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짜증 나는 이유는 흡혈만이 아니다. 윙윙거리는 소리가 사람을 미치게 한다. 어두운 밤, 자려고 누웠는데 귓가를 맴도는 소리. 벌떡 일어나 잡자니 잠이 달아나고, 그대로 참자니 거슬린다. 게다가 곧 간지러움이 예견된다. 진퇴양난의 상황. 이쯤되면 내 피가 빨리고, 심한 경우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에너지 흡혈귀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우리 주변에서 활기찬 에너지를 가져간다. 게다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며 주변에서 계속 윙윙거린다. 이건 안 될 거야, 나는 틀렸어. 자기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준다. 이들을 퇴치하자니 인간관계가 어그러질까 두렵고, 안고 가자니 너무 힘들다. 진퇴양난. 심한 경우 우울증이 따라오거나 조직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떠오르지도 않는다. 단지 내 눈에 저 사람이 안 보이기를 바랄 뿐.
조명회사의 팀장인 조지가 위기의 순간에 우연히 타게 된 출근 버스에서 10가지 법칙을 배워 간다는 우화다. 이런 우화들이 그렇듯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 사람은 이야기에 매료되고, 더 잘 기억하며, 더 깊이 공감한다. 짧은 글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의지를 북돋을 수 있다. 다만, 우리네 삶은 10개의 법칙으로만 살기에는 좀 더 복잡하고 골치 아플 뿐이다.
이야기와 법칙은 명료하다. 긍정의 에너지를 가지고 같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과 함께 하라는 것. 위기가 있겠지만 긍정의 힘은 더 강하다. 내가 부정적인 사람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애초에 나는 글러 먹은 인간일까. 이런 긍정의, 행복한 우화 뒤에 늘 씁쓸함이 따른다. 긍정이 항상 선으로만 작용할까. 너무 감당 못 할 변수를 생각해서일까. 단순하게, 복잡하지 않게 이야기의 힘을 따르지는 못할까.
삶의 대부분을 뱀파이어, 아니 너무 거창하다면 에너지 모기로 살아왔다. 앵앵거리며 사람들을 귀찮게 하는 그런 존재. 퇴치되어야 할 대상으로 말이다. 서글프다. 모기도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었을 뿐인데, 퇴치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기가 아닌 척해야 할까. 모기도 불쌍히 여겨주는 스님을 만나야 할까. 아니면 또 다른 존재로 다시 태어나야 할까. 다행히 지금은 모기가 없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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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문젯거리도 당신에게 줄 선물을 함께 들고 오게 마련’ -리처드 바크 p.30
E(EVENT) + P(PERCEPTION) = O(OUT-COME) p.89
누군가를 초대하였기에 기다림이 있다. 시련이 있었기에 용기와 의지가 빛을 발하는 것처럼. p.113
목표란 다른 사람보다 더 나아지는 게 아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어제의 너’보다 나아지는 걸 목표로 삼아라. p.159
신은 우리의 심장이 열릴 때까지 우릴 아프게 하신다. p.169
“열정(ENTHUSIASM)은 ‘신의 영감을 받았다.’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엔테오스(ENTHEOS)’에서 유래했답니다.” p.181
사람은 존재로써 설득한다. -월트 휘트먼 p.181
삶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가장 단순한 것 p.255
일전에 카이스트大 모 교수님이 "요즘 학생들은 왜 문제 해결 능력이 이전 세대보다 뛰어난가"를 두고 주장을 펼치시는 걸 봤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과 분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청소년기에 습득한 지식의 질, 코르푸스(corpus) 면에서 앞선 세대가 익혔던 것과는 훨씬 나은 환경이고, 어려서부터 그런 "진화된 지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기성 세대보다 유리한 점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세대가 거듭될수록, 사람들은 더 똑똑해지는 거겠구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대체에너지, 재생 에너지의 중요성을 교과 과정에서 강조는 했습니다만, 예를 들어 "파력 에너지, 조력 에너지" 같은 것은 "그 상업적 이용 가능성이 아직은 희박하다"는 식으로 교과서에 간략하게만 나와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 책(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했을 책)을 보고서야, 비로소 현재의 에너지 이용 가능성과 실제 이용 현황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파악할 수 있었네요.
우리가 공부할 때와는 이처럼이나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 - 특히, 조력 발전, 파력 발전의 모습과 시설을 컬러 사진으로 선명하게 보여 주고, 발전기의 작동 원리를 깔끔하게 그래픽화한 편집이, 책의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 에, 요즘 아이들이 새삼 부러워지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에너지 추출과 개발의 최첨단 지식에 대해 내가 이만큼이나 무지했구나 하는 생각,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인류가 갈 길은 여전히 멀군!" 하는 안타까움도 들었습니다. 하긴, 일상 생활에서 바로 실감이 올 정도의 변혁이 있었다면, 이런 책을 보기 전에 이미 그 사항에 대해 알고 있었겠죠.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지만, 그 진전이 인류의 생활 패턴을 바꾸어 놓을 수준까지는 채 이르지 못했기에, 일반인의 인식과 각성은 아직 미흡했을 뿐이었다.. 이 정도로 책임을 얼버무리고 싶은 심리라고나 할까요.
에너지는 인류가 자신의 욕망과 꿈을 이룰 수 있는 필요최소한의 발판입니다. 에너지의 창출이 없으면, 인간은 나무 위. 혹은 들판에서 수렵과 채집, 어로를 일삼던 그때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과 편익을 자기 생각대로 현실에서 실현하려면, 에너지는 엔트로피 변위를 통해 어디에서부터건 새로 생겨야만 합니다. 무작정 인간의 탐욕이니 자연 파괴니 하며 나무랄 일이 아닙니다, 그런 비판을 할 수 있는 두뇌 작용도 결국 에너지원의 새로운 발견에서 동인을 찾아야 가능하죠. 다만 우물을 파다 수맥을 말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우리 생존의 근원적 토대인 어머니 지구를 신경 써야만 하는 일이고 말이죠.
이 책에 친절히 소개된 태양열 에너지를 보시면, 아마도 이런 시설을 구비한 곳이 우리 주위에도 많기 때문에 비교적 다른 재생에너지보다 독자에게 친숙하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설명은 쉽고, 아주 자세합니다. 이런 대목을 읽으면서도, "요즘 아이들은 이런 사항과 지식까지 머리에 넣고 있어야 하나?" 같은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던군요. 하긴, 결과 위주, 암기 위주의 교육은 그 자체로 병폐죠. 하나를 알아도 원리를 알고 응용이 가능한 지식을 알아야 그게 진짜 지성이 아닐까요.
얼마 전 대통령이 UAE에 한국형 원전을 팔러 갔죠. 중동이라면 무엇보다 석유가 풍부한 곳인데,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파는 게 장사라고 하더니 그들에게 에너지원을 세일즈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물론 이는 UAE 정부 당국의 국가 전략 계획 산물이지 우리가 교활한 술책을 부린 건 아닙니다만). 이 책에는 그 원자력발전의 허와 실에 대해서 아주 조목조목 짚고 있습니다. 흔히 값싸고 큺린한 에너지 생산 방식이라고 하지만, 결코 값이 싸지도, 그리고 청정하지도 않다는 주장은, 아마 동일본 대진재와 그 여파를 본 많은 학생들이 공감할 것 같습니다. 환경 단체가 그토록 오랫동안 주장해 오던 것이, 눈 앞에 현실로 펼쳐지니 더 빠른 이해가 가능하겠죠. 영광 원전이라고만 알고 있던 시설이, 책에는 "한빛 원전"이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해당 지역 주민의 이해(利害)를 고려한 명칭 변경 사실까지 다 반영된 결과입니다.
아무래도 저자의 관점은, 기계적인 시야가 아닌 가치지향적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기본적으로 탄소 에너지의 과다한 사용에서 비롯하며, 우리가 삶의 터전을 유지 보전하려면 재생 에너지 의존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을, 책 말미, 그리고 챕터 곳곳에서 예증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의 중요성도 깨우치고, 그 에너지를 획득하는 바람직한 방법이 뭔지도 가르쳐 주는, 바람직한 교재였습니다.
번역서이긴 하나 (위에 적었듯이) 우리의 실정, 최신의 사정이 다 반영된 점이 좋았고, 문장이 무난하고 자연스럽습니다(해당 분야의 전문가의 솜씨라서 그런가 봅니다). 다만 63페이지 맨 위의 문장 같은 건, 아이들이 읽기에 다소 껄끄럽고 난해한 복문 구조가 아닌가 싶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