바닥까지에 잡지책 낱장을 조각보처럼 붙여 빈틈없이 도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렇게 해놓으면 존슨 할아버지는 벽에 붙은 것을 읽으며 긴 겨울을 났다. 이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잡지의 종류와 페이지 들을 뒤섞어 붙이는 일이었다... 나는 그게 나의 첫 문학 수업, 또는 창조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배운 첫 수업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벽들이 어떤 커다란 생각의 장이란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p.29~30

 

2015년, 미국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인기가도를 달리는 작가들을 제치고 낯선 작가의 소설이 갑자기 등장했다. 그 책이 바로 무명작가 루시아 벌린의 <청소부 매뉴얼> 이었다. 2004년,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지 11년 만에 루시아 벌린은 말 그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책은 사후 11년 만에 떠오른 문학 천재, 루시아 벌린의 자전 에세이이다. 그녀는 32살에 이미 세 번 이혼했고, 네 아들을 낳았으며,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었고, 싱글맘으로 네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고등학교 교사, 전화 교환, 병동 사무원, 청소부, 내과 간호보조 등의 다양한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경험들이 모두 그녀의 작품 속에 녹아 들어가 있다.

 

<청소부 매뉴얼>과 <내 인생은 열린 책> 두 권의 단편집 전체가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파란 만장했던 그녀의 인생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이번에 만난 책은 진짜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종의 자서전이자 회고록이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책에 수록된 글을 쓰고 있었고, 안타깝게도 원고의 마지막 장은 그 끝 문장까지 완성하지 못한 채 미완성 남게 되었다. 이 책은 그 유작과 함께 그녀가 삶의 한때를 보냈던 여러 집들에 대한 기록과 사진, 그리고 가장 가까운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함께 모아 수록하고 있다.

 

 

아무튼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 거의 모든 페이지에 내용을 보태고 있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지금까지 쓴 글의 대부분을 나도 좋아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슬픈 일은 예전엔 내 이 빌어먹을 마음이 큰 기쁨으로 가득해서 내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에 대한 마음도 말랑말랑했고, 그 때문에 다음 단락에서 그들을 어떻게 그릴지, 어떤 웃기거나 아름다운 일을 앞에 두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게 할지에 대해 세심히 배려하며 집필했다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내 마음 상태가 그렇질 않은데 처음부터 다시 이 소설을 이끌어가자니 그럴 수가 없어서 슬픈 거라고요.    p.186

 

루시아 벌린의 단편들을 읽고 나면 삶을 돌아보게 되곤 했다. 그녀가 아메리카 대륙의 여러 도시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희극과 비극이 뒤섞인 이야기들이 우리의 삶과 다른 듯 하면서도 같은 모습으로 공감과 이해를 불러오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 루시아 벌린 특유의 반짝이는 유머와 통찰력, 담백하지만 아름다운 문장들이 더해져서 근사한 재미를 안겨 준다. 이야기들은 '비극적인 동시에 유머와 멜랑콜리를 자아내고, 감정은 극한이지만 언어는 꾸밈이 없으며, 문장은 단편적이면서도 글은 산뜻하다.'는 점에서 굉장히 우아하다. 그리고 최소한의 단어로 복잡한 감정과 사소한 감정을 모두 드러내고 있으니, 단편으로서는 최고의 효율적인 글쓰기가 아닐 수 없다. 그녀의 회고록 역시 담백하고, 간결하게 흘러가는 회고록이라 더욱 좋았다. 특히나 가까운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 글들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녀의 감정 상태, 글을 쓰는 과정, 당시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루시아는 평생 열여덟 군데의 다른 집에서 살았다. 그렇게 터무니없을 정도로 수많은 곳을 옮겨 다니며 살았기에, 그녀에게 집이란 정말 중요한 의미였다. "집에 가려고, 나는 집에 가려고 글을 썼다. 내가 안전할 수 있는 곳. 나는 현실을 교정하기 위해 글을 썼다." 라고 말했을 정도로 말이다. 이 책은 그녀가 거쳐온 수많은 삶의 편린들과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오롯하게 담겨 있다. 최소한의 단어로 복잡한 감정과 사소한 감정을 모두 드러내고, 비극적인 동시에 유머와 멜랑콜리를 자아내는 루시아 벌린의 작품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알고 싶다면, 이 작품을 만나 보자. 월켐 투 루시아 월드!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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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웰컴 홈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t********7 | 2020.10.06 리뷰제목
루시아 벌린,별다를 게 없는 잔잔하고 지루한 일상, 여러 곳에 보금자리를 펴고 다이나믹한 삶을 살았던 그녀의 이야기는 내 눈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그레고리우스가 된 것 처럼 우연히 알게 된 만나본 적 없는 이의 삶에 푹 빠져든 느낌이다. 한편으로는 평온과는 거리가 멀었을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안타깝기도 했다. 책 제목과 잘 어울리는 예쁜 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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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벌린,
별다를 게 없는 잔잔하고 지루한 일상, 여러 곳에 보금자리를 펴고 다이나믹한 삶을 살았던 그녀의 이야기는 내 눈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그레고리우스가 된 것 처럼 우연히 알게 된 만나본 적 없는 이의 삶에 푹 빠져든 느낌이다. 한편으로는 평온과는 거리가 멀었을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안타깝기도 했다. 


책 제목과 잘 어울리는 예쁜 집의 모습이 표지에 담겨져 있다. 


그녀가 살았던 곳 중 한 곳인 이디스 스트리트, 그리고 루시아 벌린
그녀의 환한 미소로 인해 기분이 좋아졌다. ^^ 

이 책은 루시아의 아들인 제프 벌린이 미완성된 초고와 편지들을 모아 펴낸 책이라고 한다. 
작가가 살았던 집들을 회고하는 내용과 그녀가 받거나 쓴 많은 편지들이 수록되어 있다.

루시아 벌린이 집으로 불렀던 곳들에 대한 묘사 뿐만 아니라 그녀의 삶 이야기가 녹아져 있어 잔잔하다 못해 지루했었는데 간만에 책을 읽으며 호기심이 잔뜩 샘솟았다. ^^ 

  아이다호주 멀런 

이번에 멀런에 와서는 외벽을 타르지로 바른 통나무집에서 살았다. 광산 바로 위쪽에 있는 집이라 엔진과 발전기가 돌아가며 달가닥거리는 소리, 도드래의 윙윙 끼익끼익 소리가 들려왔다... 중략... 피리를 부는 듯한 경적 소리. 다양한 경적 소리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았다. 

텍사스주 엘패소 

.. 중략.. 햇빛에 탈색된 듯한 하늘만 사방으로 멀리 펼쳐졌다. 무척 습한 공기에는 더위와 제련소의 가스, 염류피각 성분의 먼지가 섞여 있었다... 중략.. 나는 밤이면 어두운 복도를 지나 화장실에 가는 게 겁났다. 보이지 않는 유령, 그리고 바로 미치광이처럼 자주 방에서 불쑥 튀어나오곤 했던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무서워서였다. 
그녀가 살았던 곳은 어느 하나 비슷한 곳이 없다. 각자 다른 개성을 지닌 곳이라 상상의 나래를 펼쳐 장소를 그려보았다. 책 중간중간 삽인된 사진들은 그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주었다. 


루시아의 삼촌 존, 참 재밌는 사람 같다. ㅋㅋ


루시아가 살았던 아이다호주 멀런 


루시아가 살았던 애리조니아주 파타고니아 
그리고 어린시절 루시아 


루시아는 마지막에 자기가 살았던 집들의 문제점에 대해 열거해 두었다. 

간단하게 나열했지만 요점이 쏙쏙 보인다. 텍사스주 엘패소는 최악인 것 같다. 바선생에 어두운 복도, 술주정뱅이, 가뭄에 홍수까지.. =ㅅ= 


루시아처럼 내가 살았던 집들에 대한 기록을 해두고 나중에 읽어보면 재밌을 것 같다. 


루시아의 집에 관한 이야기 다음엔 그녀가 1944년부터 1965년까지 쓴 편지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첫 편지는 그녀의 아버지가 루시아에게 쓴 편지였다. 딸을 향한 사랑이 가득 담겨져 나와 그 장이 쓰여져 있는 종이마저 따뜻한 온기를 띠고 있는 것 같았다.  

모두 네 옆에 있으니(아빠도 조만간 네 옆에 있게 될거야) 곤란한 상황에 처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생기면 네가 도움을 청할 수 있어. 하지만 누구보다 가장 큰 스승은 네 마음일 거야. 마음이 가볍고 가뿐해서 노래를 부르고 싶어지면 착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란다....중략... 

                                                                                

언제나 너를 사랑하는

    아빠가 


그리고 편지들을 읽다보니 힘든 삶이었지만 이렇게 자주 편지를 나눌 친구들이 있어 그녀가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돈 부부는 루시아가 자신의 힘든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인간은 다른 이들로부터 상처를 받기도 하고 혼자이고 싶어하지만 결국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 


내 단편소설들에 대한 거래는 그렇다 쳐도 소설의 경우엔 그들이 아직 읽어보지도 않았는데 돈을 지불하니 기분이 좀 안 좋아요. 내가 그걸 쓰기도 전에 말이에요.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이제 집필에 전념해야 하는데 겁이 난다는 거예요. 내가 지금까지 쓴 걸 다시 읽어보면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까 싫어할까 의식하며 읽게 돼요.    


여러 장소에 살며 다양한 경험을 한 루시아처럼 나도 이곳 저곳 다니며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은데 COVID-19가 언제쯤 그런 생활을 가능하게 해줄까? ㅋ 


생전에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면 그녀의 삶이 좀 더 안락했을텐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너무 궁금해졌다. 

다른 책들도 한 번 읽어봐야 겠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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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웰컴 홈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0 | 2020.09.11 리뷰제목
루시아 벌린은 평생 18군데의 다른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이 책은 이렇게나 많은 집에서 살면서 (집을 옮겨 다니면서) 느낀 집과 가족에 대한 생각들을 쓴 에세이와 지인에게 보낸 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녀가 이 에세이를 모두 끝맺지 못하고 사망하게 되었다. "나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수많은 곳을 옮겨 다니며 살았어요. (...) 나는 항상 찾고 있어요. (...) 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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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벌린은 평생 18군데의 다른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이 책은 이렇게나 많은 집에서 살면서 (집을 옮겨 다니면서) 느낀 집과 가족에 대한 생각들을 쓴 에세이와 지인에게 보낸 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녀가 이 에세이를 모두 끝맺지 못하고 사망하게 되었다.

 

"나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수많은 곳을 옮겨 다니며 살았어요. (...) 나는 항상 찾고 있어요. (...) 집을 찾고 있어요." - 서문 중

 

특별한 점은 루시아 벌린의 부모님 사진부터 그녀의 갓난 아기 때 사진, 어린이 때, 청소년 시절 때의 사진, 성인이 된 루시아의 사진, 결혼식 사진,아이 엄마로서의 사진들과 그녀가 살았던 집에 대한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진이 있어 실제 존재했던 한 여성 작가의 삶이라는 게 증명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중단편의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평범하지 못한 그녀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짧게 요약하자면, 그녀는 10살에 척추옆굽음증이라는 병을 진단 받았고, 결혼은 세 번이나 했으며, 알코올 중독에 걸렸고, 넷이나 되는 아이들을 혼자 길러 냈으며,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도 글을 써서 작가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어머니는 전보다 더 많은 글을 썼다. 거의 매일 밤, 저녁 식사를 하고 우리 가족이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을 시청한 뒤 어머니는 부엌 식탁에서 버번 한 잔을 벗 삼아 밤늦도록 글을 쓰곤 했다.' - 아들 제프 벌린의 말

 

세 명의 남편은 공교롭게도(?) 예술가 쪽 사람들이었다. 조각가, 피아니스트, 재즈 뮤지션... 남편들의 직업때문이었을까? 한 곳에 안주하지 못하고 여기 저기 방랑하듯이 살아간 그녀의 삶을 보면서 얼마나 힘들고 고된 삶을 살았을까 예상해보지만, 내 예상은 거기에 100분의 1도 못 될만큼 힘든 삶이었을 것이다.

 

자식들이 넷이나 되는데, 모두 자신이 양육권을 가지고 부양하며 살며서도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려고 했던 것 같다. 산과 들, 숲, 바다 등 자연과 가까이 살고, 뉴욕에서 살 때는 미술과, 도서관 들을 아이들과 자주 다녔다.

 

한편으로는 또다른 단편 작가인 레이먼드 카버랑 비슷하다고 느꼈다. 레이먼드 카버 또한 어린 나이에 결혼하여 아이들을 기르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도 단편 작가를 엄청 썼다고 한다. 레이먼드 카버가 인상 깊었던 점은 집에서는 아이들 때문에 글을 쓸 수가 없어 차 안에서 단편들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자신이 살았던 집에 대한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기억하는 것 또한 대단했다. 그만큼 집에 대한 애착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만사가 평안해요. 그다지 긴장되지 않은 생활이죠. 사실은 행복해요. 모든 일이 잘 돌아가서 행복한 건 아니고 인생의 굴곡진 곳, 공포의 안과 밖, 그곳이 어디든 갈 데까지 다 가봤기 때문에 그래요.' - p147, 돈 부부에게 보낸 편지 중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녀의 단편집 '청소부 매뉴얼', '내 인생은 열린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삶을 알고 나서 그녀의 소설들을 읽으면 그 소설들이 더욱 좋아질 것 같다. 그리고 그녀가 끝내지 못한 이 에세이의 나머지 부분들을 그 소설들 속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세월이 흐름에 따라 흑백 사진에서 컬러 사진으로 바뀌는 게 왠지 모르게 뭉클했다.

그리고 척추굽음증으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된 게 너무 안타까울 뿐이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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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웰컴 홈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a*******2 | 2022.01.10 리뷰제목
77편의 단편 소설을 남긴 작가 루시아 벌린 그리고 작가의 평탄하지 않은 삶의 흔적이 녹아든 작품들. 웰컴 홈은 이런 작가가 죽기 직전까지 썼다는 자전 에세이로 미완으로 남은 작품입니다. 작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졌는데, 전반부는 탄광촌에서 보냈던 작가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해 네 명의 아이들을 키울 때까지 살아온 집에 대한 기억이 담겨 있고, 그 공간과 관련된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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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편의 단편 소설을 남긴 작가 루시아 벌린 그리고 작가의 평탄하지 않은 삶의 흔적이 녹아든 작품들. 웰컴 홈은 이런 작가가 죽기 직전까지 썼다는 자전 에세이로 미완으로 남은 작품입니다. 작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졌는데, 전반부는 탄광촌에서 보냈던 작가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해 네 명의 아이들을 키울 때까지 살아온 집에 대한 기억이 담겨 있고, 그 공간과 관련된 기억을 꺼내는 동안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면 후반부는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글로 이루어졌으며, 편지글인 만큼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애쓴 작가의 내밀한 고백과 작가로서 인정받고 싶어했던 욕구가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힘든 삶을 이어가면서도 때로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때로는 작가로서의 당연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멈추지 않고 쓴 글에는 작가의 고단한 삶이 생생한 묘사로 그려졌고 그와는 대비되는 유머와 위트 또한 잘 녹아들어 있어서 흥미롭게 읽혔지만, 한편으론 아이들과 남편의 문제로 여러가지 일이 겹친 상황을 묘사하며 미처 끝맺지 못한 문장에선 불안한 삶의 한가운데에서 인생의 굴곡진 곳, 삶의 우울함과 불안함이 자리한 구석을 두루 경험해본 작가가 그럼에도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무엇을 기대하며 놓지 않으려고 했던 삶의 태도가 생각나 뭉클한 마음마저 들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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