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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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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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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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 김호기, 박태균 평점10점 | g*******7 | 2019.07.25 리뷰제목
현대사가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현대사에 해당하는 기간 자체가 짧은 것도 있지만, 당장 현대사에 대한 역사적인 재평가는 보다 신중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주된 이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945년 이후 지금까지의 한국의 역사를 가만히 살펴보면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 유사한 흐름으로 반복되고 있으며, 현재에도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현대
리뷰제목

 현대사가 한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현대사에 해당하는 기간 자체가 짧은 것도 있지만, 당장 현대사에 대한 역사적인 재평가는 보다 신중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주된 이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945년 이후 지금까지의 한국의 역사를 가만히 살펴보면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 유사한 흐름으로 반복되고 있으며, 현재에도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현대사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역사가 특정한 시점 또는 개인에 의하여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중에 많은 논쟁을 통하여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는 그간 금기시되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의 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분단 원인 논쟁'부터 '수저 계급론 논쟁'에 이르는 총 40개의 논쟁을 통하여 1945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현대사는 그와 연관된 사람 또는 그의 후손들이 여전히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첨예한 의견 대립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그러한 논쟁 자체를 허용하지 않기 위하여 아예 평가 자체를 후대에 맡겨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사실 이러한 논쟁은 그간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며 한국 사회가 나아가는 과정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다만 그러한 논쟁이 학자를 비롯한 전문가 영역에만 머물러 왔기 때문에 우리는 그러한 논쟁의 실체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이 책을 통하여 어떠한 점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을까?

 

 먼저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에 대한 진실을 보다 깊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대의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불리울 정도로 철저히 승자의 입장에서 역사가 서술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패배자의 반론 자체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사에는 바로 논쟁을 통하여 하나의 사실을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하여 그간 정설로 알고 있던 부분에 대한 오류마저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1945년 12월 28일 모스크바 3상 회의에 따른 한반도의 찬탁과 반탁의 움직임을 들 수 있다. 3상 회의에서 소련이 한반도의 신탁을 주장하면서 국내에는 소련의 입장을 지지하는 찬탁과 그에 반대하는 반탁의 목소리가 커진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이 신탁 통치를 주장한 것이었고, 당시 동아일보가 실수인지 고의인지 알 수 없으나 소련이 주장하였다는 오보에 의하여 빚어진 것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찬탁을 공산주의자로 몰아가는 과정은 애초부터 성립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반탁운동은 일본의 식민지 전쟁 정책에 협력한 사람들이 스스로를 정치적으로 민족주의자로 포장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친일을 하지 않았던 좌익이 갖고 있던 해방정국의 주도권을 우익쪽으로 돌려놓고자 한 정치적 시도였다고 분석한 것이다. (중략) 해방이 된 한국사회에서 민족운동을 한 세력과 일본 제국주의와 그들의 전쟁을 지지한 세력 사이의 대립구도가 3상 회의의 결정으로 인해 좌우익 간의 대립으로 재편된 것이다.

 - p. 24 中에서 -

 신탁통치에 대한 국론 분열의 과정에 대한 위와 같은 논쟁은 확실히 우리가 알고 있던 내용과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저 찬탁을 하면 빨갱이, 반탁을 하면 민족주의자라는 내용을 별다른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인데, 이러한 논쟁을 접한다면 신탁통치에 대한 민족 분열이 과거 친일 세력이 교묘히 우파로 위장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후 친일파 단죄는 공염불이 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우파 또는 보수라는 이름으로 친일의 이미지를 세탁한 인물들이 기득권으로 자연스레 녹아들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친일파 논쟁' 역시 이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광복 이후 곧바로 분단과 전쟁으로 인하여 혼란한 시기였음을 감안해도 일본에게 철저히 농락당한 그 긴 세월에 대한 재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친일파들이 득세하였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천황에게 충성했던 경찰과 군인들이 다시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역사학이나 정치학이 아닌 문학 전공자인 임종국이 1966년 [친일 문학론 : 일제암흑기의 작가와 작품]을 출간할 때까지 '친일'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금기시됐다.

 - p. 43 中에서 -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 아닌가? 그 시기에 어떻게 '친일'이라는 용어가 금기시됐으며,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 그것을 따랐다는 점은 오히려 현대사에 대한 평가가 시급하게 진행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더구나 이러한 모습은 과거 노무현 정부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특별법' 시행 당시 특정 정치 세력이 국민들 앞에서 대놓고 반대를 하면서, 친일파의 재산 환수법마저 당장하게 거부하는 행동으로 재현되었으니 현재 우리의 상황 역시 그때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친일 세력의 맥을 잇고 있는 한국사회의 주류는 비주류에 의한 청산작업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친일파 척결을 주장하는 그룹은 보수 언론과 정치인들에 의해 '좌익 빨갱이'로 규정됐고, 친일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청산을 위한 조직들은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 모두 해산됐다.

 - p. 46 中에서 -

 최근 정권에서도 적폐척결을 내걸고 있지만, 이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불과 몇 년 전에도 친일파 청산 작업에서 보여주었던 동일한 패턴으로 반대를 하였다는 점을 떠올려 본다면 더이상 이러한 논쟁은 학계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을 우리는 깨닫게 된다. 청산되지 않은 현대사의 짐이 갈수록 우리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논쟁을 통하여 우리도 깊은 관심과 더불어 그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반응을 해야 그들이 국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까?

 

 또한 이러한 현대사의 논쟁이 현재의 상황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한일 국교정상화 청구권 자금논쟁'은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인데, 최근 커져가는 일본과의 갈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박정희 정권과 한일협정을 체결하면서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며 과거사에 대한 청산이 끝났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면 당시 군부정권의 졸속한 협정 체결로 인하여 오늘날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일본이 당시 한국에 지급한 자금은 배상금이 아닌 축하금(격려금)으로 규정하였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이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독립을 축하하는 형식으로 자금을 전달하였기에 진정한 배상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일방적으로 자신들은 한일협정 및 위안부 합의로 모든 사과가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일본을 옹호하는 듯한 보수 언론과 내부 정치 세력들에게 동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사에 대한 논쟁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현대사에 대한 논쟁이 국민들의 정치와 경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이 책의 '무상급식 논쟁''수저계급론 논쟁' 등을 통하여 확인하게 된다. 언론 및 정치권의 일방적인 비판에 의해서 다뤄질 수 있는 이러한 논쟁들은 우리의 삶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논쟁이 아닌 일방적인 주장에 따라 한 방향으로 몰아가려는 그들에 의하여 우리 역시 휘둘리거나 아예 관심을 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하는 것에 대하여 재정 문제를 들어 선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일면 타당하다. 문제는 그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은 채 반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를 통하여 선거로 심판을 받겠다는 정쟁의 요소로만 이용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논쟁을 통하여 국민들을 설득하려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로지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고 있는 부분이다. 이쯤되면 논쟁으로 가득한 한국의 현대사는 오히려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함을 우리는 느낄 수 있게 된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은 그 과거를 반복하기 마련이다."라는 조지 산타야나의 발언은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다. 역사는 무수한 반복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의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찾는 것은 현대사를 짚어보는 것으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현대사는 바로 논쟁을 통하여 의미 부여 및 해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논리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하는 이러한 논쟁을 단순히 다툼으로 치부하면서 아예 논쟁조차 허용하지 않으려는 특정 세력의 의도는 앞서 언급한 논쟁만 보더라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TV를 통하여 청문회 및 정책 입안 과정에서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경청 및 논리적인 반박도 하지 못한 채 그저 핏대를 울리는 정치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논쟁의 의미도 제대로 모르는 그들이 과연 국민들이 논쟁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을 막을 이유는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하여 보다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논쟁이 시들해졌다. 논쟁이 없었다는 게 아니다. 논쟁은 진행돼 왔으되 치열함이 약화됐다는 의미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한편으론 그만큼 우리 문화가 세련되어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문화 내 소통이 활기를 잃은 까닭도 있다. 사회의 제도화와 다양성이 증가할수록 논쟁이 부드러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논쟁은 치열할 때 그 쟁점이 선명히 드러나고, 이 선명성은 생각의 넓이와 깊이를 더하게 한다.

 - p. 83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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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논쟁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개관하다!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i*****n | 2019.09.09 리뷰제목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된 이후 한국 사회는 식민지의 유산을 탈피하고, 새로운 민족국가의 수립에 일차적인 목표를 두었다. 하지만 외세에 의해 남과 북으로 분단되면서 이념 논쟁이 더욱 거세게 전개되었고, 이에 따라 당대의 상황을 전혀 상반된 방향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서로 다른 입장이 부딪히며, ‘논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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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된 이후 한국 사회는 식민지의 유산을 탈피하고, 새로운 민족국가의 수립에 일차적인 목표를 두었다. 하지만 외세에 의해 남과 북으로 분단되면서 이념 논쟁이 더욱 거세게 전개되었고, 이에 따라 당대의 상황을 전혀 상반된 방향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서로 다른 입장이 부딪히며, ‘논쟁이라는 형식으로 발현되기도 했다. 따라서 현대사의 주요 국면에 전개되었던 주요 논쟁들을 정리하면서,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이 책은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를 크게 4개의 시기로 구분하고, 각각의 시기에 벌어졌던 주요 논쟁들의 쟁점과 함께 의미를 정리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논자에 따라서는 이러한 시기 구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아 현대사의 주요 국면들이 다루어지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사회학과 역사를 전공하는 저자들이 논쟁을 정리하고 있어, 예컨대 참여-순수문학 논쟁등과 같이 문화와 예술 분야의 주제들은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했다는 측면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각의 논쟁을 소개하면서 양 측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소개하는 형식을 띄고 있어, 저자의 가치 판단이 배제된 형식논리에 압도되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을 듯하다.

 

광복, 정부 수립, 분단 체제의 형성이라는 제목의 제1부에서는 1945년부터 1960년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기 구분은 실상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1950년을 기점으로 다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해방 직후에는 좌우의 이념 대립이 문학뿐만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소용돌이치던 상황이었고, 반민특위로 대표되던 친일파 문제도 매우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분단 원인 논쟁을 비롯한 11개의 주제가 소개되어 있는데, ‘이승만 정권의 성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는 제외되어 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특히 이 시기 논쟁의 쟁점은 지금까지도 언제든지 이념적인 문제로 치환될 수 있다는 휘발성이 강한 주제들이기도 하다.

 

박정희 시대의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의 제2부는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시대를 다루고 있다. 1961년 쿠데타로 집권하여 유신헌법을 제정함으로써 종신 대통령을 꿈꾸었던 박정희는 자신의 부하에 의해 술자리에서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여전히 이 시대의 경제 발전상을 옹호하는 세력들이 존재하지만, 정치와 사회적으로는 강압통치로 인해 민주화를 압살한 시기로 평가되고 있다. ‘5.16 성격 논쟁을 비롯하여 모두 10개 항목이 제시되어 있는데, 실상 이 시기 주요 논쟁거리는 이것으로 다 포괄할 수 없을 정도로 다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 제시된 내용들을 통해서라도, 박정희 시대의 면모를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을 듯하다.

 

이후 전개된 현대사는 1980년의 짧은 서울의 봄을 지나, 전두환의 쿠데타로 인해서 다시 한국 사회는 군부독재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후 IMF 외환위기를 겪기 직전의 1996년까지의 제3부는 민주화시대의 개막과 진전이라는 제목으로 모두 9개의 주제가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사회구성체 논쟁이나 분단 체제 논쟁은 아마도 사회학자로서 저자의 시각이 짙게 반영된 주제라고 여겨진다. 당시에는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논쟁들이지만, 여전히 그 논쟁이 얼마나 의미가 있었는가에 대한 회의를 남긴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1990년대 초반 당시 현실을 반영하는 신세대 논쟁은 그 이름과 대상을 달리하여,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세대 간의 시각 차이를 반영하고 있는 주제라고 여겨진다.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한국 사회에서 진행되었던 논쟁들은 대부분 현재 진행형인 경우가 많다. 마지막 제4외환위기 이후의 한국사회에서는 1887년부터 2018년까지의 시기를 다루면서, 모두 10개의 주제가 제시되어 있다. 이 가운데 뉴라이트 논쟁이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쟁등은 이미 역사를 퇴행시켰다는 평가가 내려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빈부 격차에 의해 암울한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수저계급론 논쟁은 여전히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주제라 할 것이다.

 

물론 이 책에 제시된 40개의 주제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제대로 점검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주요 키워드를 통해 현대사의 주요 흐름을 개괄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이미 역사적인 평가가 내려진 주제들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기계적 중립을 취하는 듯한 서술 태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되기도 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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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평점10점 | l*****0 | 2019.07.18 리뷰제목
한·중·일 삼국은 서로의 역사를 왜곡한다. 단 공통점이 있다. 남들이 뭐라든 자신들의 논리로 역사를 교육한다. 이른바 국뽕(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이다. 최근 홍콩시위가 일례다. 중국 본토인들은 홍콩이 자국에 속하길 원한다고 교과서로 배운다. 시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일본의 독도 소유권 주장 및 대동아전쟁은 널리 알려진 문제다. 고조선부터 조선왕조까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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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삼국은 서로의 역사를 왜곡한다. 단 공통점이 있다. 남들이 뭐라든 자신들의 논리로 역사를 교육한다. 이른바 국뽕(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이다. 최근 홍콩시위가 일례다. 중국 본토인들은 홍콩이 자국에 속하길 원한다고 교과서로 배운다. 시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일본의 독도 소유권 주장 및 대동아전쟁은 널리 알려진 문제다.

 

고조선부터 조선왕조까지 한국의 역사도 왜곡이 없다고 100%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치자. 제목에 한국현대사가 들어가 있으므로. 사회학자 김호기와 역사학자 박태균이 40개의 주제로 나눠 한국현대사를 신랄하게 들여다본다. '논쟁'에 방점을 찍고.

 

E. H. Carr는 역사를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그간의 논쟁을 검토해 미래의 청사진을 만드는 밑거름으로 삼자고 제안한다.

 

시기는 크게 네 개로 나뉜다.

 

1부 1945~1960년 - 광복, 정부 수립, 분단체제의 형성
2부 1961~1979년 - 박정희 시대의 빛과 그림자
3부 1980~1996년 - 민주화시대의 개막과 진전
4부 1997~2018년 -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사회

 

각 시기별로 약 10개의 주제를 정했다. 주제 하나당 대략 8쪽의 글이다.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미국은 즉시독립 주장' 제목의 동아일보 기사는 오보였다. 심지어 그렇게 교과서로 배운 학생들도 있다. 진실은 정반대였음에도. 모스크바 3상회의 결정안 즉 신탁과 반탁 논쟁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의 좌·우파 정치적 대립 구도를 재편했다는 것이다. 항일·반일 vs 친일·반민족 구도가 좌익 vs 우익으로 바뀌고 이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박정희 시대는 지금이나 앞으로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논쟁거리다. 때문에 저자는 나름 객관적이고 중립적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개인적으로 경제는 전진했으나 정치는 후퇴한 시기가 평하지만 두 저자의 논쟁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가 그렇지 않을까 예상한다.

 

명분없는 권력, 대한민국의 오점 전두환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논쟁은 분단국가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언제적 반공논리로 이 문제로 접근하는지. 여기에 편승해 막말을 일삼는 정치인과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역사교육의 폐해를 대변한다.

 

1987년 6·10 민주화 항쟁 이후 첫 민주적 대선의 후보 단일화 논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책 개발이 아니라 단일화를 통해 컨벤션 효과로 선거를 이기려는 꼼수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란 저자의 지적은 동의할 수 없지만.

 

 

 

<논쟁으로 읽는 한국현대사>는 '우리가 지금 잘 살고 있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당연하다. 현재 당면한 남북간의 평화무드를 바라보는 다른 정치적 입장에 사람들은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분단국가의 현실을 이용한 좌우대립을 바라보는 세대간의 시각은 너무도 다르다. 갈등공화국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에 이 책이 던진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다.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ps.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는 2015년 경향신문 광복 70주년 기획으로 연재했던 '논쟁으로 읽는 70년'을 수정·보완해 엮는 책이다. 문체 자체는 읽기에 편하나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한 번에 쭉 읽는 것 보다는 챕터 하나 하나를 천천히 탐독하는 것을 추천한다.

 

ps. 보수우파의 한국현대사 부문 책 중 으뜸이라 일컬어지는 이영훈 교수의 <대한민국 역사 : 나라 만들기 발자취 1945∼1987>에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가 필적할 만 하다. 특히 '4부 1997~2018년 -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사회'는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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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h | 2019.06.02 리뷰제목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이 책은    이 책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역사를 되살펴보게 하는 아주 귀한 책이다.김호기, 박태균 공저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사회학자 김호기 교수와 역사학자 박태균 교수가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논쟁들을 조명하고 평가한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논쟁 선정 기준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는 사회발전에 결정적 영향
리뷰제목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이 책은 

 

이 책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역사를 되살펴보게 하는 아주 귀한 책이다.

김호기, 박태균 공저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사회학자 김호기 교수와 역사학자 박태균 교수가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논쟁들을 조명하고 평가한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논쟁 선정 기준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는 사회발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건과 담론에 대한 논쟁이다.

둘째는 보수와 진보 사이에 이뤄진 논쟁이다.

셋째는 현재적 의미가 큰 논쟁이다. (5쪽)

  

그러니,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을 통하여,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굵직굵직한 사건을 둘러싸고 어떤 논쟁이 벌어졌으며, 그러한 논쟁들이 그 이후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알 수 있다.

 

 

저자는 그러한 논쟁들을 다음과 같이 시대별 주제별로 분류하여,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기 쉽도록 배열해 놓았다. 그런 분류가 항목을 찾아보기 쉽게 한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1부 광복, 정부 수립, 분단 체제의 형성(1945~1960)

2부 박정희 시대의 빛과 그림자(1961~1979)

3부 민주화시대의 개막과 진전(1980~1996)

4부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사회(1997~2018)

 

소항목 중에서 특기할 것 몇 개,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5·16 성격 논쟁/ 한일 국교정상화 청구권 자금 논쟁

베트남 파병 논쟁 / 유신 체제 논쟁

뉴라이트 논쟁/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쟁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쟁/ 무상급식 논쟁

 

이런 논쟁들은 우리나라 현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정리가 필요한 항목들이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아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단적인 예가 찬탁 대 반탁 논쟁이다.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역사는, 반탁운동은 곧 소련을 반대하는 운동이며, 이는 곧 반공운동이 됐다.

그러나 진실이 영원히 묻히는 법은 없다. 1980년 이후 찬반탁 논쟁은 그 진실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실체적 진실은 

반탁운동은 일본의 식민지 정책과 전쟁 정책에 협력한 사람들이 스스로를 정치적으로 민족주의자로 포장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친일을 하지 않았던 좌익이 갖고 있던 해방정국의 주도권을 우익 쪽으로 돌려놓고자 한 정치적 시도였다고 분석한 것이다.>(24)

 

용어를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다.

 

쿠데타와 혁명의 차이 

과연 그 두 용어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사전적 의미에서 쿠데타는 국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무력 등의 비합법적 수단으로 정권을 빼앗기 위해 일으키는 정변이므로, ‘비합법적 수단이 핵심적인 의미다.

혁명은 기존의 사회체제를 변혁하기 위해 국가권력을 장악하는 계층을 대신에 그 권력을 비합법적으로 탈취하는 과정으로, ‘사회체제의 변혁에 그 중심적 의미가 있다.

 

두 말의 공통점은 비합법적 수단을 사용한다는 것이며, 무언가 바뀐다는 것이다.

차이점은 목적과 그 과정 그리고 결과에 있다.

 

그 목적이 정권장악에 있는가, 아니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제를 바꾸는데 있었는가 

정권 장악 이후 집권 과정에서 어떠한 성격의 정책을 실행했는가? 그리고 그 결과 사회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가 

 

그러나 혁명적 목표를 제시했다고 해서 쿠데타가 혁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도 세력이 추구했던 이념, 주도 세력의 구성 그리고 쿠데타 이후에 실시된 정책과 결과가 혁명적 성격을 갖고 있었는가를 검토해야 한다. (104)

 

이렇게 용어정리를 확실히 하여, 역사를 바로 볼 수 있게 된다.

 

다시, 이 책은 

 

수록되어 있는 논쟁의 시기는 1945년부터 2018년까지니, 우리나라 현대사를 알 수 있다.

현대사에 관련된 책을 그간 찾고 있었다. 그것도 우리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종합적인 시각을 통해 볼 수 있는 책 말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 할 수 있다.

 

정치, 문화,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고, 게다가 이 책은 논쟁을 수록했기에어느 한 쪽의 시각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반대편의 주장도 같이 알 수 있어 종합적인 시각으로 우리 역사를 바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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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한국 사회를 형성한 40가지 논쟁 평점10점 | j********7 | 2019.07.31 리뷰제목
이 책은 1945년 광복 이후 우리 현대사에서 진행된 주요 논쟁들을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 이 논쟁들은 우리 사회가 지나온 길을 성찰하게 하고, 서 있는 자리를 확인하게 하며, 나아갈 방향을 숙고하게 했다.p.4, 프롤로그 중          매일 논쟁 속에 산다. 하루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저녁 뉴스를 보는데, 요즘은 뉴스를 보면 오히려 피로가 몰려와 건너뛸 때도 있다.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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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45년 광복 이후 우리 현대사에서 진행된 주요 논쟁들을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 이 논쟁들은 우리 사회가 지나온 길을 성찰하게 하고, 서 있는 자리를 확인하게 하며, 나아갈 방향을 숙고하게 했다.

p.4, 프롤로그 중

 

 

 

      매일 논쟁 속에 산다. 하루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저녁 뉴스를 보는데, 요즘은 뉴스를 보면 오히려 피로가 몰려와 건너뛸 때도 있다. 보수, 진보, 좌우, 적폐, 적통... 무엇이 옳고 누가 그른지 나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해방 이후 한국은 정치와 이념으로 늘 뜨거웠다. 역사 논쟁과 학계, 문화계 내의 의견 충돌도 여전하다. 세대 논쟁이나 복지 논쟁처럼 세상이 변해가면서 새롭게 제기되는 논쟁이 있고, 친일, 대북문제, 일본 식민지 배상금 문제 등 과거부터 있었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해 진통 중인 논쟁도 있다.

 

 

     이제 갓 마흔인 나는 학창시절 한국 현대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이십여 년 전 국사 교과서는 해방 이후를 아주 간략히 몇 페이지 정도로 압축하여,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급히 마무리했던 기억이 난다. 대체 그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른이 되어서야 알아가고 있다. 그리고 과거를 알지 못하면 현재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제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교과서에 실릴 수 없었던 여러 일들을. 8,90년대는 아직 역사와 인물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시기였다 하더라도, 이제 벌써 2019년, 해방 후 70년이 더 지났다. 해방 후 한국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다투었는지, 그리고 그 다툼이 현재 한국의 모습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고 싶었다.

 

 

    믿을 만한 책을 발견했다. 사회학자 김호기 교수, 사학자 박태균 교수가 함께 쓴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다. 2015년 경향신문 칼럼 <광복 70주년 특별기획-김호기 박태균의 논쟁으로 읽는 70년> 을 수정, 보완하고 촛불시민혁명에 관한 글을 결론으로 덧붙인 책으로 한국 사회를 뜨겁게 했던 40가지 논쟁을 시기별로 나누어 설명한다.

 

 

    1945년부터 1960년까지는 광복 이후 정부가 수립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남과 북이 분단되는 시기다. 남북이 분단된 이유는 외부, 내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찬탁과 반탁의 진실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일까. 이승만의 농지개혁은, 맥아더라는 인물은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가. 1961년부터 1979년까지는 박정희의 시기다. 제대로 된 합의 없이 조인된 한일협정, 근대적 생활양식이 보급되는 계기가 된 박정희의 조국 근대화론은 지금도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도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진행 중이지만, 경제 성장만을 평가의 잣대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1980년부터 1996년까지는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고 열매를 맺는 시기다. 80년 광주항쟁 당시 미국이 개입해 신군부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자료는 확인되었으나 발포 책임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87년 6월항쟁으로 민주화 시대가 열렸지만 확연히 다른 캐릭터였던 김영삼, 김대중은 단일화에 실패했고 이를 예상한 듯한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이후의 대통령 선거에도 후보 단일화는 실패한다. 정책이나 시대정신보다는 같은 진영의 라이벌을 고립시키는데 더 힘쓰는 후진 정치의 모습이다. 이 시기는 사회과학이 꽃을 피우고 서태지로 대표되는 신세대가 등장한 때이기도 하다. 1997년부터 2018년까지는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복지, 뉴라이트,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쟁 등을 논의하며, 비교적 최근의 무상급식과 수저계급론도 살펴본다.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두 분 교수님이 이 책에서 논쟁에 관해 사이다처럼 시원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랐다. 하지만 곧 여러 논쟁이 아직 진행 중임을, 특히 역사적 사실에 관한 다양한 후속 연구가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고착되고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다른 각도로 살펴야 할 부분도 있다. 현대사에 관한 판단과 평가가 일단락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 성격이 혁명인지 의거인지를 두고 다투었던 4.19 논쟁은 이제 혁명으로 규정되어 헌법 전문에 중요성이 적시된만큼 큰 의미를 갖는 논쟁이었다. 김동리와 이어령의 문학에 관한 세대 논쟁처럼 상상과 사유를 풍부하게 만들어 준 논쟁이 있었던 반면, 서강대 박홍 총장의 주사파 발언처럼 "친북좌파, 종북좌빨"이란 말을 퍼뜨리고 해묵은 남남갈등을 불러일으킨 논쟁도 있었다. 


   이승만 하야, 박정희 통화개혁 실패 등 여러 사건과 논쟁 뒤에는, 냉전 시대 협력이라는 명분을 앞세웠던 미국이 있었던 것도 흥미롭다. 박정희 시대는 가장 치열하면서도 정치적인 논쟁거리가 많은데, 5.16이나 주변 인물을 더 세밀히 살펴야 하는 동시에 긍정과 부정 중 한쪽으로만 치우친 박정희 신화를 해체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분단체제논쟁, 복지나 균형발전 등 학술적 논쟁을 주로 소개하는 김호기 교수는 독자에게 판단을 유도하기보다 양 쪽 논쟁을 객관적으로 소개하여 거리를 두고 볼 수 있게 한다. 박태균 교수는 더 목소리를 내는 느낌이다. 정치사를 살피면서 시대정신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와 지속성 없는 정책을 비판하기도 하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내게 이 책은 현대사 70년 핵심 논쟁의 시대 배경과 관련 연구를 간추려 소개하는 최신 버전 입문서였다. "돌아보면 광복, 정부 수립, 한국전쟁, 분단 체제 형성, 4월혁명, 516군사정변, 유신 체제 성립, 광주항쟁, 6월항쟁, 외환위기 등은 우리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사건들이었다. (...) 지나간 역사는 그 사회의 구조적 강제를 이루고 이에 대한 주체적 대응이 새로운 역사를 열어간다고 볼 때, 우리 현대사에 대한 성찰은 누구나 한번쯤 돌아봐야 할 과제일 것이다."(p.5, 프롤로그 중) "논쟁은 치열할 때 그 쟁점이 선명히 드러나고, 이 선명성은 넓이와 깊이를 더하게 한다." (p.83) 독서와 다른 매체를 통해 더 깊은 내용을 채워 나가고 싶다. 다시 저녁 뉴스를 보며 매일의 논쟁을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

 

 

 

사회의 제도화와 다양성이 증가할수록 논쟁이 부드러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논쟁은 치열할 때 그 쟁점이 선명히 드러나고, 이 선명성은 생각의 넓이와 깊이를 더하게 한다. p.83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가는 단기적으로 보느냐, 장기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나올 수 있다. 그만큼 역사적 사건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역사에서 오비이락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p.222

 

 

정치, 사회적 측면에서는 6월 항쟁애, 경제적 측면에서는 외환위기가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p.255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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