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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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약국

리뷰 총점 9.3 (7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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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독일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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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종이약국』문학의 약제사가 사랑의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 평점7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5.11.30 리뷰제목
왜 '종이약국'일까. 처음엔 심리 에세이인 줄로만 알았다. 사랑이야기였다. 그중에서도 사랑의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문학의 약제사. 이런 말 들어보셨나? 사랑의 상처에 책을 처방해준다. 사랑에 상처받은 사람을 꿰뚫어보고 듣는 사람이 있다. 페르뒤 씨다. 그는 파리의 센 강 위에 배를 띄워놓고 수상 서점을 운영한다. 사랑에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책을 처방한다. 누구
리뷰제목

  왜 '종이약국'일까. 처음엔 심리 에세이인 줄로만 알았다. 사랑이야기였다. 그중에서도 사랑의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문학의 약제사. 이런 말 들어보셨나? 사랑의 상처에 책을 처방해준다. 사랑에 상처받은 사람을 꿰뚫어보고 듣는 사람이 있다. 페르뒤 씨다. 그는 파리의 센 강 위에 배를 띄워놓고 수상 서점을 운영한다. 사랑에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책을 처방한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책을 처방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에 꼭 맞는 책을 처방한다. 맨처음 그 책을 거부했던 사람도 읽고나서는 다른 책도 소개해 달라고도 한다.

 

  우울할 때나 슬플때 연애 소설을 읽으며 함께 웃고 울며 그 감정에서 벗어나오곤 하는데 이처럼 페르뒤 씨는 상처를 가진 사람들에게 책을 골라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왠지 굉장히 멋진 일을 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종이약국' 이라는 표현도 마음에 들었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상처 치유라는게 거창한 것은 없다. 소소한 일상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사랑의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치유되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걸 책이나 실생활에서 알게 되었다.

 

  수상서점을 운영하는 페르뒤 씨는 어떻게 이런 종이약국을 열게 되었을까. 다른 사람에게 사랑의 괴로움에 처방을 내리는 그는 어떤 사람일까. 아파트에서 최소한의 가구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종이로 된 약을 처방하지만 정작 페르뒤 씨는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을까. 이쯤에서 궁금할 수 밖에 없다.

 

  페르뒤 씨의 아파트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고 방마다 이름이 붙여져 있다. 그 중 20년 동안 문을 닫아놓은 방이 있었다. 라벤다라는 이름이 붙여진 방. 사랑의 상처를 안고 그 방을 봉인해놓은 곳이었다. 갑작스럽게 남편이 떠나고 난뒤 괴로워하는 카트린에게 오랫동안 숨겨놓았던 가구 하나를 건네주고 그녀에게서 편지를 발견했다는 말을 듣는다. 그로부터 그는 20년 전의 연인 마농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그녀를 사랑했다는 것. 그녀에게 결혼할 약혼자가 있음에도 아주 많이 사랑했다는 것. 자신을 남겨두고 떠나면서 남긴 편지를 20년 동안이나 뜯어보지 않았다는 것. 그는 마농이 남긴 편지를 읽고 충격에 빠진다. 마농을 잃었다는, 그녀가 자신을 두고 다른 남자에게로 떠났다는 것에 대한 상처를 여태 봉인해두고 있었는데 20년만에야 그 상처의 봉인이 다시 풀린 것이다.

 

 

 

책은 의사인 동시에 약이기도 해요.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하죠. 손님이 안고 있는 고통에 맞는 적절한 소설을 소개하는 것, 바로 내가 책을 파는 방식입니다. (39페이지)

 

  그는 수상 서점의 배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모든 것이었던 마농을 향해 떠난 것이다. 배가 움직이고 있을때 한 아파트에 사는 신예 작가 막스 조당이 배에 탔고, 그들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아들 뻘인 막스 조당은 더이상 글을 쓸수 없어 괴롭다고 했고, 페르뒤 씨는 5년간 사랑했고, 20년간 봉인해두었던 마농을 찾아 떠났다. 그들이 가는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들 사랑의 상처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었다. 하룻밤 사랑했던 여자를 찾아 평생을 헤매고 있는 쿠에노를 배에 태웠고, 페르뒤 씨가 마농을 잃은 상처에 괴로워할때 힘이 되어 주었던 '남녁의 빛'의 작가 사나리 등을 배에 태웠다.

 

독서는 끝없는 여행이다. 기나긴, 그야말로 영원한 여행. 그 여행길에서 사람들은 더 온유해지고 더 많이 사랑하고 타인에게 더 친근해진다. 조당은 그 여행을  시작했다. 이제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세상과 사물과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은 걸 가슴속에 품게 될 것이다. (172페이지)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중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사람으로 인해 치유받는 것. 사랑 또한 마찬가지라고 본다. 죽도록 사랑했지만 시간이 흐른 후 사랑의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에게 찾아온 새로운 사랑을 거부하지 않는 것이다.  

 

  남프랑스 프로방스의 풍경이 마치 영화처럼 그려졌다. 치유와 로맨스가 있는 '종이약국'이라는 수상 서점에 한번 타보았으면 싶다. 온통 사랑에 빠져있거나 사랑의 상처로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곳. 페르뒤 씨가 나에게 골라주는 책은 어떤 책일까 못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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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종이약국 평점6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15.11.28 리뷰제목
가끔 나는 생각한다. 스무 살의 나로 돌아간다면.. 미친 듯이 나를 내려놓고 사랑해보고 싶다고. 나는 사랑에 관해서는 소심했고, 상처받기를 두려워했으며, 상대가 떠나기 전에 먼저 떠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면 내가 덜 아파할 것 같다고. 그렇게 사랑에 대해서도 감정보다는 이성을 우위에 둔 나였기에 사랑만큼은 후회스러울 때가 있다. 어차피 한 번 뿐인 인생인데..
리뷰제목

가끔 나는 생각한다. 스무 살의 나로 돌아간다면.. 미친 듯이 나를 내려놓고 사랑해보고 싶다고. 나는 사랑에 관해서는 소심했고, 상처받기를 두려워했으며, 상대가 떠나기 전에 먼저 떠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면 내가 덜 아파할 것 같다고. 그렇게 사랑에 대해서도 감정보다는 이성을 우위에 둔 나였기에 사랑만큼은 후회스러울 때가 있다. 어차피 한 번 뿐인 인생인데.. 나는 왜 사랑에 소심했고 소극적이었을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나 자신은 상처받고 싶지 않았던 이기심 때문은 아니었을까? 나름 생각해 본다. 그래서 그런지 사랑에 관한 소설은 묘하게 나를 들뜨게 한다. 그러나 사랑이라고 해서 모두 공감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 슬픈 것도 아니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랑도 있고, 고개를 갸웃하는 사랑도 있으니.. 그건 국적이나 사람, 나라와는 상관 없겠지 

 

여기 파리 센 강 위에 서점이 있다. 수상 서점, 종이 약국. 이 곳에서는 돈이 있다고 책을 사는 건 아니다. 손님의 상처와 슬픔을 진단하고 그에 맞게 책을 처방하는 것이다. 이것이 종이 약국 서점의 주인 페르뒤 씨의 방식이니까. 이 서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다. 사랑에 버림 받거나 배신당한 사람 혹은 연인의 죽음 등. 이곳에서 책 처방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게 새로운 삶을 산다. 그렇지만 페르뒤씨가 치유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바로 자신. 이제껏 살아가는 게 용할 정도로 그는 아프다. 젊은 시절 운명적 사랑을 만났지만 그녀는 뜨겁게 사랑하고 자취를 감춘 것. 자신의 아픔을 봉인한 채, 다른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며 살아가는 페르뒤 씨. 그러던 어느 날 봉투 하나가 발견되고 그것을 보자 페르뒤씨는 혼란에 빠져 책 한권을 들고 종이 약국을 출항시키게 되는데...

 

혜나가 있는 집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상처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 책은 죽은 아들 때문에 아파한 엄마의 이야기였다. 스스로 고립되고 스스로 혼자가 되었던 주인공이 여행을 통해 상처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는 무한한 감동을 줬다. 이 책 역시 그러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글쎄... 나는 왜 이들의 사랑이 그리고 상처에 공감되지 않을까? 페르뒤씨가 사랑한 사람은 결혼을 앞둔 여인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페르뒤씨와 사랑을 한다. 두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로. 그리고 자신의 아픔을 감춘 채 페르뒤씨를 놔두고 사라진다. 20년 가까이 페르뒤씨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까? 사라진 그녀를? 그녀라는 허상에 발목 잡혀 자신의 인생을 상처로 가득하게 만든 남자. 남자도 여자도 나는 잘 모르겠다. 그들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이름도.

 

내가 보기엔 둘 다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어서. 사람들은 사랑의 상처를 이기려면 시간이 약이라고 말한다. 처음 이별했을 때 나는 생각했다. 그게 어떻게 충고가 되니? 시간은 내 마음대로 흘러 보낼 수 없는 거잖아?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처방전을 알려줘. 이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누군가 그랬지? 사랑한 시간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사랑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예전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이별이라는 것, 그리고 사랑의 상처라는 것은 인위적으로 내가 마음대로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어쩜 내 사랑의 방식이 페르뒤씨랑 닮아있지 않아서 이 책의 방식에 공감할 수 없었나 보다. 여행을 통해 페르뒤씨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아픔을 만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된다.

 

사람이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은 다양하다고 인정하고, 그 속도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만... 솔직히 이 책은 지루하다는 생각이 강하다. 꼭 이런 식으로 상처를 치유하지 않아도 되잖아? 혹은 이런 에피소드는 빼도 상관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한다. 조금 더 감정이 간결하고 질질 끌지 않으면서 여운을 남기는 상처 치유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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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015 결산]종이약국 평점9점 | k******5 | 2015.12.13 리뷰제목
<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제목만 봐서는 약국에 처방전을 들고 가는데 굳이 종이약국이라고 명명하나...그런 선입견이 든다.   <이책은>박하출판사의 서평 의뢰를 받았다.   <저자는> 저자 : 니나 게오르게 Nina George ---발췌하다   독일 북부 빌레펠트에서 태어났다. 1992년 기자, 칼럼니스트로 시작하여 지금은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순문학뿐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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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제목만 봐서는 약국에 처방전을 들고 가는데 굳이 종이약국이라고 명명하나...그런 선입견이 든다.

 

<이책은>
박하출판사의 서평 의뢰를 받았다.

 

<저자는>

저자 : 니나 게오르게 Nina George ---발췌하다

 

독일 북부 빌레펠트에서 태어났다. 1992년 기자, 칼럼니스트로 시작하여 지금은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순문학뿐 아니라 미스터리, 스릴러, 로맨스 등의 여러 장르를 소화하며 다양한 개성을 지닌 작품들을 발표했다. 2011년 독일 최고의 로맨스 작가에게 수여하는 델리아 상을, 2012년 독일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에 수여하는 글라우저 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3년 《종이약국》을 발표하자 100만 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부상했다.
이 책이 독일에서 출간되자마자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영미뿐 아니라 유럽 지역 출판사에서 번역본을 내기 시작하여, 현재 총 33개국의 독자가 자국의 언어로 읽고 있다.

 

<책읽은 소감>

  겨울연가 본방은 못 보고 재방송으로만 다 봤었다. 고교 시절  유진(최지우)은 상혁(고 박용하)과 참 잘 지낸다. 상혁은 그야말로 바른생활 사나이 전형. 부잣집의 독자로 부모의 사랑을 고루 받으며 모나지 않고 배려할 줄 알며 포용력도 깊은 사나이. 상혁의 부모님은 며느리감으로 맘에 들어하고 유진을 위한 상혁의 마음은 지고지순하다. 준상(배준)은 편모 슬하(애당초 아버지는 없는 상황)에 고독해 보이는 모습이 감수성 어린 마음을 두드리는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 교우들과의 소통에는 무심한 편인데...

 

  종이약국을 대하며 겨울연가의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여기 페르뒤 씨와 루크 씨 그리고 마농이 있다. 페르뒤 씨는 준상이라 볼 수 있고, 루크 씨는 상혁에 부합한다. 마농은 당연히 유진. 페르뒤 시는 수상서점의 주인장이다. 선박을 서점으로 꾸몄다. 처방은 책이고 약사는 페르뒤 씨다. 마음 상태 따라 주인장이 권하는 책을 판매한다. 손님이 원하는 책이라고 무조건 팔지 않는다. 페르뒤 씨의 놀라운 감지력은 상대의 마음 상태를 읽어내고 그가 처방한 책은 대개는 효과가 있다. 페르뒤 씨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길래 문학 약사가 될 수 있었을까.

 

  예술가 남편의 에이전시에서 홍보 일을 하던 카트린. 일을 마치고 집에 오니 트렁크 하나와 그 위에 올려진 이혼 서류가 그녀를 맞이했다고 한다. 남의 일에 관심이 없던 페르뒤 씨지만 알거지나 진배 없는 카트린에게 식탁 기증 약속을 한다. 무려 21년 동안이나 출입금지한 비밀의 방에  있는 식탁을 꺼내기 위해 문을 연다. 그냥 새 식탁을 사줄 걸 그랬나...아니다 식탁만 꺼내면 되는거다...온몸의 세포들을 라벤더 방과는 관계없도록 무장하고 산 날들에  균열이 시작되자 페르뒤 씨는 아연실색한다.

 

  카트린의 방앞에 식탁과 꽃병을 놓고 노크하니 그녀의 얼굴이 유리창으로 부옇게 보인다. 다음번에는 위로가 되는 책을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돌아서는 페르뒤 씨. 책을 가지고 방문한 첫만남에서 카트린은 식탁 서랍에 편지가 있었다며 돌려주나 페르뒤 씨는 자신의 편지가 아니라며 노발대발한다. 심지어는 버리라 한다. 그런 후 페르뒤 씨는 카트린 방을 두드리며 편지를 찾으려 하고, 결국 쪽지를 남겨서 편지를 찾으러 방문한다. 그 어색한 만남 사이에서 동병상련의 마음이 든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힘인지 본능적으로 둘은 끌리고 서로의 느낌이 원하는대로 애무하고 애무받기에 이른다. 너무나 외로웠기에 라는 진부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끌림으로 서로는 서로에게 마음이 열린다. 자신을 보물 다루듯하는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카트린. 카트린을 어루만지며 5년을 한결같이 사랑했었던 마농의 기억이 새삼 떠오르는 페르뒤 씨. 둘은 깊은 교감을 나누지만 키스 전 단계 딱 거기까지였다. 각자의 상처가 있기에 둘이지만 넷이 있음을 서로가 인정했다.

 

중략

 

  페르뒤 씨는 카트린에게 향하는 마음과 마농 사이에서 수상서점의 닻을 끊어버린다. 사나리 작가를 찾고픈 마음과 마농이 결혼해 살았던 곳을 가보리라. 오래전에 죽은 마농. 마농은 떠난 후에 편지를 보냈는데  읽지 않았다. 차마, 읽을 수가 없었던 건 상투적인 내용일 거라 짐작한 때문.  막스 조당은 단 한 권의 소설로 대박 난 신예작가. 차기작을 내지 못하던 그가 이 곳으로 잠적했고 페르뒤 씨를 통해 아버지의 정을 느낀다. 자신이 아들을 뒀다면 조당쯤 될텐데 싶자 아들같이 느껴진다. 

 

 수상서점 룰루에는 선장인 페르뒤 씨와 고양이 두 마리, 조당 그리고 나중에 승선하는 쿠에노 씨가 있다. 하룻 밤에 사랑한 여인을 잊지 못해 항해에 동참한다. 그 여인을 찾기 위해 안해 본 경험이 없다는데 누구는 하루라 해도 그 여인을 찾고, 누구는 이미 죽은 여인인데 그 여인을 찾으러 가고. 둘은 진실을 가슴에만 묻어놨을뿐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그들은 항해를 하며 책을 팔면서 경비를 조달하고, 그네들의 인맥따라 도움을 받기도 한다. 여정에서 그네들은 의기투합하고 열린 세상을 통해 화통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

 

  마농은 자신의 분신을 남겨놓고는 죽음의 길로 떠났다. 자신에게는 정말 솔직한 남자 루크를 선택해 결혼했고 딸도 낳았다. 마지막 임종이 가까워 페르뒤 씨 이야기를 했으며 자신의 일기를 전해주길 바랬다. 끝까지 페르뒤 씨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임신3개월 때에  암 발병을 알았지만 아이를 선택해 치료를 포기했다. 여한없이 산 시간들이자 자신이 벌을 받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니 이보다 더한 처사가 있을까. 아이는 자신의 생일이 엄마의 제삿날인 걸 얼마나 힘겹게 받아들일까...

 

  루크 씨는 이미 마농이 말하기전 결혼을 앞두고 마농은 자신 하나로 만족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니었음을 알았다고 페르뒤 씨에게 말한다. 다만, 안면 가격을 선물로 준비한 건 마농이 임종하기 전에 와주지 않았다는 벌이라고. 자신에게 있을땐 자신의 아내이지만 페르뒤 씨에게 있을때는 얼마나 괴로웠을지. 사랑을 나눈다는 건 어떤 이에겐 죽음보다 못한 것인데 어떤 이에겐 그게 차선일 수도 있구나...아내가 결혼했다/를 읽어보더라도. 루크 씨가 얼마나 괜찮은 남자인지는 마농이 죽은 후 재혼을 했어도 와인 상표를 마농으로 지정한 것만 봐도 안다.

 

  사랑에 실패했다고 해서 21년을 그 기억으로부터 차단시키고 속박하는 삶을 살 수 있다니. 그도 살아 있는 사람이었기에 21년을 감금시킨 자신의 세포들이 카트린이라는 인연을 통해 다시 사랑할 수 있었으리. 자신과의 싸움에서 치유가 되는 시간들을 거슬러 올라가는 행위를 통해, 내면의 감정들을 훌훌 털어내 진정 그를 거듭나게 한다. '감정의 백과사전'을 쓸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감정이란 건 모름지기 산 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다. 사랑에 실패해도 다른 사랑이 또 첫 번째 사랑일 수 있다.

 

  사랑에 실패한 페르뒤 씨가 치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에서 그가 21년을 감금시킨 자신의 마음과 몸 상태가 이해된다. 여자라고는 그 누구도 자신 안에 두지 않은 세월이 조금은 이해된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겠군. 마찬가지로 페르뒤 씨에게 카트린이라는 여자의 등장은 로맨스가 피어나는 계기가 서정적으로 잘 그려진다. 섬세한 감정이 잘 묘사된다. 사랑으로 인해 상실을 경험한 사람이 종이약국을 통해 치유되거나 로맨스가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기분좋음이 있다.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랑이라도 사람으로인해 또다시 사랑할 수 있음이라. 다시는 못할 것 같은 사랑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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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당신의 약이 될 단 한 권의 책. 『종이약국』 평점6점 | YES마니아 : 로얄 n******i | 2015.11.27 리뷰제목
"당신이 좋아하는 책은 어떤 맛이 나죠? 어떤 책이 당신을 그 모든 악에서 구해주죠?" (중략) 어떤 책이 나를 구해줄까? 그 대답이 생각났을 때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뻔했다. "책들이 많은 걸 할 수 있지만 모든 걸 할 수는 없어요. 중요한 일들은 직접 살아봐야 해요. 책으로 읽지 말고. 나는 내 책을…… 직접 체험해야 합니다." (373~374페이지)   책을 좋아하면서도, 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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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하는 책은 어떤 맛이 나죠? 어떤 책이 당신을 그 모든 악에서 구해주죠?"

(중략)

어떤 책이 나를 구해줄까?

그 대답이 생각났을 때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뻔했다.

"책들이 많은 걸 할 수 있지만 모든 걸 할 수는 없어요. 중요한 일들은 직접 살아봐야 해요. 책으로 읽지 말고. 나는 내 책을…… 직접 체험해야 합니다." (373~374페이지)

 

책을 좋아하면서도, 습관처럼 옆에 두고 있으면서도 맘에 들지 않을 때가 있다. 가끔은 거식증 걸린 것처럼 오랫동안 읽지 않기도 하고, 가끔은 폭식하는 것처럼 몰아서 읽고 싶을 때도 있다. 재밌고, 공감하고, 몰랐던 것을 알 때도 있지만, 책이 많은 순간 중에서 1순위가 되지는 않는다. 소설 『종이약국』 장의 말처럼, 책이 많은 걸 할 수 있지만 모든 걸 할 수 없음을 알아서일까. 그저 어느 '순간'의 만족이나 필요 때문에 책을 대할 때가 점점 더 많아진다. 한동안 그 부분을 고민하곤 했는데, 여전히 답은 없다. 그저 그래 왔듯이, 이렇게 혹은 저렇게, 의미와 필요에 맞게 손을 뻗게 되면 다행인 거로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도, 앞으로도, 크게 변함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즈음, 마치 모든 것을 치유하고 해결해줄 것처럼 슬며시 다가온 책이 이 소설이다. 소란스러운 많은 것을 고요하고 잔잔하게 해줄 것만 같았다.

 

파리, 센 강 위에서 그 존재감을 뽐내며 자리한 선상 서점 '종이약국'이다. 서점주인 페르뒤 씨는 책을 사러 온 손님에게 아무 책이나 팔지 않는다. 어떤 마음으로 책을 사러왔는지 보면서 그에 어울리는, 타이밍 좋게 스며들 수 있는 책을 권한다. 손님이 그게 싫다면 그만이다. 그냥 나가거나, 그의 선택을 믿고 그 책을 손에 들고 나가거나 둘 중의 하나다. 많은 돈을 지불한다고 해서 그의 서점에서 책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의 서점은 그런 곳이다. 첫 작품을 성공하고 두 번째 작품을 쓰지 못하는 젊은 작가가 찾아오는 곳. 하고 싶은 말을 못해서 울분 하는 젊은 여자가 뛰어 들어오는 곳. 그가 몇 권의 책을 같은 아파트 사람들에게 들고 가게 만드는 곳. 많은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반창고를 붙여주는, 말 그대로 약국이다. 모든 사람들의 다양한 상처가 그의 손에서, 그가 건네는 책 한권으로 다 나을 것만 같다. 그때 문득, 궁금해진다. 그가 사람들의 상처를 그렇게 어루만지고 있을 때, 그의 상처는 누가 치유해주지? 그는 상처라는 게 아예 없는 사람인가?

 

페르뒤 씨는 책들 옆에 있으면 늘 피난처에 있는 느낌이었다. 그는 배 안에서 온 세상을 발견했다. 온갖 감정, 모든 장소와 모든 시대. 결코 여행을 떠날 필요가 없었으며 책들과의 대화로 충분했다. 때로는 사람들보다 책들을 더 높이 평가한 적도 있었다.

책들은 덜 위험했다. (323페이지)

 

그러던 중 우연히 발견한 편지 한 통이 침잠한 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21년 전에 그를 떠난 여자 마농이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이제야 읽게 된 것. 그녀가 보낸 편지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저 떠난 자기를 이해해달라는 얘기겠지, 변명 같은 말이 한 가득하겠지, 싶은 불신으로 가득한 마음. 떠난 그녀를 향한 분노와 그녀의 말을 들을 수 없었던 불안함이 21년 동안 봉인된 편지로 남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읽게 된 그녀의 편지는 그를 혼란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정박한 채로 배 위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기만 했던 그의 선상서점에 시동을 걸게 했다. 그가 향할 곳을 생각하면서, 단 한 권의 책과 저자를 간직하고서, 늦었지만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 떠난 항해.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연들, 시간에 녹아들면서 그는 점점 자신의 마음을 읽는다. 상처로 검게 물든 마음이 씻어가고 있음을 본다.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 거친 목소리 속의 아픔을 읽는다. 그만의 방식으로 공감하고 동요하면서...

 

한 권의 책을 품에 안고 떠나는 그 마음이 어떨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 소설의 앞부분에서 그는 마치 세상 모든 사람의 상처를 어루만져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누구라도, 그 어떤 문제를 안고 그를 찾아가도 아무 어려움 없이 서가에 쭉 꽂힌 책 한 권을 금세 꺼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자, 이 책으로 어서 펼치세요.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약은 이 책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가 준 약을 꼭꼭 씹어 삼키면서 아픈 몸이 낫기를 기다린다. 약을 넘기는 물이 너무 뜨거워 호호 불어가면서 마시느라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겠지. 아니면 의심의 눈으로 약을 바라보다가 입안으로 넣기를 주저하기도 하겠지. 어떤 식으로든, 결국은 한번 믿어보라는 말일까. 그가 손님들을 대하는 태도는 무슨 근거인지 몰라도 당당했다. 이 책이 아니면 안 된다고 말하는 듯했다. 그에 사람들은 그가 건넨 책을 손에 들고 종이약국을 나간다. 그리고 다시 찾는다. 다시 한 번 처방을 내려달라고.

 

사랑하는 그녀가 떠난 후로 그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었다. 그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로 살아온 시간 동안 그 깊이만 더해갔다. 기다렸다는 듯 그가 배에 시동을 걸 때, 비로소 이야기가 시작되는구나 싶었다. 그가 자신의 약을 찾으러 떠날 때, 이제 곧 그의 상처에 약이 발라지고 아물어질 거란 믿음이 생긴다. 남을 치료하느라 정작 자신의 상처를 꺼내지 않았던 그가 한 발 내딛는 순간이었으니 얼마나 큰 용기였을까. 방문 하나를 닫아두고 열지 못하는 그 공포를, 그는 이십 년 동안 계속해왔으니 늦어도 너무 늦은 치유의 길이었으리라. 유독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이 빛났다. 잘려나간 머리카락, 사라진 한쪽 가슴의 여인에게서도 빛이 났다. 많은 시간을 그렇게 흘려보내고 돌아온 그가 빛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그의 여정은 의미 있었다. 그가 가슴에 담고 돌아온 거대한 감정들이 앞으로 살아갈 그의 시간에 가득할 거로 생각하니 좀 부럽기도 하고, 그의 모습이 멋져 보이기도 한다. 쉰이 넘은 나이에 자박자박 걷듯이 시작하는 그의 인생이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지 눈에 선해서 말이다.

 

치유소설이라고 불러도 될까, 아니면 로맨스소설이라고 불러야 할까. 키워드는 '후회남' 정도? ^^ 그의 선상서점 종이약국이 세계 일주 하듯 온 나라에 정박했으면 좋겠다. 언젠가 내가 사는 가까운 곳에 정박한다면 한 번 찾아가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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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책을 파는 약국, 그 치유의 공간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j****3 | 2017.06.14 리뷰제목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많은 인생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 경험은 우리를 미지의 세계로 연결시켜 주고 언어가 주는 매력에 인생을 걸어볼 수도 있단 생각을 하게 한다. 이처럼 책은 사람들에게 어느 때인가부터 삶의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다. 그것을 통하여 지식을 쌓고,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간다. 언어는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영혼의 반려자가 되는
리뷰제목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많은 인생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 경험은 우리를 미지의 세계로 연결시켜 주고 언어가 주는 매력에 인생을 걸어볼 수도 있단 생각을 하게 한다. 이처럼 책은 사람들에게 어느 때인가부터 삶의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다. 그것을 통하여 지식을 쌓고,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간다. 언어는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영혼의 반려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마음의 치유를 소재로 하고 있다. 제목이 그것을 잘 드러내고 있다. 종이로 된 약국, 책을 통해 사랑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내용이 주된 내용으로 그려진다. 프랑스 센 강의 한 녘에 배를 띄우고 그 공간에 많은 책들을 채운 서점이 있다. 그 서점에는 이상한 서점 주인이 있다. 그는 독자가 원하는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마음을 살피면서 그들의 상처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책을 판다. 즉 책을 처방한다. 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을 권하는 것이다. 그것이 독자들에게 좋은 느낌으로 인식된다.

 

서점 주인인 페르뒤 씨는 어떤 아파트에 기거한다. 그러면서 주변에 책을 권하고 파는 일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집 가까이 카트린이 이사를 온다. 카트린이 워낙 가난하여 가구도 없기에 각 집에서 불필요한 물건들을 하나씩 채워 준다. 그때 책상 서랍 속에 20년 전에 넣어 두었던 편지가 카트린에 의해 발견되고 페르뒤는 편지의 존재에 대해 연락을 받는다. 하지만 페르뒤 씨는 애써 외면한다. 상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페르뒤 씨는 그 편지가 사랑했던 여인, 마농과의 이별에서 남긴 편지이며 나쁜 내용일 거라는 선입관에 뜯지도 않고 넣어 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그것을 열어 보는 것은 또 마음의 아픔으로 인식된다. 하여 카트린에게 찾아가게 되고 편지를 받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미묘한 끌림을 느낀다. 페르뒤 씨는 결국 편지를 열어 보게 되고, 그 편지가 마농이 지신을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때는 수십 년이 흘렀고, 마농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는 심각한 고통을 당한다.

 

그 일이 아픔이 되어 페르뒤 씨는 서점인 배를 띄우고 강을 따라 주유한다. 젊은 작가 조당이 함께 한다. 그들이 흐르는 곳에 많은 이야기들이 혼재한다. 독자와 작가들의 얘기가 이루어지고 사랑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서점을 찾는 모습이 그려진다. 페르뒤 씨는 그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지면 약국을 경영한다. 이야기 곳곳에 페르뒤 씨가 상처를 입었던 여인, 마농에 대한 이야기가 삽입화면처럼 등장한다. 그것은 주인공의 아픔과 관련되어 있기에 그런 듯하다. 마농은 젊은 페르뒤 씨가 사랑을 했던 여인이다. 그들의 격정적인 사랑은 눈이 시릴 듯하다. 그런데 서로간의 몰이해가 그들을 떨어지게 만든다.

 

이런 일들이 배를 띄우고 강을 주유하는 요인이 된다. 그러면서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책을 권하는 사람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서점을 찾아와 정신적인 아픔을 처방 받는다. 그리고 책을 통해 마음의 힐링을 얻는다. 하지만 자신의 상처는 어쩔 수가 없다 그것은 스스로의 가슴을 처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옆에서 조당이, 다른 사람들이 조언을 해주고 얘기를 만들어 주지만 그것이 페르뒤 씨의 영혼을 맑게 가꾸진 못한다. 하여 마농의 흔적을 기웃거리며 애절한 아픔을 겪는다.

 

마농에 대한 열정이 그를 ‘사나리’란 마을로 이끈다. 그곳은 마농과의 추억이 얽힌 바다가 바라보이는 곳이다. 그는 그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일찍 가버린 마농에 대해 울분을 토하기도 하고 사랑의 상처를 마음껏 파도에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 격정적인 아픔이 조금씩 사그러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농의 자리에 카트린이 자라기 시작한다. 그는 카트린에게 편지를 쓴다. 카트린은 그의 편지를 소중히 간직하고 그가 격정의 시간을 재내는 것을 지켜보면서 기다린다. 그리고 결국 둘은 전화를 나누게 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면서 변해가는 현실의 사랑을 만난다. 그리고 책을 선정해 주는 방식도 바뀐다. “책은 무슨 맛이 나야 합니까?”를 질문으로 먹는 것으로 치유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그러다 카트린과 마음을 나누게 되고, 그것이 발전적으로 이어진다. 마농을 대신하여 그녀가 마음에 다가오게 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사랑의 감정이 싹 트게 되고, 그것이 마농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이겨나가게 하는 요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카트린은 카트린으로 존재하지 마농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말이다. 카트린에게로 향하는 마음은 20여 년 전의 마농에게로 향하는 마음이 아니고 새롭게 일어나는 불길 같은 것이라고 인식한다. 새로운 사랑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열치열이란 말이 있다. 열로써 열을 다스린다는 말이다. 흔히 독으로 독을 다스린다는 말도 많이 한다. 이 책은 그 사랑으로 다른 사랑을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의 상처로 인해 슬픔과 절망으로 빠졌던 사람, 그 상처가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해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주인공이 깨닫는다. 그리고 많은 자책을 하게 되면서 사랑에 있어 소통의 주요함을 넌지시 얘기한다. 만일 서로가 잘 알고 있었다면, 통찰의 나눔을 가지고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헤어짐, 그리고 영원한 이별이었다. 그것이 서로를 온전하게 알 지 못한 생태에서 오해가 되고, 결국은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헤어짐으로 이어져간다. 헤어짐의 진한 아픔이 새로운 만남을 통해 의식이 변화하면서 치유되는 소설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말은 사랑의 아픔에선 조금은 무리일 듯하다. 한 번 겪은 상처가 다른 이성은 보지도 않게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고 많은 시간이 흐른다. 바로 온전한 인지가 없는 상황에서 비극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것이 페르뒤 씨의 삶을 오랜 기간 아프게 만들고 사랑의 의사가 되게 만든다. 그리고 스스로도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지 위해 찾아 나서는 상황을 만들었다. 카트린과의 진정한 이해와 해후는 그 아픔의 치유로 나타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롭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거짓보다는 조금의 아픔이 있더라도 진실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일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신뢰가 바탕이 되면 사람들의 관계에선 어떤 문제도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해 본다. 이성과의 만남에선 더욱 그럴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 깨달음을 얻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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