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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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기숙사에 사는 비혼 교수의 자기 탐색 에세이

리뷰 총점 9.3 (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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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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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도서-10] 나는_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평점8점 | s******8 | 2020.01.21 리뷰제목
[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제목이 내마음을 대변해 주었고나를 격려해주는 것 같았다.    프롤로그.. '나는 내가 이렇게 살 줄 몰랐다'  비혼의 여자교수라면 자기 세계가 너무 강하거나특별한 사연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인생에서 기를 쓰고 지켜야 할 게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나이.결국, 세상은 내 의도나 계획에 상관없이 흘러간다는 사실..     마흔
리뷰제목

 

 

 

 

 

[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제목이 내마음을 대변해 주었고

나를 격려해주는 것 같았다.

 

 

 

프롤로그..

 

'나는 내가 이렇게 살 줄 몰랐다'

 

비혼의 여자교수라면

자기 세계가 너무 강하거나

특별한 사연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인생에서 기를 쓰고 지켜야 할 게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나이.

결국, 세상은 내 의도나 계획에 상관없이 흘러간다는 사실..

 

 

 

 마흔넘어 비로서 자기 탐색을 시작했다.

내 안의 목소리에 더 집중한다.

 

어른 같지않은 어른..

 

'어른 같지 않은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조카

억울한데 왠지 싫지는 않다.

 

 

 

 

 

 

나이가 들면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가 될 게 분명하다.

 

 

 

 

 

괴상한 강의

강의에 자부심 있던 내게 충격적인 내용의 피드백을 받았다.

 

현실적이지 않고 뜬구름만 잡는 수업이었으며,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철학적 이야기.

작가나 영화감독이 주고 싶은 메세지를 자신의 생각으로 덮어씌워

더럽히는 수업이었고, 영화의 정확한 내용이나 상황 등은

무시하고 보이는 것과 교수의 생각으로만 설명하는 괴상한 강의다. 

 

익명의 군중속에서 날아온 계란을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

어떤 놈인지 글하나 참 '찰지게' 썼네.

선생다운 의연함을 지키려 했지만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 피드백을 쓴 학생이 누구인지 더욱 굼금해졌다.

찾아내서 꼭 A+를 주고 싶었다.

그대는 진정 나의 스승이라고.

그대의 쓴소리가 질문이 되어, 나의 신념을 흔들었다고 말이다.

 

 

복사물이라고 말한다는게 봄나물이라고 말하고 말았다.

"아..시인! ㅎ ㅎ"

"복사물보다 봄나물이 좋아요"

 

실수를 해도 시인은 다르다며 이해해준다.

나는 그냥 모른 척 시치미를 뗀다.

 

 

 

가르치는 사람의 마음..

 

골목식당을 보며

배운 다는 것,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내가 놀라는 건 백종원의 태도다.

선생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정확하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방법을 가르쳐 준다.

변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사람은 원래 어리석고 좀처럼 변하지 않는 존재이다.

변하기 싫은거다.

하던 대로 하는게 가장 편한 거다.

인간은 그런 존재인 거다.

 

나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나조차도 변하기 싫어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변화시킨단 말인가?

 

내 눈앞에서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그 가르침때문에 그의 삶이 변할수도 있으니까..

 

 

내가 해봐서 아는 것들

 

어딘가 조금씩 고장 난 물건들이 쌓여간다.

나랑 별 상관없는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잠깐 안타까워하면 된다.

 

떠난 것만 한 리셋이 어디 있는가.

그렇게 살지 않아도 큰 탈은 안단다.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면 된다.

나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다.

 

 

 

인생이라는 개연성도 일관성도 없는 장르.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대학 기숙사에서 혼자 조용히 지내고 있다.

 

이 삶이 또다시  어디로 흘러갈지 짐작도 할 수 없다.

그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누구 보라고 상영되는 영화가 아니니까.

 

 

한 해의 마지막 퇴근길.

 

한해의 마지막 날이다.

교정도 텅 비었다.

겨울 냄새가 난다.

도로에 다다를때까지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노란 가로등만 차가운 어둠을 녹이고 있다.

 

적적함도 설렘도 없이 한살 한살 나이 들어가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내가 싫지 않다. 나는 이렇게 조용히 살고싶다.

 

 

'하고싶다, 일단 해본다'의 공식

 

간절히 원하면 기회가 생긴다는 사실.

첫번째 그림책을 출간했다.

오롯이 내손으로 했다.

머리속에서 저절로 자라나는 이야기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마흔은 탐색하기 좋은 나이다.

 

 

 

& 엄마의 택배 상자.

중년을 미리 살아본 여자가

한창 중년을 살고 있는 여자에게 보내는

구호 물품 같다.

 

 

광안리 옆 대나무숲.

 

마흔이 넘은 나이쯤 되면 '그저 여행'이란 없다.

저마다 고민이 있는 법이다.

 

그들은 나를 만나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가 부산에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숲'인 것이다.

바람과 바다라니

부산의 바람속에 풀어놓지 않을 수 없다.

 

다정한 문자를 남기고 돌아가서 뜸해지는 친구에게

서운할 게 없다.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 것이 군자의 기쁨이라했다.

 

 

비온 다음날 교정바닥은 밤하늘의 별자리 같다.

땅위에 우주를 만든다.

여전히 살아 있을 것 만 같다.

 

 

사막이 내가 준 선물 중 가장 소중한 것은

오래 보는 눈이다.

 

순간만을 포착한 눈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오래, 자주, 바라보다 보면

흐름을 이을 수 있게 된다.

 

 

내가 머무는 곳이 모두 내방이라는 것을,

내가 돌아가는 곳이 내집이란 걸 알았다.

 

나는 집을 떠나 집을 찾은 것이다.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기숙사에 사는 비혼 교수의 자기 탐색 에세이.

 

친구의 일기장을 본 기분이 들었다.

이젠 내가 이 일기장의 답장을 써야할 그런 때인 것 같다..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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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7 댓글 4
종이책 시 같은 에세이, 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평점10점 | g********0 | 2020.01.29 리뷰제목
나는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책을 좋아한다. 거기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공감되고, 배울 점이 있으면 더욱 좋다. 이 책은 그 이상이었다. 가슴 깊숙한 곳에 있는,  웅크린 내 마음을 쓰다듬고 안아줬다.제목이 마음에 들면 읽고 보는 성격이라, 이 책도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서평단을 신청했다. 제목부터 작가님이 "내 인생 이야기를 들어봐."라고 속삭이는 느낌이었고,
리뷰제목

나는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책을 좋아한다. 거기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공감되고, 배울 점이 있으면 더욱 좋다. 이 책은 그 이상이었다. 가슴 깊숙한 곳에 있는,  웅크린 내 마음을 쓰다듬고 안아줬다.

제목이 마음에 들면 읽고 보는 성격이라, 이 책도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서평단을 신청했다. 제목부터 작가님이 "내 인생 이야기를 들어봐."라고 속삭이는 느낌이었고, 미리보기로 몇 페이지 넘겨보니 글을 진솔하게 적어 내려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받고 표지에 또 반했다!  표지 그림은 그림이라기 보다 물감 색깔을 조화롭게 묻힌 것 같았다.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표지가 에세이의 분위기와 어울렸다. 그림이 이국적이어서 그런지, 작가가 한국인 교수임을 분명 알고 있었는데 표지 윗부분에 '비혼 교수'라는 글자를 '비흔 교수'라고 읽고  자꾸만 "아 이거 외국 교수가 쓴 거 였어?"라는 이상한 착각을 여러 번 하기도 했다. 

에세이 내용이 감각적이고, 시적이고, 감동적이다. 시집 두 권을 낸 시인이기도 한 작가님이어서 그런지 감정들을 마치 작은 조약돌 펼쳐놓듯이 섬세하게 표현했다. 담담히 읊조리는 독백을 배경으로 하는 단편 영화로 보는 것 같았다. 피식 웃음 짓게 되는 부분도 있고 마음이 짠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은 따로 노트에 옮겨 적는 편인데, 이 책은 색연필로 밑줄을 그었다. 노트에 옮겨 적으면 글의 느낌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두 부분은 너무 내 이야기 같아서 포스트잇 까지 붙였다. 


p.207 < 40대에 친구를 사귄다는 것 >

고단하고 쓸쓸한 한 주가 끝나는 금요일 저녁이면 편의점에서 캔 맥주 두 개와 과자 한 봉지, 닭꼬치 하나를 사 갖고 가서 혼자 맥주를 홀짝거리며 음악을 듣고 글을 쓰고 책을 읽었다. 그러다가 소리를 내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혼자 집안을 서성거리며 1인 2역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내가 나한테 질문하고 내가 나한테 대답하는 대화라니, 나도 그런 내가 어처구니없어서 "야, 너 웃긴다"라고 혼잣말을 하면 웃음이 나야 하는데 눈물이 났다. 취했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문단을 보고 떠오르는 감정은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나를 지켜주지만, 고립시키는 감정이다. 상황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졌고 감정도 어렴풋이 알것 같았다. 혼자 있을 때만 맛볼 수 있는 달콤함이 있다면, 혼자 있을 때 한번 씩 맛보는 쓴맛도 있는 것 같다. 가족과 사이가 엇나갔을 때는 혼자 방에 있는게 편하고 좋았다. 하지만 가끔씩 이해받지 못하는 것이 서럽고 괴로워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부산 여행중에 창문에 비치는 밤 바다를 보며 거실을 빙글빙글 돌며 나에게 묻고 답했던 적이 있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나에게 묻고 답하다 보면 땅을 파헤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처럼 내 솔직한 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멀리 밀어두었던, 안 보이게 파묻었던 마음을 마주하면 눈물이 먼저 나온다. 



p.231

수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함께 흘러가는 동안 나는 허무와 고독 속으로 가라앉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매일 밤, 한 척의 작은 돛단배가 되어 그 망망대해를 무사히 빠져나왔다.


 달밤에 일렁이는 물결처럼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유유히 걸어다녔을 작가님이 상상됐다. 나도 밤 산책을 즐긴다. 어둠이 주는 안도감이 있다. 거리에 모두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같이 어둠을 타고 떠다니는 기분이다. 쉭쉭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타는 냄새 나는 식당을 지나며, 다들 바쁜 밤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저 사람도 인생의 주인공이겠지, 알고 보면 모두 혼자 아닐까, 라는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하며 오묘한 감정에 사로잡힌 채 서성이듯 걸어다닌다.



그리고 이 두 부분 말고도 밑줄 친 여러 문장들이 가슴에 남았다. 

p.5 <프롤로그>

모두의 삶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특수하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나처럼 이해할 수 없는 자신의 삶에 때론 실망하고 때론 혼란스러워하며 그 의미를 찾고 있다는 것을, 마흔 넘어 혼자 기숙사에 사는 나 역시 그 '모두'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 내 삶이 평범해서 지루하고 기대할 만 한게 없다고 생각하곤 한다. 기쁘다고 웃으며 좋아다가도 상처받으면 우울해하고, 미래도 그런 순간의 반복일 게 뻔해서, 살아갈 의지가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굳이? 사는 게 무슨 의미지?'라는, 정답도 없는 물음을 던지며 밀려오는 공허함에 답답해했다. 나는 답이 궁금했던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신세한탄을 핑계로 평범한 일상을 가능하게 해준 부모님을 탓하진 않았는지 돌아봤다. 

'모두의 삶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특수하다.'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내 삶도 특수한 삶인데, 그동안  내 삶을 백화점에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상품처럼 여기며 소중히 여기지 않았던 것 같다. '자신의 삶에 실망하고 혼란스러워 하며 의미를 찾는 과정'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말하는 부분도 인상깊었다. 나는 인생에도 시험의 정답처럼 '정답'다운 인생이 있다고 믿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늘 긍적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삶의 단계를 차근 차근 성곡적으로 밟아나가는 사람들을 동경하고, 그러지 못하는 나를 비관했다. 그런 생각을 차츰 극복하고 나니,  인생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고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열심히 망망대해를 헤엄쳐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p.34

무엇보다 배움이란 자연스럽고 편안한 게 아니다. 이미 알고 있던 것이 흔들리고,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자기 부정과 파괴의 경험이 배움의 핵심이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고자 하는 힘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무너뜨리는 힘 사이에서 고투하는 동안 자신의 세계가 넓어지고 깊어진다.

'자기 부정과 파괴의 경험을 피하지 말고 배움의 과정이라고 여기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잘 견뎌야 겠다'고 다짐했다. 공부하다가 머리를 싸매고 괴로워 할 때, 이 문장이 떠올라서 문득 안심이 될 것 같다. 



p.39

물론 나도 안다. 사람마다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것을, 세상에 '당연'한 일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안단 말이다.

역설적인 문장이다. 사람마다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게 다르면, 그게 과연 '기본'인가?

'당연'한 일 따위는 없다면, '당연'이란 말은 언제 써야 하는 건가?

싸울 때 '당연'과 '기본'처럼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없다. 각자가 생각하는 '당연'과 '기본'의 차이로 생각의 마찰이 일어난다.  모두가 상상하는 '기본'과 '당연'이 다르다는 사실을 끄덕이며 받아들이면 화낼 일도 없을까?



p.201

내 마음을 더 불편하게 하는 것은 내가 살림도 안하고, 그 많은 시간을 가족들을 위해 쓰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멍하게 앉아 tv나 넷플릭스를 보며 허비한 시간이 나는 마치 잠그지 않은 수돗물이나 안 쓰며 켜놓은 전등처럼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것을 그냥 버리는 일처럼 느껴진다.

공감되는 부분이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은 뇌리에 박혀서 어떻게든 시간을 값지게 써야 될 것 같은데 마음은 그 반대로 흘러간다. 드라마 몇 편을 보다 보면 몇 시간은 훌쩍 간다. 그 시간이 분명 좋았지만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하루를 버린 것 같고 죄책감이 든다. 생산적인 일을 하거나 나를 발전시키는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자책을 하다 보면 차라리 공부를 하는게 나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대학 교수님도 그런 감정을 겪었다는 것이 놀라웠고, 한편으론 위로가 됐다!!ㅋㅋ



p.203

게다가 그렇게 시간을 마구 허비하다 돌아왔는데도 별일 없었다. 갑자기 내가 바보가 된다거나 남들보다 뒤처진다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어쩌면 나만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바로 핵심이다. 돌아와서 그간의 시간들이 아깝고 후회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느슨하게 풀어진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아무려면 어떠냐 싶은 배짱도 늘었다. 

작가님은 10개월동안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부지런히 지내면 오히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어쩔 줄 모르게 되니 뭐든 느리게 할 수밖에 없는 날들을 보냈다.  그런 날들을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 오히려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이다. 여행을 하며 마음의 공간을 넓히신 것 같았다. 

그런 마음은 의지로 되는 건지 모르겠다.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자신에게 드는 회초리를 내려 놓는 연습, 조급함을 내려 놓고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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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평점8점 | b******g | 2020.01.27 리뷰제목
〈책을 만나기 전〉  마흔을 넘어선 나에게 저자는 어떻게 용감해졌는지, 무엇에 용감함을 보여야 했는지 궁금했었다. 무엇보다 비혼이라고 하니 굳은 결심과 의지를 가지고 비혼을 결심한 계기가 있지 않았나를 찾고 싶었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은 더 좋아보이고 미화되기 마련이다.   조카의 어른같지 않다는 말을 듣게 된 저자는, 어른같아 보이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자신다운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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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나기 전〉

  마흔을 넘어선 나에게 저자는 어떻게 용감해졌는지, 무엇에 용감함을 보여야 했는지 궁금했었다. 무엇보다 비혼이라고 하니 굳은 결심과 의지를 가지고 비혼을 결심한 계기가 있지 않았나를 찾고 싶었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은 더 좋아보이고 미화되기 마련이다.

 

 

조카의 어른같지 않다는 말을 듣게 된 저자는, 어른같아 보이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자신다운 것에 더 집중하자는 의미였던 듯 싶다.

영화 토이스토리에서 버즈가 비행사라고 생각하여 실제로 하늘을 날고자 한다. 그런데 자신이 장난감임을 깨닫고 좌절하였지만 그 장난감이라는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나서야 자신의 역할과 의무를 다할 수 있었다. 저자는 현실과 이상 속의 괴리를 정체성 확립으로 지금의 현실로 끌어들인다.

 

 

또한 저자의 이야기 중에서 와 닿았던 다른 부분은 '기본'에 관한 이야기이다. 능력자일 수록 그렇지 못한 사람에 대한 잣대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자는 엄마와 자신의 관계 속에서 너무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사람마다 그 기본이 다를 수 있고 이해하지 않으면 함께 갈 수 없고 때로는 상대에 대한 내려놓음이 우리를 훨씬 풍성하게 할 수 있음을 가르쳐주었다.


2부 기숙사 생활자

연구년을 맞이하여 해외에서 보내는 동안 한국에서 자신의 거처를 처분(?)해버린 그녀의 결정에 간단하지만 또 간단하지 않은 그 결정이 아마도 내게는 가장 용감한 마흔으로 가는 길처럼 보였다. 나이가 들수록 안정과 편안함을 위해 더욱 정착하려고 하며 그 정착을 도모하는 것들에게 집중하기 마련인데, 그녀는 떠났고 또 돌아올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그것을 없애버렸다.

그래서 기숙사 생활을 하지만 연구실과 기숙사에서 물질적 안정, 안락함보다는 위안과 위로를 받는 듯 했다.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그건 용감함이었다.


3부 자기 탐색하기 좋은 나이

그녀에게서 비련의 여주인공 러브스토리를 기대한다면 그런 것은 없다. 그렇다고 어벤져스의 여주인공들처럼 풀에너지를 가지고 전투적으로 지내는 모습은 없다. 누구나 즐기고자 하는 여유를 즐기지 못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집착이나 미련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는데 우리는 여유보다는 경제를 안정을 더 찾으면서 여유가 없음을 토로한다.

그렇다고 자신이 얼마나 부자인가에 대한 자부심 부분을 살펴보면, 3000원짜리 색깔펜을 여러가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부유함을 느끼는 것을 보면 우리네와 다를바 없다.


4부 지도에 없는 길 걷기

지도를 보고 여행하다 보면 길을 잃게 되고 다시 그 길을 찾는데 수 많은 문명 기계의 힘을 빌어 목적지에 다다르게 된다. 아마도 우리는 그 문명 기계에 집중하는 동안, 잃어버린 길 - 지도에 없던 그 길이 어쩌면 운명이 우리를 데려다 준 또다른 좋은 길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지도에 없는 길을 걷게 되는 것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저자의 많은 이야기는 화려하거나 특정인들만이 즐기거나 학구적이나 교훈적이기보다는 우리의 진솔한 이야기, 마흔이 아니어도 자신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그 나이 어느 즈음에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누구나 가는 길이고, 혹은 갈 수 있는 길을 못 가 본 것에 대해 독려해 주는 길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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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비혼, 40대 중반, 교수, 기숙사 + 여성 평점10점 | y*******a | 2020.01.31 리뷰제목
아무나 "기숙사 사는 이야기를 글로 써보라"는 제안 받기 어렵다.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의 말을 빌자면, 혼자 사는 게 '사회적 실험(social experiment)'이자 대세인 요즘은 더욱 더. 그런데 윤지영은 그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책을 썼다. 책 제목에 왜 작가가 그런 제안을 받았는지의 단서가 종합 세트로 담겨 있다. [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 간다: 기숙사에 사는 비혼 교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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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기숙사 사는 이야기를 글로 써보라"는 제안 받기 어렵다.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의 말을 빌자면, 혼자 사는 게 '사회적 실험(social experiment)'이자 대세인 요즘은 더욱 더. 그런데 윤지영은 그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책을 썼다. 책 제목에 왜 작가가 그런 제안을 받았는지의 단서가 종합 세트로 담겨 있다. 


[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 간다: 기숙사에 사는 비혼 교수의 자기 탐색 에세이]


"비혼, 사십 대 중반, 여성."


여기까지는 도시 1인 가족에서 쉽게 찾을 공통분모이다. 이제 독특한 요소가 가미된다.


"부산 동의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등단 시인, 무주택자, 대학기숙사 거주자


솔직히 나부터도 그 독특한 조합에 끌려서 이 책을 찾았다. 영구 주소지를 대학 기숙사로 삼으며 몇 년씩 사는 이유가 무엇일까? 도대체 콕 집어 "40," "마흔"이 뭐길래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고 제목지었을까?


궁금해서 읽었고 책 읽으며 궁금함은 거의 해소되었다. 우선 그녀는 국문학과 교수였던 아버지, 시인이자 학교 선생님이셨던 어머니와 등단시인이자 고전산문 박사인 여동생을 둔 문학가족 출신이다.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의 장기 플랜을 세웠던 아버지의 진두지휘에 따라 서강대 국문학과에 들어갔고, 아버지의 관리하에 강의시간표를 짜고 교수들에게 제출하기 전에 과제를 점검받았다. 아버지의 그랜드 플랜처럼 40전에 국문학과 교수가 되었다. 30후반에 인생의 사랑을 만났다. 하지만, 비극적 죽음으로 연인을 떠내 보냈다. 비혼을 결심했고, '누군가의 며느리'가 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33평 아파트가 있었지만, 거추장 스러웠다. 안식년마다 외국에서 멋진 방랑생활을 하기 위해 과감히 집과 가구를 처분했다. 빨래는 이용자 적은 시간에 공용세탁실에서 돌리고, 기숙사 통금 시간이 지나면 연구소에서 침낭 깔고 잠을 잔다. 이 정도만 늘어놓아도, 저자 윤지영이 어떤 이유에서 현재의 삶을 살고 있는지 상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이다. 


우선 외롭기 때문에 가급적 기숙사에 머무르지 않고 대신 연구소에 나와 있다. 부산 동의대학교 교정의 나무와 풀들을 자택 앞뜰의 수목처럼 상상하며 감상한다. 교정을 산책하다가 까마귀를 만나면, "까악 까악"하고 놀래켜주기도 한다. 학자니까 논문 써야지하면서도 Netflix에 필 꽂히면 정주행 시청한다. 시간을 환산해보니 12달 중 1달을 꼬박 본 셈이라 한다. 그래도 강의평가 좋은 교수이며, 까마귀랑 서로 "까악까악" 교감한 이야기를 강의 소재로 끌어낼 만큼 일상을 학문하는 삶과 연결하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세번 째 질문은 책을 읽고도 풀리지 않는다. 

1) 본문에서 윤지영 교수는 모르는 사람이 봐서는 꽤 자학적 조크를 한다. 왜 했을까? 무척 궁금하다. 그리고 실은 나도 이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4차원 안드로메이다" "괴짜스러움과 소탈한 매력" 이런 생각을 했는데 본인도 알고 있나보다. 이렇게 자평한다. 


얼마 전 SNS에서 나 같은 부류의 사람에 관해 쓴 글을 보았다. 우주가 자기를 중심을 돈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 글은 이들이 얼마나 피곤한 족속인지 조목조목 분석하고 나서 그런 사람에 대처하는 법을 제시했다...(중략)...맞는 말이다. 나도 이런 내가 싫다. 그런데 잘 고쳐지지 않는다. 고쳐지기는커녕 나이가 들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223쪽)


질문 하나, 윤지영 교수는 자신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아는가? 게다가 왜 이렇게 독자에게 친절하게 솔직한가?


질문 둘, 동의대학교에서 우수강의상도 받았을만큼 강평 좋은 인가 교수인데 왜 단 한 명의 비판에 그토록 집착할까? 오죽했으면 책을 내며, 자신을 비판한 학생의 평가를 토씨하나 안 빼고 그대로 옮겨 소개하는 노력까지 하면서. 왜 그랬을까? 등단시인이라면, 강단에 서 온 교수라면 어느 정도의 비판에는 무뎌지는 자기 훈련을 거치지 않았을까?


다음에 인용한 문단은 윤지영 교수의 강의에 대한 익명의 학생 평가



현실적이지 않고 뜬구름만 잡는 수업이었으며,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 철학적 이야기, 작가나 영화감독이 주고 싶은 메시지를 자신의 생각으로 덮어씌워 더렵히는 수업이었고 영화의 정확한 내용이나 상황등은 무시하고 보이는 것과 교수의 생각으로만 설명하는 괴상한 강의이다. (31쪽)


나는 왜 윤지영 교수가 처음엔 이 익명의 학생을 괘씸해하며 색출하고 싶어하다가, 마지막에는 "찾아내서 꼭 A+를 주고 싶었다"고 굳이 자신의 에세이에서 밝히는지 굉장의 궁금했다. '너는 나를 욕했지만 나는 너에게 "A+"을 주고 싶어.' 이 말을 정말 왜 한 걸까? 결국 최종적으로 널 평가할 사람은 나라는 권력관계의 우위성을 보여주는데도?


다음 번엔 책 말고, 그녀가 열연하는 연극무대에서 그녀를 직접 보고 싶다. 섬세해서 상대를 피곤하게 할 수 있으나 사람을 끄는 매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활자 밖의 그녀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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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는 용감한 마흔이 되어간다. 평점10점 | d*****b | 2020.01.29 리뷰제목
40대의 기숙사에서 사는 여교수의 이야기라 했을 때 비슷한 나이지만 나와는 전혀 다른 환경의 그녀의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늦었지만 그냥저냥 남들처럼 비슷한 길을 가는 나와는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은 어떨까? 내가 많이 포기했던 그런것들을 지금까지 했다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현재의 모습은 다를 수도 비슷할 수도 있지만 방황하던 방법은 나와도 참 많이 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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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기숙사에서 사는 여교수의 이야기라 했을 때 비슷한 나이지만 나와는 전혀 다른 환경의 그녀의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늦었지만 그냥저냥 남들처럼 비슷한 길을 가는 나와는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은 어떨까? 내가 많이 포기했던 그런것들을 지금까지 했다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현재의 모습은 다를 수도 비슷할 수도 있지만 방황하던 방법은 나와도 참 많이 닮았다. 내가 방황하던 시절 들었던 오아시스, 스매싱 펌킨스, 라디오헤드를 그녀도 걸으며 들었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에 갔던 인도여행 그녀가 많은 생각들을 했던 시절에 나도 비슷하게 지냈었다.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못하고 그냥 버티며 걸었던 길과 지나쳤던 동네의 냄새까지도 떠오른다. 대학교때 친구처럼 그녀도 지금처럼 자신의 길을 가며 행복했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말이다.

 

 

 

나는 마흔 넘어 비로소 자기 탐색을 시작했다. 남들 하는 대로 성실히 쌓아 오린 것을 하나하나 뜯어보는 것은 조금 두려운 일이다. 그리고 조금 설레는 일이기도 하다. 버릴 것은 버리고 놓친 것들은 뒤늦게 살피며 나는 내 안의 목소리에 더 집중한다. P.9

 

세상에는 어떤 이유나 원인 없이 그저 다른 것들이 존재하니까. 그리고 나는 그러한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니까, 아무리 애를 써도 이해가 안 될 때 도대체 이해가 안돼라고 투덜거리는 건 자유지만 다른 건 그냥 다른 거다. 그런 문제는 그냥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P.41

 

마흔 이후의 시간을 살아간다는 것은 이처럼 지나온 시간을, 그리고 과거의 나를 조금씩 잊어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시간을 견딘다는 의식도 없이, 견뎌야 한다는 다짐도 없이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삶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이제는 알겠다. P.103

 

지도에 표시된 곳에 다녀오는 것이 여행의 목적은 아니다. 대신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멋진 곳을 많이 만났다. 지도에 없으니 다시 그곳을 찾아갈 수 없다는게 문제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그곳들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테고, 어차피 세상에는 지도에 표시된 곳보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곳이 더 많기 때문이다. 지도에 있건 없건, 그곳이 어디건, 처음 가는 길은 늘 새롭고 때때로 어리둥절하다.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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