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30. 수이출판은 작가님이 처음에 출간했을 때 출판사 이름인가봐요.
저는 이 책을 전자책으로 읽었습니다. 전자책에는 '북닻'으로 기재되어 있어요 ㅎ
쌤앤파커스 전자책 서평단에 응모하여 리디북스 파일로 받았지요.
총 3권 중 2권을 신청하여 얻은 책 중 하나.
나머지 1권은 '안전운전생활백서'입니다(별도로 리뷰를 남길거예요)
개인적으로 참여 중인 온라인독서모임의 구성원 중 한 분이 실제로 '사서'로 재직 중이세요.
그러고보니 제 사촌누나도 문헌정보학과를 나와 사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자주 이용하고, 더 이용하려고 노력하는 동네도서관에서도 두 분의 사서가 계시네요.
늦은 시간(이용시간이 점차 늘어나서 현재 20:30까지 운영 중)까지 일하시느라 힘드실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책의 위치가 이번에 많이 바뀌었더라구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책의 분류에 대해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던 기호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동네도서관과 역시나 같은 순서를 따르더라구요.
그래서 작가님의 조언대로 이해하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동네도서관의 경우 반납은 반납대가 있어서 거기 놓아두면 사서분들이 제 자리를 찾아 놓아두시는 것 같은데,
간혹 있어야 할 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는 책들이 보입니다 ㅎㅎㅎ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상호대차하면서 확인 부탁드린다, 도서 대출 후 '감사합니다'라는 인사 정도는 하는데, 언젠가 큰 맘 먹고 '이 책 혹시 어떤가요?'라고 말을 붙여봐야겠어요.
새로운 책 구입해달라고 신청하고 싶은데, 주저 주저 하다가 그냥 귀가하곤 합니다. 뭐, 제가 아니라도 신청할 수 있는 권수는 항상 채워지더군요.
주말에는 자원봉사하는 청소년들이 아이들 대상으로 책 읽어주기 행사도 하고, 가끔 규모가 큰 도서관에서 하는 강연회 포스터가 붙어있기도 하고. 근처 도서관에서는 매주 토요일에 영화상영을 하기도 하는 등 행사가 많더라구요.
사서, 고생합니다.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자신의 직업을 소재로 이런 책을 쓸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애정표현이 아닐까요?
사서분들. 고생이 많으세요. 공감하고 갑니다^^
책 덕후로서 한때 사서의 삶을 꿈꾼 적이 있었다. 꿈꿨다기 보다 책과 함께 있는 직업이 그냥 막연히 좋아 보였달까. 사서의 삶이란 한적하면서도 뭔가 지루해보일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감정의 기복없이, 업무의 기복 없이 남는 시간엔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분류하며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나이를 먹고 나니, 겉보기에 좋아보이는 직업이, 내가 가진 직업처럼 여러가지 고충과 애환이 있을 것이라는걸, 굳이 경험해보지 않고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러니까, 작가가 몇년간 사서로 생활하며 겪은 이야기이다.
내가 생각한것보다 사서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과의 접점에 있었고, 훨씬 더 많은 노가다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목이 '고생'이라고 해서, 사서의 고충에 초점을 맞춘 책은 아니다,
이 책을 혹시 직업 탐구의 관점에서 본다면 읽기가 쉽지 않은 책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재미가 없다는게 아니라, 어쩌면 사서라는 직업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의 일을 다룬 것이라고 봐야 맞을 듯 하다.
책의 목차를 보면 하나 하나, 사서로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사소한 일로 고갱님(책 보러 오는 사람)에게 컴플레인을 받는 일,
책 한권을 사기 위해 얼마나 깊고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하는가를 경험으로 깨닫는 일 등...
사서로서의 고충이 있지만 그 목적은 결국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선물을 주기 위한 일이 아닐까 싶다.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이 사서가 일했던 도서관이 구비하던 여러가지 콜렉션 들이다.
책 분류 표기 방식이 다른 도서관과 다르게 직관적으로 구분돼 있던 것도 특이했다.
사서의 업무를 가만히 살펴보면 결국 도서관에 들르는 독자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걸 깨닫게 된다.
효과적으로 분류하고, 그런 책들을 안내해주고 하는 그런 겉보기 업무를 말하는게 아니다. 사서로서 좋은 책을 추천해주고, 또 책을 읽는 사람들의 느낌을 공유하고 하는 것들은 어찌보면 넷플릭스의 추천 검색엔진과도 닮아 있다. 기능적인 측면이 아니라 마음 먹기에 따라서 사서는 수만권의 장서로 이루어진 클라우드 지도를 사람들에게 열어주는 역할인 듯 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후엔, 과연 이 작가가 다시 사서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정할 것인지 사뭇 궁금해지게 된다. 전국 곳곳에 젊은 사서도 필요하지만 십년, 이십년 된 경험 많은 사서가 많다면, 새로운 책을 접하고 책을 더 사랑하는 사람도 더 많이 늘어나지 않을까. 작가는 사서를 그만둔 덕분에 이 책을 쓸 수 있었다. 그래서 책을 사랑하는 방법을 더 알게 됐지만, 한편으론 젊은 사서 한명이 다른 길을 떠났다는 사실이 아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