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살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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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살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한다

좋은 삶을 위한 지적인 독서 입문

신도현 | 행성B | 2019년 12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2 (11건)
분야
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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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인문/교양] 나는 잘 살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한다 - 좋은 삶을 위한 지적인 독서 입문 평점8점 | c********u | 2019.12.29 리뷰제목
일단 문사철(문학, 사학, 철학)로 규정하고 시작하는 인문학에 대한 저자 나름의 정의는 그저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정도로 이해하던 나의 지적 수준을 오히려 어렵고 깊게 느껴지게 만들었다.기본의 3개의 학문을 두루 인용해야 하고 기타 심리나 사회학까지도 포함한다고 하니 나름의 인문이라는 분야가 그리 쉽게 볼 장르가 아님에는 분명하다. 근래 들어 너도나도 인문이라는
리뷰제목



일단 문사철(문학, 사학, 철학)로 규정하고 시작하는 인문학에 대한 저자 나름의 정의는 그저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정도로 이해하던 나의 지적 수준을 오히려 어렵고 깊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기본의 3개의 학문을 두루 인용해야 하고 기타 심리나 사회학까지도 포함한다고 하니 나름의 인문이라는 분야가 그리 쉽게 볼 장르가 아님에는 분명하다. 근래 들어 너도나도 인문이라는 타이틀과 주제로 책들이 쏟아지다 보니 내가 너무 만만하게 본 건 아닌지 반성 아닌 반성도 하게 된다.


그러다 인문학이 '안경을 쓴 것처럼 관점을 변화 시키고 명확히 한다'라고 하면서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설득은 공감하기에 충분했다.




"시詩는 '캐는' 것이 아니라 '겪는' 거니까요. 분석이 아닌 경험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p72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문학에 접근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중 '인문학 공부를 위해 필요한 8가지' 소개는 눈여겨볼 만하다.


1. 문제의식 찾기, 스스로 찾아야 하는 고민이나 흥밋거리 같은 것으로 문제의식을 찾아볼 것을 권유한다.

2. 마음 가는 대로 읽어라, 꼭 원문이나 원전이 아니더라도 흥미로운 것이 있다면 쉬운 해설서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3. 어려운 문장을 만났을 때는 그냥 넘어가라, 독서를 하다 난해한 구절을 만나면 이해하려 허덕이지 말고 우선 넘겨라. 하지만 쉬운 책만 고집하지 말고,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차근차근 나가야 '문리'가 트인다.

4. 나의 생각과 다른 책을 읽어라, 비판적 독서법도 중요하지만 자기 가치관 중심의 실천적 사고와 균형을 갖춰라.

5. 강을 건너기도 전에 뗏목을 버리지 마라, 가치관과 부딪히는 불편한 책을 만난다 하더라도 신뢰와 의문을 갖고 내면의 토론이 될 수 있는 장場을 만들라.

6. 오해를 두려워 마라, 해석의 오해를 두려워하지 말고 충분히 사유하라.

7. 배운 만큼 꼭 써먹어라, 읽었으면 실천을 통해 변화를 만들라. 이 일곱 번째 조언은 참 부끄럽게 만든다. 활자 중독이라 여길 만큼 다독을 하지만 변화는커녕 얕은 지적 사유조차 하지 않는 나로서는 반성하게 만든다.

8. 변죽은 과녁이 아니다, 읽은 후 정리는 필요하지만 최소한 시간 할애로 하는 게 유익하다. 글쓰기 위한 독서는 지양해라.


이 8가지 조언을 읽으면서 7번째와 8번째 조언이 마음에 걸렸다. 스스로 활자 중독이라 떠벌릴 정도로 다독하지만 정작 변화는커녕 얕은 지적 사유조차 하지 않는 나로서는 곱씹고 반성하게 된다. 또 어느 순간부터 순수하게 독서의 즐거움이 아니라 누군가 보게 될 블로그의 서평에 공을 들이고 있는 나를 종종 발견하는데 이제부터라도 좀 더 읽는 것에 더 많은 공을 들여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석가모니의 비유에 따르면 인생이란, 지상에는 난폭한 코끼리가 날뛰고 지하에는 독사가 들끓는데 그 가운데에서 썩은 동아줄에 매달려 한 방울 떨어지는 꿀을 탐내는 사람과 같다." p147


인간사에 대한 표현이 이리도 근사할까 싶다. 코끼리에 밟힐까 독사에게 물릴까 전전긍긍하면서 살고자 잡은 동아줄이 썩은지도 모르고 탐욕에 빠져 아슬아슬한 상태로 살아가는 우리가 이 한 문장에 담길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까지 하다. 한데 그 속에 내가 발버둥 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울컥했다. 나를 규정하는 저리 많은 것들이 있음에도 '장애인'이라는 말로 빛나는 모든 내 가치를 덮어 버리는 데 대한 감정이 고스란히 이어졌다.


"장애는 장애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장애를 '겪는' 사람입니다. 장애는 신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 있기 때문이지요." p188


또한 장자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의 '관점'을 이야기하는데 내가 고민하는 지점에 대한 설명이 반갑기 그지없다. 특히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님에도 남들 다하는 정도의 노력을 장애인이 해서 성과를 보이면 장애를 극복한 훌륭한 장애인이 되고 만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의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었다는 장애인 같은 사례들은 '일반화'라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든다. 그렇게 남들 하는 정도의 노력을 했음에도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장애인은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는 열등한 장애인이 되고 만다는 거다. 장애는 특별한 게 아니고 그저 개인의 특성일 뿐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해야 한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못하는 사람도 있고,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일 뿐이다. 그로 인해 '극복'이라는 이벤트는 필요 없다.


그냥 나는 나다. 장애가 있든 없든.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다는 건 곧 한국 사회에서 이들은 대중이 아님을 반증하는 것이지요. 이들은 분명 존재하는데 사회는 이들이 없는 것처럼 취급해 왔습니다. 공백을 은폐하려는 시도입니다. 이에 맞서 싸운 이들이 바로 주체이지요. 장애인이 배려 대상자를 넘어 실질적인 주권자가 되는 투쟁이 바로 사건이고, 곧이어 기존의 비장애인 중심 사회를, 모두를 위한 사회로 전환한다면 새로운 진리가 탄생한 것이지요." p264


이 책을 통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다양한 사상가들의 철학이나 사상을 읽는 것만으로도 혹시 내가 가진 지혜가 있다면 이전 모든 지혜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풍요롭게 느껴져서 행복하다. 단언컨대 곁에 두고 두고두고 봐야 할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깨달았던 것 중에 빼놓을 수 없는 하나는 에히리 프롬이 한 "앉을 때 앉고, 걸을 때 걷고, 밥 먹을 때 밥 먹는다."란 말이다. 한참 가슴에서 요동쳤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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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Think 1. 인문학에 정답은 없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z******8 | 2020.01.13 리뷰제목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논술쌤이다. 아시다시피 '논술'에는 정답이 없다. 그렇다면 '정답'이 있는 학문이 과연 있을까? 아니 단 하나도 없다. 내 관점에서 보자면 말이다. 내 학창시절에 선생님도 말씀하셨다. "공부에 '정답'은 없다. 수학만 빼고 말이다" 난 이 말에 공감하지 않았다. 알고 보면 '수학'도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정답'도 없는데 어떻게 공부하라는 거냐
리뷰제목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논술쌤이다. 아시다시피 '논술'에는 정답이 없다. 그렇다면 '정답'이 있는 학문이 과연 있을까? 아니 단 하나도 없다. 내 관점에서 보자면 말이다. 내 학창시절에 선생님도 말씀하셨다. "공부에 '정답'은 없다. 수학만 빼고 말이다" 난 이 말에 공감하지 않았다. 알고 보면 '수학'도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정답'도 없는데 어떻게 공부하라는 거냐고 되묻는다면 참 훌륭한 학생이다. 대다수는 그런 '반론'조차 따져 묻지 않고 나의 이런 '일방적인 주장'을 그저 외우려고만 한다. '아, 선생님이 '정답'이 없다고 말씀하시는구나. 그런가 보네'..이러고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여기까지'인 친구들에겐 그냥 '정답'을 가르쳐주고 만다. 책의 주제든, 토론 주제든, 심지어 글쓰기까지 '내가 정한 정답'을 그 학생들에게 불러주고 달달 외우기라도 하라고 해준다.

 

  예를 들어,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의 주제는 '이 시대는 몽상가가 절실하다'는 것으로 뽑아주고 왜 그런지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풍차를 공주를 납치한 용으로 착각하고 돌진하는 어리숙한 돈 키호테를 뭐라고 정의하면 좋을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망상꾼? 현실을 도피한 정신이상자? 아니 내 눈엔 '희망'을 노래하는 몽상가로 보인다. 돈 키호테는 자기 스스로 '편력기사'가 되어 세속적인 시대를 휘젖고 다녔다. 그래서 그냥 세숫대야를 '전설의 투구'로 착각했으며 평범한 상인을 정의로움으로 무찔러야 할 '도적떼'로 보기도 했다. 그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모두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딱 하나만은 변치 않는다. 자신을 '정의를 지키는 기사'라고 말이다. 그렇기에 '부당한 무리'를 무찌르는 건 자신만의 숭고한 의무(!)였던 셈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돈 키호테는 시대를 잘못 타고나 어리숙한 짓을 하고 다녔다. 아무리 스스로 옳은 일이라고 여겼더라도 '바뀐 세상'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하고 다닌 셈이다. 그렇다면 돈 키호테를 불쌍하게 여겨야만 할까? 놉!! 그건 아니다. 돈 키호테가 꿈꾸던 세상의 정의를 '오늘날'에도 무모하리만치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초일류국가로 거듭난 '통일 대한민국'을 꿈꾸는 평범한 한국인들 말이다.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꿈 꿔야만 한다. 감히 미국과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을 상대로 '맞짱'을 뜰 용기있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수천 년을 '이 땅'을 지키며 살아온 유구한 역사를 지닌 민족이다. 비록 나라를 빼앗긴 적도 있지만 그 누가 우리를 막을 수 있었느냔 말이다. 우리는 '홍익인간'을 실현하는 세계 유일한 나라이고 인류 공영을 실천할 유일한 '건국이념'을 가진 민족이다. 이런 민족이 아니고서 평화롭게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나라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꿈 꿔야 한다. 현실이 녹록치 않다고 지레 자포자기한다면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다. 그래서 <돈 키호테>는 읽을 가치가 있다. 꿈 꾸는 사람만이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학생들에게 <돈 키호테>는 '긍정적 사고방식의 몽상가'라는 정답을 달달 외우게 한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실제로 상당 수의 학생들에게 실험(?)한 결과 꽤 많은 학생들이 나름의 응용력을 발휘해서 '글짓기 대회'에 나가 상을 타곤 하였다. 간혹 내가 써준 '그대로' 베껴서 내준 친구들은 상을 타긴 했어도 '그 다음'이 없는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달달 외운 친구들 가운데 '나름의 창작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서 '자기만의 생각'을 포장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를 테면, 전교회장 선거에 나가겠다는 초등학교 6학년 친구가 있었다. 벌써 십수 년 전 이야기가 되었다. 연설문을 쓰는데 '다른 후보들과 차별점'을 주고 싶은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내게 도움을 요청한 학생이 있었다. 물론 성적도 좋고 교우관계도 좋고 무엇보다 선생님들에게 신망이 높은 친구였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차별점'을 두자니 만만치 않은 숙제였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일을 한 번 벌여보자'는 마음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주제는 '축구대회'였다. 자신이 전교회장에 선출된다면 '반대항 축구대회'를 매달 개최하겠다는 공약으로 내세우라고 말이다. 그래서 매일 점심시간마다 두 반씩 대진을 짜서 축구대회를 개최하여 반친구들끼리 화합과 협동의 의미를 심어주며 무엇보다 매일 운동을 함으로써 '건강'을 지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학교 vs 학교', '동네 vs 동네', '시 vs 시', '도 vs 도' 더 나아가 '전국대회'와 '국제대회'까지 개최할 수 있는 원대한 포부까지 담은 내용의 연설문의 초안을 작성해주었다. 암튼 '그런(?)' 멋진 연설을 마무리하고 전교회장에 선출되었다는 이야기까지만 듣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몇 년 후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특히 남학생들이 논술수업시간에 점점 지각을 하더니 급기야 '결석'까지 하는 일이 잦아진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은 지각도 싫어하지만 '무단 결석'은 정말정말 싫어하니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선언을 하니, 그제서야 아이들이 이실직고를 하는데, 그 내용이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여서 뒷목을 잡게 되었다. 다름 아니라 내가 '초안'을 잡아준 그 내용이 '현실'로 실현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 전교회장이 '연설한 내용'이 구리시 교내 선생님들과 교장선생님들에게까지 파급력을 미쳤는지, '반대항 축구대회'를 넘어서 '시내 초등학교 축구대회'로까지 개최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아이들은 '방과후'가 되면 '반대항 축구대회'를 열기에 바빴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자발적인 팀 연습'까지 하는 등 일이 점점 커져버렸던 것이다. 물론 좋은 취지여서 딱히 반대할 수도 없고 '말한 대로 이루어진 일'이라 기분이 묘하기도 했는데, 정작 문제는 아이들이 '축구연습'을 하느라 '학원수업'을 빠지기 일쑤였고, 그 학원수업들 가운데 가장 만만한 '논술수업'을 끊어버리곤 하였으니 '내 밥줄'을 내가 끊어버린 셈이었다. 뒤늦게 후회를 했지만..이미 그렇게 되어버린 걸 어쩌란 말인가. 지금도 내가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까닭은 바로 그 '연설문 초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쩝~

 

  암튼, 엉뚱한 결론이 나버리긴 했지만 '정답'을 일러주는 방법만으로도 아이들은 나름의 창작력을 발휘하곤 하는 모습에 뿌듯해하고 있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해도 공부에 '정답'이 없다는 진리를 깨우친 아이는 엄청나게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내가 가르친 아이들 가운데 '명문대'에 입학한 아이들이 그렇다. 그애들의 공통점은 무서울 정도로 지식을 흡입하는 능력이었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치는 아이들이었던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바른 인성'을 갖추지 못해서 왕싸가지가 된 친구들도 있었지만 어쨌든 놀라울 정도로 '힘'을 발휘하곤 했다. 그 힘은 바로 '자기만의 정답'을 찾아내는 힘이었다.

 

  책 이야기는 하지도 않고 웬 삽질이냐고 묻는 분들도 계시겠다. 하지만 이 책을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그런다. 어차피 '정답'이 없는데 이 책의 내용을 굳이 소개해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내가 쓴 리뷰들 가운데 몇몇은 '책 소개'가 아예 없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왜냐면 바로 이 책과 마찬가지로 '책 소개'가 무의미 하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그래서는 '리뷰'가 될 수 없고, 올바른 '서평'이랄 수 없다고도 주장을 펼치기도 하셨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이 책의 취지가 바로 '정답이 없는 인문학책'이다. 그런데 내가 '이 책은 이런 책이다'라고 소개해버리면 '정답'이 생겨버린 셈이고, 독자들은 그 '정답'을 참고 삼아 그렇게 읽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 리뷰 따위를 읽고 이 책을 직접 읽어볼 독자분이 얼마나 계실지는 의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리뷰어'가 몇 분 안 계신 독자들을 고려하지 않고 멋대로 써버린다면 그 또한 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을 선택한 분들이 후회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리뷰어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살짝 소개하려고 한다. 이 책의 제목이 '잘 살기 위해'서 인문학을 공부한다고 했지만, 현실은 '인문학 공부'하면 밥 굶기 딱 좋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다. 더구나 이 책에 '잘 살 수 있는 방법' 따위는 적혀 있지 않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변치 않는 진리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재미는 어떠냐고? 독서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이 책을 읽고도 '재미'를 느끼지 못한 분이라면 '진정한 책 읽는 즐거움'을 아직 느끼지 못한 분이 확실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요정도면 이 책의 소개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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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는 잘 살기위해 인문학을 공부한다] 좋은 삶을 위한 지적인 독서 입문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c*****7 | 2019.12.26 리뷰제목
신도현님의 "나는 잘 살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책 제목이 마음에 쏙 들었다. 책의 디자인 또한 흰색을 바탕으로 빨간색으로 크로키한 책 읽는 사람(아마도 작가님일 것이라 생각된다.)으로 군더더기 없이 단정하다. 이 책의 표지 디자인이 딱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이다. 인문학이란 무엇이고,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인문학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과 인문학을
리뷰제목

신도현님의 "나는 잘 살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책 제목이 마음에 쏙 들었다. 책의 디자인 또한 흰색을 바탕으로 빨간색으로 크로키한 책 읽는 사람(아마도 작가님일 것이라 생각된다.)으로 군더더기 없이 단정하다. 이 책의 표지 디자인이 딱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이다. 인문학이란 무엇이고,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인문학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과 인문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설명하고 있다.



책은 모두 8부로 편성되어 있으며, 1~4부는 1부 '인문학이란 무엇일까'로 부터 시작하여 문학, 사학, 철학로 대변되는 인문학 전반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진다.  2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할까'에서는 인문학의 효용과 당위성을 생활 주변의 사물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3부는 '인문학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들'은 인문학에 관계된 담론들을 이야기한다. 4부는 '인문학이라는 산에 오르는 8가지 방법'으로 인문학을 공부하기 위한 출발선에 해당하는 문제의식부터 마지막 실천까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 다음 5~8부는 각각 '나'에서 시작하여 '타인', '세계' 그리고 '잘 사는 것'으로 인식의 단계를 넓혀가는데 도움이 될 책들과 문구들을 소개하고 설명해 주고 있다. 


책의 서문에 보면 신도현 작가님의 지인께서 처음 뵙는 자리에서 "어디에서 왔어요? 또 어디로 가지요?"라고 여쭤 멋쩍게 웃기만 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이것이 인문학의 역사에서 풀고자 하는 두 가지 질문이라고 소개한다. 우리나라의 2009 개정 교육 과정에서 융합 과학이라는 과목이 신생되었었다.(지금은 2015 개정 교육 과정이며 융합 과학은 사라지고 통합 과학이 있다) 그 때 책의 시작이 "우주의 기원"이었다. 빅뱅(대폭발)으로 촉발된 우주의 시작. 상당히 어려운 내용을 고1 수준에서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이러 저러한 연수나 교육 프로그램과 빅뱅 관련 책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었다. 그 중 연세대 이석영 교수님의 강의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빅뱅을 설명하고자 화면에 띄웠던 그림이 고갱의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였다. 이는 아마도 인문학과 자연 과학이 그 뿌리를 같이하고 지금은 다른 가지에서 꽃을 피운듯 하여도 그 귀결은 또 한가지로 수렴하는 것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들었다. 또 미래 사회에 필요한 소양이 인문과 자연 과학의 융합임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책은 매 단락이 짧게 짧게 씌여저 있어 쉽게 읽힌다. 또 이 책을 모두 읽고 도움이 될 만한 서적들도 함께 추천해 주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여 감히 거대한 인문학의 산에 올라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길라잡이로의 역할을 충분히 하는 책이라 생각된다. 


자가 계발서에서 인문학으로 넘어가려는 사람들에게 5~8부에 실린 내용들과 책 말미의 추천도서 목록은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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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는 잘 살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한다 평점10점 | g****i | 2020.01.16 리뷰제목
-고등학교 도덕시간이었다.-‘장자라는 사람이 낮잠을 자는데 꿈에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녔다. 잠을 깨고 보니 내가 꿈에서 나비가 된건지, 나비가 꿈을 꾸어 꿈에 사람이 된 것인지....’라는 호접몽(蝴蝶夢) 대목이 나왔다.-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내가 사람이 아닐수도, 다른 어떤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나란 존재는 대체 무엇일까? 산다는 건 무얼까?’ 라는 의문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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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도덕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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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라는 사람이 낮잠을 자는데 꿈에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녔다. 잠을 깨고 보니 내가 꿈에서 나비가 된건지, 나비가 꿈을 꾸어 꿈에 사람이 된 것인지....’라는 호접몽(蝴蝶夢) 대목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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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내가 사람이 아닐수도, 다른 어떤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나란 존재는 대체 무엇일까? 산다는 건 무얼까?’ 라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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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한 호접몽에 대한 기억을 찾아 장자책을 읽어 나갔다. ‘붕정만리(鵬程萬里)’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고,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는 책을 탐독했다. 도서관 한 켠에 앉아 내편, 외편, 잡편을 찾아읽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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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흔들리던 시기에 난 장자의 도움을 받았다. 인생,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다는 걸, 흔들리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땐 무언지도 모르고 탐닉했지만, 바로 이것이 인문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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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걸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몇년전부터 불어댄 인문학 열풍은 삶의 고됨과 더불어 인간성의 상실이 자아낸 현대사회의 필요이기도 하다. 삶의 근원을 묻고, 나의 존재, 타인의 존재를 비롯하여, 대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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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인이나 철학자들은 이미 그런 고민을 해왔고, 그 고민에 대한 답을 구해왔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에 해온 고민과 답이 있기에 좀 더 쉽게 ‘인생은 모두 이런거야.’ 라며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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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학, 철학 일명 문사철로 통칭되는 인문학(人文學)은 한자 그대로 ‘사람에 대한 학문’이다. 아는 만큼 행하게 되고, 반성하게 되고, 치유하게 한다. 살아갈 원동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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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문학을 가벼이 들려준다. 인문학이 무엇이고, 왜 필요하며, 어떻게 접하면 되는지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칸트, 러셀, 알랭 바디우 등을 만나게 해주며,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로 인해 인생을 이해하게 된다. 작가의 풀어가는 방식이 참으로 유연하다. 하마터면 밤샘을 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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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만나보자. 인사만이라도 좋다. 충만한 내 삶을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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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소개하는 인문학을 등정하는 8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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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식이 출발선이다.
마음 가는 대로 읽어라.
어려운 문장을 읽었을 때는 그냥 지나쳐라.
나의 생각과 다른 책을 읽어라.
강을 건너기도 전에 뗏목을 버리지 마라.
오해를 두려워 마라.
배운만큼 꼭 써먹어라.
변죽은 과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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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사람의 삶을 연구하고 사람에게 삶의 의지와 힘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인문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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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이전에는 인문학이 치유를 담당했지요. 옛 사람들은 인문학에 조예가 깊은 스승을 만나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거나 인문학 서적을 읽으면서 내면의 고민을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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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꼭 고전 원전을 직접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버리셔도 좋습니다. 흥미가 생길 때 읽어도 늦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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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노자라면 남성과 여성으로 이름 붙이지 말라고, 그래서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을 벗어 버리라고 할 겁니다. ...... 그것들을 벗어 던져야 내가 나답게, 네가 너답게 주체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향유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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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좋은 삶을 위한 지적인 독서 입문 평점10점 | l***4 | 2019.12.20 리뷰제목
나무는 꽃을 버려서 열매를 맺고물은 강을 버려서 바다를 만나고새는 둥지를 버려서 하늘을 날고사람은 욕심을 버려서 자유를 얻는다- 강원도 낙산사 암자 홍련암에 있는 글 -   인문학을 왜 공부할까요?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아니면 나를 알아가기 위해서, 어찌 되었든 최근 인문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중심에 서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한 삶을 생각합니다
리뷰제목

나무는 꽃을 버려서 열매를 맺고

물은 강을 버려서 바다를 만나고

새는 둥지를 버려서 하늘을 날고

사람은 욕심을 버려서 자유를 얻는다

- 강원도 낙산사 암자 홍련암에 있는 글 -

 

  인문학을 왜 공부할까요?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아니면 나를 알아가기 위해서, 어찌 되었든 최근 인문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중심에 서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한 삶을 생각합니다. 행복이라는 것도 모두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도 알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행복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인문학 저술가로 활동 중인 「신도현」님의 「나는 잘 사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한다」(행성B 펴냄)은 그가 그동안 인문학을 공부해온 이유와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는 자신이 누군지, 태어나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궁금했으며,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답을 찾았을 까요? 정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인문학은 정신과학이며, 자연과학적인 방법을 활용하는 사회과학과 달리, 삶의 경험과 감정, 이성적 통찰 등을 중시하는 학문이라고 정리합니다. 저자는 인문학의 범주를 문학, 사학, 철학 셋으로 좁혀서 바라봅니다. 소위 문사철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실천적인 측면에서도 함께 공부해야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최근 인문학의 경향을 대학강단에서 전통적으로 학문을 하는 강단 인문학, 이와는 반대측면인 개인의 자기계발을 접목하고 활동하는 자기계발 인문학, 또 하나는 강연이나 집필활동을 통해 대중과 접하고 있는 강호 인문학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과거부터 인문학이 위기라는 말은 지속되어 왔다는 사실입니다. 인문학이 화려하게 꽃피웠던 황금기에도 인문학을 이끌었던 사상가들 조차 당시를 위기라고 말했다는 점입니다. 논어에도 "엤날 학자들은 자신을 위해 공부했지만, 오늘날 학자들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 공부한다"라는 구절이 있다는 내용은 어찌보면 오늘날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문학이 더 침체도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에 저자는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과학기술에서 파생된 많은 문제들을 인문학이 해결 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문학을 직각자로 표현합니다. 집을 지을 때 직각자가 재단의 기준이라면, 생각의 집을 지을 때는 논리가 기준이 된다는 겁니다. 직각자로 잰 자들이 모여 집이 되듯이, 논리적인 명제가 모여 하나의 건강한 사유를 형성한다는 거지요. 논리가 중요한 이유는 최소한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 주기 때문이며, 논리 없이 남다른 생각, 새로운 사유만 좇다간 자칫 괴물 같은 사상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는 점이며, 이런 논리력을 기르는데 인문하기 큰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인문학은 붓도 된다고 합니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자신의 주장과 감정을 표현할 적절한 단어나 문자이 떠오르지 않을 경우 즉 표현력은 자신의 언어 창고에 다양한 말을 담아 놓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인문학은 언어 창고를 풍부하게 채워준다는 것이지요.

 

  『시인 정지용은 "미인의 점 하나는 매력이 될 수 있으나, 시에서 잘못 찍은 점 하나는 시 전체를 무너뜨린다"고 말했지요. 이렇듯 치밀한 작업 속에서 인문학적 글이 탄생합니다. 그런 글에는 단어 하나 허투루 쓰이지 않습니다. 인문학을 자주 접하다 보면 이런 글들이 자신만의 언어 창고에 차곡차곡 쌓이게 될 겁니다.』 - 본문 중에서 -

 

  인문학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들 중에서 '가사를 몰라도 팝송은 즐길 수 있다"는 표현은 흥미롭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려면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는데 우리가 문학에서 원하는 것은 작품 연구가 아니라 작품 감상하라는 것이다. 시를 읽을때 어렵게 생각하는데 처음부터 분석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먼저 시를 나지막이 낭송해 보라는 겁니다. 모르는 건 그냥 그대로 두라는 겁니다.

 

  인문학이라는 산에 오르는 8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① 문제의식이 출발선이다

  ② 마음가는 대로 읽어라

  ③ 어려운 문장을 만났을 때는 그냥 지나쳐라

  ④ 나의 생각과 다른 책을 읽어라

  ⑤ 강을 건너기도 전에 땟목을 버리지 마라

  ⑥ 오해를 두려워 마라

  ⑦ 배운 만큼 꼭 써먹어라

  ⑧ 변죽은 과녁이 아니다.

 

  이후에 소개하고 있는 24인의 이야기는 인문학을 찾아 읽을 수 있는 간략한 핵심을 소개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 저자는 이 외에 더 많은 공부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맨 뒷쪽에 참고할 고전들까지 잊지 않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인문학을 처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길잡이, 배려하는 마음을 담고 있어 마치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것 같습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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