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파란 하늘에 풍선이 두둥실 곱디 고운 풍선이 실을 달고서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표지가 가을 하늘 같고 답답한 지금으로부터 벗어나고픈 내 마음 같아서~ 단지 표지가 예쁘고 청량해서 골랐다. 제목도 '나는 마음 놓고 죽었다'여서 세상 미련 없는 쿨한 느낌이어서 골랐다.
시작부터 울린다. 아직 어린 딸을 남겨두고 많지 않은 나이, 젊은 듯한 엄마가 죽었다. 그래서 마음 편히 못 죽었나부다. 아이 곁을 서성이며 아이를 지켜본다. 아이를 낳고도 병치레 하느라 제대로 앉아주지도 놀아주지도 심지어 남편도 그런 아내를 돌보느라 평범한 신혼도, 부부생활도 없는 듯한 미련 한 가득 인생이다. 배경 1970년대라서 없고 없어서 슬픈 가난함이 얹어져서 아이도 죽은 엄마의 독백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이 아프다. 이 작가는 아이의 대여섯 살 시기 뭐든지 안타깝고 자라나는게 아까운 그 시기에 이 글을 썼나 싶게 그 시기 엄마 마음이고 시선이다.
아이의 입학식. 입학식을 해 주지 못하는..아마 죄인 같을 것이다. 그것 뿐이랴, 아이를 두고 죽었고 생활을 꾸려야 하는 남편은 아이를 시골에 2년간 맡기었고 새장가를 갔다.. 그런 아이의 입학식을 임신한 새엄마와 함께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이 가슴 한 켠을 누른다. 작가는 3월 입학식 봄 추위를 아들네에 와서 갈 듯 갈 듯 안가는 시어머니에 묘사하는데 웃음이 절로 나오면서도 그 불편하고 싫은 추위에 여덟살 어린 딸을 세워두는 아픔을 그려낸다.
새로 태어난 아이가 집에 오고 계모는 살갑지는 않지만 모질지 않다. 서로 익숙치 않고 쉽게 마음 주지 못하는 것일테지. 이 이야기에 또 한 명의 엄마 주인집이면서 주인처럼 발 뻗고 편히 마음을 쓸 수 없는 희숙이네 엄마 희숙은 없고 희철이만 있는 엄마 3년전 딸아이를 잃었고 가정도 웃음도 활력도 모두 진짜인게 없는 희숙이네 엄마.
딸아이 연이가 길을 잃고 헤매인다. 죽은 엄마는 연이가 집을 찾아가려 낯선 곳 문방구 아줌마에게서 10원을 빌려 전화를 걸렸는 그 대목에서 처음 온 힘을 쓴다. 귀신 주제에 능력없다던 그녀가 아이를 매몰차게 모른 척, 그 10원 하나를 빌려주지 않는 아줌마를 목을 조른다. 실물을 잡아낸 것이다.
이야기는 더이상 불행을 만들지 않고 다행히 희철이 오빠가 연이를 찾아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모두에게 마음을 놓게 한다.연이의 엄마들, 죽은 연이의 엄마, 아직 엄마가 익숙하지 않은 건강한 새엄마 정순, 아이를 잃었기에 누구보다 살아내려는 희숙이 엄마, 모두 연이를 품는다. 이와 더불어 가족이 자리를 찾아간다. 정순의 눈치를 보느라 연이를 마음껏 사랑하지 못했던 듯 싶은 연이 아빠, 아이를 잃고 나서 가족 안에 있기 힘들었던 희숙이네 오빠 희철, 희숙이 아빠까지 모두 제자리를 찾아간다. 폭풍이 한 번 지나간 자리에 모두 생각한다.
읽은 후
엄마라는 이름이 가지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아이를 품고 때로는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생각을 품게 하는 마음. 그래서 죽은 엄마가 애잔하게 아이를 바라보는 대목부터 이미 마음으로 울어댔다. 사연이 없어도 큰 굴곡이 없대도 엄마없는 자식을...죽어서 지켜본 것만으로도 마음이 세로로 찢기는 것이다.
그런데 연이 엄마들은 그렇게 성장한다. 엄마에서 엄마로 자신들도 엄마가 처음이었고 삶을 살아내느라 놓친 것으로부터 시대가 그러했기에 할 수 없던 것으로부터 모든 것이 없어서 더할나위없이 가난 자체였던 그 시절로부터 이겨내고 살아내면서 엄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