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켤레의 여자>
‘쏠라즈’는 하이힐을 판매하는 전문 매장으로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주요 배경 무대가 된다. 소설 '열두 켤레의 여자'에는 네 여성의 네 가지 각기 다른 사랑과 욕망을 그린 네 편의 단편 소설들이 실려 있다. 한 번에 예약 손님 한명만을 받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하이힐 전문 매장 쏠라즈는 사실 일상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구두들이 가득한 비현실적인 공간이다. 이 공간에 저마다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방문하면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들의 목적은 저마다 다른데 사랑, 이별, 혹은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각기 다른 사연들은 구두들과 그녀들의 개성만큼이나 독특하게 이야기에 몰입시킨다.
네 가지의 단편 모두 시선을 끌만큼 개성 있고 기억에 남지만 그중 세 번째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서른 네 살의 간호사가 직업인 그녀 정하은은 누가봐도 예쁘고 멋진 여성이다. 그녀는 어느 날 떠난 여행지에서 운명과도 같은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자신보다 무려 스무살이나 많은 유명한 건축가 였는데... 그는 몇 년 전 아내와 사별을 하고 여행지에 왔다가 하은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말한다. 그런데 하은은 언제부턴가 남자친구가 점차 싫어진다. 그리고 혼자 떠난 제주도에서 새로운 사랑인 이탈리아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남자친구는 하은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프로포즈를 하기에 이르는데... 혼란스러운 하은은 하이힐 전문 매장인 '쏠라즈'에 가게되고 그곳에서 구두를 추천받게 되는데... 감정선이 잘 살아있는 이야기였고 하은이나 스무살많은 남자친구 그리고 이탈리아 남성또한 독특한 구성이다. 그리고 예상외의 결말이 상당히 인상적이라 기억에 남는 단편으로 꼽는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하이힐, 즉 구두는 사실 활동적이거나 편한 신발이 아닌 신으면 아름답지만 오래 신으면 불편하고 발을 아프게 하는 고통을 찾아야 하는 도구다. 하지만 그것을 신는다는 의미는 새로운 출발이자 도전이며 자신을 가꾸는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여성들에게 있어 의지이자 도전이자 자극의 상징이 되는 구두가 바로 이 소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이야기지만 저마다 이야기의 개성이 살아있고 구두를 통한 사회적인 의미가 있는 소설집이인듯 하다.
여자의 로망이라면 굽높은 하이힐을 신고 수행비서가 자가용문을 열어주고 긴머리를 휘날리며 여행을 다녀보는 것도 한 가지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힐은 권위의 상징일수도 있고 여자로서의 자존심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명의 작가의 각자의 사랑이야기로 때로는 재미있었고 때로는 흥미로워 책을 잡는 순간 단숨에 이 책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저 자신도 한 사람의 여자로써 구두의 지름신은 존재하기에 제 신발장에도 많은 신발들이 자기들을 신어달라고 소리없는 아우성을 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많은 여성들이 구두, 백, 화장품, 보석등의 남성들이 모르는 각자의 지름신이 존재하는 것을 느낄수가 있습니다.
남경희님의 구두는 과연 어떤 구두일까?
하이힐을 신다보면 뒷굽이 높아 앞으로 쏠리면서 발목부터 온몸이 긴장을 해야 신을 수 있는 멋있는 신발입니다.
온몸 구석구석 긴장감을 느끼면서 꽉 끼이는 느낌 불편함을 통하여 긴장감을 통하여 행복을 느낄수 있었고 하이힐을 신었을때의 다가오는 행복감을 느낄수 있다는 작가의 느낌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가 있었습니다.
윤창경님은 아무래도 네분의 작가중에 하이힐에 익숙치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오래전 하이힐을 신어보겠다고 안간힘을 썼고 학창시절 학교졸업후 하이힐을 신고 싶어 얼마나 기다려지고 그 순간이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윤창경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때 그순간의 느낌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하은님의 구두는 과연 어떤 구두일까 조금이나마 직장여성으로서 책상에서 일을 하고 존경을 받는 멋있는 커리어우먼 같습니다.
도도하고 조금은 건방지고 자존심이 높은 그러나 한평생을 살때 한번쯤은 도도하고 건방진 삶 한번 살아보고 싶었으나 그렇게 못하여 상상속에서 쾌감을 느껴봅니다.
네분의 네 스타일의 하이힐을 만나면서 정년퇴직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저로서는 지금까지 걸어온길을 상상하면서 열두켤레의 여자와 비교하면서 지금까지 아무일 없이 평탄하게 살아왔다는 것이 감사함을 느낍니다.
작은 책이고 얼마되지 않는 내용이지만 내용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느껴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다시한번 여성들의 지름신 구두 신발에 지름신 저를 보고 하는 이야기 사랑이야기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면서 속으로 작게 웃어봅니다.
여자들에게 구두는 자존심의 상징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여자들도 있기는 한데 이 소설 속의 여자들은 구두에 나름의 의미와 진정성을 부여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구두는 신발의 범위를 넘어서 여자의 자존심을 상징하기는 하나보다.
모범생의 삶을 살아오고 있는 남경희의 지리멸렬한 인생에서, 구두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덜어내주고 있다. 남들 눈에 부럽기만 한 평온하고 안락해보이는 삶을 사는 남경희의 인생에서 하이힐은, 소원해진 남편과의 관게를 나름 개선시키고 또다른 결심과 결정을 향하게 해서 자신에 대한 도전을 이끌어주고 있다.
아울러 구두는 사랑과 관련이 깊다. 구두를 바꿔 신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삶을 누군가에 이끌려 다니지 않고 주관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하게 하는 자신감과 용기를 주는 것 같았다. 더욱이 하이힐은 불편하고 실용성은 떨어지는 물건임에 틀림없지만 그것을 신으면서 나 자신도 모르는 힘을 나에게 실어주고 과감한 행동에 앞장 설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듯 하다. 임수진의 과감한 모습이 새로운 구두를 갈아신고 당당하게 걸어나가 이별을 할 준비 태세를 갖춘 용맹성을 보면서 그전의 나약하고 기운없이 끌려다닌 모습에서 새로운 반전을 기대하게끔 만들어 준다.
하지만 정하은에게 구두는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이 못내 아쉽게 마음만 뒤숭숭하게 만들어버리는 애꿎은 매개체인가보다. 나이차 심한 사별남과의 만족스럽지 않은 결혼 생활과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외국인 어린 남자와의 바람을 알면서도 모른 척 묵인하는 중년 남편의 마음까지 헤아리려니 자신의 가슴만 답답해진다. 사랑이 불안해지니 오히려 사랑은 점점더 사랑에 집착하게 만들고 드러내지 못하는 남편의 불안함과 버리지도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정하은의 복잡한 심정은 마치 하이힐이 서로 다른듯 하면서도 비슷한 인생을 사는 여자들에게 던지는 의미깊은 메세지가 떠오르게 한다. 하이힐은 신으면 발이 아프지만 아름다워서 또 신게 되는 신발이란 점 말이다.
쏠라즈의 오너인 윤찬경은 자신의 구두점에 오는 손님을 보면서 별란 인생을 사는다양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단지 구두라는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생에서 하이힐을 권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고파 하는 영악스런 인물이다. 윤찬경에게도 이런 불행한 사랑이 있었는지 페이지를 넘기면서 조금씩 놀라웠고 왜 그녀는 평범한 구두가 아닌 하이힐만을 판매하고 집착하는지 알것 같았다. 단순히 고객과 구두점의 사장과의 관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인생과 비교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서로 별반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복과 불행의 그 경계선상에 위태롭게 놓여진 여자로서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보게되었다.
만일 윤찬경이 운영하는 쏠라즈의 구두가 아니었다면 생각지 못했을 인생의 또다른 과감한 실행, 계획과 복수, 현재의 자신을 되돌아 보게끔 해주는 하이힐은, 신는 순간 부터 여자들에게 그들만의 용기와 자신감과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고 새로운 출발과 자신의 삶을 수정,보완하게끔 도와주는 길라잡이의 역할을 한다.
이 글을 읽기 전에 구두, 특히 하이힐이 주는 의미가 이토록 크다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나로서, 앞으로 구두를 선택할 때 이 소설 속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그저 퍈하기만 하고 오래 신을 수 있고 가격이 비싸지 않은 신발이 최고라 생각하는 나에게 조금은 신선한 소설이었고 여자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했다.
'인셍의 희노애락을 만만치 않게 겪어온 사람 특유의 여유와 무심함. 이는 이해의 폭과 깊이가 남다른 표식 같은 것이다.'
'인생은 허공에 대다 떠들어대다 죽는 것이다.'
'이별은 마치 책을 읽는 것처럼 한 장 한장 쌓여 마지막 장을 덮어 드디어 1권이 완성 되었을 때 비로소 실행 할 수 있는 것이다.'
'분노란, 어떤 상황을 중단시키고 새로운 상황이 시작되도록 만둘수 있는 능력이다.'
'결혼이란, 끝임없이 자기를 버려야만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과도한 예의는, 트릭이자 약한 존재들이 가진 유일한 공격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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