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가족들이 모여서 다함께 '수퍼맨이 돌아왔다'를 본다. 아기었던 아이가 남편과 나에게 주었던 빵빵 터지던 즐거움을 동심의 마음으로 다시 한번 느끼고 싶기 때문인데, 그 프로그램을 볼 때만큼은 사춘기에 접어들어 자주 싸우던 아이들도 모두 즐겁게 TV에 몰입한다. 우리 가족이 그 시간에 평화로울 수 있는 건, TV 속 아이의 순수한 말들과 행동 때문인데, 아이의 행동과 말들은 누구에게나 행복을 주는, 만능키 같은 것이다.
나에게 오래 전 아이의 말들은, 사춘기 아이에게 서운할 때 슬며시 꺼내어보면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는 든든한 치료약들이다. 남편과 소통하며 웃을 수 있는 공통의 추억들이자 상하지 않는 소재들이다.
<아이의 말선물>은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아이를 키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그 안에는 너무도 투명한 작가의, 아이를 향한 사랑을 느낄 수 있으며, 꾸미지 않고 담담히 자기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담백한 감동을 전해준다. 가볍게 읽는 책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나와 아이, 나와 주변 사람들을 떠올려보게 만들며 성찰의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나는 어떤 엄마로 살고 있는지.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아이의 이야기를 얼마나 들어주었는지, 그리고 내가 나의 이야기에 얼마나 귀기울였는지.
그때 아이의 말에 웃고 말았을 그 모든 순간을, 이렇게나 부지런히 기록한 작가가 참 고맙게 느껴진다.
여러 책을 읽다 보면, 문장들이 너무 예뻐서 꼭 간직하고 싶은 책이 있는데 이번에 만난 '아이의 말 선물'이 그랬다. 동시 쓰는 엄마가 수집한 꽃보다 예쁜 아이의 말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기는 하지만 초보 엄마로서 육아라는 외로운 섬에서 버텼던 지난날들의 이야기 그리고 육아를 하면서 스스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 시인이 된 이야기를 읽으며 같은 말이라도 정감있게 표현하는 작가의 글 솜씨에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었다.
"결혼 후 남편의 회사를 따라 서울에서 천안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낯선 곳에서 사는 건 처음이었다. (중략) 혼자에서 아이까지 둘이 됐지만 어쩐지 외로움의 크기는 줄지 않고 더 커지기만 했다. 아기는 태양 같은 미소로 날마다 집을 환하게 밝혔다. 싱그럽고 사랑스러운 아기를 옆에 두고 회색빛 인간이 되어가는 스스로가 이상했다. (중략) 엄마의 시간을 먹고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났다. 아이가 크면서 엄마에게 없었던 자유 시간도 늘어났다. 또래의 엄마도 사귀면서 감정적인 정체도 풀렸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던 33개월쯤에는 혼자만의 시간도 주어졌다. 엄마 모드에서 나로도 살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이다. 외로운 섬에서 이 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 섬에서 나올 수 없을 것이라 여겼지만 시간이 흘러 사람이 많은 육지로 나오게 되었다. 섬 안에서는 몰랐는데, 섬 생활에는 유효기간이 있었다." - 1장 이제는 방향 잡기, 외로운 섬 속에 살다 중에서
총 5개의 꾸러미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1장에는 육아를 하는 모든 동지들을 위로하는 내용이 가득 담겨있다. '나만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의 시작 부분을 꼭 읽어 곱씹고 되새기며 읽어봤으면 한다.
2장은 '365일 행복 연습'이라는 제목 아래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힘쓰며 일상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는 작가의 창의적인 시선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작가가 자연을 벗 삼아 아이와 나눈 대화들을 보며 오는 주말, 나도 자연 주는 즐거움을 아들과 함께 느껴야겠다는 도전정신이 불타올랐다.
3장과 4장은 아이의 말을 기록했다. 그 나이 때에만 뱉을 수 있는 귀엽고 호기심 가득한 문장들을 보며, 이제 막 말문이 트이기 시작한 아들이 나와 남편에게 주는 즐거움이 떠올라서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아직은 서툴러서 모든 게 귀여운 아들, 그 서투른 모습까지도 기억하고 싶어 나도 지난번부터 아이의 말 적금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냥 흘려보낼 시간들을 글로 기록하며 잡아두며 육아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고 있는 요즘이다.
5장은 여유 있는 태도가 육아에 가져온 변화들을 기록하며, 엄마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아이가 큰 뒤로 미루지 말기를 조언하고 있다. 엄마는 구성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족의 CEO와 같은 존재이기에 기업(가족) 역량을 키우는 일과도 같다는 작가의 말에 나의 상태에 따라 좌우되었던 집안 분위기들을 떠올려보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추억. 눈에는 보이지 않는 추상적 대상이지만 분명 우리 삶에서 큰 원동력이 되는 부분이다. 하루하루가 모여 우리의 삶이 되듯이 그 하루하루에 즐거움과 사랑을 채워두면 즐겁고 사랑 가득한 인생이 되겠지. 훗날 내면의 성장으로 혼돈의 시간을 보낼 아들에게 든든한 자양분이 되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파이팅 육아!
반복되는 육아일상에 창의적인 환기가 필요하다면, 따뜻한 문장들로 말랑말랑해지는 감정들을 느끼고 싶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책 '아이의 말 선물', 한 번 읽고 덮어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그런 책이다.
아이의 말 선물은 고하연 작가가
자신의 딸아이와 나눴던 대화와 사랑스러운 시를 적어놨어요.
저도 가끔 아이들이 말하는게 어떻게 저런 말을 하지
아이의 생각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었는데
그냥 지나치지말고 저도 적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엄마가 되고 그때그때 필요한 역량은 책과
인터넷을 통해 배워갔어요.
안개 속을 걷다가 안개가 걷히면 한숨을 돌리고
그러다 또 안개가 피어나는 일이 반복됐다.
엄마의 자리는 오로지 독학으로 역향을 채워나가야했다.
혼자 습득하고 실행하고 실수하며 수정해나가야 했다.
저도 초보맘 시절 실수투성이였던 생각이나더라고요.
아기 목욕시키는 것도 혼자서도 못하고 서툴러서
항상 조바심냈던 기억도 나고
글을 읽는 내내 공감이 되는 내용이 참 많더라고요.
이 시가 참 와닿더라고요.
너를 만난 후
너를 만난 후
나는 가구가 되었다
항상 그 자리에 있어야 했고
튼튼해야 했다
너와 어울려야 했고
어떤 상처에도 견뎌야 했다
서랍속에 많은 것을 품어
필요할 때마다
내주어야 했다
이렇게 너를 만난 후
나는 가구가 되었다
엄마가 되었다.
정말 공감되는 시였어요.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 엄마는 아파서도 안되고
마음의 상처도 스스로 극복해야 하고...
저도 아이들이 놀이터를 좋아해서
지나가다가 처음 보는 놀이터가 있으면 꼭 놀다가 지나가요.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터를 보고 좋아하더라고요.
놀이터에서 놀고가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저도 아이랑 많이 했던 놀이들이 나오더라고요
블록을 쌓고 놀고 휴지나 봉지를 뽑고 놀고
김을 띁어서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서 놀았어요.
해복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림자든 무지개든
다른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기록하지 않으면 증발될 말들을
순간순간 피어난 아이의 말들을 저금하기로 했어요.
성인이 되어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말들은
훗날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선물이 될 것이다.
울 아이도 호기심이 참 많은 아이였어요.
질문도 많았고요.
엘리베이터에 만원이 써있는걸 보고
이건 만원내야 탈 수 있는거야
이러기도 하고
건빵과자를 보고 엄마 왜 이걸 건빵이라고해
배게처럼 생겼는데 배게과자 아니야 이러더라고요.
저도 아이랑 있으면 평온했던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릴때가 많더라고요.
엄마는 가정 내에서 모든 요구를 수용해야 하기에
감정변화의 폭도 큰거같아요.
엄마의 마음이 맑고 구김이 없어야 아이를
평온하게 대할 수 있다.
육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이 엄마가 가진 마음의 여유예요!
아이의 말선물 읽고나니
저도 우리아이들의 말을 기록해둬야겠더라고요
나중에 울아이들과 함께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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