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를 읽으려다 포기했던 건 표지에 등장한 그림 말고는 단 한 장의 그림도 등장하지 않는 책을 읽을 자신이 없어서였다. 그런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다시 읽기 시작하고 나서,드레퓌스 사건에 관한 언급이 잘 읽혀지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는... 해서 망설임 없이 <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을 주문했다. 유난히 크게 보인 '프루스트'때문에.^^
"(....) 프루스트는 드레퓌스 사건 때 그로서는 드물게 열의를 보였었다.(...)후일 프루스트는 그 시절의 끔찍한 악감정을 기억하고 자신의 걸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3권 '게르망트 쪽'에서 그것을 묘사했다"/59쪽
"언제까지나 시간 속에 있다고 여기면 잘못일세.우리의 중요한 부분은 시간 밖에 있다네.안나 드 노아유의 최근 시집에 관한 기사에도 그는 이렇게 썼다."시간과 공간을 그안에 담고 있는 심오한 생각은 더 이상 시공간의 횡포에 굴하지 않으며 무안해진다는 것을 그녀는 안다"/231쪽
"우리가 존경과 감사와 헌신의 표현이라 여기며 그토록 많은 거짓말을 섞어 넣는 그 모든 찬사와 그 모든 인사들이 이제 다 쓸데없고 피곤하기만 하다"라고 그런 것들이"영감을 박멸해 버린다"라고 그는 썼다"/266쪽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5 권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주제 가운데 하나는 드레퓌스 사건이란 생각을 했다. 흥미로운 지점은,옳고 그름의 문제를 읽는 독자가 판단하시라는 암시..그보다는 서로의 이익에 반해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낸 프루스트가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그런데 실제로 반유대주의자들과도 싸우는 관계가 아니였다는 좀더 구체적인 일화를 접하면서 프루스트 선생이 대단한 이유를 알것 같다.(소설에서도 도데의 아들에 관한 언급을 읽을때는 좀 추상적으로 받아들였었다..) 물론 이 책 역시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해도 작가의 시선으로 본 프루스트였을 테지만... 생각보다 프루스트 관련 언급은 많지 않았다.뭔가 아쉬운 2% 여운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이미 유명한 앙드레 지드와 관련된 일화는 더이상 놀랍지(?) 않을 정도니까.그럼에도 몇몇 등장인물의 이름의 힌트를 접했고,(에피소드는 언제나 즐겁게 읽히는 법이다) 내가 알 수 없는 인물들의 캐릭터의 부활보다 장콕토가.. 옥타브..의 캐릭터였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처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을 때와 또 다른 시선으로 읽고 있는 터라,시간과 공간의 화두가 새삼 소설을 더 집중해서 읽어야 할 동기도 만들어 준 것 같다. 엄청난 분량의 이야기 속에 프루스트만 따로 떼어 읽었다. 한 번에 완독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그런데 소설처럼 아니 소설 보다 더 잘 읽혀진다는 사실에 놀랐다.그래서 프루스트만 골라 읽느라 힘들었다.^^ 서로 얽혀진 인연들이 씨줄과 날줄로 너무 촘촘히 짜여져 있어서 불쑥불쑥 다른 인물들 등장까지는 어찌 할 수 가 없더라는..졸라,로댕,모네,피카소,이사도라 덩컨,거트루드(최근 그녀의 책 출간 소식을 들었는데 말이다..)가 쓴 책 ..이야기까지. 완벽하게까지는 아니어도 한 번씩은 다 들어본 예술가들이라 그런지 그림 한 점 없는 것은 읽기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프루스트 소설에 등장하는 화가의 모델이 모네..라는 사실에 왜? 라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궁금함이 있었는데 확실히 풀렸다."일종의 러스킨 순례에 나선 프루스트는 아미앵 성당을 방문했고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 속에서 성당 정면의 모습을 묘사했다.마치 모네가 루앙 대성당에 드리워지는 음영의 미세한 차이를 그려낸 것과도 같은 일이었다.아미앵 성당의 정면은 "안개 속에서는 푸르스름하고 아침에는 빛나며 오후에는 태양 빛을 머금어 호화로운 금빛을 띠다가 해 질녙에는 장밋빛으로 바뀌어 부드러운 밤의 빛깔을 띤다"라고 그는 썼다"/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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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 어떻게 죽은 걸까 오오오 너무 궁금해 너무 궁금해
에밀 졸라 책 읽으면 캐릭터 다들 어딘지 조금씩 미쳐있어서
작가 역시 나에겐 그런 이미지가 있었는데 죽음의 미스테리라니
오오오오오오오오 흥미롭다 흥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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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에포크 시절 파리 사교계의 결혼 선물 내역이 신문 지상에 공표된다는 거
너무 신기하면서 재밌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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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
드뷔시 좋아했는데 내 마음 좀 그렇다....
예술하는 놈들 만나면 안돼....
메리 매콜리프의 '예술가들의 파리' 중 2권 '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 리뷰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문화의 중심지였던 파리가 20세기에 들어서서 어떻게 변모해가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도판이 없음에도 인터넷으로 여러 자료를 찾아가며 읽다보니 그 시절 파리에 등장 인물들과 함께 있는 듯 했습니다. 딱딱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역사서라 좋았습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 <파리는 언제나 축제> 총 세 권으로 이루어진 '예술가들의 파리' 3부작입니다. 그야말로 파리의, 파리에 의한, 파리를 위한 책이고, 파리에 대한 헌사와도 같은 작품이에요. 그 시리즈의 두 번째 권 <새로운 세기의 예술가들> 입니다. 1900년부터 1918년까지의파리 예술가들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전쟁통에 수없이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작품 활동에 정신을쏟을 수가 없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만들어지기도 하지만요. 책 표지에 인용된 조르주 오리크의 글귀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예술은 항상 전진하며, 아무도 그것을 방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