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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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

리뷰 총점 9.5 (26건)
분야
인문 > 신화/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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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18.12.21 리뷰제목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김서영현암사/2018.11.30.sanbaram   신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신화는 그 내용이 복잡하면서도 신들의 행동이 상당히 인간을 닮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정작 그 신화 속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못하고 그 이야기 내용에만 집중하며 읽는 경향이 있다.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에서는 그 신화 속 이야
리뷰제목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

김서영

현암사/2018.11.30.

sanbaram

 

신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신화는 그 내용이 복잡하면서도 신들의 행동이 상당히 인간을 닮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정작 그 신화 속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못하고 그 이야기 내용에만 집중하며 읽는 경향이 있다.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에서는 그 신화 속 이야기를 사람들의 삶과 연관시켜 우리들 내면의 심리 상태를 설명한다. 저자는 광운대학교 인제니움학부대학 교수로, 영국 셰필드대학교 정신과 심리치료연구 센터에서 정신분석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 <프로이트의 환자들>, <내 무의식의 방>, <프로이트의 편지등 여러 권의 저서와 공저가 있다. 옮긴 책으로 라캉 읽기>, <에크리 읽기>, <시차적 관점등이 있다.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는 인도의 바가바드 기타내용을 중심으로 수메르 신화, 그리스 신화, 북유럽 신화의 이야기를 정신분석학과 분석심리학을 이용해 분석하여 설명한다. 신화는 단순히 옛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신성, 그것이 만든 이야기가 바로 신화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40가지 신화 이야기를 분석하면서 그 하나하나 신화의 이야기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우리 마음을 어떻게 보듬을 수 있는지 경험을 앞세워 풀어낸다. 첫째, 길가메시 이야기를 통하여 좋은 삶을 살아가는 법에 대하여 설명한다. 둘째, 그리스 신화 이야기에서는 각 신들의 활동내용을 통하여 우리들의 내면에 있는 신을 만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셋째, 북유럽 신화 이야기 에서는 절망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으로 순환하는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며, 넷째, 크리슈나의 조언에서는 내안의 신성과 지혜로운 삶을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것을 말한다. 이러한 내용을 경험과 연관 지어 설명하기에 심리학에 바탕을 둔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길가메시 신화는 미숙한 어린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아무도 배려하지 않던 사람이 누군가를 아끼고 배려하게 되며, 이 우정은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확대된다.(p.30)” 폭군이 우정을 알게 해준 친구의 죽음을 통해 지혜로운 왕으로 바뀌고, 자신의 왕을 증오하던 백성들은 왕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게 된다. 자신밖에 모르던 왕은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영원히 기억되는 영웅으로 삶을 마치게 된다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장신화라 할 만하다.

 

제우스가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우스의 특징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그가 인간과 신의 관계를 중재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들의 왕이라고는 하지만 헤라의 견제에 타협과 자숙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헤라는 가정을 수호하는 신이자 가족 구성원들이 빠질 수 있는 덫을 경고하는 신이기도 하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일들을 해서는 안 되는지 설명해주는 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포세이돈은 분노의 질주를 보여준다. 물로 쓸어버리고 나면 꿈도, 희망도, 계획도, 그리고 귀향도 다 물거품이 된다. 포세이돈의 파괴력은 우리 모두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파괴력을 뜻한다.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는 힘, 나 자신의 내면까지 파괴할 수 있는 그런 낯선 힘은 오직 내 안에서만 나올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삶, 세상, 우주의 이야기를 묘사하고 전하기 위해 신화를 만들었다.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는 특정 역할을 가진 신들이며, 현재 우리가 아는 슬픈 모녀상은 우리 자신들의 문화에 의해 추가된 해석일 수도 있다고 한다. 아르테미스는 하나의 개체가 자신을 지켜내는 일, 그리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경지까지 힘을 키우는 일을 관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의 새끼와 어린아이들을 보호하고 순결과 정절을 보호하는 아르테미스가 사냥의 여신이 되었다는 것이다. 타인의 간섭으로부터 자기와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제우스의 세상은 괴로움과 분노와 고통을 표현해내기에는 약한 곳이다. 인간의 고통을 표현할 보다 깊은 공간이 필요하다. 바로 그것이 하데스의 저승이다. 그런 고통과 분노는 나 자신에게까지 해가 될 수 있기에 매우 위험하다. 하데스가 맡은 역할은 그러한 분노가 이승과의 연계 속에서 생산적으로 사용되게끔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인간 정신의 무의식에 해당하는 세계를 하데스가 관장하는 지하세계로 설정해 놓은 것이라고도 한다.

 

말은 상처를 내는 화살이 될 수도, 상처를 치유하는 약이 될 수도 있다. 마음 깊이 울림이 있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린 그런 경험을 위로라고 부른다. 말이 그 반대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p.129)” 마음에 상처를 내는 말, 괴로움을 싣고 날아오는 말이 있다. 그런 말을 듣고 나면 회복을 위해 한동안 숨을 가다듬어야 한다. 희망은 우리가 선택할 때 세상에 나타나는 요소다. 그것을 꺼내 내 세상에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가두어둘 것인가는 내가 결정해야 한다. 희망을 꺼내는 행위는 기억이다. 살아오며 우리가 만났던 한 명의 고마운 사람을 떠올려보자. 판도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이 고통스러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팁을 선물한다. 내 안의 희망을 꺼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마음의 항아리를 열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북유럽신화의 구조를 보면 우주는 세계수가 떠받치고 있는 아홉 개의 세계로 구성된다. 그중 인간이 사는 미드가르드 주변은 둥근 모양의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데, 세계 뱀, 요르문간드가 바다를 한 바퀴 돌아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다. 우로보로스적 재생과 순환, 부활과 창조는 북유럽 신화의 중심 모티프이다.(p.227)”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인간의 마음과 인간들이 모여 사는 세상에 대해 설명했다면, 북유럽 신화의 신들은 인간의 한계와 세상의 외연을 묘사한다. 극복과 용기와 변화의 이야기보다는 넘어설 수 없는 규칙들과 한계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자주 언급된다. 한계의 서사에서 그것을 넘어서는 극복의 서사로 이동할 때 반드시 수반되는 것은 바로 고통이다. 각성과 변화는 예전 것들이 무너지는 해체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전제되는 사건이다. 이 사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노력들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런데 북유럽 신화는 어떤 개별적인 노력도 종말을 막을 수 없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끝이 우리 삶을 보다 빛나게 만들 수 있다. 시간이 제한되는 순간, 삶의 모든 순간이 다 특별해지기 때문이다. 삶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생의 순간순간이 다 소중해지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도 경전 바가바드 기타는 길을 잃은 한 사람과 그의 앞에 나타난 멘토가 나누는 대화의 내용이다. 긴 대화 끝에 멘티는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 헤맬 때, 혼자 남겨졌을 때, 내일이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급습할 때 우리는 최선을 다해 우리 마음속 남녀를 지켜내야 한다.(p.286)”고 말하는 저자는 마음에 분노가 일고 모든 것들을 불태우고 있을 때도 어떻게든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긴 기다림 끝에 우리 눈앞에 멘토가 나타난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내가 누구인지, 내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내 욕망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배우게 된다. 그는 내 안의 신성을 찾게 도와주며, 내 마음에 지혜를 선물한다고 한다.

 

라캉은 오이디푸스의 모습이 바로 정신분석적 치료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한다. 오이디푸스는 트라우마에 의해 무너지지 않으며 감정에 흔들리지도 않는다. 지혜롭게 판단하고 용기 있게 결단하며 실행에 망설임이 없다.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누구 때문에무엇 때문에가 빠진 삶은 진정 평화롭다. 더 이상 과거의 소음이 들리지 않을 때 우리는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p.345)” 이렇게 후회와 미움에 쏟았던 에너지를 이제 오늘 이 하루에 쏟을 수 있다. 마음은 여전히 아프고 고통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그것들이 나를 해치지는 못한다. 아리면 아린 대로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나를 내맡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나게 효율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 정도면 잘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저자는 반문한다.

 

과거를 잊는 게 아니다. 내 하루로 최선을 다해 카르마를 갚는다는 건, 과거를 기억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방향성은 미래를 향한다. 과거는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p.365)” 과거를 놓아주며 동시에 제대로 기억하는 일, 바로 그게 치유라고 한다. 신화에서 발견한 이 치유의 열쇠를 이제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바람처럼 많은 이들이 신화 속 이야기를 자기의 삶과 연관지어 사적으로 읽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리뷰는 예스24를 통해 현암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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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4 | 2023.10.20 리뷰제목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 김서영 현암사/2018.11.30.   신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신화는 그 내용이 복잡하면서도 신들의 행동이 상당히 인간을 닮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정작 그 신화 속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못하고 그 이야기 내용에만 집중하며 읽는 경향이 있다.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에서는 그 신화 속 이야기를
리뷰제목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

김서영

현암사/2018.11.30.

 

신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신화는 그 내용이 복잡하면서도 신들의 행동이 상당히 인간을 닮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정작 그 신화 속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못하고 그 이야기 내용에만 집중하며 읽는 경향이 있다.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에서는 그 신화 속 이야기를 사람들의 삶과 연관시켜 우리들 내면의 심리 상태를 설명한다. 저자는 광운대학교 인제니움학부대학 교수로, 영국 셰필드대학교 정신과 심리치료연구 센터에서 정신분석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영화로 읽는 정신분석>, <프로이트의 환자들>, <내 무의식의 방>, <프로이트의 편지등 여러 권의 저서와 공저가 있다. 옮긴 책으로 라캉 읽기>, <에크리 읽기>, <시차적 관점등이 있다.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는 인도의 바가바드 기타내용을 중심으로 수메르 신화, 그리스 신화, 북유럽 신화의 이야기를 정신분석학과 분석심리학을 이용해 분석하여 설명한다. 신화는 단순히 옛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신성, 그것이 만든 이야기가 바로 신화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40가지 신화 이야기를 분석하면서 그 하나하나 신화의 이야기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우리 마음을 어떻게 보듬을 수 있는지 경험을 앞세워 풀어낸다. 첫째, 길가메시 이야기를 통하여 좋은 삶을 살아가는 법에 대하여 설명한다. 둘째, 그리스 신화 이야기에서는 각 신들의 활동내용을 통하여 우리들의 내면에 있는 신을 만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셋째, 북유럽 신화 이야기 에서는 절망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으로 순환하는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며, 넷째, 크리슈나의 조언에서는 내안의 신성과 지혜로운 삶을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것을 말한다. 이러한 내용을 경험과 연관 지어 설명하기에 심리학에 바탕을 둔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길가메시 신화는 미숙한 어린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아무도 배려하지 않던 사람이 누군가를 아끼고 배려하게 되며, 이 우정은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확대된다.(p.30)” 폭군이 우정을 알게 해준 친구의 죽음을 통해 지혜로운 왕으로 바뀌고, 자신의 왕을 증오하던 백성들은 왕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게 된다. 자신밖에 모르던 왕은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영원히 기억되는 영웅으로 삶을 마치게 된다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장신화라 할 만하다.

 

제우스가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우스의 특징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그가 인간과 신의 관계를 중재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들의 왕이라고는 하지만 헤라의 견제에 타협과 자숙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헤라는 가정을 수호하는 신이자 가족 구성원들이 빠질 수 있는 덫을 경고하는 신이기도 하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일들을 해서는 안 되는지 설명해주는 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포세이돈은 분노의 질주를 보여준다. 물로 쓸어버리고 나면 꿈도, 희망도, 계획도, 그리고 귀향도 다 물거품이 된다. 포세이돈의 파괴력은 우리 모두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파괴력을 뜻한다.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는 힘, 나 자신의 내면까지 파괴할 수 있는 그런 낯선 힘은 오직 내 안에서만 나올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삶, 세상, 우주의 이야기를 묘사하고 전하기 위해 신화를 만들었다.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는 특정 역할을 가진 신들이며, 현재 우리가 아는 슬픈 모녀상은 우리 자신들의 문화에 의해 추가된 해석일 수도 있다고 한다. 아르테미스는 하나의 개체가 자신을 지켜내는 일, 그리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경지까지 힘을 키우는 일을 관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의 새끼와 어린아이들을 보호하고 순결과 정절을 보호하는 아르테미스가 사냥의 여신이 되었다는 것이다. 타인의 간섭으로부터 자기와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제우스의 세상은 괴로움과 분노와 고통을 표현해내기에는 약한 곳이다. 인간의 고통을 표현할 보다 깊은 공간이 필요하다. 바로 그것이 하데스의 저승이다. 그런 고통과 분노는 나 자신에게까지 해가 될 수 있기에 매우 위험하다. 하데스가 맡은 역할은 그러한 분노가 이승과의 연계 속에서 생산적으로 사용되게끔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인간 정신의 무의식에 해당하는 세계를 하데스가 관장하는 지하세계로 설정해 놓은 것이라고도 한다.

 

말은 상처를 내는 화살이 될 수도, 상처를 치유하는 약이 될 수도 있다. 마음 깊이 울림이 있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린 그런 경험을 위로라고 부른다. 말이 그 반대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p.129)” 마음에 상처를 내는 말, 괴로움을 싣고 날아오는 말이 있다. 그런 말을 듣고 나면 회복을 위해 한동안 숨을 가다듬어야 한다. 희망은 우리가 선택할 때 세상에 나타나는 요소다. 그것을 꺼내 내 세상에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가두어둘 것인가는 내가 결정해야 한다. 희망을 꺼내는 행위는 기억이다. 살아오며 우리가 만났던 한 명의 고마운 사람을 떠올려보자. 판도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이 고통스러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팁을 선물한다. 내 안의 희망을 꺼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마음의 항아리를 열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북유럽신화의 구조를 보면 우주는 세계수가 떠받치고 있는 아홉 개의 세계로 구성된다. 그중 인간이 사는 미드가르드 주변은 둥근 모양의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데, 세계 뱀, 요르문간드가 바다를 한 바퀴 돌아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다. 우로보로스적 재생과 순환, 부활과 창조는 북유럽 신화의 중심 모티프이다.(p.227)”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인간의 마음과 인간들이 모여 사는 세상에 대해 설명했다면, 북유럽 신화의 신들은 인간의 한계와 세상의 외연을 묘사한다. 극복과 용기와 변화의 이야기보다는 넘어설 수 없는 규칙들과 한계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자주 언급된다. 한계의 서사에서 그것을 넘어서는 극복의 서사로 이동할 때 반드시 수반되는 것은 바로 고통이다. 각성과 변화는 예전 것들이 무너지는 해체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전제되는 사건이다. 이 사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노력들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런데 북유럽 신화는 어떤 개별적인 노력도 종말을 막을 수 없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끝이 우리 삶을 보다 빛나게 만들 수 있다. 시간이 제한되는 순간, 삶의 모든 순간이 다 특별해지기 때문이다. 삶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생의 순간순간이 다 소중해지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도 경전 바가바드 기타는 길을 잃은 한 사람과 그의 앞에 나타난 멘토가 나누는 대화의 내용이다. 긴 대화 끝에 멘티는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 헤맬 때, 혼자 남겨졌을 때, 내일이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급습할 때 우리는 최선을 다해 우리 마음속 남녀를 지켜내야 한다.(p.286)”고 말하는 저자는 마음에 분노가 일고 모든 것들을 불태우고 있을 때도 어떻게든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긴 기다림 끝에 우리 눈앞에 멘토가 나타난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내가 누구인지, 내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내 욕망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배우게 된다. 그는 내 안의 신성을 찾게 도와주며, 내 마음에 지혜를 선물한다고 한다.

 

라캉은 오이디푸스의 모습이 바로 정신분석적 치료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한다. 오이디푸스는 트라우마에 의해 무너지지 않으며 감정에 흔들리지도 않는다. 지혜롭게 판단하고 용기 있게 결단하며 실행에 망설임이 없다.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누구 때문에무엇 때문에가 빠진 삶은 진정 평화롭다. 더 이상 과거의 소음이 들리지 않을 때 우리는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p.345)” 이렇게 후회와 미움에 쏟았던 에너지를 이제 오늘 이 하루에 쏟을 수 있다. 마음은 여전히 아프고 고통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그것들이 나를 해치지는 못한다. 아리면 아린 대로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나를 내맡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나게 효율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 정도면 잘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저자는 반문한다.

 

과거를 잊는 게 아니다. 내 하루로 최선을 다해 카르마를 갚는다는 건, 과거를 기억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방향성은 미래를 향한다. 과거는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p.365)” 과거를 놓아주며 동시에 제대로 기억하는 일, 바로 그게 치유라고 한다. 신화에서 발견한 이 치유의 열쇠를 이제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바람처럼 많은 이들이 신화 속 이야기를 자기의 삶과 연관 지어 사적으로 읽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4
종이책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 평점10점 | e*******8 | 2018.12.21 리뷰제목
우리 마음속에 있는 신성. 그것이 만든 이야기가 바로 신화다.진짜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로 볼 수 있다. 내 안에서, 우리 안에서 그리고 세상속에서 공백의 자리를 찾고 그 자리를 신비한 요소. 즉, 신화로 채워보는 시간을 이책과 함께 해보자. 끝없는 새로움과 신비함을 경험할것이다.- 들어가는 말 수정 및 인용앞서 공백의 자리를 찾아 채워보자 하였는데, 이
리뷰제목

우리 마음속에 있는 신성. 그것이 만든 이야기가 바로 신화다.

진짜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로 볼 수 있다. 내 안에서, 우리 안에서 그리고 세상속에서 공백의 자리를 찾고 그 자리를 신비한 요소. 즉, 신화로 채워보는 시간을 이책과 함께 해보자. 끝없는 새로움과 신비함을 경험할것이다.


- 들어가는 말 수정 및 인용



앞서 공백의 자리를 찾아 채워보자 하였는데, 이는 '성숙'과 연결된다. 공백(빈공간)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만드는 동력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불안이라는 대가를 치른다. 그래서 이책은 공백과 성숙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가장 성숙한 사람은 공백을 이용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 사람이다.  (p. 83)


같은 맥락에서 프로이트는 완전함에 대한 착각을 '전능감'으로 설명하고, 이를 내려놓게되는 과정이 '성숙'이라고 한다. 이 성숙이 좌절을 경험한 뒤 생긴다고 하면 우리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난 뒤에야 오는 셈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 또한 좌절의 일부일테니.



-

세상에 존재하는 신화중 가장 오래된 수메르 신화에 등장하는 길가메시 이야기. 이 이야기의 주제는 '어둠'이다. 그리고 이 어둠은 그리스 신화로 넘어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스 신화는 '카오스(혼돈)'에서 시작되는데, 카오스는 의지도 계획성도 방향성도 없는 그야말로 무의식의 혼돈이다. 이 혼돈에 방향성이 생기면 그것을 어둠 또는 밤이라 부른다.


이 밤이 낮을. 어둠이 빛을 낳는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중심과도 같은 이유도 이 어둠때문이다. 제우스는 오랜시간 어둠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인내한 끝에 밖으로 나온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는다. 어둠속에서의 시간은 그가 권력에 매달려 두려움에 복종하지 않는 내공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둠속에서 자신의 시간을 기다렸다. 어둠속에서 나와 자신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는 그 순간을. 우리는 어느순간 스스로에게 무슨짓을 한건가 싶을때가 있다. 그리고 프랑스의 정신분석가 라캉은 그때가 바로 이해하는 시간이라 말하고, 이해의 시간을 통해 결정하는 시간에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시간이 시작될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주인이 된다.  (p. 77)



-

우리는 무의식적인 의도에 따라 상대방을 치유할 수도, 해칠 수도 있다. 그렇게 뱉은 말은 상처를 내는 화살이 되기도 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약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마음깊이 울림이 있는 약이되는 말을 '위로'라고 부른다. 

아폴론의 독화살과 약화살. 언뜻보면 독화살은 피하고 싶어진다. 해가 되는 말과 시선은 스스로에서 독화살을 쏘는 격인데, 이 독화살이 치유를 위한 필수라면 어떨까. 내 약점에 아폴론의 독화살이 와서 꼿힌다고 가정해보자. 약점은 공개되고 상처가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그 상처에 새살이 돋아나게 되면 그건 더이상 내 약점이 될 수 없다. 이를 변화라고 생각하면 더 쉽게 이해될 것이다. 변화는 현재의 상황이 파괴되어야지만 맞이할 수 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속담처럼 달지는 않지만 약이 되는것이 아폴론의 독화살이 아닐까.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꺼내어 보면, 그 속에 내가 버린 삶의 조각들이 보인다. 먼지를 털어 그 조각들을 길어 올려야 한다. 위험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에너지다. 나 자신이 된다는 건 하나의 모험이다. 한때 나쁜 것으로 분류한 것을 다시 찾아 그것에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과정을 치유라고 부른다.  (p. 135)



-

판도라의 상자속 희망. 희망이 마지막까지 남아있는것은 앞서 풀려난 고통을 극복하는 의미로 볼수 있다. 고통은 누구도 피해가지 않지만 희망은 상자를 열기로 결심한 이에게만 허락된 선택사항이 되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현재를 충실히 살아야 할 의무가 있음을 주장한다. 과거는 바꿀수 없지만 과거에 대한 내 해석과 태도는 얼마든지 바뀔수 있다. 과거의 고통이 현재를 덮지 않도록 싸우며 극복하는 힘. 판도라의 상자속 희망은 그런것이다. 

고통을 대면하고 넘어서는 치유의 과정(희망). 우리는 희망의 상자를 열어볼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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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는 종말과 창조가 수없이 되풀이 된다. 종말과 파국은 반드시 창조와 생성으로 이어지게 되어있는데, 그 창조가 아름답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신도 인간도 모두가 죽고난 뒤 하나의 세상이 그 위에 다시 창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편함이 북유럽 신화가 우리의 삶과 닮았다고 느끼게 한다. 현실이 아름답기만 한것은 아니니까.


사악한 신 로키의 이야기는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 그 누구도 헤칠수 없는 절대 선(善) 발드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로키. 로키의 꾀로 발드르는 죽음에 이른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선한 존재가 사라지면서 균형이 깨진다. 그러나 북유럽 신화는 신들 조차도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 필멸의 세계에서 불멸의 존재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니 이를 두고 균형이 깨졌다고 할 수 있을까.


필멸은 새로운 시작을 뜻하고 불멸은 완전함을 뜻한다. 완전함은 더이상의 변화가 없으니 새로운 시작은 필멸의 존재들에게만 허락된다. 그런데 유일한 불멸의 신이 죽었다. 이제는 새로운 세상에 그 위에 창조될수 있게 되었다. 진짜 현실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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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저자는 《바가바드 기타》가 큰 위로와 자신의 신성을 찾도록 이끌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저자의《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를 통해 치유의 열쇠를 공유받는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무의식으로부터 표출되는 나를 찾아보기도 하였으며, 신화 이야기로 일상을 위로 받았다. 

그러니 이제 미래를 향해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간이다. 과거를 뒤돌아보지 말라는것은 현재에 충실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우리 모두가 앞으로 나아갈 삶의 원동력을 이책은 신화 이야기를 통해 전달해준다.

 

* 이 리뷰는 도서 출판사 현암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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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신화에서 나를 발견하고 마음 치유를! 평점10점 | a*******5 | 2018.12.21 리뷰제목
최근 신화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 건 융 심리학 덕분이다. 인간의 개인 무의식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 본성이 담긴 집단 무의식을 발견한 칼 융은 신화를 '원형의 교과서'라고 한다. 이야기로서 신화는 '살아있는 정신 과정'의 이미지를 반영하며 원시적인 언어라 한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신화 이야기를 나에게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지는 못했다. 마침 만난 <아주 사적인 신화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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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화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 건 융 심리학 덕분이다. 인간의 개인 무의식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 본성이 담긴 집단 무의식을 발견한 칼 융은 신화를 '원형의 교과서'라고 한다. 이야기로서 신화는 '살아있는 정신 과정'의 이미지를 반영하며 원시적인 언어라 한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신화 이야기를 나에게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지는 못했다. 마침 만난 <아주 사적인 신화 읽기>는 신화를 개인적으로 이해하고 내 안의 신성을 발견하는 방법을 깨우쳐주는 특별한 책이다.

 

  이 책의 목표는 '외부에서 떠도는 신들에게 내 마음의 자리를 되찾아 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이를 위해 우리는 아주 사적인 방식으로 신화를 초대해야 한다고 한다.

 

 신화를 가장 깊이 체험하는 방법은 신화의 이야기를 아주 개인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내 성격과 유형을 돌아보며 내 삶 속에서 신화를 되살려낼 때 나는 비로소 신화의 에너지를 실천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전공한 저자는 융의 이론을 공부하면서 프로이트의 자아 개념에서 느낄 수 없던 원대한 치유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우리의 무의식 속에 '신성'이라 할 수 있는 신비로운 힘이 내재하며, 신화, 전설, 민담이 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에서 위로를 받았고, 신화 공부를 하는 여정에서 만난 인도 경전 <바가바드 기타>가 마음을 붙잡아 주었다 한다. 간디에 의하면 "<바가바드 기타>는 우리 안에 있는 두 본성, 선과 악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을 서술"하는 것으로 고통 속에서 거듭 태어나 구원을 찾게 되는 이야기다. 이 책의 전체 주제는 내 안의 신성을 발견하고 구원을 찾는 <바가바드 기타>의 핵심과 닿아 있다.

 

 "모든 자아가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개인의 에고가 녹아내린다"고 한 간디는 <바가바드 기타>의 "아트만이 내 마음의 수레를 끄는 신이며, 세상과 연결된 아트만에 나 자신을 맡길 때 비로소 삶의 진실한 방향을 찾을 수 있"고, 그러면 "우리는 아무리 큰 불행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간디는 한 사람이 자신과 타인과 세상을 살릴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책은 길가메시 이야기와 그리스 신화 이야기, 북유럽 신화 이야기와 크리슈나의 조언으로 이루어진 40가지 신화 이야기를 소개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신화 이야기들의 보편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어 개인적으로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각각의 신화 이야기는 들어가는 처음에 주제와 관련된 일상 이야기를 꺼내 신화와 연결되는 부분을 찾고 다음 장에서 신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 장은 신화의 주제와 관련된 정신분석학과 분석심리학의 이론을 설명한다.

 

 융이 확신하듯이, 신화는 외부의 사건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방향성이자 근원이다. 신화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나 자신의 이야기, 내 마음의 이야기다.

 

  살다 보면 누구나 힘들거나 지치고, 두렵거나 화가 나고, 슬프거나 마음의 위로를 얻고 싶거나 내적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는 신화 이야기를 다시 만나보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다. 단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신화 이야기를 지극히 개인적인 방법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럴 때 내 마음이 움직이고 신화 속의 영웅과 신들이 내 안에서 내 이야기를 통해 활력을 얻고 살아나기 시작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우리 안에 신과 영웅들이 살아 있고 현재 내 삶 속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니 얼마나 신나는 경험인가! 

 

 

- 이 리뷰는 서평단에 선정되어 현암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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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신화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18.12.25 리뷰제목
나에게 신화는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들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도 커다란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 심리학도 인간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학문이라 왠지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냥 못본 척하고 싶고,  피하고 싶었던 것들의 민낯을 봐야한다는 사실이 불편했었다. 너무 부정적인 모습만 생각했다고나 할까? 이 책으로 인해 신화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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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신화는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들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도 커다란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 심리학도 인간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학문이라 왠지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냥 못본 척하고 싶고,  피하고 싶었던 것들의 민낯을 봐야한다는 사실이 불편했었다. 너무 부정적인 모습만 생각했다고나 할까? 이 책으로 인해 신화와 심리학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상당 부분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신화를 가장 깊이 체험하는 방법은 신화의 이야기를 아주 개인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신화에서 큰 감흥을 얻지 못했던 것은 나의 삶과 연결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신화인 길가메시로부터  <그리스 로마신화>,<북유럽 신화>, <인도 신화 속 수 많은 신들의 이야기를 자신이 공부했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구스타프 융의 분석심리학을 접목시켜 우리의 삶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를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면서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신들을 만나면 조금 의아했었다. 왜 아테나는 전쟁의 신이면서 지혜의 여신이기도 한걸까?  현재의 상태와 싸워 더 나은 상태로 변화시키는 것, 그것을 지혜라고 했다. 이 지혜들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 우리는 마음 속 어긋난 요소들을 바로잡는 전투를 시작해야한다는 이야기는 왜 지혜와 전쟁이 하나의 이름으로 불려질 수 있는지 공감이 되었다. 저자는 아테나가 가지는 의미를 프로이트의 죽음충동이라는 개념과 접목시켜 이야기하고 있었다.

 

 

 

 죽음 충동은 자살 충동과 같이 자신과 세상을 파괴하는 마음보다는 삶 속에서 에로스적 결합을 돕는 전투력으로 정의된다. 치유의 이야기 속에서 죽음 충동은 언제나 삶의 방향으로 움직인다.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결함하여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 정신 치유의 목표다. 지혜란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돌보지 않으면 생명도 삶도 그 에너지를 잃게 된다. 지혜는 우리가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꼭 필요한 전략이다. 우리가 전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것이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p 118

 

 

 

 아테나는 오딧세이아에서 오딧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 앞에 나타나 그가 아버지를 찾는 여행을 하게 하는 등 성숙해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뭔가 결정을 내려야할 때, 가만히 있고 싶을때, 아테나를  떠올리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는 지혜로울 수도, 변화를 통해 무엇인가를 얻을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에 좀 더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듯하다.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과는 달리 늙고, 죽는다. 북유럽 신화의 최고신인 오딘은 눈을 잃는대신 지혜를 얻었지만 죽음을 초월하지는 못했다.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라그나로크(종말) 를 막는 것에 집착해서 현실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했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오딘과 같이 죽음에 대한 공포에 얽매여서 삶을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도구로 볼것인지, 삶 자체를 목적으로 보고 살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분명 현실을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인지는 알고 있지만, 그를 통해 다시금 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신화는 인간의 이성적인 면과 이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결국,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인간의 이야기였다. 그러므로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우리의 삶의 방향성을 얻으려고 하는 시도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얘기했다시피 신화가 나에게 유용한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는 나의 경험 속에서 나만의 해석을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녀가 어떻게 신들을 이해하고, 그녀의 삶에 어떤 방향을 제시했는지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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