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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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리뷰 총점 8.8 (8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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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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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청춘 소설〈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5 | 2020.07.05 리뷰제목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   추리소설을 쓰는 호네자와 요노부의 책들을 좋아했다.오랫만에 그런 풍(!)의 소설을 읽어볼까 하던 차에, 최근 나온 이 책을 만나서 읽게 되었다.작가는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원작자라고 한다. 이야기와 배경의 3/4이 대학 컴퍼스인 소설을 오랫만에 읽었다.일단 그것만으로 풋풋하고 아련한 느낌이 읽는 내내 작용했다. 나는 스마트폰이 없
리뷰제목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추리소설을 쓰는 호네자와 요노부의 책들을 좋아했다.

오랫만에 그런 풍(!)의 소설을 읽어볼까 하던 차에, 최근 나온 이 책을 만나서 읽게 되었다.

작가는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원작자라고 한다.

 

이야기와 배경의 3/4이 대학 컴퍼스인 소설을 오랫만에 읽었다.

일단 그것만으로 풋풋하고 아련한 느낌이 읽는 내내 작용했다.

 

나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 대학생활을 했지만 (웃음)

스마트폰을 쓰는 대학생들이 나오는 이 이야기에 금새 빠져들었다.

 

주인공은 대학생 '다바타 가에데'. 조용히 살자는 신조로 대학을 다니던 그에게 자신의 신조와는 정반대인 듯한 여학우 '아키요시 히사노'가 나타난다.

소설의 도입부에서, '관종 여학생' 아키요시를 낯설어 하면서도 점차 그녀에게 빠져드는 '가에데'를 그리는 묘사가 굉장하다. 

그리 길지 않은 지면에서 둘이 급격히 친해지는 과정을 설득력있으면서도 위트있게 그리는 것을 보고 이 작가 보통이 아니구나 느낄 수 있었다.

 

아키요시는 '모아이'라는 비밀결사 단체를 만들고 회원이 가에데 한 명으로 시작한다.

'평화 구축론' 수업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 세상에 전쟁이 없을 수 있다'는, 말 그대로 이상적인 모토를 기초로 모임을 이어간다.

 

소설은, 대학 3학년에 취업 전투를 마치고 이제 입사 결정이 난 '가에데'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그가 몇년 전을 회상하면서 '지금은 이 세계에 없는' 아키요시를 회상해 나간다.

 

3년전이면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지금과 과거가 교차하면서 리드미컬하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짧은 기간 이지만 청춘으로서 엄청난 일을 겪은 듯한 주인공. 과연 무슨 일인 걸까.

아키요시는 어떻게 죽은 걸까.

 

취업이 결정났지만, 졸업을 위해서 학교에 나오는 가에데.

'모아이' 동아리는 뜻밖에 엄청 거대한 동아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상론'으로 시작한 초창기와는 거리가 멀게 변질되어 취업을 위해 인맥을 쌓는 흔하고 흔한 동아리가 되어 버렸다.

 

강의는 듣지만 직장이 결정난 가에데는, 어차피 캠퍼스에서 크게 할 일이 없던 차에

'모아이'에 대해서 모종의 계획을 짜게 된다.

소중한 아키요시의 설립 취지와 멀어져버린 그 거대모임을 무너뜨릴 어마어마한 음모를 만들어가는 가에데.

그 뜻에 절친인 도스케가 의기투합하고장난처럼 시작한 일은 점차 구체화되어 간다.

가에데가 모아이를 해체시키려는 진짜 이유는 뭘까.

가에데가 아키요시를 애증으로 떠올리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중후반부에는 뜻밖의 반전이 펼쳐지고, 가에데의 '본심'도 서서히 뚜렷한 윤곽을 드러낸다.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를 읽지는 않고 영화로만 봤지만

전작과는 사뭇 다른 느낌, 스타일의 이야기다.

 

상당히 문학적이라고 느꼈고, 주인공을 비롯한 아키요시와 여러명의 캐릭터들이 모두 다 매력이 넘쳤다.

마냥 착하다고 생각한 누군가는 의외로 변하고,

순수하다고 생각했던 누군가는 현실 지향적이 된다.

'속물적'이라고 생각했던 누군가는 알고보면 사연이 있었다.

 

주된 인물 5인방이 모두 단일하지 않고, 복잡하면서도 연민이 가는 내면을 보여주었다.

 

이제 막 읽은 후라, 감상이나 생각이 정연하게 정리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뜻밖으로 이 소설로 만든 영화가 8월달에 개봉을 한다고 한다.

 

주인공 남주는 처음 들어보는데, 여주인공 역할 배우가 익숙해서 몹시 반가웠다.

책에서는 '아키요시 히사노'가 남주에 비해서는 조금 모호한 부분이 있었는데

영화로는 그 점이 완전히 상쇄되지 않을까 기대가 많이 된다.

 

문학적이라고는 했지만, 술술 읽히는 편이었고

피식피식 웃게 하거나, 빵 터지게 하는 묘사와 문장력들에 감탄하고 놀랐던 책.

 

고등학생 소년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전작들보다는 살짝 '무게감'이 더해졌지만

작가의 팬이라면 주저없이 읽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소설 아니었나 싶다~~.                               a s l 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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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청춘을 위한 꿈과 상실의 이야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o*****s | 2020.11.11 리뷰제목
내가 처음 '스미노 요루'라는 작가를 알게 된 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소설 덕분이다. 소설로 읽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췌장에 병을 앓고 있는 소녀와 만난 주인공이 함께 살아가는 의미와 살아가는 기쁨을 찾아내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 영화가 한국에서도 개봉하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그 이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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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처음 '스미노 요루'라는 작가를 알게 된 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소설 덕분이다. 소설로 읽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췌장에 병을 앓고 있는 소녀와 만난 주인공이 함께 살아가는 의미와 살아가는 기쁨을 찾아내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 영화가 한국에서도 개봉하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그 이후에도 읽어볼 수 있었던 스미노 요루의 여러 작품은 하나부터 열까지 책을 읽는 독자에게 '넌 계속 살아가야 해! 네 삶은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한 내용이 많았다. 그리고 불치병을 가진 소녀와 주인공의 만남을 통해 억지로 눈물을 짜내는 게 아니라 삶의 진한 감동을 독자에게 안겨주는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스미노 요루의 새로운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는 그동안 스미노 요루가 집필한 다른 어떤 작품과 달리 불치병 소녀가 등장하지도 않고, 고등학교를 다니는 주인공과 히로인을 메인으로 내세우지도 않는다. 이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한 주인공을 내세워서 대학에서 보내는 시간과 대학 졸업을 앞두고 하게 되는 여러 고민과 생각에 대해 깊이 다루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는 일과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는 일은 서로 다르면서도 서로 닮은 일이다. 두 개의 졸업 모두 지금까지의 인간 관계와 다른 인간 관계를 맺게 되고, 조금 더 자신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는 만큼 책임과 의무도 늘어나는 졸업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처음 대학생이 되었을 때, 혹은 처음 직장인이 되었을 때를 기억하는가?


 내가 처음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애초에 교우 관계가 넓지 않았던 나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완전히 새로운 인간 관계를 형성해야 했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서투르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지냈다. 나는 대학에서 단 한번도 MT 같은 학교에서 주도하는 행사에 참여한 적도 없었고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마치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에서 등장하는 주인공 다바타 가에데처럼 늘 사람과 거리를 두고 지내면서 필요할 때만 사람을 만났다. 하지만 나는 조금씩 변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처음 대학에 들어간 1년과 공익 근무를 마치고 다시 들어간 대학 생활을 많이 달랐다. 대학에 복귀하기 전에 '자퇴할까? 계속 다닐까?' 고민하다가 나는 계속 다닌다는 선택지를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계속해서 대학에 다닌다는 선택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공익 근무를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 생활을 배울 수 있었고,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타인과 거리를 두고 지내기만 했던 내가 조금씩 남과 어울리는 방법을 터득한 덕분에 대학에 돌아왔을 때 조금씩 나를 바꾸기 위한 도전에 나설 수 있었다. 대학에는 도전할 수 있는 게 너무나 많았다.


 대학에서 진행한 일본 홈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한일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나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경험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낳고, 내가 항상 잘 대처했던 건 아니다.


 처음 참여했던 일본 홈스테이 프로그램에서는 낯선 일본 가정에서 지내면서 사실상 얼어서 지냈고, 한일 교류 프로그램에서는 역시 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갈등을 빚기도 했고, 인턴십 프로그램은 그나마 앞선 두 프로그램의 경험 덕분에 나았지만 주도적인 역할은 하지 못했다. 지나고 나면 항상 후회와 반성이 남았던 그런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읽은 스미노 요루의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는 문득 그렇게 지나간 나의 대학 생활을 돌아보게 했다. 주인공 다바타 가에데가 대학에서 보낸 시간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모습을 통해서 책을 읽는 독자는 자연히 내가 보낸 시간을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인공 다바타 가에데가 대학 졸업을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려는 일을 노심초사 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주인공 다바타 가에데가 대학에 올라와서 만난 이상을 추구하는 친구 아키요시. 그녀와 함께 만든 모아이라는 동아리가 지난 3년 동안 지나치게 변질되면서 그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모아이 동아리를 자신과 함께 만들었던 아키요시가 추구했던 진정한 나를 추구하는 동아리고 되돌리고자 했다. 그래서 다바타가 선택한 것은 지금의 모아이를 철저히 부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다바타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다바타가 하고 싶었던 것은 모아이를 부수면서 아키요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었다. 다바타가 아키요시에게 상처를 준 이후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다바타는 어떻게 해서라도 아키요시를 다시 만나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넘어지고 까이면서도 앞으로 나선다.


 이 장면은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장면이다. 이 장면이 끝난 이후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는 직장인이 되어 후배들의 멘토 역할을 위해 대학을 찾은 다바타의 모습이 그려진다. 여기서 다바타는 다시 아키요시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를 읽어보기 바란다.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는 제목에서 볼 수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대학생이 되고 졸업을 앞둔 시점이라고 해도 아직 어리기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 그 실수를 통해 배우는 아린 상처와 깨닫게 되는 여린 마음. 정말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한 권을 읽으면서 만난 다바타의 이야기를 통해 깊이 공감하며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동안 읽은 스미노 요루의 작품과 달리 삶의 눈부신 아름다움 혹은 애절한 사랑을 그린 것과 전혀 다른 작품인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하지만 이렇게 대학이라는 시공간의 리얼리트를 듬뿍 담아서 그리는 청춘의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주인공 다바타와 비슷한 청춘을 보냈지만 아직 다바타만큼 어른이 되지 못했기에 나는 책의 이야기가 더욱 와닿았다.


 만약 오늘 당신이 지금의 나에 대해 고민하고 있거나 지나간 시간에 대해 의미가 있었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스미노 요루의 이 소설 <어리고 아리고 여러서>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분명히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를 깨닫거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참, 두고 두고 다시 한번 더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었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은 이 장면을 남기고 싶다.


"아뇨, 꼭 반듯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기보다 뭔가 제대로 해내야 한다, 제대로 해내는 게 당연하다, 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근데 사실 인간이란 게 다들 별거 없잖아요?"

다들 별거 없다.....

분명 나는 아무 의미도 없는 행동을 하고 시답잖은 감정을 품고, 그런 삶을 살아왔다.

"다바타 씨도 히어로 선배도 각자 위치는 다르지만, 뭔가 제대로 못할 때도 있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싶더라고요. 내 생각에는, 아까 그게 퍼뜩 생각나서 히어로 선배 얘기를 잠깐 꺼냈었지만, 아무튼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거냐면, 이 얘기를 어제 히어로 선배에게도 해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실은 다들 텅 빈 껍데기예요. 나도 텅텅 비었고, 다바타 씨 자신이 말한 다바타 씨처럼."

"아니, 그렇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순간적으로 상대의 의견을 부정해버렸다. 어제부터 나의 인생 테마가 번번이 어긋나고 있다. 하지만 본심이기는 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가와하라 씨를 나와 똑같은 부류의 인간으로 묶는다는 것은 너무도 미안한 일이다.

의견을 부정했는데도 가와하라 씨는 왜 그런지 씨익 웃고 있었다.

"괜찮아요, 제대로 못한 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채워달라고 하면 되나까요."

"그런 걸까요?"

"네,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기고 땡땡이를 칠 때도 별 말 없이 도와주는 선배님들도 있잖아요?" (본문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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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이상과의 이별 그리고 현실 평점10점 | h******8 | 2020.08.03 리뷰제목
사람은 살아가며 정말 많은 이별을 경험합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 독립을 하며 둥지를 뜰 때 가족과의 이별, 사랑하는 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의 이별 등. 그 많은 이별 중에서 나는 지금까지 믿어왔던 이상과의 이별을 주목해 보려고 합니다.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며 자기만의 가치관을 설정하고 그것에 알맞은 이상도 세우고 믿으며 살아갑니다. 현실과 직면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리뷰제목

사람은 살아가며 정말 많은 이별을 경험합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 독립을 하며 둥지를 뜰 때 가족과의 이별, 사랑하는 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의 이별 등. 그 많은 이별 중에서 나는 지금까지 믿어왔던 이상과의 이별을 주목해 보려고 합니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며 자기만의 가치관을 설정하고 그것에 알맞은 이상도 세우고 믿으며 살아갑니다. 현실과 직면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우리는 그 순간을 언젠가 겪게 됩니다. 믿어왔던 이상을 지는 행위도 하게 되죠. 사회라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름대로 타협을 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 책은 질문합니다. 과연 어느 정도 타협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이상만을 쫓던 작품 속 주인공인 아키요시는 현실과 타협하며 자신의 모든 이상을 버리게 되고, 변절자가 돼버립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고의적으로 자신의 이상을 꺾는 행위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물론 이상주의자가 되라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어느 순간 타협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이 얼마나 타협할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현대의 20대들을 보게 됐습니다. 사회의 때가 묻지 않은, 나무에서 갓 피어난 새순과 같이 올곧아야 할 청춘들이 취업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많은 것을 포기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매우 많이 목격하게 됐습니다. 취업.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회에 때가 묻지 않은 청춘들이 마치 사회에서 깎기도 깎인 사회인들과 같은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청춘이기에 할 수 있고, 청춘이기에 도전할 수 있으며, 용서받을 수 있는 것들이 매우 많은데 말입니다. 현대의 청춘들은 중요하고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체념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청춘의 이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주인공 가에데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세속에 영합하고 자기자신에게 베이킹파우더를 섞어 한껏 부풀리는 방법, 이상적인 나 자신을 지향하는 것과는 정반대방향이다. 그 자체를 부정하려는건 아니다. 나 역시 그렇게했다.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한, 그런자세도 필요하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p.196 가에데의 말.

이상주의자가 되지 않고 현명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순간은 언젠가 찾아올 것이고 자신이 어느 정도로 타협하는 정도도 선택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겠습니다. 사회에서 타협하되 자신의 이상은 지킬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진정으로 지키고 싶은 것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은 우리를 더 성장시킬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새순과 같이 올곧고 깨끗한 청춘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마다 청춘을 보내는 방법은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이를 의미 있게 보내는 방식도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상을 지키며 지금이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도전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상을 믿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도전해보길 바랍니다.



2020년 7월

이상을 잃어버리고

도전을 무서워하는 청춘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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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꿈과 현실 사이, 그 어딘가에서. 평점8점 | r*******n | 2020.07.10 리뷰제목
너무 어리고 아려서 차마 마주볼 수 없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을 노력이나 신념으로 이루려 하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순수함, 하지만 그게 가슴에 아리게 느껴지는 것은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녀를 이른바 '관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의 그런 나 자신을 부끄럽게 여겼기 때문이다. 단순히 멀리서 바라보는 것뿐이라면 유유히 바보구나,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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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리고 아려서 차마 마주볼 수 없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을 노력이나 신념으로 이루려 하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순수함, 하지만 그게 가슴에 아리게 느껴지는 것은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녀를 이른바 '관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의 그런 나 자신을 부끄럽게 여겼기 때문이다. 단순히 멀리서 바라보는 것뿐이라면 유유히 바보구나, 라고 넘겨버리면 끝날 일이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그 순수함을 마주하자 내 쪽에서 그녀를 무시한다는 것은 적어도 나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p.24~25

 

대학 신입생 다바타 가에데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는 것도, 자신이 상대를 불쾌하게 만드는 것도 싫어 되도록 타인에게 다가가지 않고 대학 생활을 보내기로 마음 먹는다. 수강 신청도 끝이 나고 드디어 본격적으로 강의가 시작되는 날, 일반교양 과목인 '평화구축론' 시간이었다. 의욕과는 달리 금세 따분하게 느껴지는 강의라 창문 너머를 내다 보던 중이었는데, 그를 비롯한 학생들을 집중하게 만든 것은 한 여학생이 강사에게 질문하는 목소리였다.

 

 

"이 세계에 폭력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로 시작된, 질문이라는 형식만 빌린 그녀의 주장은 초등학교 도덕 시간에나 나올 듯한 이상론이어서 듣고 있는 이들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든다. 가에데는 그녀를 보며 '세상에 저렇게 자신감 과잉에 바보같이 순진하고 둔감한 사람도 있구나' 싶어 어이없어 한다. 하지만 가에데는 먼저 다가오는 사람을 밀어내는 야박한 짓은 못하는 성격이라, 어쩌다 보니 문제의 여학생, 아키요시와 말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어 버린다.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채로 어느새 그녀를 만나고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그러다 보니 아키요시의 번거로움 속에서 한 가지 순수함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되고 나니 자신이 먼저 그녀를 무시한다는 것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고, 그렇게 친구로서 관계를 이어가다 보니 점점 그녀에게 휘말려 거창하게도 세계 평화를 위해 지금 당장 모든 무기를 내려놓자는 동아리 ‘모아이’를 결성하게 된다. 단둘만의 비밀결사로 시작했던 모아이는 가에데가 4학년이 되어 한창 취업활동으로 바쁘게 다닐 때 즈음에는 규모도 커지고 취업용 인맥 쌓기 동아리로 변질되고 만다.

 

 

지금의 모아이는 범용한 인간들이 취업 활동에서 어떻게든 살아남도록 철저히 '나 자신이 아닌 것'을 가르치고 있을 뿐이다. 세속에 영합하고 자기 자신에게 베이킹파우더를 섞어 한껏 부풀리는 방법. 이상적인 나 자신을 지향하는 것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그 자체를 모두 부정하려는 건 아니다. 나 역시 그렇게 했다.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그런 자세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원래의 모아이가 아니다, 라는 것뿐이다. 백 명 단위의 강의실에서 단 한 명의 특출한 개성이었던 그 친구가 이상으로 삼고 만들었던 그 조직이 아니다.    p.196

 

현재의 모아이는 설립 멤버가 없어진 지금도 여전히 그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처음에 생각했던 조직과는 완전히 형태가 달라져 학교 안에서 득세하는 거대 단체가 되어 버렸다. 가에데는 취업활동으로 인해 파김치가 되어 있다가, 최종 면접을 보고 온 한 회사로부터 합격 소식을 전해 듣고는 그제야 잊고 있었던 모아이에 대해서 생각한다. 처음의 이상과는 너무도 멀어져 버린 왜곡된 단체를 없애고, 다시 한번 이상이 머무는 곳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모아이에서 밀려난 이후 그쪽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던 가에데는 악의 단체와 싸우는 비밀결사라도 된 듯 모아이와 싸워 보기로 한다. 과연 졸업 전에 그는 '이상을 추구하는 순수한 동아리'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이 작품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화제의 데뷔작을 썼던 스미노 요루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그는 데뷔작이 상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키던 시기에 이 작품을 처음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인공이 거대해진 모아이를 향해 투쟁에 나서는 것처럼 자신의 데뷔작에 대항해서 그 작품에 감동한 독자를 포함한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싶었다고, 작품의 의도를 밝히고 있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아이였을 때 가지고 있었던 순수함을 잃어 버리고, 대신 세상살이에 필요한 처세술을 배우게 된다. 그러니 대학 생활이라는 것이 아마도 그 순수성을 간직하게 되는 가장 마지막 시기가 아닐까. 졸업 후 취업을 하게 되면서 마주하게 되는 세상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어른'이 되기 위해 이상 따위는 점점 자취를 감추게 마련이니 말이다. 청춘의 찬란함과 잔인함을 치열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도 한때 있었을 그 순수함과 우리가 이미 겪고 지나온 그 시절을 다시 한번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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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r*********s | 2024.03.08 리뷰제목
날씨가 더워져서 그런가, 요즘 들어 책이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아 무언가 저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될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제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스미노 요루 작가의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입니다. 스미노 요루 작가의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책의 제목만큼은 들어보았을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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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져서 그런가, 요즘 들어 책이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아 무언가 저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될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제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스미노 요루 작가의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입니다. 스미노 요루 작가의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책의 제목만큼은 들어보았을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스미노 요루 작가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눈물을 찔끔 흘릴 정도로) 인상적으로 읽었다 보니, 어리고 아리고 여러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큰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솔직히 말해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처럼 읽는 이의 마음을 흔들 정도의 필력이 발휘되었다고 보기는 힘든 작품이기는 하였습니다만, 어리고 여려서라는 이 작품의 제목처럼 아직 덜 성숙한 이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재미만큼은 확실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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