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쉬는 날이 끝나는 밤이면 “언제 또 쉬어?” 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면 나는 있는 힘껏 저 우주의 에너지까지 끌어 모아 넘치다 싶은 웃음으로 대답한다. “딱 다섯 밤만 더 자고!” 어느새 10까지의 숫자를 익힌 아이는 손가락을 꼽아보더니 한숨을 쉰다. “아직도 다섯 밤 자야 해?” 함께 논 날이 채 다 저물기도 전에 아이는 다음 다섯 밤을 걱정하는 것을 보면 나는 속수무책으로 가슴이 시려, 아이를 안아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 그림책은 딱 그런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내 마음처럼 무겁지는 않다. 오히려 짧은 문장과 가벼운 호흡이라 부담 없이 읽고, 아이의 마음을 더 가볍게 묻게 한다. (엄마 쉬는 날이 아니라 아빠 쉬는 날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종종 엄마나 아빠의 출근을 매우 무겁게 그려놓은 책들이 있어 날 눈물바다에 빠지게 했다면, 이 이야기는 밝고 맑게 표현하여 오히려 부담 없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아무래도 주인공의 아빠는 오랜만에 쉬나 보다. 아이는 학교에서 내내 아빠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 보면. 밥을 먹으면서도 아빠가 상한 우유를 먹지는 않았는지,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면서도 아빠는 내 생각을 하는지 걱정하고, 비가 오니 오늘은 꼭 나랑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아빠가 아이를 데리러 오고, 아이와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비 오는 날의 탕 목욕”을 하고 평온한 저녁을 맞이한다. 특별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일상의 하루인데 아이는 묻는다. “언제 또 쉬어?” 아마 우리의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뭔가 특별한 것을 해서 오늘이 특별한 게 아니라 그저 엄마와 아빠와 함께 보내서 오늘이 특별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그림책을 읽고 난 뒤에야 찾아보았는데, “제 4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이다. 상 이름에 딱맞게 이 책에는 여백이 많아, 오히려 상상의 여지가 많은 느낌이 든다. 무심한 듯 하얀 여백이 많은 그림으로 그려졌으나,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너무나 많다. 우리의 이야기가 있고, 또 여느 집의 이야기가 있다. 꽉 찬 그림, 꽉 찬 내용의 책보다 오히려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많아지고, 아이의 쫑알쫑알이 오래 이어진다면, 그것은 분명히 숨겨놓은 이야기가 많기 때문 아닐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이와 쉬는 날, 엄마아빠가 일하는 날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내가 미쳐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하기도 해서 놀랍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했다.
아이와 읽는 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이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책에 보이는 그림과 내용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로, 자신만의 세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멋진 순간들. 왜 어른이 되면 그런 재주는 사라지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오늘도 그림책으로 아이의 마음을 읽고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눈물 나게 감사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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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IPTV로 유선에서 바꿨다. 아내를 위해서 했는데 어느새 어리신 분들께서 주로 보신다. 요즘 엄마들이 믿고 보는 오은영 박사가 나오는 프로그램이 책읽어주는 코너였는데 거기서 나오는 책이 맘에 들었는지 꼭 사달라고 했다. 그게 바로 이 그림책이었다.
아빠가 쉬는 날, 아빠랑 놀고 싶어서 그런건지 괜스레 더 미안해지는 마음이 든다. 항상 내 생각하는지, 묻는 마음같다. 어렸을 때에 난 어땠을까? 나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좀 더 크면 잊고 살고 나이가 들면 다시 떠오르는 부모님 생각. 그런 센치한 마음을 갖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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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주인공인 책을 좋아하는데 자연스럽게 아빠와 자신으로
감정이입을 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아빠와 노는 것을 참 좋아하는 아들인데 아빠와 둘만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즐거울까요?
아이를 기다리는 아빠의 마음도 알려줄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그림책이었어요.
독특한 캐릭터의 시선 강탈!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서 그런지
아이도 더욱 집중해서 읽는 것 같아요.
쉬는 날은 아이도 부모도 기다리는 날이지요?
아이가 쉬는 날에 아빠와 함께 보내던 추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