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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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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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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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인간의 고정관념과 편협한 마음을 돌아보는 책 :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평점10점 | e***p | 2021.02.06 리뷰제목
정아은 작가를 모르는 상태에서 도서의 제목에 혹해서 읽었던 이 책은, 숨은 일은 하면서도 세상의 일부 사람들에게 존재를 부정당할 때도 있는 '주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부는 하면 보이지 않지만, 막상 하지 않으면 무척 티가 나 버리는 신기한 '일'을 한다.        그런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속편해보이는 '노는' 위치의 사람이 되고 생각없는 사람들의 막말이 부정적 독이
리뷰제목

정아은 작가를 모르는 상태에서 도서의 제목에 혹해서 읽었던 이 책은, 숨은 일은 하면서도 세상의 일부 사람들에게 존재를 부정당할 때도 있는 '주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부는 하면 보이지 않지만, 막상 하지 않으면 무척 티가 나 버리는 신기한 ''을 한다. 

 


 

 

그런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속편해보이는 '노는' 위치의 사람이 되고 생각없는 사람들의 막말이 부정적 독이 되어 쌓여도, 아이가 생겨 육아와 집안일이 걱정되어 집에 있는 엄마가 되어버린 자신을 잊은 채 가족에게 헌신하고도 '노는 사람'으로 간주되어 버리는 신기한 위치의 '주부'라는 외딴섬.

 

저자는 임신으로 인해 괴로운 마음으로 퇴사를 결정하여 주부가 된 후, '집에서 놀고 있냐?'는 생각 없는 친구의 물음을 듣게 되고 각종 친지들 사이에서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편하게 먹고 노는' 사람이라는 취급을 당한다. 편협한 고정관념과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음의 언어가 인간을 얼마나 혼란스럽고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하는지 알게 되는 부분이다. 안타까운 것은 자신도 전업주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하는 사람과 이미 전업주부면서 불만스러웠던 인생을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는 사람, 밖에서 일한다며 고루한 삶을 고고한 삶으로 포장해버리는 사람들이다. 

 

가볍지 않은 주제임에도 그녀의 필력에 빨려들어 정말 다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함에 쉽게 읽었지만,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점도 있었다. 이렇게 굳이 '주부'라고 묶음을 만들어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생각해 보면 주변에 그런 사람도 없고, 전업주부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자신의 삶에서 마주치게 된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은 저자의 자세가 멋지다고 생각되었다. 이런 일을 문제라고 인식하고 책을 통해 (그것도 흡입력 강한 매력적인 필력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낸 '행동하는 정신력'에 무한한 존경이 생겼기 때문이랄까?

 

또한, 전업주부를 포함한 노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차별과 폄하의 시선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을 다시 한번 확고하게 잠그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집안에서 일해 주는 가족이 있어 따뜻한 밥 먹고, 깨끗한 옷 입고 출근할 수 있고, 그렇게 제공되는 삶의 기본도 밖에서 일하는 가족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것인데, 한쪽은 일 같지도 않게 무시를 당하는 것이 참으로 묘한 일이다. 내가 채울 수 없는 부분을 누군가의 사랑과 배려로 받는 것인데 말이다. 내게 별일 아닌 것이 다른 이에게는 삶을 살아가는 수단일 수 있고, 그 일을 미리 해 놓은 사람들로 인해 내가 누리고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도서는 열 다섯 권의 책을 통해 '전업주부'의 삶과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좁은 생각으로 세상을 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다름과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그 책 중에는 고정관념으로 넓게 보지 못하는 사람의 책도 있어 씁쓸하게 하고, 처음부터 답답한 이론이라 논하기 꺼려지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시대착오적 발상을 통해 새로움을 알아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저자 역시 자신의 바뀐 삶으로 인해 만나는 집단이 달라지고 생각의 변화로 인해 그들을 대하는 면역력도 생긴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도서는 전업주부의 권리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삶에 대한 지분을 남녀가 합심하여 고르게 재분배하여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정의를 제시하며 현재를 생각해 보게 한다. 전업주부에서 시작된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인간의 삶의 의미와 가치, 그 이상의 이야기와 함께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2
종이책 구매 [2021-013]가사노동 (폭탄) 누가 받으실 차례죠?(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정아은_천년의상상)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s********7 | 2021.02.22 리뷰제목
저는 이번에 이 책이 재독입니다. 세상에 책은 많고, 제가 읽을 수 있는 책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저는 웬만해갖고는 '재독'할 엄두를 못 내는 사람인데요.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가치(같이)읽기' 책으로 선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또 읽어볼 수 봤죠. 처음 읽었을 땐 다소 어렵게 느껴져서 읽기에 바빴는데요. 재독에서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유념해두며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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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에 이 책이 재독입니다. 세상에 책은 많고, 제가 읽을 수 있는 책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저는 웬만해갖고는 '재독'할 엄두를 못 내는 사람인데요.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가치(같이)읽기' 책으로 선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또 읽어볼 수 봤죠.


처음 읽었을 땐 다소 어렵게 느껴져서 읽기에 바빴는데요. 재독에서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유념해두며 읽어봐서 조금더 이리저리 생각을 더해보며 읽었어요.

 

결혼 전까지는 제 삶에 대해 불평이 거의 없었어요. 학교에서 공부하라니 공부했고, 학교에서 주는 학점대로 그대로 수긍했으며, 회사에서 연봉 정해주는 대로 다녔어요. 사적이고 사소한 것에는 짜증을 부렸지만, 공적인 것에는 대체로 그러려니 받아들였죠. 정책이 바뀌면 바뀌나보다, 대통령이 바뀌면 바뀌나보다, 혜택이 생기면 생기나보다.하고 말이죠.

 

결혼하고 나니 안 보이던게 보였어요. 아니 아이를 낳고 나니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이 보이더라고요. 
'회사는 왜 남자는 영업한다고 승진시키고, 나는 사무직으로 근무한다고 승진에서 배제하는가?' 
'남편은 왜 나한테 아이와 잘 놀고 있으라고 하는가'
'모유수유가 아이의 정서와 건강에 중요하다는데, 분유수유한 나는 아이에 대한 모성애가 없는건가?'
이런 의문은 시작에 불과했어요.

 

제가 어떤 도서관 프로젝트에서 엄마들과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때 자신의 삶과 육아에 대한 글을 썼는데요. 저는 그동안의 불편하고, 풀리지 않은 의문에 대해 그때 답을 얻은 듯 후련함을 느꼈어요. 사회가 약자에게 당연하다듯 쏟아낸 말과 행동들을 인식했어요.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이 바로잡아져야 하는지 그때야 깨달았어요. 신선한 충격이었죠. 

 

그리고 이후에 읽게 된 책이 이 책이에요. <잠실동 사람들>에 이어 <엄마의 독서> 다음으로 읽게 된 정아은 작가님 책이죠. 워낙 전에 읽은 두 작품에서 좋은 인상과 깨달음을 얻었던지라 이 책도 기대하고 있었어요. 이 책은 엄마의 독서 2탄이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셨다고 했는데요. 책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적어간 점에서 그렇다 할만 합니다. <엄마의 독서>가 엄마들의 입장에서 위로를 받고 응원을 받았던 책이라면요. 이 책은 (주부 더 나아가 여성 그리고 남성을 향해) 자본주의'를 이리저리 대어보며 '가사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혼, 그리고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주부로 살았던 작가가 겪은 경험과 함께 자신이 읽은 책에서 받은 통찰을 토대로 다듬어진 인식을 적어간 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 책은 사회적인 주제(자본주의, 페미니즘, 가사노동)을 다루면서 저자가 품은 감정을 과감없이 털어놓았어요.사회관련한 주제는 예민하면서도 날카로운 면이 있기 때문에, 많은 책들에서는 객관적이고 냉철하면서 비판적으로 다루는 걸 많이 보아왔는데요. 이 책의 경우는 저자는 질투를 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는 감정을 감추지 않습니다. 자신의 극단적이거나 부족한 면들도 인정해요. 그래서 이웃집 언니의 책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이런 부분을 반기지 않으실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전자에 속했는데 그 이유는 제게 있던 생각과 모습을 저자가 고스란히 적어줬기 때문이죠. 점잖은 척, 괜찮은 척하려는 척하면서 감추었던 생각부터 모순적인 모습까지 말이죠. 덕분에  속이 뻥 뚫렸다고나 할까요.

 

특히 라문숙 님의 <전업주부입니다만>은 정말 저랑 생각한 게 똑같아서 놀랐습니다. 저는 라문숙님처럼 요리를 잘하지도, 집안일을 저렇게 매력적이게 해내지도 못합니다. 그러니 집안일에 의미를 두지도 않았고요. 저 책 저도 읽었는데요. 저 책을 읽으면서 '저런 게 집안일이라면 나도 저자처럼 하고 싶다!' 라고 저도 생각했던 거죠. 물론 제가 그분(라문숙님)과 같은 사람이 아닌 걸 인정하고 지금은 그저 부러워만 하지만요.

 

<자본론>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노동자의 중요성을 알고 놀랐습니다. 괜히 마르크스가 아니데요? 남들은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는 것을 꿰뚫어보는 마르크스! 그의 남다른 시각을, 능력을 새삼 느꼈습니다. 왜 마르크스인지 저도 한번 강의도 듣고 책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불끈 들었습니다.(안그래도 지인들과 <자본론> 해석책이라도 읽어보려고 붙들었는데요. 그마저도 어려워서 한참 후로 미루고 있습니다. <자본론>을 읽어보시려면 해석책인 '고병권'님 <자본론> 시리즈 책을 추천합니다. 이건 정아은 작가님이 추천해주신 책입니다.)

 

<잠깐 애덤 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카트리네 마르살>와 <보이지 않는 가슴/낸시 폴브레> 또한 자본주의에 가려진 주부들의 노고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어요. 제가 주부라서 주부인 저의 노고를 무작정 알아달라는 게 아니고요. 저도 제 엄마로부터 받은 그 사랑의 수고, 다른 이들도 각자의 '엄마'에게서 받은 그 헌신이 있잖아요. 모성애라는 이름으로 드러나지 않는 수고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주부인 저조차 새롭게 알아보는 책이었어요. 

 

내게 이 책은 카트리네 마르살의 <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와 한 세트처럼 여겨졌다. 두 책 모두 그동안 경제학에서 아예 없는 것으로 취급되었던 여성의 가사 노동을 전면적으로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자가 남성으로 대표되는 '경제적 인간'의 존재 불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전통 경제학에 신랄한 비판을 던졌다면, <보이지 않는 가슴>은 경제학에 포함되지 않은 여성과 자연 자원 같은 다양한 존재들이 경제학에서 소외된 연유를 학문적으로 차근차근 파고든다.
p.106-107 

 

  
박가분의 <포비아 페미니즘>도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페미니스트의 행동의 긍정적인 면을 인정합니다. 그들의 극단이 어쩌면 행동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이 여성의 인권신장에 기여한 바는 크다고요. 하지만 남녀임금에 대해선 단편적으로 기존의 남녀불평등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세대 등 상황에 따라 남녀불평등이란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남성이 유독 육체적으로 어렵고, 위험한 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부정할 수도 없고요. 이것은 굳이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를 이유로 대지 않을지라도 그렇죠.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당신이..)가 비판한 부분은 조금은 저와 생각이 달랐습니다.

 

실비아 페데리치의 <혁명의 영점>에서 가사노동에 임금을 지불하라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였어요. 하지만 '일'이라고 명명하기 위해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간 가벼히 여긴 '가사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인정해야 한다라는 목소리로 강렬하게 읽혔습니다. 

 

최근에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인 영화 <미스비헤이비어>를 봤어요. 언론과 매체는 여성의 고정적인 역할(헌신적인 어머니, 아름답게 외모를 가꿔야 하는 여성)을 끊임없이 세뇌합니다. 아름다움이 아닌 여성의 다른 모습(능력, 진보 등)은 사회에서 거부합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스프레이 낙서로 표현하고, 미스월드 반대 피켓을 듭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여성의 모습을, 여성에게 기대하는 바를 잘 알 수 있지요. 통념을 깨뜨리고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통쾌함은 덤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이 생각나는 영화여서 적어봤어요.^^)

http://naver.me/FlYFjl5H


그리고 이 책은요. 
'자본주의'를 통과하는 우리에게 그간 여성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보여줍니다. 마녀로, 헌신적인 어머니로, 그리고 다양하게 보여질 수 있는 여성 개별의 모습(워킹맘, 전업주부, 기혼여성, 비혼여성)으로 말이죠. 그리고 그간 여성들에게 얼떨결하게 떠맡겨진 '가사노동'이라는 폭탄(?)을 전처럼 헌신을 강요하는 게 아닌 (사회적으로, 사회인식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할지도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 

 

저는 '가사노동'이라는 적합한 표현의 단어가 좋았고요. 누구도 파내지 않는 주부들의 감춰진 이야기에 카타르시스마저 느꼈습니다. 나 자신을 잃고 싶지 않아 카드목걸이를 맨 회사원을 꿈꾸지만, 가정은 지켜내고자 주먹 불끈 쥐는 엄마로 동상이몽하는(?) 모습도 저와 같아 동질감도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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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p*****n | 2020.08.31 리뷰제목
아들 둘 가진 40대 여성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한 것들을, 자기 삶에서 시작한 문제의식으로 풀어나간 감동적인 책이었어요. 정말 단숨에 읽었습니다. 이 책이 사람들에게 널리 읽혔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해준 다른 책들도 언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답니다. 실비아 페데리치의 책들인 <캘리번과 마녀> & <혁명의 영점>. 정아은 작가는 마르크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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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둘 가진 40대 여성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한 것들을, 자기 삶에서 시작한 문제의식으로 풀어나간 감동적인 책이었어요. 정말 단숨에 읽었습니다. 이 책이 사람들에게 널리 읽혔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해준 다른 책들도 언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답니다. 실비아 페데리치의 책들인 캘리번과 마녀> & <혁명의 영점>.

 

정아은 작가는 마르크스가 주목하지 못했던 부불(불불)노동(임금이 지불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노동=그림자 노동=가사노동), 즉 노동자를 재생산시키는 (다시 일터에 나갈 수 있는 몸이 되도록) 노동인 가사노동을 시종일관 힘주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가사노동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성자연’ ‘본성이라는 이름으로 착취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대가도 없이 말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흔히 말하는, 당신이 집에서 논다고 하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폭로하고 있습니다.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무수한 일을 집안에서 집밖에서 하고 있는 것이죠. 여성/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이 책을 읽다 보니, 평생 애들 낳고 닦이고 먹이고 기르고 한 어머니들 삶이 보였어요. 퇴직금도 없는, 죽을 때까지 모성이 본성이라는 이유로 갈취/수탈/착취 당해야 하는 그녀들의 평생 그림자 노동. 감정노동. 돌봄노동. 자본주의는 자본가와 노동자, 두 계급의 대결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 (남성)노동자 계급을 떠받치고 무보수 가사노동 없이는 그런 대결 그림이 그려질 수 없는 것이겠죠. 그래서 자본주의라는 체제는 정아은 작가가 지적대로 여성, 자연, 식민지없이는 애초에 성립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여성, 자연 그리고 식민지. 이 세 단어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훌륭한 일을 한 어느 남성에게 한 여성이 물었다고 해요. “당신의 어젯밤 저녁식사는 누가 차려줬어요?” 그 말에 깊은 뜻들이 중첩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관점의 이동은 세상에 대한 해석의 이동, 그래서 자기 삶과 우리 삶의 이동(변화)을 의미하는 것이죠. 남 얘기하지 않고, 빙빙 에둘러 우아하게 말하지 않고, 정공법으로 자기 삶을 이야기 하는 정아은 작가의 글들은 항상 강력하고도 매력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 항상 구입해서 읽어보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 출판된  부동산 약탈 국가라는 강준만 교수의 책도 정아은 작가의 책과 연결이 되는데요. 지방 아파트 팔고 똘똘한 강남 아파트 한 채 만을 남기기로 한 고위공무원의 비도덕성을 지적하는 많은 서민들(시청자들) 또한 자기소유의 아파트 시세가 오르기만을 온 영혼을 다해 두 손 모아 바란다는 사실. 나무랄 수는 없잖아요 사회가 그러니까. 이른바 구조적 약탈 사회니까. 그 시세차익으로 누린 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라면, 대체 어디서 나오는걸까요. 마땅히 받았어야 할 사람들의 수고를 가로채서 나온게 아닐까요그랬다잖아요. 나는 지탄받는 똘똘한 한 채 팔고 싶은데 와이프(집사람)가 투기한 거라고. 그 와이프는 자기 좋으라고 투기한걸까요. 그 역할이 와이프에게 강제로 주어진 것이잖아요. 가족 구성원의 무보수 돌봄 노동 담당자인 어머니에게 말이죠.

 

이 책을 강하게 추천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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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자본론을 영업당한 책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n******w | 2021.08.14 리뷰제목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너무 재밌었다.  임신해서 직장을 다니면, 집에 들어가라고 눈치를 준다. 경력단절을 부추기는 사회이다. 또한 집에 있으면 '해도 표가 안나지만, 안하는 표가 많이 나는' 일을 달고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대뜸 전화해서 '너, 집에서 논다며?'라는 말에 몸에 뭔가 맺히면서 반박하지 못해서 불편했던 경험을 책을 통해서 해답을 찾아나간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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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너무 재밌었다임신해서 직장을 다니면, 집에 들어가라고 눈치를 준다. 경력단절을 부추기는 사회이다. 또한 집에 있으면 '해도 표가 안나지만, 안하는 표가 많이 나는' 일을 달고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대뜸 전화해서 '너, 집에서 논다며?'라는 말에 몸에 뭔가 맺히면서 반박하지 못해서 불편했던 경험을 책을 통해서 해답을 찾아나간다. 그러한 경험, 그리고 책에서 얻은 통찰이 나와있다.

여기 소개된 책들 모두 다 읽고 싶었다. 무엇보다 마르크스 자본론(6권으로 팔고 있던데ㄷㄷㄷ)을 여름이 가기 전에 읽기로 했다. 이 나이 먹도록 자본론을 읽어 놓지 그랬어???!!!

다른 책들도 구매했는데, <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라는 책도 사고, 또 사고...작가님은 책구매 연쇄유혹자 ^^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댓글 0
종이책 구매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을 읽으며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i******9 | 2020.08.17 리뷰제목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얼마 전 남편과 심하게 다퉜다. 보통 우리는 하루 안에 화를 풀어낼 만큼 대화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편인데 그날 저녁만큼은 부아가 치밀어 고레고레 목청을 높이고 말도없이 먼저 집을 나갔더랬다.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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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얼마 전 남편과 심하게 다퉜다. 

보통 우리는 하루 안에 화를 풀어낼 만큼 대화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편인데 

그날 저녁만큼은 부아가 치밀어 고레고레 목청을 높이고 말도없이 먼저 집을 나갔더랬다.

동네를 벗어나 어두 깜깜해진 인도를 터벅터벅 걷고 또 걷는데 막상 나오니 갈 곳이 없다는 사실에 

더 짜증이 올라왔다. 동네 친구를 불러서 차라도 한 잔 마시고 드라이브나 오면 딱 좋겠다 싶어도

'아, 내일 니모 도시락 쌀 준비를 아직 못 했는데 어쩌지? 니모가 엄마 없이 맘 편히 잘란가?'

내 정체성은 이미 뼛속까지 '엄마'였다.

내 상황, 내 위치. 이런 상황이 가끔 내 발목을 잡는다. 

엄마로서 행복하면서도 답답한 그 현실. 

니모가 갓 돌이 지나고 '내 일을 시작하고 싶다.'라고 했을 때 

' 넓은 세상에 나가서 네 꿈을 펼쳐라' 며 중국에 나홀로 유학을 보내 준 아빠의 입에서는 정색을 띤 채로

다른 말이 흘러나왔다.

" 너 아이 키우는 것만큼 세상에 중요한 건 없다? 쓸데없는 생각 말고 아이 키우는데 집중해야지."

친지들이 모인 어느 명절 날. 

누구보다 가깝게 지내던 작은아빠는 아기띠로 니모를 안은 채 밥 먹고 있는 나를 향해 가시를 던졌다.

"너 백수라며? 집에서 놀고 먹으니 좋아?"

작은아빠의 얼굴은 너무 해맑았다. 본인이 어떤 무례한 말을 던진지 모르는 얼굴에 반박하지 못한 채

그 말은 한동안 가슴속을 떠다니면서 순간 울컥함을 만들어냈다.

그 다음 해에도 나는 어김없이 똑같은 농담(?)을 받아냈다.

아무 생각 없이 뱉은 질문은 정말 '생각이 없어서' 폭력이 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뿐일까.

엄마라는 이유로 '성'역할에 대한 불합리한, 불공평한 일을 자의로 혹은 타의로 만들어냈던 날들.

그래서 우리는 그 날밤에도 목청을 높여 서로에게 가시 돋친 말을 어김없이 날렸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나 자신조차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난 엄마니까~ 해야 해.'라는 내 안의 성편견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집에서 노동을 하면서도 돈을 못 벌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격지심과 5년간의 경력단절.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한없이 낮아진 자존감을 똑똑히 들여다보자 속이 다 쓰려 흐느꼈다.

물론이다.

남편은 나에게 단 한번도 '엄마니깐, 여자니깐~ 한다.~를 해줘.'라고 말을 꺼낸 적이 없는 사람이다.오히려 내가 하고 싶다는 일이라면 물심양면으로 지지해주는 남자다.

하지만 양육의 무게가 내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 나는 그것에 대해 이미 불공평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그 상황을 만들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사실 난 오래전부터 이런 고민을 숱하게 해왔고 남편과 가사일 분담으로 수없이 협의해왔다.

그리하여 주말이면 남편이 자연스럽게 주방에 들어가 요리를 하게 되는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서로의 문제를 들춰내고 조정하며 나는 이제 불만하기를 멈추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에 초점을 두고 살았다.

하지만 가끔씩 성 역할에 대한 불합리한, 불공평한 말들이 들릴 때면 나는 어김없이 발끈한다.

책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여성 문제가 곧 남성 문제라는 생각.

남성 문제가 곧 여성 문제라는 생각. '

남성'은 가상의 균질한 적군이 아니라 현실 속 내 아들이고,내 남편이고, 내 아버지이며 오빠라는 생각이 찾아온 것이다."

라는 작가의 말은 꽤 오랫동안 마음속에 안착했다.

해맑은 얼굴로 '너 백수냐?'라고 매년 같은 농담을 던졌던 작은아빠에게 이 작고 강력한 선물해주고 싶다.

작은아빠 딸 민지도 언젠간 '엄마'가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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