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드래곤, 양들의 침묵에서부터 40여 년 간
전세계의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의 재등장입니다.
이미 절판된지 오래라서 읽어보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었어요.
동네 도서관에 가도 오래된 도서라 그런지 없더라구요.
그런 와중에 재발간 소식을 듣고 뛸듯이 기뻤습니다.
제가 한니발 시리즈를 처음 접한 것은 10여년 전
영화 한니발 라이징을 통해서였습니다.
그 당시 제게는 놀라운 스토리 라인이었어요.
아무래도 그 한니발이니 잔인한 스토리였었죠.
한니발 시리즈는 총 4부작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토머스 해리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원래 단편으로 끝내려했으나
의외로 인기를 끌어서 여기까지 왔다고 하는 것 같아요.
한니발 시리즈는 시간순서가 제각각 입니다.
출간일과 한니발의 시간은 따로 따로 되어있고
책 순서와 상관없이 읽어도 무방하다고 보여집니다.
그중 한니발 라이징의 말 그대로 한니발의 등장
정확히는 괴물 한니발의 탄생 배경부터 그리고 있습니다.
한니발은 태어났을 때부터 사이코패스였을까요?
2차 세계대전의 후반 무렵 렉터 가족에게도 비극이 찾아옵니다.
그는 부모를 잃었고 어린 여동생과 그 둘만 남은 상황이 찾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어린아이였던 그가 감당 할 수 없었던 큰 일을 겪게 되었어요.
그가 괴물 한니발 렉터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유추하게 됩니다.
만약 그렇다면 괴물은 만들어지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남기게 되네요.
최근 한국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 사건이였던 'OO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소식으로 시끌벅쩍한가운데, 최악의 연쇄 살인마 한니발 렉터가 등장하는 소설을 만났습니다. 둘의 공통점을 찾자면 열명의 사람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한니발이 탈출 하는 과정에서 더 죽였고, 또 프리퀄에서 여러명을 죽여서 한니발이 더 많은 사람을 죽였지만. 하나는 현실 속의 실제 상황이고, 하나는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로, 현실에서든 소설이든 영화에서든 잔인한 살인마들이 등장하는 것은 그리 반갑지는 않습니다. 양들의 침묵이 출간 된 후 전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로도 제작이 되어 상업적 성공을 거둔 후에도 한니발 렉터가 등장하는 소설은 쉽게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후 양들의 침묵을 보긴했지만 원작까지 찾아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까진 하지 못했습니다. 한니발과 한니발 라이징이 출간 되고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지만 그리 큰 관심은 가지 않았습니다. 한니발 라이징은 제가 한때 가장 좋아했던 배우인 공리가 출연한다고 해서 살짝 관심은 가긴 했지만 기피하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에 만나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최근 현대 범죄 스릴러 명작이라고 불리우는 양들의 침묵, 한니발, 한니발 라이징이 재 출간이 되면서 우연한 기회에 한니발과 함께 만나게 된 소설입니다.
한니발 렉터라는 캐릭터를 그리 좋아하지 않기에 구지 그의 어린시절까지 만나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명작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니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아마 다시는 만나지 못할거 같다는 생각에 손에 든 [한니발 라이징]. 500년간 이어져 온 귀족인 렉터가의 마지막 후손 한니발 렉터. 어린 시절 남다른 천재성으로 가문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행복했던 어린 시절은 세계 2차대전으로 인해 오래가지 못합니다. 전쟁의 위험을 피해 피난처로 옮겨 생활 하던 중 폭격으로 부모를 잃게 된 후 동생과 함께 피신해 있던 곳에 등장하는 다섯남자에게 당한 충격적인일로 인해 말을 하지 않게 됩니다. 홀로 살아남아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그를 악몽 속에서 구해낸 것은 삼촌입니다. 삼촌과 숙모의 아낌없는 보살핌으로 성장 하지만 어린 시절 자신을 고통과 충격에 몰아넣었던 일은 끝없이 그를 괴롭힙니다. 그는 자신과 동생에게 충격적인 일을 행했던 자들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실행에 옮기며 우리가 아는 한니발 렉터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니발 라이징 입니다. 어린시절의 끔찍한 일련의 불행들이 없었다면 그 천재성은 살인이 아닌 다른곳에서 꽃을 피웠을 텐데 아쉽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희대의 살인마가 되어야 만 했을지...
[한니발]과[한니발 라이징]을 한꺼번에 만났던 시간은 조금 힘든 시간이였습니다. 책은 흡입력이 있어서 읽는데는 불편이 없었지만, 읽고 난 후가 조금 힘이 든 소설입니다. 한동안 스릴러물을 만나지 못할 듯 합니다.
한니발 렉터를 희대의 식인 살인마로 만든 건 유전일까 환경일까. 토머스 해리스의 3대 걸작 중 하나이자 <한니발>의 프리퀄 격인 소설 <한니발 라이징>에 그 답이 나온다.
한니발은 리투아니아의 유서 깊은 가문 중 하나인 렉터 가문의 8대손으로 태어났다. 한니발의 부모는 장남이자 유일한 아들인 한니발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줬다. 어릴 때부터 수학과 과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한니발에게 특별 가정 교사를 붙여줄 정도였다. 그러다 전쟁이 발발했고, 가족들은 물론 가정 교사와 하인들까지 함께 피난을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니발의 부모가 죽었고, 가정 교사가 살해되었고, 한니발이 끔찍이 사랑했던 여동생이 참혹한 방식으로 죽었다. 그 충격으로 한니발은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종전 후 상당 기간 동안 고아원에서 지내며 학대와 폭력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한니발의 삼촌 로버트가 나타나 한니발을 고아원에서 빼냈다. 한니발은 유명 화가인 로버트와 로버트의 아내인 레이디 무라사키, 레이디 무라사키의 몸종 치요와 지내며 가까스로 마음이 안정된다. 그러나 또다시 비극이 닥치고, 한니발은 자신을 괴롭히는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기로 결심한다. 악은 쉽게 처단되지도 않고 스스로 사멸하지도 않는다는 걸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토머스 해리스가 <한니발 라이징>을 집필하기 전에 일본 문화에 푹 빠졌었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일본 문화에 대한 언급 또는 인용이 이렇게 많을 수가 없다. 레이디 무라사키는 <겐지 이야기>를 쓴 일본의 여성 작가 무라사키 시키부에게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인물이며, 이 밖에도 일본 도(刀), 일본 갑옷, 기모노, 하이쿠 등 일본과 관련된 개념 또는 이미지가 수없이 등장한다. 오리엔탈리즘 내지는 서양인들의 일본 문화에 대한 미화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면 이 작품이 불편할 수 있겠다.
나는 <한니발>을 읽을 때부터 클라리스 스탈링이 아니라 한니발 렉터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서술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꼈다. 피해자 구제는커녕 가해자 처벌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 굳이 가해자의 심리나 범죄 동기까지 알아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들의 침묵>, <한니발>, <한니발 라이징>으로 이어지는 3부작 시리즈를 다 읽은 건, 이러니저러니 해도 토머스 해리스의 필력이 좋고 이야기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토머스 해리스의 최신작도 읽을까 말까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