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하지 못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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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하지 못한 말

최영미 | 해냄 | 2020년 4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4 (16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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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그래도 봄은 온다. 폐허에도 꽃은 핀다. 평점8점 | k*****1 | 2020.05.12 리뷰제목
산문하면 우선은 자유로움이 떠오른다. 읽다가 그만두어도 괜찮고, 읽고 싶을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들고 읽어도 그만이다. 때로는 진한 감성과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저자의 일상을 엿보기도 하면서 나와 다른 또 하나의 삶을 읽는 재미도 있다. 거기에 더하여 혹 내 마음 속에 울림이라도 준다면 더할 나위없는 감동을 받기도 한다. 물론 모든 산문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일반
리뷰제목

산문하면 우선은 자유로움이 떠오른다. 읽다가 그만두어도 괜찮고, 읽고 싶을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들고 읽어도 그만이다. 때로는 진한 감성과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저자의 일상을 엿보기도 하면서 나와 다른 또 하나의 삶을 읽는 재미도 있다. 거기에 더하여 혹 내 마음 속에 울림이라도 준다면 더할 나위없는 감동을 받기도 한다. 물론 모든 산문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산문이라는 장르에 대한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내가 정한 기준대로 분류되지는 않는 법, 그래서 때때로 장르에 대한 생각없이 책을 읽기도 한다.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이라는 산문집의 제목이 무언가를 암시하는 것 같아 긴장하며 책을 펴들었지만 작가의 말을 읽다 만난 ‘시로는 못 담을 말, 소설로도 다 못한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 산문이다. 흩어진 문장. 마구마구 흩어진 문장들.’이라는 구절에 새삼 산문이란 장르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뿐이다.

 

최영미 시인의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시집은 두 세권 읽은 것 같다. 그녀의 시를 좋아하기도 하고 또 외롭고 힘들게 기존의 관념들과 싸우는 그녀를 응원하기에 그녀의 흩어진 문장들은 어떠할까 하는 호기심도 들었다. 신문, 잡지 등 기존 매체에 발표했던 글과 페이스 북에 올렸던 글들을 모아 엮었다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젊은 시절을 생각해 보기도 했고, 그녀의 시집을 꺼내 들춰보며 시들을 다시금 읽어보기도 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내가 SNS를 하지 않기에 그런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읽는데 생소하다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시인은 이 책에서 2015년부터 작년까지 자신의 일상을 시간순으로 소개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을 하던 젊은 시절의 이야기와 방황, 자신이 발표한 시와 소설에 얽힌 이야기, 촛불시위에 대한 단상, 그리고 시 <괴물> 발표이후 미투의 중심에 서게 된 시인의 고민과 투쟁과정은 물론 자신의 시시콜콜한 일상에 대해 고백하고 있다. 잔잔하게 그녀의 일상을 읽으면서, 또 나의 삶은 어떠했는지를 생각하며 읽어가던 글들이 문단 성추행 사건과 관련된 글에 이르면 산문을 읽는 편안함은 사라지고 만다. 대신 시인의 외로움과 고단함이 묻어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단호함이 엿보여 읽는 나 자신이 마치 시인인 것처럼 빠져든다. 그녀의 시를 읽으면서 느꼈던 분노를 다시금 느끼고 어느새 그녀를 응원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자신의 책을 출판하겠다고 하는 곳이 없어 1인 출판사를 차렸다는 말을 얼핏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 책에는 현재진행형인 1인 출판의 세계에 들어선 과정들도 소개하고 있다. 출판사의 이름인 이미(imi)가 무슨 뜻인지 궁금했었는데 자신의 시 ‘이미(already)’에서 따왔다고 한다. 처음 읽어본 시이지만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미 젖은 신발은

다시 젖지 않는다

 

이미 슬픈 사람은

울지 않는다

 

이미 가진 자들은

아프지 않다

 

이미 아픈 몸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이미 뜨거운 것들은

말이 없다 

 

그녀는 ‘이미 존재하는 언어로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노력이 시이고, 그래서 시는 감정이 아니라 생활이며 경험이다’라는 릴케의 말을 소개한다. 그 말을 염두에 두고 시를 읽어보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느낌이 든다. 오히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쉽다. 역시 나는 시보다는 산문을 읽을 때가 더 편안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봄은 온다. 폐허에도 꽃은 핀다’라며 다시 시를 쓴다는 시인, 그녀의 글은 우리 또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든다.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6
종이책 아무도 하지 못한 말 / 최영미 산문집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s*****a | 2020.04.11 리뷰제목
이 책은 시인 최영미의 산문집『아무도 하지 못한 말』이다. '최영미' 하면 시집『서른, 잔치는 끝났다』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뉴스가 떠오른다. 이 책의 띠지에는 이런 말이 있다. "저는 싸우려고 시를 쓴 것이 아닙니다. 알리려고 썼습니다." 세상에 맞서기보다는 눈감는 편이 쉬운 듯한 일 앞에서 당당하고 용기 있게 나서는 모습을 보며 구체적인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이 책을
리뷰제목

이 책은 시인 최영미의 산문집『아무도 하지 못한 말』이다. '최영미' 하면 시집『서른, 잔치는 끝났다』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뉴스가 떠오른다. 이 책의 띠지에는 이런 말이 있다. "저는 싸우려고 시를 쓴 것이 아닙니다. 알리려고 썼습니다." 세상에 맞서기보다는 눈감는 편이 쉬운 듯한 일 앞에서 당당하고 용기 있게 나서는 모습을 보며 구체적인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 페이스북 인기글을 읽는 기분으로 그녀의 생각을 읽어나가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최영미. 1992년《창작과 비평》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서른, 잔치는 끝났다』외 여러 권의 시집과 장편 소설, 산문집을 출간했다. 시「괴물」등 창작 활동을 통해 문단 내 성폭력과 남성 중심 권력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켜 성 평등에 기여한 공로로 2018년 서울시 성평등대상을 받았다.

시로는 못 담은 말, 소설로도 다 못한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 산문(散文)이다. 흩어진 문장. 마구마구 흩어진 문장들. 지난 사오 년간 여기저기에 기고한 글들과 SNS에 올린 글들을 모아, 책상에 앉아 쓴 글들과 침대에 누워 허공에 지껄인 문장들을 모아, 내 영혼의 물음표와 느낌표들을 모아 다시 책을 엮는다. 세상과 넓게 소통하고 크게 부딪쳤던 내 삶의 궤적이 여기에 있따. 저 이렇게 살았어요, 이게 나라고 들이대려니 조금 민망하다. 나의 가장 밑바닥, 뜨거운 분노와 슬픔, 출렁이던 기쁨의 순간들을 기록한…… 시시하고 소소하나 무언가를 만들어냈던 시대의 일기로 읽히기 바란다. (작가의 말 발췌)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작가의 말 '그래도 봄은 온다 폐허에도 꽃은 핀다'를 시작으로, 1부 '푸르고 푸른', 2부 '아름다움은 남는다', 3부 '시간이 새긴 흔적', 4부 '조용히 희망하는 것들', 5부 '세상의 절반을 위하여'로 이어진다. 다시 시를 쓰며, 페이스북이 좋은 이유, 후회, 심심풀이, ㅆ 받침, 페이스북 효과, 묵은 쌀, 오래된 마루, 화려한 스카프, 공범들, 대박 나세요!, 커피, 선물, 겨울 외출, 법은 법조문에만 있지 않다, 간판, 인터뷰, 지루한 자와 오만한 자, 응급실, 일요일 오전, 도착하지 않은 삶, 쓰다 만 소설, 문단 내 성폭력, 새 시집, 변신, 위로, 긴 싸움의 끝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짤막한 호흡의 산문을 읽는다. 시인의 산문, 즉 시가 아닌 산문이다. 어쩌면 나에게 시보다는 산문이 접근성이 뛰어난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어 어느 때든 마음 내키는 만큼 읽으며, 그 책에 실린 말을 말 그대로 이해하기에는 산문만한 것이 없다. 특히 최영미 시인은 페이스북을 해서 그런지 짧은 글을 많이 담아놓아서 이 책을 통해 마음을 전해준다. 안그래도 시인의 글보다 뉴스에서 더 많이 보았던지라 이 산문집으로 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제가 최근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ㅆ 대신 ㅅ 받침이 많아 눈에 거슬린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일반인은 그렇게 많이 실수해도 되지만 작가는 그러면 안 되지요. (30쪽)

글을 읽으며 공감되는 발언이 나오면 반가워진다. 시가 아닌 에세이에서는 공감의 폭이 넓어진다. 나에게도 ㅆ 는 자꾸 실수하는 받침이다. 예전에는 ?shift 키를 힘껏 눌러야 ㅆ 을 쓸 수 있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어서 AS 센터에 가서 고쳐달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너무 쉽게 ㅆ 을 누르게 되어 '했따' 처럼 입력되곤 한다. '앞으로 과거형 받침 안 쓰게 현재와 미래형 이야기만 해야 하나'(30쪽)라는 글을 보며 웃음이 났다. 나도 그럴까보다, 라는 생각을 하며.



가장 궁금했던 '미투'에 대한 부분도 이 책의 곳곳에서 보인다. <세상의 절반> 와<문단 내 성폭력> 을 읽으며 뉴스에서 보았던 이야기에 대한 속사정을 듣는 듯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진행할 용기가 대단하다. <미투는 과거와 미래의 싸움> 에 적은 몇 마디 말도 인상적이다.

"저는 싸우려고 시를 쓴 게 아닙니다. 알리려고 썼습니다. 미투는 남성과 여성의 싸움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싸움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겼지만, 남자와 여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그날을 위해 더 전진해야 합니다. 지금 이 싸움은 나중에 돌아보면 역사가 될 것입니다." (203쪽) 



이 책을 읽으며 시인 최영미의 짤막한 글과 생각을 전해듣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을 읽다보니 시인 최영미라는 존재에 대해 조금 더 들여다보는 듯하다. 보다 인간적이고, 보다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읽어보면 '시로는 못 담은 말 소설로도 다 못 한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 산문'이라는 그 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역시 에세이에는 자신을 좀더 드러내야 독자에게 한 걸음 다가간다는 생각이 든다. 시인 최영미가 들려주는 시대의 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종이책 구매 이제는 같이 웃읍시다. 최영미 작가님! 평점10점 | j*********g | 2020.04.18 리뷰제목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5분안에 웃길 수 잇는 최영미 작가의 아무도하지 못한 말, 한강에서 읽으며 내내 웃엇습니다. 옛날에 쓴 해묵은 내 일기장을 다시 읽어보면서 웃음짓게 만드는 그런...하나도 숨기지 않고, 본인의 속마음을 내비칠 수 잇는 작가 최영미, 푸른예술아카데미에 강의 들으러 가야겠습니다.서흥 잔치는 끝났다, 돼지들에게,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이제는 같이 웃어요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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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5분안에 웃길 수 잇는 최영미 작가의 아무도하지 못한 말, 한강에서 읽으며 내내 웃엇습니다. 옛날에 쓴 해묵은 내 일기장을 다시 읽어보면서 웃음짓게 만드는 그런...하나도 숨기지 않고, 본인의 속마음을 내비칠 수 잇는 작가 최영미, 푸른예술아카데미에 강의 들으러 가야겠습니다.
서흥 잔치는 끝났다, 돼지들에게, 아무도 하지 못한 말!
이제는 같이 웃어요 최영미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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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단단히 여무는 시간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q*****2 | 2020.08.02 리뷰제목
남들이 다 하니까 나 또한 시작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친구를 맺었고, 나 하고픈 말 생길 때면 상대를 의식 않고 편히 쏟아 부었다. 그게 무슨 소통이냐며 주변에서 핀잔을 들었다. 얼굴 보고 해도 통하기가 쉽지 않은 게 마음이라며,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 낭비 말라는 충고가 대부분이었다. 그 말을 내게 건넨 사람처럼 내 성격이 좋았더라면, 내 주변에 사람이 많았더라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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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다 하니까 나 또한 시작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친구를 맺었고, 나 하고픈 말 생길 때면 상대를 의식 않고 편히 쏟아 부었다. 그게 무슨 소통이냐며 주변에서 핀잔을 들었다. 얼굴 보고 해도 통하기가 쉽지 않은 게 마음이라며,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 낭비 말라는 충고가 대부분이었다. 그 말을 내게 건넨 사람처럼 내 성격이 좋았더라면, 내 주변에 사람이 많았더라면 그 충고를 따랐을지도 모르겠다. 난 외톨이었고, 내 안에 쌓이는 감정이 너무 많아서 이따금씩 비워야만 했다. 미치지 않기 위해선 필히 그래야만 했다. SNS는 나에게 일종의 배설 창구였다. 

시인과 페이스북.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내 자신이 지닌 견고한 편견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그가 페이스북에 발을 들였던 건 아니었다.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면 온라인으로라도 소통을 해야 한다는 동생의 성화에 시작한 일이었다. 아마 많이 낯설었을 테지만 이내 적응했다. 글이야 늘 써 오던 것이었으니 부담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수시로 남긴 글들을 엮었다. 2016년의 어느 날부터 시작된 글에서 시간이 읽혔다. 짧다고는 할 수 없는 시간동안 내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두 차례 부서 이동을 했으며, 이런저런 이유도 속앓이도 잦았다. 행했던 많은 시도들이 실패로 귀결됐다. 변하지 않은 건 여전히 내가 날 믿지 못한다는 것 정도? 저자의 시간도 그랬다. 벌어진 일 중에는 세상을 뜨겁게 달군 사건도 있었다. 그 시절이 무척이나 수상했다는 사실을,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음에도 나는 잊은 상태였다. 글을 읽으며 추워도 추운 줄 몰랐던 그 해 겨울이 떠올랐다. 간절히 원했고, 그랬기에 용기 낼 수 있었던 시간들이 참 소중했는데 지나고 나니 늘 그래왔듯 잊고 지냈던 거 같다. 상기시킬 수 있어 고마웠다. 애써 기록해야 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근로장려금. 글 쓰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작가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단어였을 것이다. 본래 밥벌이는 고단한 무언가이긴 하나 그래도 이 단어를 접하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단 한 차례의 지원이 과연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뭐라 설명하기 힘든 감정에 사로잡힌 저자의 모습이 글에서 읽혔다. 허나 이는 세상을 멸망으로 몰아넣을 정도로 심각한 일은 아니었다. 흐르는 시간을 따라 이러다가 정말 뭔일이 벌어지겠구나 싶은 방향으로 모든 일은 흘러갔으니까. 그 와중에도 저자의 일상은 이어졌다. 페이스북이 아니었더라면 몰랐을 문제가 날 미소 짓게 했다. 누군가에겐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단순한 오타에 불과할 일이 글을 업 삼은 이에겐 심각한 오류가 될 수도 있음을 직시했다. 적어도 글을 쓰는 동안은 깨어 있어야만 한다는 게 무척이나 부담스럽겠구나, 마음이 허할 때마다 무엇이 됐건 글을 쓰곤 했던 나로서는 작가가 될 수도 없었을 테지만 작가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 다행스러웠다. 

느지막히 시작한 페이스북 덕에 저자는 많은 인연을 만났다. 오래 전 헤어졌던 이의 안부를 물었으며, 한 때 함께 꿈꿨던 이들과의 조우도 가능했다. 혼자 지껄이고 지레 지쳐버리기 일쑤였던 나와는 다른 페이스북 사용이 눈길을 끌었다. 글에서 삶이 읽힌다는 게 무언지를 느꼈다. 그 해 겨울 참 많이 바빴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를 염려하는 마음과 현실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와중에도 그는 부지런을 떨었다. 그리고, 마침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으나 그 일이 발생했다. 모두가 바라던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해 있다 여겨져 온 이의 추한 모습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사람들은 분노했지만 정작 문단은 조용했다. 그는 당당했고, 또한 단단했다. 담담함 뒤로 초조함이 읽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건 없었다. 정치적인 이유에선지 일이 끊겼던 것 같긴 했지만, 이내 더 큰 응원을 들었다. 도통 속내가 읽히지 않는 아이들이 강연이 끝난 후 싸인을 받겠다며 몰려 들었다는 대목을 읽으며 나는 웃었다. 아무도 말하지 못하는 듯했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저자 또한 기뻤으리라. 

고된 일상도 잠시 돌아보면 마냥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는 걸 배웠다. 뭐라도 써야겠다. 내 삶이 의미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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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아무도 하지 못한 말_최영미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m********r | 2020.05.10 리뷰제목
에세이 속의 의미있는 이야기-옳은 쪽도 틀릴 수 있다최선을 다하는 삶보다 차선을 다하는 삶이 더 어렵다시인의 인생 사는 이야기,강연, 출판, 소송 등 세상 사는 소소한 이야기가 재밌었다.뾰족한 시인의 마음이 둥글둥글하게 깎이며 수용하는 과정들이 왠지 모를 감동으로 다가온다.그냥 세상사는 이야기일 뿐인데,웬일인지 너무나 재미있게 읽히는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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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속의 의미있는 이야기
-옳은 쪽도 틀릴 수 있다
최선을 다하는 삶보다 차선을 다하는 삶이 더 어렵다

시인의 인생 사는 이야기,
강연, 출판, 소송 등 세상 사는 소소한 이야기가 재밌었다.
뾰족한 시인의 마음이 둥글둥글하게 깎이며 수용하는 과정들이 왠지 모를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냥 세상사는 이야기일 뿐인데,
웬일인지 너무나 재미있게 읽히는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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