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를 만지며 산책을 합니다
미리보기 공유하기

아보카도를 만지며 산책을 합니다

산책으로 끝장을 보려는, 산책 중독자의 즐거운 소요逍遙

리뷰 총점 10.0 (2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PUB(DRM) 81.72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어느 산책 중독자의 인생 소요(逍遙)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d********1 | 2018.12.01 리뷰제목
어느 산책 중독자의 인생 소요(逍遙) 이 책은 일본 여행지에서의 일상과 산책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책을 읽고, TV를 보고, 일기를 쓰는, 평범하지만 낯선 타국에서 보낸 시간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특별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빽빽한 사람들 틈에 끼어 관광 명소를 구경하거나, 유명한 맛집을 찾아가거나 하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호젓한 동네의 풍경을, 소소한 맛
리뷰제목

 

    

어느 산책 중독자의 인생 소요(逍遙)

 

이 책은 일본 여행지에서의 일상과 산책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책을 읽고, TV를 보고, 일기를 쓰는, 평범하지만 낯선 타국에서 보낸 시간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특별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빽빽한 사람들 틈에 끼어 관광 명소를 구경하거나, 유명한 맛집을 찾아가거나 하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호젓한 동네의 풍경을, 소소한 맛을 음미하는 소요(逍遙)이다.

 

그런데 조금은 이상한 제목. 왜 하필 아보카도를 만지며 산책하는 걸까? 그 이유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바로 일종의 기분전환이라는 것. 이러한 이유로 평소 주머니에 잘 넣고 다니지 않는 것들, 브로콜리나 고양이 캔이나 아보카도를 넣고 산책한다고 한다.

 

저자는 산책하는 동안 떠오른 상념들을 꽤 시적이고 낭만적인 문장들로 풀어낸다.

 

나는 하염없이 흘러가 나에게 도착합니다. 나는 나에 가깝게 희미해집니다. 나는 내가 그립습니다. 나는 나를 모릅니다. 나는 갈 곳이 없습니다. 나는 갑니다. -169.

 

정오가 넘어가고 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볕의 속내가 너무 뻔해서 밖을 내다보지 않아도 화창한 날씨란 걸 다 알겠다. 계속 날씨가 좋기만 하니까 좀 지루하다. 낙엽을 적시는 빗물 냄새가 그리운 가을이다. -199p.

 

그렇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자가 일본에 머물며 찍은 사진들이 나온다. 사진의 풍경은 이러하다. 캐치볼 하는 남녀, 길바닥 크레파스 낙서, 공중전화 옆 해바라기, 그림 그리는 노인, 첨탑 꼭대기 말 모양 풍향계. 어딘가 아련하고 그리움이 묻어나는 사진 속에서 독자도 어느 순간 잊고 있던 옛 추억이 스르륵 떠오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다른 재미 하나. 사소하면서도 일본만의 특유한, 가령 창가의 장식물이라든지 한국보다 일찍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든지,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고모레비(木漏)라고 읽는다든지 하는, 마음이 말랑해지는 정서를 슬쩍 엿볼 수 있다.

 

풍경을 스쳐 지나가며 저자가 떠올린 사유는 우리네 삶의 통찰과 이어지고, 몸과 마음 모두 바쁜 현대인을 가만히 위로해준다.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자신을 소진시키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잠깐만 쉬어가라고, 너무 서두를 필요 없다고 가만히 얘기해준다.

 

저자는 자신이 가졌던 그리고 과거와는 조금 다른 양상의 불안, 아픔, 우울의 감정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자신을 비사교적인 인간이라고 칭하는 그 모습에서는 알 수 없는 동정심과 묘한 동질감까지 일어난다.

 

편의점에서 산 아이스크림 하나, 어딘가 막연하게 아름다운 퇴락한 재래시장의 풍경, 바닷가 마을 슈퍼마켓 앞 코카콜라 벤치.... 저자의 시선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나도 산책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그때 주저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보자. 그리고 그 별거 없는 자유와 발걸음을 만끽하며 스스로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보자. 복잡한 생각은 떨쳐버리고 산책을 하며 기분 좋은 사유에 빠져드는 인생의 소요(逍遙)도 참 멋지지 않은가? 그냥 모퉁이를 돌았을 뿐인데, 위안을 얻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