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늘 변합니다.
<디스럽터 시장의 교란자들>에서는 기존 것 고치는 '혁신'이 아니라 판을 엎고 새로 짜는 '교란'이 답이라고 한다. 파괴하는 자만이 새로운 제국을 짓는다고 외친다.
'혁신'을 외치지만 기존의 것을 뒤집는 것이 두려워 고치는 정도로 만족하는 것은 이제 부족하다. 판을 엎고 새로 짜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디스럽터 시장의 교란자>의 저자 데이비드 로완은 구글, 스포티파이, 샤오미, 트위터 등 이름만 알만한 혁신기업의 CEO들과 깊이 교류하며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영감을 주는 비즈니스 구루로 유명하다고 한다. '개소리가 아닌 진짜 혁신'을 찾아 전 세계를 탐험하는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저자가 '개소리가 아닌 진짜 혁신'을 이룬 기업, 시스템 관련자들에게 들은 혁신의 핵심들이 담겨있다. 인터뷰한 내용을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 그대로 싣고 있어서 마치 인터뷰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인터뷰이의 생생한 표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생소한 분야가 많아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오히려 평소엔 상상도 못했던 분야를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다. 무려 1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같은 장 안에서도 혁신적인 인물, 기업과 팀들이 나오기 때문에 접하게 되는 사례는 더 많다. 내용이 많다고 생각되면 흥미로운 분야를 먼저 읽어나가도 좋을 것이다. 그중에서 흥미로웠던 이야기 3개만 소개하고자 한다.
1. 삽 하나로 트럭 500대 분의 흙을 파낸다고?
미션: 호텔 지하에 2개 층을 확장하라!
하지만, 투숙객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채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호텔 문을 닫고 공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을 하면서도 지하층 확장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리노베이션 때문에 단골을 잃어 손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또 하나, 폐기물을 처리 등을 위해 장비나 건설업자가 드나들 수 있는 곳은 유일하게 하나, 건물 뒤쪽 2㎡ 창밖에 없다.
얼핏 보기엔 게임에서나 만날 미션 같다. 미래의 첨단 기술을 그린 영화 속 한 장면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 엄청난 미션을 받아들인 기업이 있었으니 세계적인 컨설팅 엔지니어링 회사 아룹의 팀이었다. 이들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 베이징의 CCTV 본사, 덴마크와 스웨덴을 잇는 외레순 다리 등을 현실화한 겸손하고 재능 넘치는 이들의 집합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엄청난 미션을 해결할 회사는 아룹밖에 없다고 호텔의 대주주 맥키는 판단했다.
P.22
"나는 그 구조 설계를 맡아줄 수 있는 회사는 아룹뿐이란 걸 알았습니다. 그들에게 이 계획을 소개하자 마자 미친 계획이라며 나를 정신병원에 가둬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어서 서두르자며 열정을 불태웠지요."
그리고 그들은 그 미션을 해결한 방법들을 획기적으로 찾아내고 실현시켰다. 그래서 저자는 어떻게 이들은 이런 일들을 해낼 수 있었는가를 살펴보았다.
P.22
아룹의 부의장 트리스트램 카프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내겐 거의 힘이 없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과 서로에게만 설명하면 됩니다."
아룹은 의도적으로 직원들 사이에 자율성과 호기심을 적극 조장해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프로젝트를 선택하게 한다.
인재들을 뽑아 놓고 윗선의 눈치를 보느라 이도저도 아닌 하향 평준화되어 가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라면, 아룹은 부의장조차 자신은 힘이 없고 오히려 더 권한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아룹의 개개인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문화를 만들어 주는 것이 관리자들의 일이라 생각 한다.
P. 27
이 프로젝트는 뛰어난 사람들에게 힘겨운 도전과제를 주고 간섭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명이었다. 파텔이 말했다.
"우리는 이런 일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커다란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지만 아룹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죠. 우리 직원들은 회사의 지적 부동산이에요."
간섭하지 않을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P. 28
회사는 반드시 크고 효율적이면서도 인간적이고 친근해야 합니다. 모든 직원은 지휘 계통의 연결고리나 관료 기구의 한 톱니바퀴가 아니라 모든 관심사의 초점이 자신의 행복인 한 인간으로 대접받아야 합니다. 또 수단뿐 아니라 목적으로 대접받아야 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나는 이 조직의 부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서글퍼질 때가 있다. 원하는 일을 하기 보단 해야 하는 일을 떠 맡고, 그럼에도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인데 떠밀려 하는 일 같은 기분이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아룹이라는 그룹은 그런 면에서 매력적인 회사였다. 단순히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 중의 이산화 탄소 농도와 온도를 측정해 사람들의 선호에 따라 업무환경을 마춤식으로 바꿔줄 수 있는 센서를 실험하거나 하면서 구성원들이 최적의 상태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파트는 예전에 읽었던 책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과도 연결이 되었다. 불필요한 회의를 기획하고 의미없는 계획과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구성원들이 서로 연결되고 인정 받는다고 느낄 수 있게 하며, 그들의 어려움을 제거해 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했던 부분들 말이다. 앞으로의 리더들에게 필요한 덕목들이 어떤 것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2. 뒤로 열 걸음 되돌아갈 용기가 있는가?
이는 2장의 Action Point 제목이다. 이 제목을 보는 순간 눈이 확 뜨이는 기분이 들었다. 답습하기, 일단 밀어붙이기, 일단 끝내기 등으로 지내왔던 지라, 다시 뒤로 돌아가 시작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은 너무나도 찔리는 부분이었다.
미션: 사라져버린 건강기록을 복구 시켜라
p.68
혁신은 단순히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혁신은 문화 변동이죠. 뒤로 열 걸음을 돌아와 실제로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우리 팀에서 보이는 것은 다 필요에 따라 태어난 겁니다.
DDS 국장이자 상철자 크리스 린츠의 이야기 이다. DDS는 2013년 10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에 가입하도록 만든 웹사이트 참사로 생겨났다. 참전군인 2만 명의 건강기록이 국방부에서 보훈처로 전송되던 중 사라져버려 긴급 치료가 필요한 참전 군인이 병원으로부터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다신 이를 복구할 수 있도록 DDS 팀이 뛰어 들어 빠른 시간에 일을 해결해 낸다.
P.58
우리의 유일한 혁신은 우리가 실행한다는 것입니다.
P.59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건 '영향력'이에요. 가장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주도록 짧은 시간 내에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요? 나는 어떤 특정 프로젝트가 1,000억 달러를 아끼게 해주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건 숫자에 불과하니까요.
이들은 불필요한 요식행위들을 갈아 엎고 자신들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반란'을 일으키며 일을 성사시켜나간다.
P.63
시스템에 불경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스티븐 잡스가 팀의 저항성과 독립성을 고취하고자 '해군에 입대하기 보다 해적이 되는 것이 낫다'고 한 말에 영감을 얻은 린치는 고리타분한 시스템에 자신을 맞출 것이 아니라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P.67
그럴 가치가 있었을까요? 나는 그렇다고 믿어요. 목숨을 건 젊은 남녀를 보호하려는 무언가를 만들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면 우린 지는 거니까요. 반드시 관료제를 해킹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아요.
DDS식 접근법 중 제일 마음에 남았던 것을 꼽자면 리더의 역할이었다.
P.68
리더는 규범과 규칙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중 엄호를 해줘야 한다. 레이나 스탈리가 설명했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장벽에 부딪힙니다. 그게 과정이든 사람이든 예산이든 말이에요. 그래서 맨 위에 투사가 버티고 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버티기는 커녕 팀원들을 휘두르다 책임질 상황에서는 꼬리자르기 하듯 나몰라라 하는 리더들도 많이 보아 왔기에 너무나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부모 역시 이런 모습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되고 남들이 보니 안 되고 이렇게 선을 그을 것이 아니라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게 뒤에서 보호해주는 그런 역할 말이다. 그래서 더 마음에 남는 부분이었다.
3. 냄비나 프라이팬도 혁신할 수 있을까?
제목을 본 순간 하다하다 냄비에 혁신이라나,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요리란 당연히 불 앞을 지키면서 켰다 껐다 온도 높였다 낮췄다 동동거리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또 다른 세계가 있다니 놀라웠다.
미션: 누구나 집에서 단 몇 분 만에 미슐랭급 요리를 준비하도록 하라.
P. 360
나파 밸리 포도밭 동편의 완만한 언덕에 있는 어느 식당에서 6명의 미슐랑 스타 셰프가 미래의 가정식 요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이들은 45명의 직원을 둔 푸드 스타트업 헤스탄 스마트 쿠킹을 위해 작업 중이다. HSC의 미션은 누구나 집에서 단 몇 분 만에 미슐랭급 요리를 준비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블루투스로 앱에 연결된 냄비. 이 냄비는 요리에 필요한 정확한 온도로 요리 해 준다. 요리를 하는 사람은 그저 앱에 나온 순서를 따라가기만 한다. '가이드 쿠킹' 이제 냄비도 인터넷 시대에 맞춰 볍놔 한것이다. 기존에 조리기구 산업에서 '혁신'은 새로운 색상, 제작 과정 정도였는데 완전히 다른 모델이 탄생한 것이다.
P.363
진정한 혁신 조직이라면 적어도 떠오르는 기술을 숙지하고 사업모델과 고객 혜택, 전략을 개선하기 위해 그 가능성을 시험해보아야 한다. 성공은 누구도 보장하지 못하며 대개는 투자 시점이 너무 이르거나 늦기 십상이다. 전화기 제조업자인 당신이 네트워크화한 커뮤니케이션에서 블록체인이 어떤 의미를 지닐지 파악하는 데 실패앴든, 산업 제조업자인 당신이 자율주행차량이 글로벌 유통경로에 어떤 여향을 미칠지 무시했든, 잔인하게 짓밟힐 위험성은 틀림없이 존재한다. 센서로 작동하는 사물인터넷을 도외시한 냄비회사도 말이다.
HSC 기업의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음 말이었다.
P.367
성공하기보다 실패하기가 더 쉬울 겁니다. 그렇지만 주어진 옵션이 '높게', '중간으로', '낮게'밖에 없고 당신이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을 때 요리를 하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온도를 완전히 조절하는 능력은 요리에서 정말 중요합니다. 아마 고객은 그런 능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실패하기가 더 쉬운 프로젝트이지만,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기에 시도해 보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위에 소개한 기업 외에도 건강보험보다 사람들이 아프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함을 생각한 포횰라 병원, 먹고살기 힘든 지경이 된 서점에서 책 추천 서비스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헤이우드 힐 서점 또한 인상적이었다.
'혁신'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의 공통점들은 새로운 관점에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는 점이었다. 그렇다고 그 새로운 관점이 아무렇게나 하고 싶은 자신의 관점이 아닌, 고객을 생각하고 사용자를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도 공통적이었다. 여기에 그 그룹의 리더들은 기존은 관료제적 자세를 과감히 버렸다. 자신보다 신입 사원이 오히려 더 많이 알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실패해도 그 실패에서 배운 것이 있으면 된 것이라고 토닥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혁신이라는 것은 아주 먼 일이 아니라 '기존의 틀을 벗어나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어가는 것' 그러면서도 '함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나름의 결론을 내려 보았다. 성공한 기업들을 살펴보면서 리더십, 앞으로의 산업에 대한 모습들도 그려보게 한 <드스럽터 시장의 교란자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히 쓴 리뷰입니다.>
수많은 회사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경쟁을 하고 있다.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고, 그 변화의 속도는 더 가속화된다. 기술 수명 주기도 짧아져서 전화기가 5,000만 사용자에 도달하는데 50년이 걸렸지만 아이팟은 4년, 포켓몬고는 19일이 걸렸다고 저자는 밝힌다.
이러한 빠른 변화에 대해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연결이 가속화될수록 이전보다 더 빠른 변화를 느낄 것이다. 지구 한 곳에서는 유튜브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일상의 모습을 촬영하여 알린다. 너무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자금을 모으기도 쉬워졌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빛의 속도로 바뀌는 사업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는 디스럽터, 즉 시장의 교란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란자들이 진정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한다. 혁신은 고민만 한다고 나오지 않는다.
“혁신은 운 좋게 발견하는 거예요.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나온 영향력이나 아이디어를 완전히 받아들일 때 일어나는 겁니다. 아주 오래도록 문제를 째려보고 있는 사람에게 그런 것이 나올 리는 없지요.” - p15
이제는 예전처럼 CEO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개인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구성원 모두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평등한 조직 문화에서 자신의 상상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이 변화의 흐름에 따라간다. 실패도 자주하고, 이를 통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실패를 부정적인 단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실패는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임을 인지해야 한다. 성공 뒤에는 언제나 실패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많은 혁신 기업들을 나열하면서 이들이 어떻게 파괴적인 혁신가가 되었고, 지금도 혁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지를 다뤘다. 사실 기업들의 수많은 사례가 있지만, 저자는 핵심 포인트를 지속 강조한다.
개방성, 열정, 위임, 책임감, 인재, 도전, 협력, 고객 등.
무엇보다 고객을 중심으로 해서, 뛰어난 인재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CEO는 기업의 큰 비전과 미션을 제공하고, 큰 결정을 내려야겠지만 구성원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해야 한다.
슈퍼셀이라는 핀란드의 게임업체는 ‘극단적 자율성’을 실험하여 성공한 케이스다. 구성원들이 게임을 개발하다가 도저히 끌리지 않자,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프로젝트를 그만 두었다. 단지 다른 게임 아이디어가 더 신이 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통 기업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자율성을 구성원들이 갖고 있었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 파나넨은 직원 280명이 자율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직원들은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이 가장 옳은 결정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내린다. 물론 자신들의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결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금요일에 열리는 총회의에서는 게임의 성공을 축하할 뿐만 아니라, 실패의 축배도 든다. 물론 실패를 복기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레슨을 배운다. 이러한 과정이 굉장히 신속하고 민첩하게 진행된다.
물론 이 회사에도 앞으로 극복해야할 도전 과제들이 있다. 조직이 커지면서, 기존의 도전과 질문의식이 사라질 것을 우려한다.
“가장 큰 위협은 우리가 도전과 자신에게 의문을 보이는 자세를 버리는 것입니다. 대세를 따르면서 여러 프로세스를 고정시키는 것이 훨씬 더 쉽거든요.” - p38
많은 기업들이 프로세스와 룰을 만든 후에 그 과정에 익숙해지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려고 해도 기존의 룰과 맞지 않는 다든지, 우리 기업 문화에는 맞지 않다는 등 다양한 핑계거리를 댄다. 변화를 하는 것보다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편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가장 권위적인 조직인 미국의 국방부에서도 내부 시스템의 오류를 찾기 위해서 해커들을 고용했다. 이들은 DDS(Defense Digital Service)라고 불리고, 용병처럼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라진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정부는 보안 시스템을 더 강화시킬 수 있었다.
기업들은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서 수많은 컨설팅과 내부 시스템에 많은 돈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많은 이들이 언급한 바와 같이 ‘기업의 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혁신은 조직의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도 “문화가 강할수록 한 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업 내 절차가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반면, 문화가 약한 조직일수록 강력한 규칙과 과정이 필요하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내부의 엄격한 룰을 통해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회사가 거대화될수록 워낙 다양한 이들이 모이기 때문에 룰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룰 기반 하에서도 문화를 바꾸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그러려면 경영진이 보다 오픈된 마음으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에 안주하면 안 되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소규모의 팀으로 이러한 변화를 테스트하고 검증해야 한다.
변화를 위해서는 경영진 그리고 구성원들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현재의 자리가 영원하지 않고,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안주하면 안 된다. 앞으로는 이성적인 사람보다 보다 비이성적인 사람이 더 필요할 것이다. 세계적인 극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가 말한 것처럼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남들과 같이 생각하거나 안주하면 안 된다.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춘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고집을 부린다.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에게 달렸다.” - 조지 버나드
진보와 혁신은 기업의 기술, 문화, 조직 등 모든 분야에서 일어난다.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의 변화를 느꼈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변하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나도 변해야 한다.
기술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비즈니스 혁신의 성공 사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사실 이 책에서 주는 교훈은 여타 비슷한 부류의 책들과 다를 바 없다. 의도적으로 직원들 사이에 자율성과 호기심을 적극 조장해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프로젝트를 선택하게 한다거나 수많은 실패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혁신적인 일을 하려고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라는 것, CEO의 임무는 최고로 가능성 있는 사람을 고용해 그들이 어떻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지 결정하도록 내버려두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크고 느리게 움직이는 기업이면 어디나 기술에 능한 소규모 팀이 자유롭게 일하도록 자율성을 위임할 때 이득을 얻는다면서 말이다. 또한 누구나 아무리 엉뚱한 프로젝트라도 제안할 수 있는 문화와 그것을 효율적, 상업적으로 적용하도록 편견 없이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렇게 조직 내 신사업이나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팀을 구성하려는 어떠한 기업도 핵심 사업으로부터 진정한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도전이 거세질 때마다 편안한 길을 택할 것이라면서 말이다. 한편 현재의 수익 분야를 위협하는 요소를 정의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어떻게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 국방부의 기술 향상을 위해 펜타곤에서 복무중인 너드팀, 핀란드에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은행 OP가 AI 연구와 서비스 기획, 린 스타트업 방법론을 도입하여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 살아있는 실험실이 되고 싶어하는 두바이 정부, 전자시민권으로 유명한 에스토니아, 사람들에게 위험을 감수해도 좋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도 괜찮다는 문화를 조성한 오토데스크, 지방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전국 전자상거래 네트워크를 만든 중국우정,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하여 고객이 비행할 때뿐 아니라 더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는 서비스들을 만든 콴타스 항공, 수백 개의 작은 스타트업에 시장 수요의 위험성을 이전하고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 자신만의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 샤오미 등의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특히 진정 위대한 기업가 정신은 막을 수 없는 낙천주의와 통렬한 편집증이 뒤섞여 있다면서 엄청난 낙천주의가 없으면 제정신을 유지하지도, 다른 이에게 전도하지도 못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지에 끊임없이 몰두하고 계획을 마련해 두지 않으면 내내 발목을 잡힐 것이라 언급하고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전문가들 사이의 건설적인 충돌이 가능한 작업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데,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을 나란히 놓는 구조에서 창의성이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너드들로 구성한 특수기동대를 만들어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건 어떨까요? 성과를 내면 다음으로 넘어가고요."
그는 그 자리를 꿰찼고 2015년 11월 복도 길이만 28KM 에다 제복을 입은 뮤장경비들이 지키는 세상의 가장 큰 사무빌딩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54-)
"진정 위대한 기업가 정신은 막을 수 없는 낙천주의와 통렬한 편집증이 특별히 뒤섞여 있어요. 엄청난 낙천주의가 없으면 해낼 수 없습니다. 제정신을 유지하지도, 다른 이에게 전도하지도 못하죠. 그리고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지에 끊임없이 몰두하고 계획을 마련해두지 않으면 내내 발목을 잡힐 겁니다." (-110-)
"아이들이 여러 개의 다른 학교에 다닐 수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UAE의 모든 학생이 수학은 이 학교에서 배우고, 저 학교에서는 수영장을 이용하며, 제3의 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하는 건 어떨까요? 전체적인 학교 시스템을 뒤흔들면 어떨까요?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10배' 사고 방식입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10년 뒤를 내다보고 효과를 지금 산출해 보세요." (-183-)
로우의 42인치 벽걸이 TV 가 가게에 참여하고 있는 위챗 그룹을 보여주고 있었다.마을 사람 10명이 공동구매하면 가능한 특별가격 운동화, 다음 날 아침 우편집배원이 가게로 배달해주는 라텍스 베개와 유기농 오리알 가격 같은 것이었다.위챗은 그녀가 주문한 물건이 도착했음을 고객에게 알리도록 도와준다. 더운 날에는 심지어 동네에서 주문해도 배달을 해준다. (-255-)
"안정적인 기존 회사에서 무안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언제나 항체가 공격해오기 마련이고 전통 사고가 제트스타 프로젝트를 엎어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앨런은 이 사업을 일으켜 세우며 순수하게 독립적인 경쟁 비행사로 존재하도록 보장했죠. 그것은 대담한 첫걸음이었고 성과를 거뒀어요. 콴타스는 가장 성공적인 현지 저가 항공사를 사내 조직으로 둔 세계 유일의 항공사입니다. 나는 위험에 효과적으로 보상받는 거래를 진행하면서 어떻게 해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지 배웠어요. 예를 들어 제트스타 홍콩은 실패했지만 괜찮았습니다." (-320-)
평온한 개울 가에 조용히 거늘던 물고기들 사이에 교란이 일어나려면 큰 물고기를 그 물에 풀어 놓으면 된다.아니면 활동량이 좋은 미꾸라지를 풀면 물고기들 사이에 큰 교란이 일어날 수 있고, 물은 한순간에 흙탕물이 된다. 그것은 자연의 오묘한 법칙이면서,우리가 보고 듣는 사회 생테계 안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 기존의 안정적인 사회가 큰 변화를 겪게 되면, 그 안에서 혼란스러움과 자중지란이 나타나게 된다.그것이 실패로 끝나던 성공으로 끝나던 말이다. 하지만 어느새 적응하게 되고, 기존의 시스템은 무너지고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처럼 경제나 기업에 있어서 기존의 시스템이 바뀌려면 큰 변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여기서 그 큰 변화의 동력을 얻으려면 어떤 문제를 발견해야 하고, 그 문제를 정확하게 풀 수 있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파괴적인 혁신이 요구된다. 그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안정적인 무언가를 기존의 것들을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려면 그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야 하며, 답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들이 요구된다. 즉 우리가 보편적으로 말하는 해커적인 기질을 가진 이, 때로는 어떤 분야에 미친 사람들이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며, 그 원동력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다수의 사람들에게 그 혜택이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꽤 오래전부터 나 스스로 고민해왔던 것이 있다.농민들은 왜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돈을 벌 수 없느냐이다. 농민들의 연령은 점점 더 올라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령화된 농촌 인구들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정부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정책으로 구현한다 하더라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마찬가지다. 이번 코로라 바이러스처럼 예고되지 않은 일이 발생할 때 가장 타격을 느끼는 곳이 농촌인 이유는 그들이 생산하는 농작물을 소비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식당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음으로서, 농민들이 생산한 농작물이 줄어들고, 급식으로 쓰여지지 않음으로서 생산된 농작물을 유통할 방법이 사라지게 된다. 즉 이러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될만한 힌트가 이 책에 나오고 있다. 그건 중국의 시골에서 시행되고 있는 유통 서비스이며, 데이터를 활용한 유통을 추구하고 있었다.즉 스마트폰이나 위챗을 활용해 기존의 우리의 유통 과정들에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 자급자족할 수 잇는 법, 소비자에게 바로 공동구매가 가능하도록 사회적인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소프트웨어적인 사고로 구현한다면, 누구라도 문제를 풀수 있게 되고,기존의 경제 생태계는 새롭게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