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부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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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족주의

집단 본능은 어떻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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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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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부족 본능이 사회와 국가를 분열시킨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n*****m | 2020.04.19 리뷰제목
이 책이 어떤 배경에 쓰여졌는지는 분명하다. 2016년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적지 않은 분석이 이루어졌다. 에이미 추아 교수는 트럼프의 당선이 어떤 추세에 이은 것이라 본다. 그 추세란 역사에서의 보편적 성격이면서, 또 미국에서 새로이 나타난 상황이다. 바로 부족 본능.  부족 본능이란, 집단을 이루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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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어떤 배경에 쓰여졌는지는 분명하다. 2016년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적지 않은 분석이 이루어졌다. 에이미 추아 교수는 트럼프의 당선이 어떤 추세에 이은 것이라 본다. 그 추세란 역사에서의 보편적 성격이면서, 또 미국에서 새로이 나타난 상황이다. 바로 부족 본능.

 

부족 본능이란, 집단을 이루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본능이다. 그래서 이것은 소속 본능이지만, 동시에 배제 본능이기도 하다. 개인과 보편적 인류 사이의 중간 영역을 차지하면서 나와 남을 구분하게 되는 성향이다. 이 부족 본능이 사회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되면 바로 부족주의가 나타난다. 이 나와 남을 구분하고자 하는 본능이 그 동안 슈퍼 집단으로서 미국을 분열시키고 있고, 이 부족 본능을 아주 잘 활용하였거나, 혹은 그것에 편승한 것이 바로 트럼프였다.

 

여기서 다시 슈퍼 집단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아야 하는데, 추아 교수가 만들어낸 용어인 슈퍼 집단이란, ‘구성원의 자격이 다양한 인종적, 종교적, 민족적, 문화적 배경에 모두 열려 있는 집단을 의미한다. 이 슈퍼 집단에서는 하위 집단의 정체성을 버리거나 억압하라고 구성원에게 요구하지 않고, 포괄적인 상위의 집단 정체성에 강하게 통합되는 동시에 하위 집단의 정체성 또한 활발히 이어지도록 허용한다. 추아 교수의 판단에 따르면 지금 지구 상에 국가 단위로 존재하는 슈퍼 집단은 미국 밖에 없다. 그리고 미국의 슈퍼 집단으로서의 성격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진단이기도 하다.

 

추아 교수는 부족 본능, 혹은 그것이 드러난 성격인 부족주의가 얼마나 보편적인 것인지를 보여주면서 이에 대한 무지나 무시가 가져온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정책 실패에 대해 다룬다. 그 예로 드는 것은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이다. 이데올로기의 측면에서 베트남의 민족주의를 다룬 미국의 실패는 여러 저자들이 다루었지만, 거기에 덧붙여 베트남의 투쟁은 화교(중국인)에 대한 투쟁이었다는 것을 미국은 이해하지 못했다. 아프가니스탄이 여러 부족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미묘한 관계를 무시한 결과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대실패로 이어지고, 또한 미국의 실패로도 이어졌다. 그 결과는 여전한 탈레반의 득세다. 이라크 역시, 미국의 지도부는 후세인을 제거하면 이라크 민중들이 성조기를 들고 환영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라크의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묘한 역학 관계에 대해서 무시한 결과는 ISIS를 낳았고, 그 여파는 어마어마했다. 베네수엘라 역시 마찬가지다.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남미는 인종의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차베스의 등장은 피부색에 대한 민중의 의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잘 보여준다. 차베스는 부족 정치에 달인이었으며, 미국은 그 상황을 너무나도 오해했다.

 

이렇듯 미국이나 강대국이 실패한 정책에서 보듯이 부족 본능, 부족 정치는 인간에게 보편적인 것이고, 따라서 슈퍼 집단을 이루고 있던 미국에서 그런 부족 정치가 나타나지 않으리라고 볼 수는 없었던 것이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완벽하게 드러난 미국의 정치적 부족주의는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미국의 정체성마저도 흔들어대고 있다. 에이미 추아의 염려이면서 공동체 의식의 복원에 대한 호소이다.

 

철저하게 중국 출신의 이민 2세 미국인의 미국 중심의 서술이다. 베트남 등에서의 실패라는 표현도 미국의 입장이다. 애초에 추아 교수가 의도한 것은 미국의 얽힌 상황에 대한 타개책이었다. 여기서 우리의 예는 없다. 오히려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단일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갈등은 별로 없다는 듯이 쓰고 있다. 하지만 여러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정치적 부족주의는 한국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로든 가상으로든 집단을 구성하고, 그 집단에 포함되지 않는 타인에 대해 배제부터 하는 상황을 우리는 쉽게 목격하고 있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이상을 가지고, 비슷한 정치인을 지지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런 사회는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생각, 다른 이상, 다른 지지에 대해 비아냥거리고, 배제해버려서는 안 된다. 그 손가락질이 다음엔 방향을 달리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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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정치적 부족주의 - 미국의 대내외적 정치를 해부하다 평점9점 | t*******1 | 2020.04.29 리뷰제목
1.오늘날의 정치를 이야기하면서 미국을 빼놓고 얘기할 수 있을까? 어떤 식으로든 미국과 얽히고설키지 않은 정치를 상정할 수 있을까? 미국과 우호적인 나라는 물론 적대적인 국가의 경우라 해도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세계 정치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쳐 왔고, 현재도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은 단순한 하나의 국가 그 이상이다.
리뷰제목

 1.

오늘날의 정치를 이야기하면서 미국을 빼놓고 얘기할 수 있을까? 어떤 식으로든 미국과 얽히고설키지 않은 정치를 상정할 수 있을까? 미국과 우호적인 나라는 물론 적대적인 국가의 경우라 해도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세계 정치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쳐 왔고, 현재도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은 단순한 하나의 국가 그 이상이다. 저자(에이미 추아)의 표현을 빌리면 미국은 세계 유일의 슈퍼 집단이다.

미국이 슈퍼 집단인 만큼 우리가 미국의 정치에, 곧 미국의 정치가 바른길로 가고 있는가에 궁금증을 갖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은 정치적 부족주의(Political Tribes)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렇다. 정치적 부족주의(Political Tribes)는 미국의 대내외적 정치를 통찰하고 있는 책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미국 내부가 어떻게 정치적으로 분열되어 있는가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대내외적 정치의 문제점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가 사용하는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부족 주의이고, ‘시장 지배적 소수 집단(민족 혹은 인종)’이 나머지 하나다.

부족 주의란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집단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부족 주의집단 정체성이란 말로 대체될 수 있다. 물론 나라마다 집단 본능(집단 정체성)의 세부 양상은 다르디.

시장 지배적 소수 집단은 나라마다 시장을 지배하는 소수 집단(민족 혹은 인종)이 있다는 개념으로, 저자는 시장 지배적 소수 민족은 정치적 부족 주의를 촉발하는 가장 강력한 촉매 중 하나라고 말한다.

 

2.

정치적 부족주의(Political Tribes)는 프롤로그, 1~8,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이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는 미국의 대내외적 정치의 잘못을 개괄하고 있고, 1~8장은 프롤로그에서 개괄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향하여라는 제목의 에필로그는 비판적 현실(정치) 상황을 넘어 앞으로의 희망을 꿈꾸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1~8장의 내용을 간략하게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1장 미국이라는 슈퍼 집단의 기원

2장 베트남 : ‘별 볼 일 없는 작은 나라에 패배를 선언하다

3장 아프가니스탄 : ‘부족 정치를 간과한 대가를 치르다

4장 이라크 : 민주주의의 부작용ISIS의 탄생

5테러 부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6장 베네수엘라 : 독재자와 인종 불평등 사이에 숨은 그림들

7장 불평등이 만든 부족적 간극이 미국을 갈라놓다

8장 정치적 부족주의는 어떻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가

 

1~8장을 다시 둘로 구별하면,

각 장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장과 7, 8장은 미국의 대내 정치를,

2~6장은 미국의 대외 정치를 다루고 있다.

 

3.

먼저, 2~6장의 내용을 살펴보자. 저자의 주장을 간단하게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완전한 실패다. 그 이유는 부족 주의시장 지배적 소수 집단문제를 간과하거나 경시했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2: 미국의 베트남 전쟁의 패배)

저자는 미국이 베트남의 역사에 무지한 나머지 오판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트남은 오랜 세월(1000년 동안) 자신들을 정복하고 통치한 중국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미국은 냉전 논리에만 집착하여 베트남을 중국의 졸개라고 잘못 인식했다는 것이다. 호찌민은 공산주의자이기 이전에 민족주의자였다. 베트남의 공산 혁명은 (서구에 대항하는) ‘국가주의적이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매우 강렬한 민족적인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베트남 내부에는 시장 지배적 소수 민족’(인구의 1%)인 화교가 남베트남 산업의 80%를 장악하고 있어서 베트남 사람들은 화교와 자본주의에 매우 적대적이었는데 이 점 또한 미국은 간과했다는 것이다.

 

빈곤한 다수 대중이 있는 개발도상국에 시장 지배적 소수 민족이 존재할 경우, 예측 가능한 결과가 뒤따른다. 거의 불가피하게 강렬한 민족적 증오가 발생하고, 이는 소수 집단의 자산을 징발, 약탈하는 폭동과 폭력으로 번지며, 인종 청소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여건에서 제약 없는 자유 시장정책을 추구하면 상황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소수 집단의 부를 더 증가시켜서 다수 대중의 분노를 한층 더 키우고 더 많은 폭력을 불러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정책을 취하는 정권에 대한 분노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이 베트남에서 벌어졌다. (65)

 

부족 정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이 베트남에서 취한 거의 모든 조치가 베트남 사람들을 미국에 적대적이 되게 만들었다. 미국이 지원한 정권, 미국이 촉진한 정책, 미국이 쏟아부은 돈, 미국이 보인 태도 모두가 베트남 사람들에게 미국과 자본주의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켰고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호찌민의 권위와 호소력이 한층 더 높아지게 만들었다. (73)

 

(3: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국의 실패)

저자는 미국의 지도자와 정책 결정자들이 아프가니스탄의 부족적 상황을 몰랐거나 간과했다고 주장한다. , 아프가니스탄의 문제는 종교의 문제만이 아니라 민족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인데, 이는 어느 집단이건 일단 권력을 잡으면 자신의 지배를 쉽게 내놓으려 하지 않는 법이라는 부족 정치의 근본 원칙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실패한 핵심 원인은 그곳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집단 정체성을 간과했다는 데 있다. 아프간에서는 집단 정체성이 국가 대 국가로서가 아니라 민족, 부족, 종족을 기반으로 형성되어 있다. 아프간 국가(國歌)의 가사에 언급된 부족만 14개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큰 부족은 파슈툰족, 타지크족, 우즈베크족, 하자라족인데 이들 사이에는 오랜 적대와 반목의 역사가 있다. 아프간은 200년 넘게 파슈툰족이 지배했지만, 냉전 시기를 거치면서 파슈툰족의 지배력이 차차 줄어 1992년이면 타지크족과 우즈베크족 연합 세력이 상당한 권력을 갖게 된다. 이런 배경에서,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아 탈레반이 등장한다.

탈레반의 활동은 이슬람 운동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민족 운동이기도 하다. 탈레반 일원의 대다수가 파슈툰족이다. 탈레반은 파슈툰족이 세웠고 파슈툰족이 이끌고 있으며 파슈툰족의 지배력이 위험에 처했다는 인식 속에서 생겨났고 그 인식이 지속적으로 세력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의 원천 역할을 하고 있다. (80~81)

 

‘12 솔져스’(2018년 개봉)라고, 실화를 영화화한 영화를 본 적이 있다. 9.11 테러 발생 직후 미국이 탈레반을 소탕하기 위해 12명의 최정예요원을 파견(비공식적 파견)하여, 아프가니스탄 북부지역 군벌과 힘을 합쳐 5만 명의 탈레반을 상대로 승리하는 내용인데, 그 과정에서 북부지역 군벌이 탈레반보다 다른 군벌에게 더 적대감을 보이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때는 이해되지 않았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장면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4: 이라크 정책의 실패)

이라크 전쟁의 실패 또한 지배적 소수 집단으로 오래도록 특권을 가진 수니파(인구의 15%)에 대해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시아파가 깊은 원한과 복수의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경시한 데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구소련의 붕괴에 고무된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공산주의와 권위주의가 실패했으니 올바른 정책 조합은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이라크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낙관주의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아프간에서 탈레반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듯이 이라크에서 ISIS를 일으키는 데 일조하는 재앙을 낳았다며 저자는 미국의 정책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한다.

 

미국은 부족 정치의 강력한 힘을 고려하지 못했다. 더 중요하게, 미국은 민주주의가 인종 간, 분파 간, 그 밖의 집단 간 동학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민주주의는 부족적인 증오에 대해 중화 작용이 아니라 촉매 작용을 했다. (125)

 

(5: ISIS와 테러 집단의 기원)

저자는 테러 집단이 집단 간 불평등과 집단에 대한 권리 박탈, 집단에 대한 모욕과 집단적인 증오의 조건에서 생겨난다고 본다. 다시 말해, 알카에다나 ISIS 같은 테러 집단은 부족 주의와 집단 정체성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시아파는 다 죽여야 한다고 ISIS가 주장하는 것을 보면 저자의 견해는 정곡을 찌르고 있다.

 

부족 주의는 탈인간화를 통해 공감과 감수성을 마비시킨다. 부족 주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집단이 헌신하는 목표에 유리한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만들어서 현실을 대대적으로 왜곡할 수 있다. , 집단 정체성은 순응의 압력을 일으켜 사람들이 혼자서는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들을 하게 만든다. 개인의 책임은 집단 정체성으로 녹아들고 집단 정체성에 의해 부패한다. 그렇게 해서 잔혹하고 끔찍한 행동을 찬양하고 그런 행동에 가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143)

 

(6: 베네수엘라의 부족 주의)

이 장에서 저자는 차베스가 어떻게 정권을 잡을 수 있었는가를 살펴보면서 예의 부족 주의와 시장 지배적 소수 민족 개념, 다시 말해 부족 정체성과 인종적 분노를 거론하다. 그걸 간과함으로써 미국은 베네수엘라 대중이 대대적으로 미국에 등을 돌리게 만들면서 미국의 국익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었다며 미국 외교정책의 잘못을 질타한다.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남미 전역에 널리 퍼져 있는 피부색 불문의 신화, 모두가 메스티조라는 신화는 부()가 백인의 손에 막대하게 집중되어 있고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가난한 최하층민은 대개 피부색이 짙은 토착민이나 아프리카계라는 사실을 편리하게도 가려 줬다. 그와 동시에 이 신화는 가난한 사람들이 인종이나 민족을 기치로 결집하는 것을 억압했다.

그래서 1998년 대선 직전에 베네수엘라 지배층은 자기 나라에 인종주의가 없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었지만 사실 극소수의 코즈모폴리탄적 백인’(스페인 식민주의자의 후손인 옛 백인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들어온 이민자)이 베네수엘라의 정치, 경제,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다. (161)

그러나,

피부색은 상관없다던 인종적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그 모든 이야기가 무색하게, 베네수엘라의 지배층은 별수 없이 인종적이었다. (163)

 

이렇게 본다면, 1998년 대통령 선거의 당선자가 혼혈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바리나스 출신 인디언이라고 부른 차베스, 곧 인종과 포퓰리즘과 계급적 호소력을 결합한 차베스라는 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차베스를 지지하는 세탁부, 가정부, 농민들의 차베스는 우리 중 한 명이라며 우리는 이런 대통령을 가져 본 적이 없었다.’라는 환호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차베스는 민주주의자인 동시에 독재자였다. 그는 사망 직전까지 베네수엘라 민중들의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그가 재임하는 동안 베네수엘라 경제 상황은 나빠졌고, 그의 사후 베네수엘라 경제는 사실상 파탄 상태다.

 

잠깐 벗어난 얘기를 하자면, 차베스는 다양한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정치를 했다는데, 이 대목에서 어쩔 수 없이 트럼프가 연상됐다. 지지층에게는 인기가 있지만 트위터를 통해 좌충우돌한다는 점에서는 두 사람은 상당히 닮아 보였다.

 

 

(1, 7~8: 분열된 미국)

1장과 7~8장은 미국의 대내적 정치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 저자는 세계 유일의 슈퍼 집단인 미국 역시 정치적 부족 주의로 인한 진통을 겪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 상황에 대한 상당한 우려감을 표현한다.

 

미국인에게 중동, 동남아시아, 남미는 아주 먼 곳의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곳들을 갈가리 찢어 놓고 있는 부족 정치적 요인에서 미국도 자유롭지 못하다.

모호하게나마 미국인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깊은 분열의 핵심에 불평등이 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떻게 그런지는 잘 모른다. 미국에서는 부족 정체성이 가진 자못 가진 자사이에 나타난다. 이 두 부족 사이의 간극도 많은 개도국과 비서구 국가에서 정치적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부족적 간극과 동일한 종류다.

베네수엘라에서처럼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기득권’(정치, 경제적 지배층)과 자신은 매우 다르고 심지어 자신에게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 베네수엘라에서처럼 미국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이던 후보가 정치 경력도 없는 상태에서 기득권을 공격해 혁명이라고까지 불린 움직임을 이끌면서 대통령이 됐다. (177)

 

미국의 부족 주의는 도널드 트럼프를 갑자기 백악관으로 밀어 올렸다. 이 부족 주의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불평등이 미국 백인들 사이를 어떻게 분열시키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중서부 백인이 보기에 연안 엘리트는 시장 지배적 소수 집단이다. 그리고 많은 개도국에서 보았듯이 시장 지배적 소수 집단은 반드시 민주주의에 대한 반발을 불러온다. (208)

 

미국의 정치적 부족 주의의 핵심에는 인종이 있다. 전에도 늘 그랬지만, 오늘날에는 특히 더 그렇다. 미국은 인구 구성상으로 전례 없는 전환에 직면해 있고, 이 전환은 강한 긴장과 압력을 일으킬 것이다. (211)

 

오늘날 미국에서 공개적으로 백인 민족주의를 주창하는 운동이 두드러지게, 적어도 대담하게 나타나는 것은 놀랍고 두려운 일이다. (242)

 

오늘날의 미국에 대한 저자의 우려는 위에 인용한 부분이 아니라도 여기저기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작가는 오늘날의 미국에 대한 비관적이기만 한가? 아니다.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향하여라는 에필로그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분열을 넘어선 작은 노력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에 들어 있다는 희망’. 저자가 말하는 희망은 무엇인가? 그것은 개인과 개인이 대면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미국이 계속 슈퍼 집단일 수 있으려면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서로를 동료 인간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서로를 동료 미국인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합적인 국가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노인과 젊은이, 이민자와 비이민자, 도시와 농촌, 노예의 후손과 노예 소유주의 후손 등 모든 미국인이 하나로 모두 묶일 수 있고,이들 모두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넉넉한 국가 정체성이어야 한다. (255)

 

 

4.

서두에서도 밝혔듯 정치적 부족주의는 미국의 대내외적 정치를 부족 주의라는 프레임으로 통찰하고 있는 책이다.

정치적 부족 주의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프레임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 프레임 하나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기에는 정치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프레임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 글에도 문제점은 있다. 저자는 미국인(비록 이민자의 딸이라고 하더라도)으로서 미국 중심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자유 시장 경제를 옹호하며, 세계를 바로잡으려는 정의의 기사라는 인식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전적으로 부인할 수는 없지만, 마찬가지로 온전히 옳다고만 할 수 없지 않은가. 지난 역사를 봐도 그렇고, 지금의 트럼프 행정부와 그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을 봐도 미국을 정의의 사도로만 보기에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을 생각했다. 다시 말해, 이 책을 미국의 정치에 국한해서 읽는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도 있고, 반면교사, 타산지석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주한미군 분담금 증액 등 당장 미국과 얽혀 있는 현안의 처리는 물론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미국을 잘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아울러, 미국 정치의 부족 주의가 우리나라에는 없는지,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성찰도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나라의 분열도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보수와 진보(이런 구분의 적절성 여부는 차치하고), 좌와 우의 이념적 편 가름으로부터 경상도와 전라도 하는 식의 지역 분열, 세대 간 갈등 등 많은 문제점이 우리 사회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나라에도 정치적 부족 주의가 존재한다.

편 가르기에 의해 갈라진 양쪽은 동전의 양면이다. 그런데 포용은 없이 고결한 우리악마인 저들이라는 식의 편 가르기만 한다면 우리 사회의 안정과 발전은 요원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이 우리 정치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정치를 우려하고 우리 정치의 발전을 바라는 국민이라면 역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나라로서 한데 모이려면 모두가 자기 자신에게서 한 발 올라와야 한다. 분열을 가로지를 어떤 기회라도 있다면 그것을 붙잡아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넬 방법을 찾아야 한다. (259)

저자의 이 메시지를 가슴에 새기며 리뷰를 마쳐야 겠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종이책 정치적 부족주의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s*****7 | 2022.12.24 리뷰제목
정치적 부족주의 라는 생소함이 이 책을 더 끌어당긴 이유였다.  알듯모를듯 한 이 단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어느 집단이 자기가 위협에 처해 있고 억압 때문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은 종종 다른 집단의 비웃음을 산다. 너희보다 우리가 받는 박해와 차별과 억울함이 훨씬 큰데 무슨 소리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게 정치적 부족주의다.
리뷰제목

정치적 부족주의 라는 생소함이 이 책을 더 끌어당긴 이유였다. 

알듯모를듯 한 이 단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어느 집단이 자기가 위협에 처해 있고 억압 때문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은 종종 다른 집단의 비웃음을 산다. 너희보다 우리가 받는 박해와 차별과 억울함이 훨씬 큰데 무슨 소리냐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게 정치적 부족주의다. "

 정치적 부족주의의 만연은 냉전시대에도 있었고 지금은 더욱 확산되서 요즘은 반 부족주의 즉 반대 진영에 반대를 위한 반대가 팽배한 시대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미국이라는 슈퍼집단의 기원에 대해 알아보고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베네수엘라등에서의 정치적 부족주의가 그 나라들을 어떻게 분열시키고 파괴했는지를 보여준다. 

 갈색이 되어가고 있다는 미국 , 백인부족이 오히려 소수족이 되고 있는 미국의 현실과 어떻게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했는지를 살펴본다. 

매우 흥미롭고 학구적이며 정치외교 어느 파트, 어느 장르에 대입해도 딱딱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점점 부족주의화 되가 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이라크 전때에는 시아파, 수니파 수장들을 한 명씩 만나서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서로 살 부대끼며 군인들이 살면서 포섭이 되어나갔던 지역이 있었다고 한다. 이 사실에서 볼 수 있든 집단은 부족주의적인 성향을 띄지만 개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개인과 개인이 대면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오늘날 분열이 심각하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가치 있는 일 중에 어렵지 않은 일은 없다. 상이한 부족의 사람들이 서로를 같은 인간으로 , 결국에는 바라는 바가(친절, 존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 등)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으로 보게 되면, 태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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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매 정치 심리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평점10점 | m*******3 | 2021.01.27 리뷰제목
이거 읽어보면서 현재 우리나라 정치싸움이라던가 극우 지지자들이 왜 그렇게 유별난 행동을 보이는지 이해가 갑니다. 트럼프 지지하는 사람들 심리도 설명이 나와있어서 이해하면 읽는 재미가 있어요. 왜 아시아계나 라틴계 유색인종들이 백인우월주의자를 따르는지, 왜 시장에서 하루 벌어 먹고 사는 노인들이 독재자의 재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딸을 불쌍하다며 대통령 시키고 싶어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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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읽어보면서 현재 우리나라 정치싸움이라던가 극우 지지자들이 왜 그렇게 유별난 행동을 보이는지 이해가 갑니다. 트럼프 지지하는 사람들 심리도 설명이 나와있어서 이해하면 읽는 재미가 있어요. 왜 아시아계나 라틴계 유색인종들이 백인우월주의자를 따르는지, 왜 시장에서 하루 벌어 먹고 사는 노인들이 독재자의 재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딸을 불쌍하다며 대통령 시키고 싶어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가더라고요.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읽어보시면 참 재밌는 책입니다. 사람들의 정치적 심리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고 느낄 수 있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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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정치적 부족주의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n****3 | 2020.04.29 리뷰제목
우리의 뇌는 감감한 어둠속에 갇혀, 다양한 감각기관을 통해 세상을 판단한다.나에겐 책이 나의 감각기관으로 세계와 나를 연결 시켜준다고 생각한다.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접하면서  '알아가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고, 그동안엔 별 관심이없던 세계의역사와 정치, 전쟁 등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정치적 부족주의를 접하게 되었다.부족주의.지금 우리나라는 5000년의 역사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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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는 감감한 어둠속에 갇혀, 다양한 감각기관을 통해 세상을 판단한다.

나에겐 책이 나의 감각기관으로 세계와 나를 연결 시켜준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접하면서  '알아가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고, 

그동안엔 별 관심이없던 세계의역사와 정치, 전쟁 등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정치적 부족주의를 접하게 되었다.


부족주의.


지금 우리나라는 5000년의 역사를 함께한 한민족으로 구성되어있으면서도 분열이 심각하다.

남녀는 서로를 메갈 한남등의 혐오단어로서 손가락질하고,

정치성향에 대해선 대통령을 문재앙, 지지자들을 대깨문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욕하고,

기독교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개독이라 칭하기도 하며,

범죄가 일어나면 그게 어느 지역에서 일어났는지에 대해 주목하며 

편을 가른다,


우리도 이럴진데 다문화 사회인 미국은 어떠한가.

트럼프의 당선으로서 미국의 역사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저자는 그에 대한 위기 인식으로서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지길 바라며 책을 저술한것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왜 오사마빈라덴이 쌍둥이 빌딩을 격파하였고,

 IS는 왜 생겨난것이며 왜그런 행동을 자행하는지,

상대적 약소국인 베트남은 어떻게 미국을 이길 수있었는지,

트럼프는 어떻게 당선이 된것인지,  에 대해 알수 있었다.


저자는 방대한 양의 논문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으며, 그 논리가 탄탄하고

인간의 본성이 어떠한지를 파고드는 심리학적 면모가 있어

너무나 흥미롭고 재미 있게 읽었다.


이 책은 우리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수있는 미국의 정체성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 이며,

우리 또한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고, 집단화되어 분열되고 있는 세태이기 때문에 , 이 책은 우리시대의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


우리사회의 분열적 모습에 염증을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꼭꼭 추천하고 싶다.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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