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리포트
공유하기

코로나 리포트

대한민국 초기 방역 88일의 기록

리뷰 총점 9.0 (9건)
분야
사회 정치 > 사회학이해
파일정보
EPUB(DRM) 76.11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용안내
TTS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9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코로나 리포트' 서평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p********k | 2020.07.19 리뷰제목
제목: 코로나 리포트저자: 허윤정출판사: 동아시아   가독성 ★★★★★유익함 ★★★☆☆흥미도 ★★★★☆난이도 ★★☆☆☆(비전공자 기준)   <동아시아 출판사 서포터즈 2기 활동- 1편>   솔직히 이 책은 재미를 위해 혹은 대단한 지식을 쌓기 위해 읽는 책이 아니다. 게다가 그동안 뉴스로 접했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코로나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사실이 담
리뷰제목


제목: 코로나 리포트

저자: 허윤정

출판사: 동아시아

 

가독성 ★★★★★

유익함 ★★★☆☆

흥미도 ★★★★☆

난이도 ★★☆☆☆(비전공자 기준)

 

동아시아 출판사 서포터즈 2기 활동- 1

 

솔직히 이 책은 재미를 위해 혹은 대단한 지식을 쌓기 위해 읽는 책이 아니다. 게다가 그동안 뉴스로 접했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코로나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사실이 담겨 있는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저자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과 국회 코로나대책특위 위원을 맡으며 보고 겪은 경험을 88일간의 기록으로 담아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벌써 시중에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왔는데, 대부분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예측한 내용을 담았고 이 책처럼 코로나19의 전개 과정을 세세하게 담은 책은 흔치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 리포트는 허윤정 전 국회의원이 기존에 작성한 의정보고서 코로나 리포트를 수정 및 편집한 내용으로 독자들은 마치 저자의 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쉽게 읽히는 글 속에는 코로나19가 어떻게 우리나라에 처음 착륙하게 되었고, 어떻게 전파가 되었으며, 우리가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특히, 생생한 상황 묘사 외에도 매 챕터마다 누적 환자 수가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어서 마치 내가 질병관리본부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은 전 세계에서도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중국인 입국을 처음부터 막았어야 한다/불가피한 일이었다를 두고 한때 논쟁이 심했지만,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유래가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처를 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나라의 대응 방법을 놓고 마냥 호평만 하지 않는다. 저자는 공공의료인력 확대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평소에도 코로나19와 같은 장기적인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을 비축하고 투자를 아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코로나19와 같은 국가 위기 사태를 대비해 4차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나라와 같이 집단주의 문화가 만연한 경우,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비난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도 일부 무분별한 신상털기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런 것들조차 잘 지켜졌을 때 진정한 방역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이 책을 읽으면서 한편의 일기를 보는듯했다. 그래서 술술 읽을 수 있었지만, 내용만큼은 전혀 가볍지 않았다. 코로나19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책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으로 생각한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코로나 리포트 평점8점 | t*****7 | 2020.07.20 리뷰제목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일하면서, 메르스와 코로나를 겪었다. 병원에 종사하지 않을 때 느꼈던 신종플루나 사스와는 다르게, 감염질환에 대해 민감한 직장에 다니다보니 이번 코로나 사태가 남일 같지 않았다.언론에서 크게 주목하기 전부터, 우리나라에 확진자가 많이 나오기 전부터 신경이 쓰이던 이 코로나19는 6개월동안 우리나라를 휩쓸고 이젠 전 세계를 들끓게 하고 있다.물론
리뷰제목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일하면서, 메르스와 코로나를 겪었다. 병원에 종사하지 않을 때 느꼈던 신종플루나 사스와는 다르게, 감염질환에 대해 민감한 직장에 다니다보니 이번 코로나 사태가 남일 같지 않았다.


언론에서 크게 주목하기 전부터, 우리나라에 확진자가 많이 나오기 전부터 신경이 쓰이던 이 코로나19는 6개월동안 우리나라를 휩쓸고 이젠 전 세계를 들끓게 하고 있다.


물론 6개월동안 병원에서 현장을 지켜보고 대응하며 진이 빠지는 부분이 있지만,

한편으론 이번 사태를 보며 많이 배운다. 2015년 메르스와 지금 코로나19와의 대응 차이, 사람들의 성숙도의 차이, 감염병이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파장에 대한 이슈, 무엇보다 제1의 가치는 건강이라는 것, 하지만 이 역시 나라별로 많이 다르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코로나 대응 초기 88일을 기술하며 과거에 정신없이 지나온 여정을 차분히 짚어준다. 물론 이 책은 ‘백서’가 아니기에 저자의 관점, 저자의 소속, 저자의 대응방법이 주를 이루긴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보며 “아 그때 우리병원은 이렇게 했었지”, “맞아 그때 이런 논란이 있었지” 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이젠 일상이 되어버려 매일의 기억이 흐릿하게 뭉뚱그려져 있는데, 한번 짚고 넘어가는 기회가 됐다. 


물론 우리 병원에서 리포트를 작성하면 또 다른 관점에서 서술이 될 테지만, 나 역시도 한번쯤 써보고 싶어졌다. 병원에서 느끼기엔 이번 사태가 어땠고, 외부와의 관점은 어떻게 다른지. 

이런 여러 관점들이 모여 결국 사회의 발전을 도모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번쯤 읽을 가치가 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코로나 리포트 - 대한민국 초기 방역 88일간의 기록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s*****0 | 2020.07.14 리뷰제목
<코로나 리포트>는 20대 국회에서 마지막 비례대표를 승계한 국회의원으로 의료보건 분야에서 활동했던 허윤정 전 의원이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우리 정부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이 사태에 맞섰는지를 일기 형식으로 88일간의 기록을 써내려간 책이다. 이 책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지금, 초기 방역의 중요한 순간들을 복기하는 책으로 인상적
리뷰제목


<코로나 리포트>는 20대 국회에서 마지막 비례대표를 승계한 국회의원으로 의료보건 분야에서 활동했던 허윤정 전 의원이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우리 정부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이 사태에 맞섰는지를 일기 형식으로 88일간의 기록을 써내려간 책이다. 이 책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지금, 초기 방역의 중요한 순간들을 복기하는 책으로 인상적이다.


"코로나 19 대응 과정이 완벽했던 것은 아닙니다. 혼선도 있었고 착오도 있었습니다. 비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가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기억할까요. 2015년 메르스의 기억은 얼마나 남아 있나요. 만일 코노라19가 신천지와 이태원 클럽, K방역으로만 기억된다면 우리는 비슷한 혼란을 또다시 겪을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의 코로나19 대응을 기억하고 자료를 축적하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대 국회의원으로서 보고 겪었던 경험을 코로나19 정국에 녹이고 싶었습니다. 모두 담을 수 없어 아쉽지만, 2020년 대한민국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파악할 수 있는 사초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책은 '1장 감염병이 확산되다, 2장 불안으로 가득한 세상, 3장 세계의 주목을 받다, 4장 장기전을 대비하며'라는 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2020년 2월 6일 18일차의 기록에서 방역은 생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방역이 생물이기에 오판 가능성은 늘 상존하며, 중요한 것은 오판과 실수의 가능성을 겸손히 인정하고 현황에 맞게 바르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방역도 생물이다. 그 특징을 전혀 알 수 없는 신종 바이러스라면 더더욱 그렇다. 과학적 단서가 점차 확보됨에 따라 대상과 결론이 달라지고, 대응 방식도 함께 진화하기 때문이다. 방역에서 일관성을 가져야 할 것은 외부의 영향 없는 합리적 판단과 투명한 정보공개, 그리고 국민과의 신뢰를 유지하는 일이다.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방역이 아니다. 방역은 현장의 상황과 정보가 달라짐에 따라 실시간 변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2020년 3월 10일 51일차의 기록에서 서울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이야기하며 나도 확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비난은 방역에 부정적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대상자를 낙인찍고 비난할수록 감염병 환자는 음지로 향할 가능성이 커진다. 감염자가 숨을수록 내 주변에 바이러스가 가아이 올 위험성이 높아지고, 방역도 어려워져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진다. 확진자는 불행한 이웃일 뿐, 나도 확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기억해야 한다."


저자는 2020년 3월 12일 53일차의 기록에서 WHO가 펜데믹을 선언한 사실을 전한다. 120개국, 12만 명이 감염된 상황에서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확진자가 발생했다. WHO의 펜데믹 선언은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뿐이었다.


"2009년 당시 WHO는 펜데믹을 선언했다가 제약업계의 공포 마케팅에 편승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자체 조사에서는 전문가들과 제약회사의 금전 관계가 드러나기도 했다. 코로나19에 WHO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정부는 현행 기조를 유지하되 상황 변화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오늘부터 프랑스, 스페인 등에 대해서도 특별입국 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유럽 등 다른 나라의 확산이 심각해지자 이제는 우리가 해외 입국자를 철저히 관리할 차례였다."


저자는 2020년 3월 15일 기록 56일차에 대통령이 대구와 경산, 청도, 봉화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 선포한 사실을 전한다. 자연재해가 아닌 감염병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것은 처음이다. 저자는 재난 대책이야말로 꾸준하게 준비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변이를 일으키며 언제든지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공격할 수 있다. 감염병 위기는, 언제 닥칠지 모르지만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자동차보험같이 투자해야 대응할 수 있다.

정부와 국민의 감염병 재난 투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본전을 생각하지 않는 감염병 대응에 대한 꾸준한 투자는 불시에 찾아온 재난을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코로나19에 대한 기록 88일 이후 공공의료인력 확대, 4차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위한 투자 등에 대해 언급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원인 중 하나는 집 안에 카펫을 까는 주거 문화라는 추론을 덧붙인다. 외부에서 오염된 신발을 침실까지 신고 들어오는 주거문화가 코로나19 확산에서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라는 저자의 추론이 눈길을 끈다.


아직까지 코로나19는 진행형이며 국내 일일 확진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침착하게 대응하고, 사회적 연대를 지속한다면 분명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코로나 리포트>는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서 또다른 감염병이 등장했을때 생생하고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eBook 구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결과 평점7점 | YES마니아 : 로얄 b*****3 | 2020.08.07 리뷰제목
[서평] 코로나 리포트1.내가 사는 사우디는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기도 전인 3월 14일에 선제적으로 국제선 운항을 중지하고 국경을 폐쇄했다. 당시 한국은 하루 850명까지 치솟았던 신규 감염자가 100명 수준으로 이미 떨어진 상태였다. 사우디 정부에서 지나치다 싶을 만큼 선제 조치를 취했는데도 이후 감염자가 하루 3천 명 가까이 발생했고(5/16), 잠시 1천 명 대로 꺾였다가(5/30)
리뷰제목

[서평] 코로나 리포트


1.


내가 사는 사우디는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기도 전인 3월 14일에 선제적으로 국제선 운항을 중지하고 국경을 폐쇄했다. 당시 한국은 하루 850명까지 치솟았던 신규 감염자가 100명 수준으로 이미 떨어진 상태였다. 사우디 정부에서 지나치다 싶을 만큼 선제 조치를 취했는데도 이후 감염자가 하루 3천 명 가까이 발생했고(5/16), 잠시 1천 명 대로 꺾였다가(5/30) 다시 5천 명 가까이 치솟았다(6/17). 다행히 그 이후로 조금씩 줄어들어 지금은 하루 1천5백 명 정도 발생하고 있다. 오늘까지 28만5천 명 감염자가 발생해 인구 백만 명 당 감염자 수가 8천5백 명에 이르는데, 이는 한국(280명)의 30배 가까운 수치이다.


사우디는 국제선 항공 운항을 중지하고, 국경을 폐쇄하고, 도시를 봉쇄했으며, 24시간 통행금지라는 극약처방을 했는데도 이 정도인데, 한국은 어떻게 도시봉쇄 한 번 하지 않고 이렇게 잘 대처했는지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의아하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으로 일하다가 지난 1월 민주당 비례대표를 승계한 허윤정 의원이 방역 현장에서, 정책 결정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것을 정리해 지난달에 <코로나 리포트>를 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책당국자가 아닌 정치인의 시각에서 쓴 글이어서 굳이 읽을 생각이 없었지만, 정은경 본부장의 추천사 때문에 생각을 고쳐먹었다. 예상했던 대로 칭찬은 안으로 들이고 책임은 밖으로 미루는 모습이 군데군데 보였다. 의정보고서로 쓴 걸 책으로 엮은 것이라니 그러려니 여겼다.


2.


지난 몇 달 동안 3천여 명 교민 중에 970명이 특별기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감염 위험이 현저하게 낮다는 게 큰 이유이기는 하겠지만, 그보다는 “걸려도 산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사우디 정부에서는 하루 수 만 건을 검사하고 감염이 확인되는 대로 입원시킨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누구도 그것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실제로 교우 중에 증상이 있다고 신고했는데 검사 받는 데만 며칠 걸렸고, 확진 판정 받고도 입원하지 못해 결국 자가 치료로 이겨낸 분이 있다. 끝내 검사조차 받지 못하고 음성으로 끝난 분도 있다. 그러니 “걸려도 산다”는 믿음은 안도감이요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어냈을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늘 우왕좌왕하던 보건당국이 어떻게 그리도 빠르게 진단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는지, 환자들을 어떻게 추적했는지, 누구도 검사비나 치료비를 냈다는 말이 없던데 그렇다면 비용은 어디서 부담한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한편으로 결국 외국인 입국을 통제하고 위기 등급을 조정할 것을 굳이 여론을 외면했던 것이나 마스크에 대한 지침이 오락가락 한 것도 아쉬웠고, 잘못된 판단을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합리화하는 모습은 볼썽사납기도 했다. 물론 일일이 다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고, 정치적인 이해가 걸려 있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총체적으로는 칭찬할 만하고 자랑할 만하다.


저자는 코로나19가 “치명률이 낮은 대신 전파율이 높아 격리와 독자생존을 선택해야 하는 ‘분리’를 요구하지만,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방역수칙을 지키고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대’가 필요한 감염병”이라며 이의 이중성을 말하고 있다. 그렇기는 해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코로나19로 분리된 세상이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건 점점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 되어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철저한 대비로 코로나라는 큰 고비를 잘 넘었으니 그 자세를 잃지 않아 코로나 이후의 고비도 잘 넘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3.


우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한다. 그래서일까,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일이 대부분이고, 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매번 같은 고통을 겪는다. 이번에는 달랐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지리멸렬했던 경험을 그저 기억으로 남기지 않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에서 폐렴 소식이 들려올 때 질병관리본부는 이미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가상훈련’을 마친 상태였으며,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WHO에 폐렴을 보고한 직후인 1월 3일에 ‘우한시 원인불명 폐렴 대책반’을 꾸리고 24시간 긴급상황실 운영체제를 가동할 수 있었다.


메르스의 쓰디쓴 경험은 ‘필요할 경우 방역당국이 관련 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법’ 개정으로 이어졌고, 이 덕분에 확진 판정 후 채 하루도 되지 않아 역학조사관들이 감염자의 세부 동선을 파악할 수 있었다. 금융기관도 이동통신회사도 적극 협력했다. 특히 카드 사용정보를 활용한 역학조사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된 바 없는 독보적인 기법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확진이 되면 당사자에게서 진술을 받고, 카드 내역을 확인하고, 그렇게 찾아낸 동선을 일일이 CCTV로 확인해야 했다. 처음 몇 명이야 그렇지만, 대상자가 수 백 명 단위가 되었을 때에도 차질 없이 진행된 것은 아직도 불가사의한 일로 남아 있다. 훗날 그것이 사람을 ‘갈아 넣은’ 일이라는 게 밝혀졌지만.


이런 기법은 외국으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된 것도 사실이다. 사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는 선진국에서는 꿈꿀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방문한 곳이 사회상규로 용인되기 힘든 곳이거나 사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일 경우 “동선을 공개하느니 차라리 병에 걸려 죽겠다”는 반발이 터져 나오기도 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자칫 동선 공개로 비난받는 게 두려워 자진신고를 기피하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우려는 질병관리본부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주소나 직장은 밝히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동경로와 방문 장소도 꼭 필요한 만큼만 공개하는 것으로 조정해 해결하였다.


메르스 사태 이후 방역당국에서는 감염병분석센터를 만들어 진단검사 관련학회와 함께 진단검사의 신뢰성을 유지하면서 진단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국내에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1~2일 소요되는 Pan Corona 검사법 대신 6시간 이내로 줄일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증폭검사(Real Time RT-PCR)’ 방식에 대한 평가를 마칠 수 있었고, 이 정보를 진단키트 생산업체와 공유해 발 빠르게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정부에서도 진단키트 사용허가 기간을 80일에서 7일로 줄이는 ‘긴급사용승인제도’를 도입해 발을 맞췄다. 하루 진단키트 13만 세트를 생산할 수 있는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사우디에서도 코로나 증세가 나타나면 공식적으로는 당국에 신고하고 지정병원에서 검사받은 후 절차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검사받기도 어렵고 확진 판정이 나도 제대로 치료받기도 어렵다. 그래서 50여만 원 가까운 돈을 들여 민간병원에서 검사를 받는다. 돈도 돈이지만 검사결과 신뢰도도 장담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신고하는 것만으로 상황이 정리된다. 검사비는 물론이고, 치료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건강보험공단에서 80%, 국가에서 20% 부담한다지만 본인 부담금이 없으니 도무지 신경 쓸 일이 없다. 참고로, 검사비는 한국이 16만 원, 미국이 900달러라고 한다.


4.


감염병에는 누가 전문가일까? 의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의학과 방역은 관점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의사는 당연히 의학적으로 생각한다.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서라면 국경폐쇄도 불사할 것이다. 국가의 모든 자원을 감염병 대응에 투입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방역은 모든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보건의료 뿐 아니라 경제, 외교까지 고려해야 한다. 가장 옳은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가장 가능한 방법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 역시 방역당국이 의학계의 요구와 다르게 대응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번 일로 의학과 방역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컨대 위기 대응단계를 격상하는 일도 그렇다. 의학계에서는 그들의 관점에서 위기단계를 격상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방역당국으로서는 최악이 어디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응단계를 격상할 경우, 한정된 의료 인력과 의료 자원을 쏟아 부어야 하며, 그 결과 정작 필요할 때 이를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5.


코로나 발생 초기에 외국인 입국을 막아야 하느니 마느니 하는 일로 소란스러웠다. 정부에서는 막을 수도 없고, 막는 것이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서 중국인 입국을 막자는 요구가 나오자 이를 외국인 혐오 프레임을 걸어 고려할 가치도 없는 것으로 치부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많은 근거를 들었다. 그러나 코로나 발생 16일차인 2월 4일에 결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특별입국절차를 만들고, 무비자 입국을 중단했다.


물론 중국인 입국을 막는 건 옳지 않은 일이었다. 막아야 할 것은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의 코로나 창궐지역을 방문한 외국인이 되어야 했다. 사우디에서는 3월 17일 첫 감염자가 확인되었는데 이보다 사흘이나 앞선 3월 14일에 국경과 공항을 폐쇄했다. 한창 신규 감염자가 늘어날 때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한국 방문 기록이 있는 모든 이들의 입국을 막았다. 사우디는 왕정국가이니,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니 그렇다고 하자. 한국 방문 기록이 있는 이들의 입국을 막은 다른 선진국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결국은 우리 정부도 코로나 창궐지역을 방문한 모든 이들을 막지 않았나.


방역당국은 초기에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을 따라 여러 사람과 접촉하는 업무 종사자는 마스크 사용을 권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권고했다. 꼭 쓰겠다면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쓰기를 권고하기도 했다. 면 마스크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이름난 과학전문 기자 한 사람은 여러 가지 수치와 논리를 들어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마스크 사용을 절제하자는 전도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정부의 권고도 그렇게 과학전문기자의 논리도 설득력이 있어서 (비록 한국은 아니었지만) 나 역시 그렇게 행동했고, 마스크 착용을 집착하는 이웃에게 그 논리를 들어 그럴 필요가 없다고 권했다.


그러다 마스크 대란이 터졌다. 처음에는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가 슬그머니 규격 KF80 이상 마스크 착용을 장려하는 것으로 말을 바꾼 정부는, 면 마스크만으로도 전염을 막을 수 있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실험결과 면 마스크에 필터만 추가해도 KF80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국민들은 마스크 대란을 회피하기 위한 정부의 변명으로 여기는 것이 당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감염자 발생도 줄어들고 마스크 생산도 궤도에 올라 마스크 대란이 해결되었다. 이후로 마스크 착용은 모든 국민이 지켜야 할 의무로 받아들여졌다.


K-방역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방역당국의 대응은 탁월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고, 때로 혼란과 정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응한 결과는 그 모든 걸 덮을 만 했다. 그렇다고 해서 오류를 복기하지 않아도 좋은 건 아니다. 비록 성과로 덮을 수 있는 작은 오류라고는 하지만, 매번 그렇듯 이번에도 어느 누구도 오류를 인정하지도 책임지지도 않았다.


그런 부끄러운 기록 가운데 단 한 번 오류를 철저하게 복기하고 바로잡은 예외적인 경우가 있었으니, 그것이 메르스 파동을 겪고 난 방역당국의 대응이었다. 그 한 번의 예외가 국민을 살리고 국가의 위상을 높였다. 더 큰 성과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모든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5.


진단검사를 하고 감염자의 동선을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해 쏟아지는 감염자를 격리하고 치료하는 일은 엄청난 의료 인력과 의료 자원이 투입되어야 할 일이었다. 병원에는 늘 환자가 있고 의료 인력은 겨우 그 규모를 감당할 수준이었을 텐데, 도대체 어디에서 그 엄청난 인력과 자원을 끌어왔는지 궁금했다.


사실 궁금할 것도 없다. 누구든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니. 인신공양(人身供養). 급하니 그렇게라도 불을 꺼야했지만, 불을 껐으면 동원된 인력들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보상은 고사하고 의료 현장에 자원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들었다.


유감스럽게도 이 책 어디에서도 그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정부 책임도 아니요, 방역당국 책임도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그러니 굳이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성공적인 K-방역의 역사는? 그것은 정부와 방역당국의 덕택이고? 그래가지고 같은 상황을 다시 마주했을 때 이 체계가 다시 작동하기를 기대하는 게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코로나 리포트 - 허윤정 평점10점 | u********0 | 2020.08.09 리뷰제목
국내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한에서 온 중국인 여성이다. 어제 인천공항 검역에서 유증상자로 분류돼 국립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고, 오늘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일 전인 1월 8일 의심환자가 신고된 적은 있지만 감염자는 아니었다. 중국은 확진자가 278명을 넘었다고 했고, 지역적으로도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으로 확산됐다는 뉴스가 계속 흘러나왔다. 분위기가 심
리뷰제목

 

 

 

국내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한에서 온 중국인 여성이다. 어제 인천공항 검역에서 유증상자로 분류돼 국립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고, 오늘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일 전인 1월 8일 의심환자가 신고된 적은 있지만 감염자는 아니었다. 중국은 확진자가 278명을 넘었다고 했고, 지역적으로도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으로 확산됐다는 뉴스가 계속 흘러나왔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p.25)

 

부족한 인력으로 질본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빈틈을 모두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12번 환자는 중국이 아닌 일본에서 감염됐고, 일본 보건당국이 중국에만 알리는 바람에 우리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 정은경 본부장은 다른 나라들과 개선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확진자 발생 지역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 개학 연기 또는 휴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경제부총리는 경제 관계 장관회의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출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모색했다. 11일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는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폭락했다. (p.63)

 

토론 말미에 사회자는 실시간 댓글을 소개했다.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다. “책임을 따질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토론해주세요.” 옳은 말이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신천지를 탓하고 중국을 탓하는 것은 급한 일이 아니다. 우선은 여야가 힘을 모아 감염병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은 정치권에게 책임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틀 뒤 민주당 보건의료공약 발표 사회를 보면서도 그 댓글이 머리에 계속 맴돌았다. (p.130)

 

 

팬데믹 초기, 우리는 어떤 도전을 마주해 어떻게 대처했나? 코로나19 상륙에서 총선까지, 숨 가빴던 88일의 기록. 초기 우한 폐렴이라 불리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한글 공식 명칭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약칭 코로나19).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 지방에서 처음 발생한 뒤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된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초기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 전염병으로만 알려졌으나,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1월 9일 해당 폐렴의 원인이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밝히면서 병원체가 확인됐다. 이후 감염 확산세가 이어지자, 세계보건기구는 1월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그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에서 속출하자 WHO는 3월 11일 홍콩독감, 신종플루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전 세계 치명률은 약 3.4%. 아직까지 제대로 된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 대증치료를 이어갈 뿐.

 

지금까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어느 누구도 이를 비켜갈 순 없다. 그저 예방이 최선의 선택. 허윤정 의원이 쓴 <코로나 리포트>에는 우리나라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첫 환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20일부터 총선까지의 유행 상황, 각종 대책, 꼭 알아야 하는 과학적 지식과 유용한 정보, 정책 제언이 반듯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사회 여러 분야에서 코로나 유행이 미친 영향과 변화까지도. 코로나19의 상륙, 마스크 대란, 신천지와 구로 콜센타의 집단감염,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개학 연기 또는 휴업. 급박했던 그때 그 상황들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숨 가쁘게 이어지는 하루하루. 분명 모두가 처음 겪는 혼란스러운 상황임에도 우리 정부와 의료진은 차분히 해결책을 찾아 나갔고, 발 빠르게 대처한 결과 어느 정도 확산을 방지할 수 있었다(정말 고맙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코로나19는 소리 없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의 말마따나 유행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출 시 마스크는 기본. 서로 적당한 거리 두기는 필수. 처음 무섭고 혼란스러웠던 마음은 어느샌가 잔잔해지고 지금 이 상황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숨 쉬는 공기만큼이나 당연하듯 받아들여진다. 벌써 익숙해져 버린 걸까. 평범했던 지난날들이 너무 그리운 요즘, 빠른 시일 내에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서로의 눈이 아닌 얼굴을 전체를 마주 보며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라본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