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참 무겁다.
나를 둘러싼 환경은 참 불친절하다.
털썩 주저앉아,
펑펑 울고 싶을 때.
조용히 다가와
따스하게 토닥여준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
정희재의 글은
깊어서 좋고, 따뜻해서 좋다.
멀리 있는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일 수 있어 좋다.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외로운 당신에게 들려주는 너와 나의 이야기.
당신 이마에 손을 얹는다. 당신, 참 열심히 살았다.
내 이마에도 손을 얹어다오.
한 사람이 자신의 지문을 다른 이의 이마에 새기며 위로하는 그 순간,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모두 떨어져 나가고, 거품처럼 들끓는 욕망에 휘둘리느라 제대로 누려 보지 못한 침묵이 우리를 품어 주리라.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 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모아 빈다.
"밥 먹었어?" "어디야? 보고 싶어..."
"너 때문에 꿈을 꾸게 됐어. 반짝반짝 살아 있다는 걸 느껴."
"살다가 힘들 때, 자존감이 무너지고 누구도 그 무엇도 믿지 못할 것 같을 때 기억해. 온 마음을 다해 널 아끼는 사람이 있다는걸."
뜨겁고 아린 삶의 등을 가만가만 쓸어 주던 말들.
인정한다 살아오는 동안 나는 이미 듣고 싶었던 말을 분에 넘치도록 들었음을. 내게 스며들었던 숱한 아름다운 말들. 그 말을 들을 수 있어서 태어난 것이 아깝지 않던 말들. 딱히 내가 아니라도, 젊거나 나이 들거나, 건강하거나 병들거나, 모든 이들이 한결같이 듣고 싶은 말. 이 책에 담은 건 그 편린들로 맞춘 인생이라는 퍼즐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에겐 누구나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런 마음이 일어나는 자체는 탓할 일도, 억지로 가라앉힐 일도 아니고 그저 자연스러운 욕망일 뿐이다. 다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 '아, 내 마음이 이렇구나' 하고 알아채는 일이 중요할 뿐이다. 알아채는 순간, 욕망의 온도는 견딜 만하게 내려간다. 오래전에 들은 스승의 말씀을 그 즈음 곱씹어 봤다. "사랑받는 것을 내 삶의 중심으로 두면 힘들어집니다. 우리는 사랑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합니다. 사랑받으려 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연인 사이에 흔히 '넌 내 거야' 하고 말하죠. 그러면 그 사람이 내 것이 되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사람 것이 됩니다. 내 행복이 그 사람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죠. 그 사람의 한마디, 몸짓 하나에 내 행복과 불행이 좌우되기에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지 못합니다. ' 내가 널 이렇게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너도 날 사랑해야 돼.' 이건 거래고 흥정이지 진정한 사랑은 아닙니다. 그래서 사랑받으려 하면 괴로움이 생겨날 뿐입니다. 반면 사랑하려 하면 충만이 옵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바로 서기 때문이죠."
살면서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들은 무엇일까? 나는 그 말들을 들었을까? 들으며 살고 있을까?
혹은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나는 해주고 있을까? 아니 해주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책으로 위로 받고 싶어 선택한 책이었다.
읽는 동안 내내 곱씹게 되는 구절들도 있었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지게 되었다.
살아가는 동안, 내 곁에서 변하지 않고 내내 곁에 있어 줄 든든한 내 편 같은 책이었다.
사람이 주는 위로가 크다는 걸 알지만, 때론 사람에게서도 채울 수 없는 외로움과 슬픔이 있다.
그걸 이 책이 채워준다. '반려 O'이라는 말들이 있다. 반려묘, 반려견, 반려 식물, 이 책은 반려 책이다.
사는 동안 함께 해야 하는 책. 누군가에게서 받지 못하는 위로와 듣지 못하는 말을 대신해줄 책.
2017년에 출간되어 10만 부 이상이 팔린 책이니, 그 효과는 증명된듯하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털어놓을 수 없고, 또 곁에 있는 사람에게서 그 말을 듣고 싶지만 듣지 못할 때,
내가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때,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꽤 오래전부터 신경 쓰이는 일이 있었다. 서로 미루고 있던 일이었지만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모르는 거 투성이라 홀로 고군분투하며 하나씩 정리하면서도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하루를 보내야 했다.
이만큼 나이를 먹었으니 당연히 내가 책임을 지는 게 맞지만
아주 가끔씩은 멀리 도망치고 싶었다. 홀로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거기에 일까지 몰려들면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많은 데 시간은 또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그럴 때마다 이 책을 한 번씩 펼쳐보았다.
나답지 않게 책을 이렇게나 오래도록 읽은 적이 있었던가.
일상의 담담한 이야기에 지친 마음을 조금씩 위로받았다.
힘겨운 삶에 든든한 내 편이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한 장씩 읽어 나갔다.
같은 글귀를 여러 번 읽어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새롭게 느껴진다.
열심히 잘 살고 있다 말하며 지친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 같아 눈물이 났다.
유독 약해진 마음에 자칫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될까 스스로를 억지로 일으켜 세워야 할 때
아직 가장 행복한 시절이 오지 않았기를 바란다는 글귀에 마음이 요동친다.
이까짓 마음고생은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거라 마음속으로 외치며
기분 좋아지는 상상을 한다. 한고비를 넘기고 또 다른 고비를 넘겨 어느새
힘겨웠던 문제들은 하나씩 답을 찾았다.
아직도 내 앞에는 일이 쌓여있고 완전한 답을 찾으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책 속 문장들을 가슴에 담고 웃으며 오늘을 살아가련다.
p. 247-248
살아 보니 행복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이었다. 행복에 관한 한, 우리는 비정규직이었다. 내일 몫까지 미리 쌓아 두기 힘든 것, 그게 행복이었다. 어쩌다 하루 행복을 공치는 날이 있어도 오래 불행하지 않았다. 다음 날 벌어 다시 따뜻해지면 되니까.
우리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요?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그 순간들!
척을 하면서 당신은 괜찮지 않았던 적이 없었을까?
저자 정희재 님은 말한다. 자신이 가장 듣고 싶은 말, 그리고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라는 문장이라고.
요새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다.
집을 정리 정돈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ㅠㅠ
외롭지만 꼿꼿하고 씩씩하게 버티고 있을까?
타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할까 싶어서 쓴소리도 잘 하지 않고 나 자신이 힘든 것도 잘 말하지 않고 그렇게 살았다. 서로 감정의 빈틈을 용납하지 않는 삶이란 삭막하다.
사람 人 한자가 서로 기대어 사는 모습을 나타내듯 서로 기댈 수 있는 존재로 머물기를 소망한다. 위안을 받고 싶었던 마음에서 이 책의 서평을 신청했다.
지금 살고 있는 나의 집 주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이사 온 지 며칠이 되지 않아서 아직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 주변의 이웃들과 다 알게 될까?
“그해 겨울이 내게 일깨워 준 것”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글은 내 이야기였다.
똑같지는 않지만ㅋㅋ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옆집 사람들과 인사도 없이 살았다. 무엇이 그리 바빠서 그랬던 것일까?
여기까지 읽으면 정말 삭막하지만 위층과 또 다른 옆집 이웃과는 자주 마주쳤기에 인사도 나누고 음식도 나누었다. 어찌 되었든 이번에는 마음을 좀 붙이고 따뜻하게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 도시라는 익명성에 각자의 공간만이 아닌 “함께”를 나눌 수 있기를...
TV를 통해 나오는 공항의 모습은 삭막했다.
공항은 언제나 북적북적... 코로나로 떠날 수 없음에 슬펐던 날들이다.
여행을 통해 새 삶을 충전하는 저자의 모습은 언제나 부러움 그 자체이다. 해외를 홀로 여행하는 것은 나의 오래된 버킷리스트이다. 곧 실천할 수 있기를...
중독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는 참으로 좋았다.
외로워서 중독이 되는 것인지, 중독된 끝에 외로워진 것인지를 저자는 묻는다.
중독과 몰입의 차이를 생각해볼까?
둘 다 엄청난 시간과 사랑을 요구하지만 그 차이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로 죄책감이 든다면 중독으로 저자는 간주한다.
알코올, 니코틴, 도박중독... 황폐한 상처와 끝장을 보게 만드는 것이다.
사랑할 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나이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이 한결같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내가 널 어루만져 줄게.“ ’네 곁엔 내가 있어” 이런 말을 언제 했던가? 내가 듣고 싶다면 타인도 듣기를 원하는 말인데 무엇이 그리 힘들다고 못했을까?
저자의 행복에 관한 생각으로 마무리한다.
“살아 보니 행복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이었다. 행복에 관한 한, 우리는 일용직 신세였다. 비정규직이었다. 내일 몫까지 미리 쌓아 두기 힘든 것, 그게 행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