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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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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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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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출판사의 양심을 바랍니다 평점6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p | 2020.05.06 리뷰제목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열렬히 읽고 있는 독자의 한사람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출판사의 뜻인지 작가의 뜻인지 모르겠으나 예전에 출판된 책을 재판이라는 표시도 없이 신간인양 감추고 소개를 버젓이하고 있는 것을 보며 양식이 의심스럽습니다 출판사가 바뀐건지 이름만 바꾼건지 모르겠으나 독자를 우롱하는 행위를 개탄합니다.아울러 하드커버로 제판된 책은 도리어 책의 품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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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열렬히 읽고 있는 독자의 한사람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출판사의 뜻인지 작가의 뜻인지 모르겠으나 예전에 출판된 책을 재판이라는 표시도 없이 신간인양 감추고 소개를 버젓이하고 있는 것을 보며 양식이 의심스럽습니다 출판사가 바뀐건지 이름만 바꾼건지 모르겠으나 독자를 우롱하는 행위를 개탄합니다.
아울러 하드커버로 제판된 책은 도리어 책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가격을 높여 비난하고 싶고 책을 읽는 사람이 불편하여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상도의를 지키는 건전한 출판문화를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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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숙명 - 히가시노 게이고 평점9점 | g*******7 | 2023.11.18 리뷰제목
숙명 : 날 때부터 타고난 정해진 운명. 또는 피할 수 없는 운명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다보면 그가 정통 추리라는 장르에서 시작하여 이후에는 범인의 동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동기에 영향을 준 당시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면서 사회파 미스터리, 나아가서는 SF와 판타지를 소재로 글을 썼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그였기에 1985년 [방과후]로 문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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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 : 날 때부터 타고난 정해진 운명. 또는 피할 수 없는 운명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다보면 그가 정통 추리라는 장르에서 시작하여 이후에는 범인의 동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동기에 영향을 준 당시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면서 사회파 미스터리, 나아가서는 SF와 판타지를 소재로 글을 썼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그였기에 1985년 [방과후]로 문단에 데뷔한 이래로 지금까지 다작(多作)이 가능했을 것이다. [숙명]은 1990년에 발표한 작품인데, 그때까지 써오던 정통 추리에 변화를 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추리로 즐길 수 있는 범죄에 대한 트릭은 물론 등장인물의 복잡한 관계와 그 관계를 관통하는 운명의 끈, 그리고 전문적인 의학 소재 등이 등장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읽어볼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UR 전산의 사장이었던 우류 나오아키가 병으로 죽은 이후 취임한 스가이 마사키요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스가이 가문의 무덤이 있는 한 묘지에서 죽은 채 발견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등에 화살이 꽂혀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그 화살은 사실 우류 나오아키가 수집한 골동품 중 하나인 석궁에서 발사된 것이었기에 우류 가문을 중심으로 수사가 시작된다. 원래 UR 전산은 우류가와 스가이가가 번갈아 가면서 대표이사직을 맡아 왔는데, 스가이 마사키요가 취임 이후에 우류 나오아키의 서재를 뒤졌다는 증언과 마사키요가 나오아키의 아들인 우류 아키히코와 모종의 대화를 나눈 점, 그리고 나중에 마사키요가 나오아키의 서재에서 무언가를 가져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사망은 점점 좁혀든다. 경찰은 우류가의 장남인 아키히코와 차남인 히로마사를 용의자로 생각하며 그들의 당일 행적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부분은 이전까지 히가시노 게이고가 보여준 정통 추리에 부합하는 흐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의 짧은 에피소드에서 언급된 우류 아키히코와 경찰인 와쿠라 유사쿠의 관계로 인하여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숙명'이라는 소재가 부각된다. 둘은 사실 같은 학교를 다녔는데, 유사쿠는 아키히코에 대하여 라이벌 의식이 있었다. 자신은 경찰의 아들로서 항상 친구들에게 모범을 보이면서 학업 성적도 우수하여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아키히코는 정반대로 UR 전산의 사장 아들로서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는데 친구들과는 거의 어울리지 않았다. 다만 그 역시 학업 성적은 물론 수영과 같이 모든 부분에서 또래의 아이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다. 심지어 유사쿠도 아키히코에게 밀리기 시작하자 유사쿠는 점점 그에 대하여 승부욕을 갖게 된다. 부잣집 도련님이니 당연히 모든 부분에서 유리하겠지만, 유사쿠는 노력으로 그런 것을 뛰어넘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항상 그를 의식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라이벌 관계에 아키히코의 아내인 미사코의 등장 역시 '숙명'에 관한 부분을 더욱 부각시킨다. UR 전산에 입사한 이후 당시 전무였던 우류 나오아키의 소개로 그의 아들이었던 아키히코와 만나 결혼을 한 그녀는 남편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 부유한 집안의 후계자이자 의사의 길을 걸으며 의대에서 근무하는 아키히코는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만 미사코에게 전혀 속내를 내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미사코에게 수사를 위하여 아키히코의 집을 방문한 유사쿠와의 만남은 충격이었다. 사실 학창 시절에 미사코는 그녀의 아버지가 입원했던 '우에하라 뇌신경외과'라는 벽돌로 된 병원에서 우연히 유사쿠를 만나게 되었고, 이내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유사쿠가 아버지의 병과 가정 형편으로 인하여 두 번이나 의대 진학에 실패하고 어쩔 수 없이 경찰학교에 가게 되면서 둘은 이별하게 된다. 사실 미사코가 아키히코에게 느낄 수 없었던 사랑의 대상이 바로 예전에 사귀었던 유사쿠였기에 그녀 역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보이지 않는 실이 아닐까. 그 실이 아직 존재하고 있어서 지금도 내 인생을 조종하는 게 아닐까.'

 미사코는 우류 아키히코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들이 마치 정해진 운명의 실에 의하여 진행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평범한 집안 출신의 그녀가 문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UR전산에 입사를 하고, 이후 우류 가문의 후계자와 만나서 결혼에 이르는 과정은 현실 세계에서 쉽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숙명'이라고 받아들이는 미사코는 살인 사건을 매개로 하여 옛 애인인 유사쿠와의 만남 역시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유사쿠 또한 학창 시절의 라이벌인 아키히코를 만나고, 또 그의 옛 애인이 아키히코와 결혼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그도 이러한 것들이 모두 운명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학창 시절부터 또래와는 달리 성숙해 보이던 아키히코는 미사코와 유사쿠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준다. 그가 "나 이외의 사람이 내 인생을 정하는 건 딱 질색이야.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대로 할 뿐이야."라고 말하는 부분을 본다면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원하고자 하는 바(의대 진학, 미사코와의 결혼)를 모두 쟁취하는 그의 모습은 주어진 운명 또는 숙명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의 인생을 개척하는 모습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후반부의 결말은 그 역시 처음부터 운명이나 숙명을 아예 믿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의 진실을 먼저 알았기 때문에 그에 따라 미사코와 유사쿠와는 달리 살아왔음이 밝혀지니 그의 행보 또한 숙명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이들이 다시 살인 사건으로 만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러한 인물들의 관계와 더불어 수사 과정에서 유사쿠에 의하여 점점 밝혀지는 스가이 마사키요에 대한 살인 동기에 관한 부분은 이 작품이 단순히 범죄의 진상 또는 트릭을 밝히는 데 집중하는 정통 추리물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용의자가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살인 동기가 언급되지만, 우류가의 이전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등장하는 뇌에 관한 의학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작품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유사쿠가 어린 시절에 놀러갔던 병원에서 친하게 지낸 히노 사나에의 죽음을 시작으로 회사의 후계자로서 회사가 아닌 의사로의 길을 선택한 우류 아키히코, 나중에 밝혀진 스가이 마사키요가 훔친 서류가 '뇌'에 관한 것, 미사코의 아버지가 일하다가 다친 이후에 일반 병원에서 '우에하라 뇌신경외과'로 옮겨서 치료를 받은 이력 등은 별개의 흐름처럼 보이지만, 미사코의 표현처럼 운명의 '실'로 연결되어 있음이 드러난다.

 

 전기공학과 출신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후 그의 여러 작품에서 뇌과학은 물론 인간 복제와 같은 유전공학, 성정체성에 관한 과학과 관련된 소재들을 통하여 글을 쓰는데, [숙명]에서 그러한 소재들을 통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뇌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이 언급되는데,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절제하는 '뇌량 절제술'이 흥미로웠다. 이러한 절제술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그리고 왜 좌뇌와 우뇌의 연결 부분을 절제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렇게 절제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지 많은 궁금증이 생겨나서 인터넷에서 직접 찾아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수술이라고 한다.) 이 작품에서 뇌와 관련된 내용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웠지만, 범행 동기는 물론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와 문제 의식과도 잘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 이런 그의 시도가 갈릴레오 시리즈를 비롯하여 과학을 소재로 한 그의 다양한 작품들의 집필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추측된다.

 

 이처럼 [숙명]은 살인 사건의 발생과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만이 아닌 읽을 포인트가 다양하다. 심지어 사건의 범인과 그 트릭을 찾는 것보다 살해 동기를 비롯한 이외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가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에서 살인 사건의 범인과 트릭의 실체는 잊혀져 있다가 순식간에 밝혀진다는 느낌이다. 정통 추리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사건에 대한 진실이 다소 아쉬울 수 있었지만, 그 이외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서 그다지 실망스럽지 않았다. 수많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고민이 된다면 종합선물과 같이 한 작품에서 그의 다양한 시도를 즐겨 볼 수 있는 [숙명]을 읽어보면 어떨까라고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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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숙명』 by 히가시노 게이고 평점10점 | d******7 | 2020.06.23 리뷰제목
『숙명』은 추리소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1993년에 발매한 작품을 하드커버를 입혀 재출간 된 소설이다. 다작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출간하는 소설마다 치밀한 구성과 잘 짜여진 스토리로 극의 몰입감과 재미를 추구한다. 이번 소설 역시 인간의 뇌 영역이라는 첨예한 소재를 바탕으로 숙명적 인연의 끈에 얽힌 두 남자의 삶을 속도감 있게 전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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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은 추리소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1993년에 발매한 작품을 하드커버를 입혀 재출간 된 소설이다. 다작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출간하는 소설마다 치밀한 구성과 잘 짜여진 스토리로 극의 몰입감과 재미를 추구한다. 이번 소설 역시 인간의 뇌 영역이라는 첨예한 소재를 바탕으로 숙명적 인연의 끈에 얽힌 두 남자의 삶을 속도감 있게 전개시킨다. 사건이 일단락되고 범인이 잡혀도 예상치 못한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방심할 수 없도록 의외성에 주목하게 만드는 진정한 이야기꾼이다.


서장에 등장한 벽돌병원에서의 사나에의 죽음은 본문에 펼쳐질 사건과 무관하지 않음을 암시한다. 와쿠라 유사쿠는 유년 시절 사나에와의 즐거운 추억과 그녀의 죽음이 깃든 벽돌병원을 찾곤 한다. 그 시절, 우연히 마주친 아키히코가 묘하게 거슬렸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다니며 둘은 숙적의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유사쿠가 아무리 이기려 해도 성적은 물론 운동과 그림, 싸움까지도 모두 아키히코에게는 대적이 안 되는 게임이었다. 늘 말이 없던 아키히코는 혼자이기를 자처했고 밝은 성격의 유사쿠는 친구들을 유쾌하게 이끄는 리더였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아키히코를 이길 수 없었던 유사쿠는 열패감만 늘어갔고,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가 뇌출혈을 일으키면서 학업과 꿈을 접어야 했다. 가난한 경찰관의 아들이었던 유사쿠는 아버지처럼 경찰이 되었고, 대기업 UR전산의 대표이사를 아버지로 둔 아키히코는 보장된 미래를 걷어차고 뇌의학 전공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유사쿠의 아픈 사랑이었던 여인은 아키히코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미사코는 10년 전부터 '실'의 존재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아버지 소스케가 공사 중에 사고로 다리를 다쳤는데 왜 뇌 신경외과에서 1인실 장기 입원을 했으며, 퇴원 후 대기업 UR전산에 40대 남성이었던 아버지의 재취업이 가능했는지, 그녀 또한 응시한 모든 회사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았지만 유일하게 UR전산은 그녀를 채용했으며, 어쩌다가 UR전산의 대표 우류 나오아키의 아들 아키히코와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지였다. 계속된 행운에 그녀는 행복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그런 와중에 시아버지인 나오아키가 임종을 맞게 되고, 새로운 대표이사인 스가이 마사키요가 스가이 가의 묘에서 살해되었다.


"왜 그 사람을 의심해?"

"직감이야. 녀석에 관해서는 내 안테나가 특별히 움직여."p168


"내가 남편을 감싸다니, 그런 일은 없어. 난 그 사람의 무엇을 감싸야 하는지도 모르는걸. 난 아무것도 몰라. 이 집에 온지 몇 년째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

"내 인생은..... 보이지 않는 실이 조종하고 있어."p170


유사쿠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어째서 이 녀석을 좋아할 수 없었는지, 어째서 이유없이 싫었는지.

닮았기 때문이다.p387


흉기는 우류 나오아키의 유품인 독이 든 석궁용 화살이고, 유품을 보관하던 방에서 석궁도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사건의 모든 정황은 아키히코를 범인으로 가리키고 있다. 유사쿠는 거짓 진술을 하는 아키히코를 의심하고, 미사코 역시 베일에 감춰진 남편에 대한 의혹을 벗길 기회로 생각한다. 또한, 이 사건은 벽돌병원에서 만났던 사나에의 죽음까지도 이어져 있다. 이에 유사쿠는 자신의 청춘을 걸고, 사나에 사건까지 파헤쳐 보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돈만 있으면 사람의 몸도 연구 재료로 소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의 윤리의식에 대한 분노였다. 만약에 뇌 속에 정밀 부품을 심을 수 있고, 외부에서 전파를 보내서 감정 조작이 가능하다면, 어떤 상대든 스파이로 만들 수 있다는 패권주의가 낳은 인체 실험이었다.


창업 이후 줄곧 우류 파와 스가이 파로 대립해 왔던 UR전산은 상대를 흡수하기 위해 기를 썼다. 우류 가에는 아키히코가 의사를 선택하면서 후계자는 없지만 기싸움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파벌로 인한 살인이 맞을까? 치정에 얽힌 아들의 복수일까? 살해 직전, 마사키요가 집착한 우류 가의 오래된 파일에는 어떤 비밀이 담긴 것일까?


유사쿠와 아키히코는 왜 그토록 서로를 묘하게 신경 썼고, 언제나 서로를 의식하고 마음이 어수선했으며, 날 때부터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음을, 숙명이라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음을 종장에 와서야 명백해진다. 또한, 아키히코가 아버지 가업을 잇지 않고 왜 의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결말 부분에서야 드러난다. 읽다가 너무 궁금해서 뒷장을 보고야 말았는데 혹시라도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은 절대 이런 우를 범하지 마시길 부탁드린다. 숙명이라는 단어를 차용할 수밖에 없는, 핵심적 반전 요소이기 때문이다.


#숙명 #히가시노게이고 #일본소설 #미스터리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4
종이책 682. 492. 숙명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g********o | 2020.08.14 리뷰제목
(스포 1도 없음. 왜냐하면 여러분도 읽으셔야 하기 때문. 후훗.)   히가시노의 작품들이 종종 옷을 갈아입고 새로 나온다. 굳이 출판사에서 새 옷을 입혀서 새로 꺼내놓는 이유는 그만큼 사람들이 찾는 작품이고, 그만큼 사랑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처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신간인 줄 안다. (이번에도 신간인 줄 알았는데, 설명 보니 아니었..) 이번에 읽은 이 책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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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1도 없음. 왜냐하면 여러분도 읽으셔야 하기 때문. 후훗.)

 

히가시노의 작품들이 종종 옷을 갈아입고 새로 나온다. 굳이 출판사에서 새 옷을 입혀서 새로 꺼내놓는 이유는 그만큼 사람들이 찾는 작품이고, 그만큼 사랑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처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신간인 줄 안다. (이번에도 신간인 줄 알았는데, 설명 보니 아니었..) 이번에 읽은 이 책 숙명도 딱 그랬다. 책이 너무 예쁘게 나왔다. 사실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분위기가 잘 맞아떨어진 느낌이다. 표지에 보이는 아이 두 명과 붉은 빛이 전체적으로 숙명이라는 글자. 사실 표지의 분위기 때문에 숙명이라는 단어가 받아들여야 하는 그런 운명이 아니라 이 둘의 숙적 관계의 느낌이었다. 둘 사이의 문제가 뭐였을까? 싶은 그런 생각. 뭔가 음침하면서도 무서운 느낌. 히가시노의 책이라면 일단 읽어봐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기에 신청했던 책이다.

 

어쩌다 보니 히가시노의 책은 언제나 힘들 때 읽게 된다. 몸은 무겁고 머리는 복잡하거나 멍해 생각할 여력이 없거나 도저히 힘이 나지 않을 때 꼭 오늘같은 날, 이럴 때 찾게 된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쉬는 시간을 위해 읽고는 있었는데 오늘 일이 터지면서 일정을 다 엎어버리고 반신욕 하면서 결국 다 읽었다. 도피일지도 모르지만, 잠시나마 사건과 떨어져 다른 데 집중, 몰입하고 나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 게다가 히가시노의 작품은 끝까지 읽어야 개운하고, 만족감을 주는 책이니 이런 상황에 안성맞춤. 이런 과정이 없다면 하루종일 무기력하고 자기비하하며 널부러져 있었을 게 뻔하다. 이렇게 마음 둘, 힘 들 때 손 뻗을 책이 있다는 게 무척 마음의 위안이 된다.

 

게다가 이 책 옷을 새로 입고 나온 걸 보고 알아차렸지만, 정말 재밌다. 너무 막판 몇 장 안에 큰 사건들이 다 드러나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 ! 이렇게 엮이다니!!’ 라며 혼자 신났다. 언제나 가장 큰 힌트가 되는 프롤로그. 가장 힘을 주고 읽는 부분이다. 딱 표지의 그림이 그려지는 프롤로그였고, 그 묘한 분위기가 책 전반을 이끈다. 게다가 주제가 뇌과학과 연결되면서 더 묘한 분위기. 1990년대에 출간되었기에 아마 주제가 더 신기했을 것이다. 지금에야 뇌과학도 익숙하며, 교량도 전기 자극을 준다는 부분도 이 시절 보다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 당시만 해도 아마 충격적이지 않았을까?

 

숙명이라는 운명이라는 정해진 길은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걸까? 이들은 운명이라기 보다는 좀 더 깊은 무언가 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살인이 중요한 게 아니다. 살인은 그저 하나의 시발점이 되어 줄 뿐, 전체적으로 이 책의 내용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실 나쁜 사람(?)은 없었다는 안도감과 몹시도 다른 집안 환경으로 인해 다른 인생을 살게 된 두 인물이 이렇게까지 엮일 수 있구나 싶은 놀라움. 그리고 정신 나간 사람들 중 그래도 양심 있고, 다시 정신 챙기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 아직 세상은 살만한가.

 

캬아.. 이거, 정말 흥미진진한데 뭐라 말로 표현할 길이 없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았습니다 *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6
종이책 [서평]숙명 - 히가시노 게이고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b***8 | 2020.06.13 리뷰제목
이 책을 읽어야지 생각만 해 놓고 정작 손에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절대로 재미가 없거나 그래서가 아니다. 그동안에 고등학생들 시험기간이기도 했고 할 일들이 많아서 계속 밀리고 있었던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실제로 이 책 손에 잡자마자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밤을 넘겨 새벽까지 새워가면서 말이다. 4백 페이지. 많이 길다고도 그렇다고 짧다고도 할 수 없는 정도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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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야지 생각만 해 놓고 정작 손에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절대로 재미가 없거나 그래서가 아니다. 그동안에 고등학생들 시험기간이기도 했고 할 일들이 많아서 계속 밀리고 있었던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실제로 이 책 손에 잡자마자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밤을 넘겨 새벽까지 새워가면서 말이다. 4백 페이지. 많이 길다고도 그렇다고 짧다고도 할 수 없는 정도의 분량. 작가는 정말 어쩌면 책을 찍어내는 공장의 공장장일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분량까지 이렇게 딱 맞춰서 독자의 마음을 끌어 놓는지 말이다.

 

한 남자가 있다. 의사다. 그의 아버지는 기업총수다. 그녀는 아버지의 비서였다. 그녀와 결혼했다. 이제 그 아버지가 돌아가겼다. 아버지의 기업은 이제 다른 한 사람의 손에 넘어갔다. 그리고 그 사람은 죽었다. 아니 죽음을 당했다. 아버지가 물려 놓은 유물들 중에 하나였던 석궁으로 말이다. 화살을 맞고 죽은 남자. 그 사람을 죽인 것은 누구일까. 개인적인 원한 관계일까 아니면 사업적인 잇권다툼일까.

 

사건이 발생했으니 당연히 경찰이 출동하게 된다. 현장에 도착한 형사는 이집의 안주인이라 할 수 있는 의사의 부인을 만나고 놀라게 된다. 그녀였다. 그가 좋아했던 그 여자, 자신이 의대를 지망했을 때 사귀었던 그 여자. 자신의 진로가 변경되고 도저히 그녀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이 먼저 이별을 고했던 그 여자. 그녀가 이제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서 나타난 것이다.

 

그냥 일반 사람도 아니다. 그 의사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었다. 아니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니라 운명적인 라이벌과도 같은 그런 관계였다. 자신이 가지 못했던 그 의대를 그는 결국 갔던 것이다. 그리고는 의사가 되어서 자신이 잡지 못한 그녀와 결혼까지 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다 그가 계획한 것일까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까.

 

한 남자와 다른 한 남자. 그리고 그 사이의 한 여자. 작가가 그려내는 것은 단순한 로맨스적인 감정만이 아니다. 그 관계속에서 생겨나는 갈등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요소들이 다 자신의 자리에서 그 의미를 지키고 있다. 숙명. 운명보다 더 강력한 의미를 담고 있는 한단어. 작가는 숙명이라는 단어속에 어떤 메세지를 담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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