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책을 읽기 전에 인터넷 검색을 해서 저자가 무료로 강의해주는 유튜브 영상을 몇 개 공부했다. 동영상으로 만나니 무언가 모를 친근함을 느꼈다.
나같은 영어를 못하는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는 이런 컨텐츠가 정말 유용하다.
하지만 뒤에 쓰겠지만 유튜브와 유튜버가 과연 정말 좋은 것인가에 대한 생각은 조금 했다.
(책을 읽는 중에 스마트폰을 바꿨다. 5G시대에 앞서가기 위해 스마트폰 관련 회사에 있으니, 예전에는 3~4년은 기본으로 쓰던 스마트폰을 요즘은 자주 바꾸게 된다. 환경이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리라...영어가 나를 지배하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저자의 직업은 프리랜서 통번역사, 통번역 강사, 한국외대 EICC학과(구 영어통번역학과) 외래교수, Bridge TV 유튜브 채널 운영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놀라운 것은 저자가 해외에 가지 않고, 국내에서 영어를 공부한 순수 국내파라는 것이다.
영어로 유명한 한국외대에서 영어학 학사학위(사실 외대 영어과를 나왔다면 국내 최고 수준의 영어 실력파이긴 하다)를 받은 뒤, 누구나 선망하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진학하여 국제회의(동시통역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최근 유튜브 채널 Bridge TV를 통해 더 많고 다양한 영어 학습자들과 소통하며 깊이 있는 영어지식을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사실 저자의 이력에서 한가지 아쉬운 것은영어를 물론 프랜서로 통번역을 하고는 있지만, 이런 실력파들이 대부분 학원 선생님이나 유튜브에서 가르치는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다른 많은 영포자들을 위해 자신의 Knowhow를 주는 것이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보수적인 아저씨라 그런지 몰라도 좀 더 생산성 있는 일을 할 수는 없을까? 나라의 발전에 유튜버로 영어 가르치고 하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아깝다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 또한 회사에서 모든 상사들로부터 영어공부를 해라,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말을 사실 지난주에도 몇 번은 들었다. 나는 회사에서 전략마케팅실로 해외에 법인이 있고, 고객사도 거의 해외 고객사를 둔 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어학을 잘하는 것이 매우 큰 Benefit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조금 공부하다 그만두기를 반복하며 30대 중후반까지 흘러왔다.
저자도 말한다. “누구는 8주 만에 자막 없이 미드를 본다는데!”, “누구는 6개월 만에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한다는데?” 하지만 왠만한 사람은 그렇게 될 수 없다.
아마도 위의 저런 사람들은 분명 언어감각이 좋다거나,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어느 순간 득음하듯이 갑자기 깨우친 경우일 것이고, 대부분의 나같은 범인(凡人)은 매년 새해 목표로 영어 잘하기, 또는 영어 등급 취득 같은 목표를 세우고는 다음해 년초에 또 똑같은 목표를 세우기를 반복한다.
저자는 말한다. 세상을 하루만에 바꾸기는 어렵지만, 나는 오늘 저녁부터 내가 의지를 가지면 된다고 역설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 <습관영어>의 핵심이고, 힘이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고.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습관은 아주 작은 사소한 약속이다.
작은 습관 하나에서 시작해 몸에 체득하게 되면 학습의 선순환 구조가 생기고, 누구나 성공적으로 영어공부를 생활화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그냥 독서로는 속독을 통해 다 읽었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저자가 말한 그 습관의 단계에 들어가지 못했다.
회사에서 자의는 아니었지만 부서를 옮기기도 했고, 7월중순부터 미중무역전쟁에 이은 일본과의 무역마찰도 벌어져서 다른데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겨우 주말에 쉰다는 개념으로 독서를 했다.
많은 사람들은 4주, 8주, 6개월, 1년 등 시간의 조건을 걸고, 그 시간 안에 영어를 해낼 수 있다, 마스터 할 수 있다고 외치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이러한 성취의 조건은 빨리빨리 하고 싶어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호에 딱 맞아떨어져서 마케팅 하기에 좋다.
하지만 영어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 나라의 문화와 환경 속에서 사용하는 ‘언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6주, 두 달 산다고 우리말을 잘하는 사람을 볼 수 없다.
그런데 애초에 그런 마케팅이 성공하는 문화 자체가 잘못 됐다.
저자는 말한다. 현재의 영어 실력 때문에 겁먹거나 주저하지 말고 각자 필요한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해서 영어 학습을 자연스럽게 일상화, 습관화한다면 누구나 영어 실력을 충분히 향상 시킬 수 있다고 말이다.
진짜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이 책 <습관 영어>가 우리 곁에서 도와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작은 영어공부 습관이 미래를, 실력을 바꿀 수 있다.
이 책은 영어학습에 실패하게 되는 이유에 대한 분석부터, 한국에서 나고 자라 영어를 마스터하게 된 이야기, 영어 학습을 습관화하는 구체적 전략과 목표별 학습 싱천 팁까지,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책의 1부에서는 여느 영어 잘하기 방법의 책처럼 영포자 한 명의 이야기가 나온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영어 교육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 또한 절실히 느낀다. 매번 To 부정사, 동명사 구별하기나, 독해지문에서 문맥 파악하기 정도나 익혀서 영어를 잘 할 수 없다.
물론 회사에서 이메일을 쓸 때, 이메일을 받았을 때 이런 학습 부분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영어를 말하는데, 듣는데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SF 대작 <왕좌의 게임>이나, <헝거게임>, 베네딕트 컴버베치의 열연이 돋보였던 BBC의 <셜록> 시리즈 등이 그 예이다.
일단 이런 드라마나 영화는 영포자들이 학습 할 수 있는 난이도가 아니다(아, 그랬단 말이지...), 영포자 뿐만 아니라 영어를 꽤나 잘한다는 사람들도 자막없이 SF 영화나 드라마, 의학 드라마, 추리 드라마 둥울 보라고 하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쩔쩔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략)
'오늘도 영화, 드라마로 영어 공부를 불태웠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틀렸다. 공부를 한게 아니다. 이런 학습자들은 사실 학습을 가장한 취미생활 중인 것이다. 이와 같은 학습은 실질적으로는 학습자의 영어 실력 향상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 또 한가지 영포자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는 영상물을 시청하는 것 자체가 학습이라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p.61
내가 한국에서만 영어를 배워 지금의 수준까지 끌어올린 비결이 있다면 다름 아닌 '꾸준함'이다. 그 꾸준한 학습 과정을 지금부터 소개하겠다.
"An education can't be "hacked" ; there are no shortcuts besides hacking it everyday." -----Ryan Holiday
(배움에 비결이란 있을 수 없다. 굳이 비결이 있다면 매일 배우는 것, 그게 바로 비결이다)
아, 100번 맞는 말이다.
저자는 정말 영어가 좋았다고 했다. 처음부터 영어를 잘한 것은 아니지만, 중고등학교에서 과학,수학을 한 것도 좋은 영어과가 있는 대학을 가는 것이었고, 대학을 가서도 친구들이 당구장, PC방을 갈 때 본인은 도서관에서 원서를 읽고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4장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어 학습과 운동의 닮은점을 이야기하면서 습관형성의 비법을 알려준다. 습관 형성의 비결 #1 - 동인 모색
습관 형성의 비결 #2 - 달성이 쉬운 목표 설정
습관 형성의 비결 #3 - 단계별 구체적 목표 확립
습관 형성의 비결 #4 - 즐거운 학습법
습관 형성의 비결 #5 - 숨 쉴 틈 마련
습관 형성의 비결 #6 - 금전적 투자
습관 형성의 비결 #7 - 습관 형성 과정 기록
습관 형성의 비결 #8 - 개선점 확인
습관 형성의 비결 #9 - 자신을 구속하기
습관 형성의 비결 #10 - 목표 재설정
에 대해서 알려준다.
5장부터는 습관영어 공부법이다.
읽는 습관에서 수준도 맞지 않으면서 원서를 무작정 읽으려고 하지 마라는 것과 같이(아, 실은 내가 그 대표적 Case다. 나이는 잊고, 주변 시선도 의식하면서 또 무슨 책이든 한 번 다 읽으면 된다는 이상한 신념이 더해져서 원서를 조금씩이라도 보려고 했다.) 그렇게 억지로 공부하니 영어 실력이 늘지 않았지...
이렇듯이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영어의 4 Skill에 대해서 저자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그런 미칠듯한 열정과 노력으로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의 지름길이 있지만 그 지름길은 2시간만에 갈 거리를 20분으로 줄여주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생각이다. 2시간 갈 거리를 1시간 30분 정도 가게 하는데 학습법이나 요령이 있다는 것이지, 애초에 2시간 갈 거리를 20분에 가는 방법이란 없다.
엉덩이의 힘을 빌려야 하는 것이지.
마지막으로 부록이 많이 도움이 됐다.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앱, 웹사이트, 유튜브채널 등을 보여주면서 한달 짜리 말하기, 발음, 쓰기 학습자료를 준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필요한 것은 노력이다. 어떤 책을 읽든, 공부를 하든 결국 중요한 것은 집중과 시간 노력이라는 것이다.
이 책이 영어공부를 하고 영어 습관을 들이는데 동기부여를 시켜줄 수는 있지만, 공부까지는 시켜주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해서 영어를 습관처럼 하게 될 때까지 해야 하는 것, 그것이 정답일 것이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