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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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어느 젊은 번역가의 생존 습관

리뷰 총점 9.4 (45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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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19.82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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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낼 수 있는 비결 - 번역가 김고명 평점10점 | h*****7 | 2020.04.28 리뷰제목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 살 수 있을까?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 책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는 12년 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고명 저자가 오늘의 그를 있게 해 준 좋은 습관 20가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고 영어 좀 하니까 번역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영문학을 전공하고 혹시 모르는 일에 대
리뷰제목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 살 수 있을까?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 책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12년 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고명 저자가 오늘의 그를 있게 해 준 좋은 습관 20가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책을 좋아하고 영어 좀 하니까 번역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영문학을 전공하고 혹시 모르는 일에 대비하여 경영학도 전공했다 한다. 대기업 인턴에서 미끄러진 후 미련 없이 번역가의 길을 선택하여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일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대표 역서로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40여 종의 번역서를 출간했다. 번역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번역가의 일상 루틴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감으로 읽었다. 출판사 좋은 습관 연구소에서 펴낸 습관 시리즈중 세 번째 책이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는 저자답게 맛깔스런 글 솜씨와 핵심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멘트 덕분에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를 들은 기분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미래의 저에게 보내는 나의 분투기 같은 것입니다.

아니, 분투기라고 하긴 좀 그렇네요. 제가 뭔가 남들이 하지 못하는 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요. 말씀드렸다시피 이 책에 대단한 건 없습니다. 그저 좋은 습관일 뿐입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찌어찌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그저 좋아하는 것을 좇아 그걸 잘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만들고, 그냥 조금씩 걸어왔을 뿐.’ (P6- 프롤로그)

 

 어떤 일을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면서도 끝까지 지속하지 못하고 후회하곤 했던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기에 그저 좋은 습관일 뿐이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실천할 수 있으며 대단한 건 없다고 하는 저자의 말은 따듯한 겸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그래, 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다시 힘을 내서 해볼까 하는 마음이 불끈 솟는다.

 

1. 원서 읽기의 시작은 어린 왕자부터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그 시작은 원서 읽기가 아닐까. 저자는 너희 중에는 나중에 영문과 나왔다는 게 부끄러울 사람도 있을 거야.”(P11)라는 교수님의 일성을 들은 뒤 어린 왕자를 읽기 시작하고 인생 최고의 책이 되었다고 한다. 만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선택했지만 읽기를 마친 후 감동은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고 공익 시절 동안 읽은 서른 권의 책이 번역가가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했다. 짧은 분량의 원서를 읽으면서 성취감을 늘리고 많이 읽고 다양한 문장에 노출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이어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법, 좋아하는 분야 덕질 하기, 집중력을 발휘하는 뽀모도로기법, 메모 습관, 미니멀리즘, 일의 성과를 내기 위한 운동 등 번역에 집중하여 능률을 올리는 방법과 수입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 좋은 습관 스무 가지는 번역가 지망생이나 번역에 관심이 있는 독자를 위한 친절한 안내서이기도 하지만 대번역가를 꿈꾸는 미래의 저자를 위한 좋은 습관의 목록들이기도 하다.

 

2. 레벨 4 정도의 글을 쓰는 방법


원서 읽기도 그렇고 뭐든 꾸준하게 해야 늡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90점짜리 글을 쓰는 것보다 이틀에 한 번씩 50점짜리 글을 쓰는 게 좋아요. 점수를 합치면 전자는 한 달에 360, 후자는 750점이죠? 실제로 실력이 향상되는 것도 그 정도 차이가 납니다. 매일 써야 감각이 길러져요. 소설가 김연수, 스티븐 킹, 무라카미 하루키가 공통으로 하는 말이 뭔 줄 아세요? 글이 잘 써지든 안 써지든 무조건 매일 꼬박꼬박 쓰라는 겁니다.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그런 말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죠.’(P25)


 번역가에게 있어 해당 외국어 실력도 중요하지만 한국어 실력은 더 중요하다고 했다. 글 솜씨의 레벨을 편의상 1~5로 나누어 볼 때 기본적으로 레벨 4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글쓰기는 훈련을 통해서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쉽게 알려주어서 좋았다. 마음에 드는 글을 쓰려는 욕심이 앞서다 보면 이상하게 더 안 써질 때가 있다.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글이 써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글이라도 쓰는 횟수를 늘리다보면 언젠가는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있을 거라는 저자의 조언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글은 쓴 만큼 늘게 되어 있으며, 글쓰기는 정직한 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글 솜씨를 키우기 위한 방법을 정리하면,


1. 블로그에 쓴다.

2.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쓴다.

3. 최소 열 문장씩 쓴다.

4. 준비 없이, 부담 없이 편하게 쓴다.(P31)


 번역에 대한 관심으로 카페 회원이 되고 우연히 블로그를 개설하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잘 한 일 같다. 자주 쓰고 부담 없이 마음 편하게 쓰는 것이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일이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4. 25분씩 집중하는 뽀모도로 기법 아세요 



그걸 간파한 형님이 제게 가르쳐준 게 지금부터 소개할 뽀모도로 기법입니다. 사실 소개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을 만큼 간단해요. 25분 일하고 5분 쉬는 것을 반복하는 게 다거든요. , 그렇게 네 번을 반복했으면 20~30분씩 길게 쉬어주고요. 정말 그게 다예요.’(P47)

 

뽀모도로기법에 대해 처음 듣게 되었다. 보통 강의나 학교 수업은 40분 내지 50분에 휴식 시간 10분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한 시간을 둘로 나누어 30분씩 사용한다. 25분 집중, 5분 휴식이라는 것이다. 특히 공부할 때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공부하는 분량이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고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건강상의 문제도 생기기 쉽고 집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 방법을 10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고수하고 있으며, 총 작업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있어서 효과적이라고 한다.

 

7. 중도 포기 없이 꾸준히 운동하는 비법


 운동의 중요성이 번역가에게만 해당 될까공부하는 학생이든 일을 하는 직장인이든 체력이 있어야 오래 버틸 수 있다하지만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결심하지만 꾸준히 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첫 마음과 달리 한두 번 거르다 보면 모든 것이 귀찮아진다그런 우리를 응원이라도 하는 것처럼 가벼운 제안을 한다.


1. 번역가로 오래 살려면 주 3일은 운동을 해야 한다.

2. 운동은 가까운 데서 하는 게 최고다.

3. 10분 만 해도 운동한 것으로 치면 운동이 만만해진다.

4. 운동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 덜 지친다.(P84~P85)


 오늘 운동을 빼먹었다고 자책하기 보다는 이만큼이라도 했으니 다음엔 좀 더 하면 되지하고 넘어가면 된다공부든 운동이든 너무 중압감을 가지기보다 짧은 시간을 하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8. 번역은 연기, 연기를 위해 필사를 합니다



제가 들었던 조언은 크게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한자를 줄여보라는 것. 한자어는 순우리말보다 딱딱한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한자어를 의도적으로 줄였어요. 다른 하나는 한국 소설을 많이 읽어보라는 것이었어요. 언어의 귀재들이 어떻게 언어를 요리하는지 맛보라는 거였죠. 그래서 한국 소설을 많이 읽었어요. 그리고 그것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 필사를 했습니다. 김애란 작가의 침이 고인다를 주로 필사했어요. 남성적인 느낌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러 여성 작가의 책을 선택한 거죠.’(P83)


 번역서들을 읽다보면 매끄럽게 잘 읽히는 책이 있는 반면, 자꾸만 겉돌아서 이해하기 힘든 문장을 만나기도 한다. 저자도 문장이 너무 건조하고 딱딱하게 읽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자어를 줄여보거나 한국 소설을 읽고 필사를 한 노력 덕분에 도둑 비서들은 역서 중 가장 많은 서평이 올라온 책이며 호평 일색이라는 평가를 받았단다. 그 후 번역한 애티커스의 기묘한 실종 사건은 천명관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라는 평가를 들었다는데. 바로 그 작가의 나의 삼촌 브루스 리를 필사했던 덕분이라고 했다. 필사를 함으로써 다른 성의 느낌을 살릴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게 바로 감정이입의 효과인 걸까. 또 원저자의 성격이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동영상을 시청하기도 하는데 일방적이지만 그렇게 대면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저자에 대한 애정이 생기고 잘 아는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이런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아무래도 글 속에서 저자와의 교감하는 부분도 생기고 저자의 분위기나 말투를 잘 살려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번역 원고를 검토하는 방법, 번역 작품의 내용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검색을 하는 방법, 영단어 암기법, 편집자와의 관계 등 번역가가 하는 일의 전반적인 내용과 슬럼프를 극복한 사례도 알려 준다. 인공지능 발달과 4차 산업 혁명의 영향으로 번역 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는 얘기가 무성했었다. 그런 상황에는 어떻게 대처하게 되는지 궁금했는데, 언급된 이야기가 별로 없어서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계 번역이 발달하더라도 인간의 감정적인 부분까지 교감할 수 없기 때문에 큰 걱정은 기우라는 말을 과학 관련 책에서 본 것이 생각났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이것저것 재며 망설이기보다는 먼저 발을 들이는 것도 상책이 아닐까 싶다. 번역가는 못 되더라도 원서를 읽는 것이 만만해 질 수도 있을 테니까.


 각 장마다 번역에 대한 유용한 깨알 팁을 소개하고 있다.


20. 저와 일의 가치를 매일 되새깁니다


 어떤 일에 10년을 바쳤으면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돈과 명예를 먼저 생각한다면 결코 할 수 없다는 번역 일을 이 만큼 오래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디에 소속된 것도 아닌 프리랜서로서 스스로 시간 관리를 해야 하고 모든 일정을 마감 기한에 맞추어 조절해야 하는 직업이다.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나 한 달 넘게 일이 안 들어 와서 막막했던 상황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런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 수 있었을까.

 

1.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2. 나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3. 내가 빛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P214)

 

 저자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꿋꿋이 살아가기 위해 이 세 가지를 습관적으로 되새긴다고 한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을까.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쉽게 일하고 쉽게 성공하는 것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 어려움을 갖고 살아간다. 일전에 일본문학 번역가 권남희의 에세이를 읽었는데 300여 권이나 역서를 낸 베테랑 번역가라면 부러움의 대상이기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들여다보니 마냥 화려한 것만은 아니었다. 저자와 닮은 점이 있다면 그 일이 좋아서 하다 보니 30여 년이나 계속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좋아한다면 자기가 하는 일의 가치를 믿고 자신의 가치를 믿으라고 조언을 한다. 여기서 알려주는 좋은 습관 스무 가지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적용하거나 응용할 수 있는 분분이 많았다. 로망으로 여기던 번역가들의 시간관리나 번역 일의 전반적인 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영어책 번역가의 이야기지만 다른 언어에 관심이 있더라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변역가 지망생은 물론이고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게 가능한지 확인하고 싶은 사람, 또 지금 하는 일에서 성과를 내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유용한 책이다.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7 댓글 54
종이책 구매 내게 던지는 질문_082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w*****y | 2020.12.19 리뷰제목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이 책에 대단한 이야기나 교훈은 없습니다. 그럴 수밖에요. 제가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아마 이 책을 펼치며 이런 생각을 하셨을 거예요. ‘김고명이 누군데?’ 네, 저는 아직 무명에 가까운 번역가입니다. p.4   ‘김고명이 누군데?’ 첫 문장을 읽고 다시 책표지에 적힌 저자의 이름을 확인한 터라 내심 뜨끔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읽는 책 중에
리뷰제목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이 책에 대단한 이야기나 교훈은 없습니다. 그럴 수밖에요. 제가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아마 이 책을 펼치며 이런 생각을 하셨을 거예요. ‘김고명이 누군데?’ , 저는 아직 무명에 가까운 번역가입니다. p.4

 

김고명이 누군데?’ 첫 문장을 읽고 다시 책표지에 적힌 저자의 이름을 확인한 터라 내심 뜨끔했다. 그러고 보면 내가 읽는 책 중에도 외국 서적이 많은데 번역가의 이름을 기억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 책을 읽는 분은 크게 세 범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번역가 지망생과 현직 번역가입니다..(중략)..두 번째는 평소 책을 즐겨 읽으며 번역가라는 직업에 호기심을 느낀 독서가입니다..(중략)..마지막으로 과연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사는 게 가능한가 확인하고 싶어서 책을 펼친 분도 있을 겁니다. p.5

 

저자의 말을 빌자면 나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범주 사이에 자리한다. 종종 번역이라는 직업에 호기심이 일기도 하고, 실제로 한번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을 뒤적이기도 했었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해보고 싶다는 책 제목에 끌린 것도 사실이다. 좋아하는 것이 있는, 거기에 끝까지 해보고 싶은 마음까지 가진 저자가 부러웠다.

 

   여러분이 방금 집어 든 이 책에는 번역가로 굶지 않고 10여 년을 버티는 데 보탬이 된 저의 습관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p.4

 

저자는 번역가로서 지낸 10년의 시간 동안 보탬이 된 자신만의 습관을 소개한다.

 

   1. 원서 읽기의 시작은 어린 왕자부터  /  2. 레벨 4 정도의 글을 쓰는 방법

   3. 내가 덕질하는 분야부터 파보자  /  4. 25분씩 집중하는 뽀모도로 기법 아세요?

   5. 집중력을 키우는 메모 습관  /  6. 방해가 되는 건 죄다 없애버리는 미니멀리즘

   7. 중도 포기 없이 꾸준히 운동하는 비법  /  8. 번역은 연기, 연기를 위해 필사를 합니다

   9. 번역 원고 검토, 몇 번이 적당할까요?  /  10. 검색에도 비법이 있습니다

   11. 영단어 암기법 (with 선배들에게 존경을)  /  12. 번역 시작 전 책 전체를 미리 읽어두는 게 좋다

   13. 자주 이용하는 사전, 그리고 사전 이용법  /  14. 마감을 잘 지키는 방법

   15. 입에 착 붙는 최신 표현을 익히는 방법  /  16. 텔레비전은 언어의 보물상자

   17.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씁니다  /  18. 번역가는 편집자를 신뢰해야 한다

   19. 일주일에 한 번은 '좋은 자극'  /  20. 저와 일의 가치를 매일 되새깁니다 (feat 수입 공개)

 

목차에 적힌 짧은 문장만으로도 시도해보고 싶고, 또 생각할 꺼리들을 던져준다. 게다가 저자는 이런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아요라 말하기 보다 이런 걸 해보세요라고 콕 짚어줘서 더욱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원서를 많이 읽으세요대신 어린 왕자를 언급하고, ‘사전은 다양하게 활용하는게 좋아요대신 프라임 영한사전, 뉴옥스퍼드 어메리컨 딕셔너리처럼 자신이 주로 쓰는 사전들을 알려준다. 거기에 저자의 말처럼 번역가를 위한 글들도 있지만 많은 내용들이 나의 일상과도 닿아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이 중 내게 적용하고픈 세 개의 챕터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4. 25분씩 집중하는 뽀모도로 기법 아세요?

   7. 중도 포기 없이 꾸준히 운동하는 비법

   19. 일주일에 한 번은 '좋은 자극

 

# 25분씩 집중하는 뽀모도로 기법 아세요 

   한 시간은 놀려면 짧지만 일하려면 무척 긴 시간입니다. 그런데 25분은요? 훨씬 마음이 가볍습니다. 부담이 없으니까 시간도 훨씬 잘 가고요. 해보시면 알겠지만 뭐야, 벌써 시간이 다 갔어, 싶을 때가 많아요. 시간이 잘 간다는 건 그만큼 집중이 잘 된다는 겁니다. 몰입하고 있다는 거죠. p.49

 

뽀모도로 기법은 예전에 읽은 책에서 만났던 방법인데 실제로 실천에 옮겨보지는 않았다. 요즘 여러 가지 업무가 주어지다 보니,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것은 아닌가 여겨질 때가 있다. 좋게 말하면 멀티태스킹이고 그 반대로 뒤집어 보자면 산만하다. 25분씩 집중한다면 조금 나아질까? 저자의 말처럼 한 시간을 집중하자면 녹록치 않지만 25분이라면 한번 해볼만 하지 않을까 

 

   꾸준함은 번역가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프리랜서라고 하면 일하고 싶을 때만 일하고 놀고 싶을 때는 놀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래서는 결국 막판에 가서 벼락치기로 날림 번역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마감일은 어떻게 지킨다고 하더라도 번역 품질이 떨어지니 시장에서 설 자리가 점점 좁아져요. p.50

 

꾸준함이 어디 번역가에게만 해당될까? 한두 번의 벼락치기야 가능하겠지만 그건 말 그대로 한두 번일때 가능할 것이다. 어쨋거나 댓가를 받으며 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나의 가치는 내가 만들고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그 근간에 꾸준함이라는 덕목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혹시 현재의 작업 방식에 만족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번 써보시길 권합니다. 쉽고 만만한데 효과적이기까지 하거든요. p.51

 

# 중도 포기 없이 꾸준히 운동하는 비법     *독서습관 포스팅으로도 남겼던 글 : )

   저는 운동과 담을 쌓고 산 사람이에요. 운동 싫어해요. 어릴 적에 체육 수업 전날이면 마음속으로 제발 내일 비 좀 오게 해 달라고 기우제를 지냈어요. 다른 남자애들이 밖에 나가서 공 찰 때도 혼자 교실에 남아서 책을 읽었고요. p.76-77

 

오늘은 운동에 대한 이야기! 우선은 저자가 운동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아니 그의 표현을 빌자면 싫어하는 사람이어서 다행(?)이었다. 운동과 친하지 않은 나로써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운동이 필요하다'라고 하는 얘기는 그 강도와 내용을 받아들이기가 버겁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운동을 싫어하는 저자도 결국 운동을 한다. 몸에 무리가 와서 한 번 쉬어본 후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쉬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번역가로 장수하려면 운동이 필수라는 것을. 물론 꼭 번역가로서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오래 살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지만, 한 번 아파 보니까 그 진리가 피부로 느껴지더군요. p.78

 

..이렇게 나의 동료(운동을 하지 않는?)가 한 명 사라진 것 인가 싶었는데, 저자가 운동을 대하는 생각이 나와 닮아 슬몃 웃음이 난다. 헬스장에 가기만 해도 운동인거다. 그래야 운동이 만만해진다. 라는 저자의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헬스장에 가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그걸 해내다니, 장한거다^^

 

   꼭 길게 해야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잠깐이라도 몸을 썼으면 운동을 한 겁니다. 헬스장에 가서 10분 동안 걷다 왔어도, 아니, 그냥 앉아 있다가 왔어도 운동한 것으로 치세요. 그래야 운동이 만만해집니다. ‘까짓거 겨우 10분도 못 하겠냐?’ 하는 생각으로 한결 가볍게 운동하러 갈 수 있죠. p.84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운동을 해야한다는 것. 직업이 무엇이든, 나이가 어떻게 되든 나에 맞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해야한다. (..그런데 겨울은 너무 춥다...)

 

   왜 신은 인간이 운동을 해야만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만들었을까요? 그냥 종일 누워만 있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그건 제가 어쩔 수 없는 문제니까 섭리를 따르는 수밖에 도리가 없겠죠. 여러분도 그러시길 바랍니다. 번역가로든 무엇으로든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으시다면. p.85

  

   1. 번역가로 오래 살려면 주 3일은 운동을 해야 한다.

   2. 운동은 가까운데서 하는 게 최고다.

   3. 10분만 해도 운동한 것으로 치면 운동이 만만해진다.

   4. 운동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 덜 지친다. pp.84-85

      

# 일주일에 한 번은 좋은 자극

   네, 우리에게는 자극이 필요해요. 그래야 사는 게 지겹지 않거든요. 번역가들은 보통 혼자서 조용히 일하니까 삶이 무료해지기 쉬워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의욕이 떨어지고 그게 번역 품질에도 영향을 미치죠. 그러니까 자발적으로 자극을 찾아야 합니다. p.203

 

자발적으로 자극을 찾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번역가 만이 아니라 그리 다르지 않은 하루, 하루의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기분 좋은 자극은 필요하다. 저자는 외부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예로 들고 있는데 아마도 주로 실내공간에서 혼자 일하는 번역가의 특성을 고려한 자극을 언급했을 것이다.

 

   뭔가를 하고 들어올 때 , 좋다, 오늘도 보람차게 보냈다!’ 하는 마음이라면 그건 긍정적인 자극이 되는 활동이에요. p.203

 

내가 생각하는 자극은 저자의 글에 비하면 조금 더 소박해 보일지도 모른다. 매일 아침 마시던 사무실 커피 대신 출근길을 조금 돌아 시즌 한정 음료를 주문한다든가, 퇴근하는 길 무작정 눈에 들어온 극장에 들어가 영화를 보는 것, 차곡차곡 위시리스트에 쌓아두었던 책들을 구입하는 것. 그런 것들이 내게는 긍정적인 자극이다. ,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들으며 그들의 삶에 자극을 받는 것 역시 빼놓으면 안 될 것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좋은 자극들이 나의 하루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일상이 더욱 충실해질 것이다.

 

그렇게 저자의 습관들을 함께 하고 책의 말미, 다시 나의 궁금증을 마주한다.

 

   그런데 왜 저는 10년이 넘도록 이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번역을 좋아하거든요. 어떻게 아냐고요? 번역을 안 하고 쉬어보면 알아요. 원래 자기가 어떤 것을 정말로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거기서 멀어져 보면 알 수 있다고 하잖아요. pp.210-211

 

좋아하기 때문에 10년이 넘도록 번역을 한다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는 그 '간단한 이유'를 댈 것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떡해요, 좋으면 해야죠. 어차피 누가 말려도 할 사람은 할 거잖아요?..(중략)..그러면 기왕에 하는 것 자기가 하는 일의 가치를 믿으세요.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믿으시고요. pp.214-215

 

이 책을 읽으며 계속 내 마음속에 떠오른 질문은 과연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가? 아니 그 이전에 과연 내 일을 좋아하고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굳이 좋다, 싫다는 두 가지 면으로만 양분하자면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한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도 즐겁고(, 물론 모든 사람은 아니다!) 종종 그 결과에 뿌듯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내가 욕심을 부리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아직 못찾은 것일까? 오래오래 고민해도 참 어렵기만 하다.

 

그래서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하고 싶다 간명하게 말할 수 있는, 대번역가를 꿈꾸는 번역가 김고명을 더욱 응원하고 싶어지는지도 모르겠다.

 

   대번역가라니 좀 허황된 꿈 아니냐고요?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목표를 갖는다고 남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뭐 괜찮지 않을까요?..(중략).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이미 제 꿈의 실현 가능성을 +1 해주셨고요. 번역가 김고명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한 명 늘었잖아요. pp.6-7

 

 

*나에게 적용하기

하나. ‘어린 왕자원서 읽기(적용기한 : 이 겨울이 가기 전에)

 

만약 원서를 읽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제가 정해드리죠. 맨 먼저 어린 왕자를 읽으세요. 말했다시피 쉽습니다. 분량도 짧아서 100쪽이 안 되는 데다 그림이 많아요. 입문자용으로 제격이죠. p.15

 

두울. 뽀모도로 집중 방법 활용하기 (적용기한 : 지속)

 

*기억에 남는 문장

애들 책이든 어른 책이든 책을 선정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내 관심 분야의 책. 둘째, 베스트셀러. 반드시 관심분야의 책이어야 합니다. 한국어로도 안 읽는 책을 영어로 읽겠다고 하면 쉽게 읽힐 리가 없겠죠? p.17

 

이 일을 계기로 혼자서 번역 공부를 할 때 중요한 게 뭔지 알게 되었어요. 바로 우쭈쭈. 고상하게 표현하면 사람들의 인정이에요. p.35

 

운동 빈도는 주 3회 정도면 괜찮은 거 같아요. 사람이 어떻게 맨날 운동만 해요. 운동 갔다 오면 그만큼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할 시간이 줄어들잖아요. 사람이 적당이 재미도 보면서 살아야지요. 물론 운동이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 된다면 좋겠지만 저는 생전에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어요. p.84

 

이처럼 전체적인 흐름을 모르면 쓸데없는 수고를 하거나 안 써도 될 시간을 낭비할 때가 많습니다. p.129

 

사람이 영향력을 키우려면 약점을 보완하는 것보다는 강점을 키우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해요. p.184

 

언제나 나를 대체할 사람은 존재한다는 것.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려면? 그만큼 인지도 있는 사람이 돼야겠지요. p.194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7
종이책 구매 좋아하는 일도 끝까지 할 수 있다면? 평점10점 | g********1 | 2020.12.13 리뷰제목
# 번역가 덕후는 처음입니다.   매끄럽고 살아숨쉬는 번역으로 이루어진 글은 맛있는 음식처럼 멋이 난다. 원문을 충분히 이해하고 전체적인 흐름과 잘 어울리면서도 문장마다 단어사이사이가 조화롭게 버무려진 글은 가독성이 높을뿐만아니라 필체에서 강한 상쾌함이 느껴진다. 김고명 번역가님 팬이라 첫 작품라고해서 담아본 책이었다. 역시나 번역이나 작가님의 책이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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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가 덕후는 처음입니다.

 

매끄럽고 살아숨쉬는 번역으로 이루어진 글은 맛있는 음식처럼 멋이 난다. 원문을 충분히 이해하고 전체적인 흐름과 잘 어울리면서도 문장마다 단어사이사이가 조화롭게 버무려진 글은 가독성이 높을뿐만아니라 필체에서 강한 상쾌함이 느껴진다. 김고명 번역가님 팬이라 첫 작품라고해서 담아본 책이었다. 역시나 번역이나 작가님의 책이나 차별없이 친근하고 정성스럽다.

 

 

김고명 번역가님 특유의 문답형식의 성찰과 통찰,인간에 대한 이해,일상적이지만 섬세한 글은 브런치의 글맛이라는 필명과 닮아있다.독자 가까이에 함께하면서도 독창적이고 위트있는 표현에서 향기가 난다.

 

 

 

 

 

 

# 번역을 잘하기 위한 방법

 

필사를 하고, 종류별로 운동을 한다. 번역에 필요한 책 전체를 읽고 사전을 활용하는 법을 예를 들어가면서 생동감있게 전달한다.번역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대학원과 아카데미의 장단점까지 알려준다.

 

좋은 번역가는 어떤 사람일까? 당연히 실력이 있어야한다. 글발과 말발은 타고난다고 생각을 해왔기때문에 작가만큼 번역가도 넘사벽으로 여겼다.천재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학문의 업적을 이루고, 운이 다가왔을때 흐름을 연결할 수 있다.글을 쓰는 사람도 엉덩이로 글을 쓴다고 할만큼 앉아있는 시간만큼 는다고 했던 말이 기억났다. 타고난 기질도 중요하지만 노력을 습관으로 두어야한다는 말이다.

 

 

 

 

챕터를 마무리할때마다 Tip란을 만들었다.

요약정리로 번역가에 대해 알고싶은 궁금증을 말끔하고 선명하게 전달한다.

 

# 읽어보세요.

 

번역가의 에세이입니다.200페이지를 약간 넘어가는 내용이지만, 번역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이고요.일상이야기에 생동감 넘치는 작가님의 글이 다정하고 친절하게 다가올 겁니다.언어를 다양하게 사용하시지만, 어렵지 않아 좋습니다.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볍게 시작했다 생각보다 훨씬 괜찮아서 놀라실거예요.다른 일을 할 때의 태도와 습관도 배워서 적용해볼만한 것들이 많은 자기계발서이자 실용도서랍니다.

 

 

 

# 작가님의 역서 "초집중,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함께 추천해봅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6
종이책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평점10점 | p*****1 | 2020.05.03 리뷰제목
뒷표지에 다른 번역가 분의 글이 이렇게 적혀 있다. 익히 아는 내용일 거라 생각했다가 즐거운 놀라움에 빠졌고 책을 덮자마자 나도 저자처럼 일하고 싶어졌다. (중략) 번역가뿐만 아니라 모든 프리랜서에게 공감과 용기를 주고 실질적인 도움까지 제공하는 새롭고 반가운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감상과 어쩜 저리도 똑같을까! 나도 2009년에 갑자기 사촌동생의 소개로 번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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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표지에 다른 번역가 분의 글이 이렇게 적혀 있다.

 

익히 아는 내용일 거라 생각했다가 즐거운 놀라움에 빠졌고 책을 덮자마자 나도 저자처럼 일하고 싶어졌다. (중략) 번역가뿐만 아니라 모든 프리랜서에게 공감과 용기를 주고 실질적인 도움까지 제공하는 새롭고 반가운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감상과 어쩜 저리도 똑같을까!

 

나도 2009년에 갑자기 사촌동생의 소개로 번역을 시작하여 약 5년 동안 40권을 번역하고는(외국어 강사와 병행) 다시는 번역을 하지 않겠다며 그만두었다. 그 때 느꼈던 힘든 점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마도 번역하는 사람들의 고충은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2020년에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만약 십 년 전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더라면!'하는 안타까움? 아쉬움? 과 같은 생각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랬다면 훨씬 요령있게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만큼, 번역하는 사람으로서의 마음가짐, 생활습관, 일을 대하는 자세 등등이 아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적혀 있다. 게다가 저자의 글은 깔끔하고 요점을 잘 전달한다. 술술 잘 읽힌다.

 

다시는 번역을 하지 않겠다 다짐했지만(무엇보다 하루종일 컴퓨터와 마주하고 있으면 몸이 너무 아파서), 나이가 더 들고, 그 동안 밖을 돌아다니는 일을 해보니 다시 번역이 그리워졌다. 그래서 이 책의 서평단을 신청해서 읽었다. 큰 기대 없이.

동시에 다른 번역가들이 쓴 서적들도 많이 구입하거나 빌려 와서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이 그 중에서도 가장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곁에 두고 몸과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읽고 싶은 책이다. 특히, 번역을 시작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에게는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목차는 20장까지. 주로 저자가 번역을 하기 위한 습관이나 사전 활용법, 영단어 암기법, 메모법, 운동법 등등, 습관이나 비법에 대해서 나온다. 네이버 사전에 이렇게 많은 기능이 있는지 몰랐다. 그리고 저자의 부지런함에 박수를 보낸다.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고 싶고 나태해지기 쉽상인 것이 프리랜서인데, 저자는 나와 다른 분이었다.

 

그리고 각 장이 끝나면 TIP이 하나씩 실려 있는데 유용한 정보가 많다.

 

본문 내용들 중에 밑줄을 그어 놓은 부분을 몇 가지 들어보면,

 

-생존 습관을 말하는 첫 번째 글을 이 이야기로 여는 까닭은 번역가가 제일 필요로 하는 생존 능력이 바로 원문을 독해하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그렇다면 독해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원서를 많이 읽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독해력이 저절로 길러지진 않아요. 축구로 치자면 공을 찰 줄 알고 달릴 줄 안다고 무조건 좋은 선수가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에요. 실제로 경기를 뛰면서 언제 어떻게 달리고 어떻게 공을 차야 하는지 실전 감각을 익혀야죠. 원서 읽기가 바로 그 실전입니다.

 만약 원서를 읽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제가 정해드리죠. (후략)

 

-사실 번역계에 들어오는 문은 길게 깔린 울타리 어딘가에 난 개구멍과도 같아요. 찾기도 어렵고 통과하기도 어렵다는 말이죠. 출판번역계에는 공채 시스템이 없습니다. (중략) 행운의 여신이 언제 달려올지 모르니 그전에 실력을 다지며 준비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행운의 여신이 코빼기라도 비추면 인정사정없이 붙들고 번역가 시켜줄 때까지 절대 놓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번역은 연기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요. 번역을 할 때도 번역가의 개성을 죽이고 원저자의 개성을 살려야 하거든요. (중략) 사실 제가 초기에 많이 지적받은 부분이 문체였어요. 문장이 너무 건조하고 딱딱하게 읽힌다는 말을 편집자와 대학원 교수님에게 자주 들었어요. (중략) 한자어를 의도적으로 줄였어요. 다른 하나는 한국 소슬을 많이 읽어보라는 것이었어요. 언어의 귀재들이 어떻게 언어를 요리하는지 맛보라는 거였죠. 그래서 한국 소설을 많이 읽었어요. 그리고 그것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 필사를 했습니다. 

 

-막연히 오역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 현실을 내 두 눈으로 확인하는 건 다릅니다. 내 땅 곳곳에 지뢰가 매설된 걸 알면서도 아무 조치 없이 남한테 돈 받고 팔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면 왜 굳이 이렇게 많은 사전을 쓰는 걸까요? 일단 영한사전을 여러 가지로 쓰는 건 사전마다 뜻풀이에 사용되는 어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그리고 어떤 단어의 경우 이 사전에는 있고 저 사전에는 없는 뜻도 있어요.

 

-저는 특히 이런 말장난을 주의 깊게 봐요. 번역을 하다보면 말장난을 번역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요, 이렇게 우리말의 묘미를 잘 살린 표현을 수집해두면 설령 그대로 갖다쓰진 못하더라도 언어 감각을 기르는 데 좋습니다.

 

-텔레비전은 바보상자가 아니에요. 텔레비전은 언어의 보물 상자입니다.

 

-이제 와서 보면 귀찮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였고 진짜는 따로 있었어요. 글 쓰는 게 무서웠던 거예요. 내 글솜씨가 형편없다고 판명 날까봐 걱정됐던 거죠. 번역가가 글을 못 쓰면 어떻게 되겠어요? 일감이 끊기겠죠.

 

-그러고 보니까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자극입니다. 네, 우리에게는 자극이 필요해요. 그래야 사는 게 지겹지 않거든요. 번역가들은 보통 혼자서 조용히 일하니까 삶이 모료해지기 쉬워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의욕이 떨어지고 그게 번역 품질에도 영향을 미치죠. 그러니까 자발적으로 자극을 찾아야 합니다.

 

-이상이 저를 지금껏 버티게 한 두 가지 명언입니다. 너무 뻔한 말들이라고요?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그 말을 마음에 새길 때 생기는 힘입니다.

자, 정리해볼까요. 저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꿋꿋이 살아가기 위해 습관적으로 다음의 세가지를 되새깁니다.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숫자로 매겨진 요점이 파란색 글씨로 정리되어 있다. 그래서 그것만 모아서 보아도 정리가 잘 된다.  

 

이 책은 '좋은 습관 연구소'의 습관 시리즈의 하나로, 저자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 습관이 이 책의 출간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역시 좋은 습관을 길러 놓으면 언젠가는 꿈에 한발자국씩 다가갈 수 있는 거구나. 나도 이 책의 저자처럼 한걸음 한걸음 번역을 위한 '좋은 습관'을 쌓아 나가야겠다.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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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e***p | 2020.06.03 리뷰제목
출판 번역가로 12년 째 생존중인 김고명 저자의 도서로, 번역가의 이모저모를 알려준다.번역가가 되기 위해서 자신이 했던 일들을 상세하게 알려주고, 사용하는 사전이나 도구들, 일할 때의 방식과 번역가의 대략적인 수입도 알려준다.이런것까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 꼼꼼하게 설명 잘해주는 책이면서, 생각해 보니 글을 잘 쓰신다. 그래서 읽기가 즐거웠다.저자의 말처럼 번역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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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번역가로 12년 째 생존중인 김고명 저자의 도서로, 번역가의 이모저모를 알려준다.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 자신이 했던 일들을 상세하게 알려주고, 사용하는 사전이나 도구들, 일할 때의 방식과 번역가의 대략적인 수입도 알려준다.

이런것까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 꼼꼼하게 설명 잘해주는 책이면서, 생각해 보니 글을 잘 쓰신다. 그래서 읽기가 즐거웠다.


저자의 말처럼 번역서를 읽을 때, 책이 좋으면 이 작가가 책을 잘 쓰는구나 생각하지만 알고보면 번역이 잘 된 것이고, 책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번역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서와 작가의 그림자같은 존재가 번역가인 것이다.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 원서를 먼저 읽으라는 제시를 하는데, 각 장마다 이렇게 하라는 제시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방법과 어긋났을 때의 처리 방법이 제시된 것이 친절하다.


번역가가 되기 위해 처음 할 일로 원서 읽기를 시작하라는데 '어린왕자' 같은 원서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오래전 원서읽기로 누군가 '어린왕자'를 추천해서 사서 첫 장 넘기기가 그렇게 어렵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 외에도 구체적으로 글쓰기나 집중하는 방법, 번역하다 생기는 일에 대한 대처법 등이 경험에서 우러나온 저자의 진심어린 도움의 손길이라 책 속의 글들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하는지는 다 다르겠지만 내게는 한 가지 일을 오래하는 것에 대한 동경과 존경심을 동시에 생각나게 하는 도서였다. 


잘 번역된 좋은 책을 보면 누가 번역했는데 메모했다가 그 분의 책을 다시 읽는 습관이 생겼는데 그 뒤로 번역가의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내가 누리는 모든 것은 누군가의 희생과 양보와 행동 등으로 이루어졌다는 말처럼 오늘도 좋은 번역서를 읽는 것에 감사하며 번역가로 활동하는 분들과 준비하는 분들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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