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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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공주

한소진 | 해냄 | 2012년 8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8.8 (5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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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역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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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훈민정음 창제 뒤에 감춰진 한송이 꽃! (정의공주) 평점9점 | e***i | 2011.04.20 리뷰제목
고교시절 훈민정음 편을 배울 때 한글은 집현전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세종대왕께서 창제했다고 배웠던 거 같다. 그러다가 1999년 역사스페셜 <한글 창제의 수수께기, '한글은 집현전에서 만들지 않았다'> 편을 보고 많이 놀랐다. 세계 문자사상 가장 진보된 글자가 한글이란 그런 멘트는 늘상 듣던 말인지라 그저 그려느니 했지만, 집현전 학자들이 창제에 관여했다기 보다는 창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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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 훈민정음 편을 배울 때 한글은 집현전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세종대왕께서 창제했다고 배웠던 거 같다. 그러다가 1999년 역사스페셜 <한글 창제의 수수께기, '한글은 집현전에서 만들지 않았다'> 편을 보고 많이 놀랐다. 세계 문자사상 가장 진보된 글자가 한글이란 그런 멘트는 늘상 듣던 말인지라 그저 그려느니 했지만, 집현전 학자들이 창제에 관여했다기 보다는 창제 이후 한글의 원리와 용례 해석, 한글서적 편찬에 관여했을 뿐이라는 대목과, 세자와 수양, 안평대군 등의 왕자들이 창제에 깊숙히 개입하였으며 특히, 세종의 둘째딸 정의공주가 세종의 명을 받아 한글 창제를 도왔다는 대목에서 의아심이 일었다. 공주가 있었나? 그 때까지 알고 있던 상식을 깡그리 깨어버린 이 다큐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 동안 새로운 연구성과 있었나 싶어 이리저리 찾아본 게 이기문 교수님의 <현대적 관점에서 본 한글>이란 논문이었다. 이 논문에서 정의공주貞懿公主에 대한 대목을 확인했으나 단순한 기록에 불과했기에 그냥 한번 읽고 넘어가 버렸고, 세월의 더깨와 함께 곧 기억에서 사그러져갔다.

훈민정음 창제 뒤에 감춰진 한송이 꽃 <정의공주>!
이 책의 소식을 접한 순간, 망각의 바다에서 잊혀졌던 편린들이 하나씩 살아남과 함께 어쩌면 그 역사스페셜에서 소설의 영감을 얻은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손에 잡자 표지엔 단아하고 어여쁜 공주가 그려져 있다. 그런데, 어째 저자 한소진님과 공주의 이미지가 너무 닮았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저자의 사진을 모델로 그린게 아닐까? 앞표지 날개를 펼치고 보면 영락없이 저자의 소녀적 모습이라고 착각할 정도다.  여담 餘談이다.^^
프롤로그는 아버지 세종의 임종을 바라보는 정의 공주의 안으로 갈무리되는 슬픔이 달빛처럼 은은하고도 여리게 흐르고 있다. "백성들의 곁에서 백성들의 마음과 소리를 듣고자 마음을 다했던 아이였으니, 정의가 없었다면 언문은 세상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로다. 내 딸의 간절한 소망이 하늘을 움직였던 게야..."는 세종의 회상이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펼쳐질 지 한껏 기대감을 갖게 한다.

책의 주된 내용은 우리말의 이두식 표현에 어려움을 인식하는 정의공주의 어린시절과 언니 정소공주의 죽음, 운명의 남자 맹담과의 결혼, 훈민정음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공주의 삶을 씨줄로 하고, 백성을 위한 문자를 만들고 싶은 왕과 모화사상慕華思想에 젖어 반발하는 신하, 부마 맹담이 가슴에 품고 있는 여인 삼례, 정의공주와 혼례를 치를 뻔 했던 성삼문을 질투하는 맹담, 호기로운 수양대군의 내적갈등 등의 스토리가 날줄처럼 얽혀진다. 맹담은 술을 매우 좋아하여 공주의 속을 무던히도 애를 태우게 하지만 공주는 백성들이 쓰는 언어 연구에 몰두하면서 이를 견뎌낸다.
소설은 단군세기壇君世記에 전하는 가림토 문자를 훈민정음의 모태로 보고 플롯을 짜고 있다. 가림토문자는 한글의 원형原形이라고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는 고조선 문자로, 정음正音 38자로 BC 2181년 3세 단군 가륵嘉勒이 삼랑 을보륵三郞乙普勒을 시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그 진위야 학자들의 몫이고... 나는  "나랏말씀이 중국과 달라,,"라고 시작한 훈민정음 반포 선언문에 주목한다. 이는 훈민정음의 창제가 백성의 편의를 위한 단순함을 뛰어넘어 중국의 영향에서 조선의 정체성을 살리는 자주선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에 한글이 만들어지지않고 한자를 그대로 사용해 왔다면? 어쩌면 지금의 우리는 중국 변방의 1개 성에 불과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래 사진은 가림토 문자와 훈민정음 비교)


최만리의 상소가 의미하는 바는 무얼까?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두달 후, 최만리의 상소문이 올라온다. 이 책에서는 최만리의 인간적 고뇌를 이해하는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중국을 떠받드는 자로서는 정치적 생명이 끝날지도 모르는 절박한 현실적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는 상소문에서 "무엇 때문에 예로 부터 사용해 온 글자를 글자를 고쳐서, 야비하고 상스러우며 별 도움도 안되는 글자를 만드셨습니까? 옛것을 싫어하고 새것을 좋아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골칫거리 입니다. 지금의 언문으로 말하면, 새로 만들어낸 기이한 재주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학문에 방해만 주고 정치에 유익함이 없으므로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도 옳다고 여겨지지 않습니다(313쪽)"고 핏대를 세운다. 왕은 비밀리에 글을 만들어야 했고, 절대적 힘을 가진 왕 앞에서 이럴 수 있었던 것은 중국과의 문제 때문이었을 것이다. 만약 이런 사실이 중국에라도 알려지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최만리는 걱정한 것이다. 결국 알고보면 기득권의 논리이다. 상류사회는 이미 중국의 한자로 생활하고 있기에 그들에게는 불필요한 창제이며 오히려 사대하는 중국의 비위를 건드릴까 고민한 것이다. 어느 사회에나 기득권에 안주하여 발전적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보수층들이 문제인 것이다...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를 들여다보면 참으로 감탄 그 자체이다. 천지인과 오음을 기본으로 삼라만상의 근본인 음과 양, 중성을 모두 표현하는 그 오의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기록에 의하면 정의공주는 변음과 토착(變音吐着, 음운론과 형태론적 문제로 보면 될 듯 하다)을 풀면서 훈민정음 완성에 큰 역할을 하였지만, 참여공로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만다. 이는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자칫 여인이 참여했다는 이유로 '암클'로 폄하되며 백성들에게는 선보이지도 못하고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를 꿰뚫어본 공주의 선택이었다고 저자는 풀어내고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비록 공주의 신분이었다고는 하나 시대의 강요에 굴하지않고 자신의 이상과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정의공주의 당당함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런 공주도 노후는 마음이 편치 않았을 듯 하다. 남편은 나중 세조가 되는 수양에 동조하지만 아들은 단종의 편에 섰다고 한다.

어쨌거나 참 담담하면서도 흡입력있게 글을 써내려간 작가의 필력은 인정할 만 하다. 다만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정의공주에 대해 일정 부분 알고 있었고, 훈민정음 창제원리에 대한 내용도 어느 정도 알다보니 그다지 강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는 내 자신에게 그렇다는 것이지 청소년들에게는 상당히 어필할 수 있는 주제이며 필독을 권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영어에 눌려 질식 상태에 있는 우리 한글. 학생들이 한글을 창제하게 된 세종대왕의 뜻과 그 정신, 한글이 담고있는 우주적 의미를 안다면 이렇게 천대하지는 않으리라. 새로운 영어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작금의 시대를 깨칠 수 있는 또다른 정의공주를 기다리면서 마무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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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정의 공주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k********2 | 2011.04.13 리뷰제목
조선시대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 책 정의공주의 삶을 보며 또 한번의 울분을 참아야 했다.세종의 둘째 딸 정의공주가 한글 창제에  큰 기여를 했음에도 역사의 한 줄도 차지하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한글창제에 관한 팩션소설 <뿌리깊은 나무>에서도 보여지듯이 우리나라의 최고 자랑스러운 창조물인 한글이 탄생하기 까지는 결코 녹록치
리뷰제목

조선시대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 책 정의공주의 삶을 보며 또 한번의 울분을 참아야 했다.세종의 둘째 딸 정의공주가 한글 창제에  큰 기여를 했음에도 역사의 한 줄도 차지하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한글창제에 관한 팩션소설 <뿌리깊은 나무>에서도 보여지듯이 우리나라의 최고 자랑스러운 창조물인 한글이 탄생하기 까지는 결코 녹록치 않음을 알 수 있다.또한 당시 사대부들은 중화사상에 빠져 있었기에 한글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백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세종의 학문에 관한 열의,그리고 정의공주의 세심함이 없었더라면 아마 한글은 창조되지 못했으리라.

조선의 왕중에서 자식복이 가장 많았던 왕은 아마도 세종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물론 픽션이지만 세종의 성품이 매우 유순하고 어질며 자식을 엄청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딸과 아들에 대한 차별없이 키워진 것으로 그리고 있다.세종의 어진 성품 탓인지도 모르지만 조선시대의 사상으로 딸아들 차별없이 교육을 시켰다는 것은 세종의 학문에 대한 열의가 그만큼 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아버지의 공부에 대한 열린 생각 때문인지 모르나 세종과 언제나 대화하길 즐겼던 정의공주는 어렸을 적 부터 이두에 대한 해석이 남달라 세종의 총애를 받고 자랐으며 별명또한 이두공주라 불리워 졌다.그러나 이두의 표기가 워낙 난해하여 백성들까지 사용하기가 어려운것을 알게 된 정의공주는 어느 날 뒷간이라는 시녀가 구전되어 오는 노래를 듣고 그것이 단군시대부터 내려오는 가림토 문자와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당시 세종은 집현전학자들과 우리나라 문자를 연구하고 한글을 창조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였지만 결국 집권층들의 안일함과 중화사상이라는 벽에 부딪혀 고뇌하고 있던 때였다.결국 학자들의 반대에 실망하였지만 세종에게는 학자들 못지 않은 자식들이 있었다.영민한 정의공주와 수양대군 그리고 문종이 되는 세자 그리고 성삼문과 신숙주라는 젊은 인재들과 같이 한글 창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그러나 고지식한 집현전학자들 또한 쉬운 상대는 아니었으니 계속되는 상소와 반대에 세종은 유배라는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성의 삶으로서 정의공주의 삶을 들여다 보게 되면 내가 어렸을 적 들었던 귀머거리 삼년 벙어리 삼년 이라는 시집살이가 생각난다.영특하여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받고 자랐지만 부마로 정해진 맹담은 어머니의 사랑결핍으로 마음이 유약하여 부마라는 지위를 감당하지 못하는 지아비였다.언제나 공주에게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고 소설에서 세종 즉 장인의 가족이 유하게 그려지지만 아마도 공주의 아버지인 세종의 지나친 관심과 성격이 워낙 강했던 수양,세자,그리고 다 보여지진 않지만 그 많은 친정식구들의 관심을 유약한 맹담은 견디지 못했다. 신혼 첫날밤부터 술에 취해 소박을 놓고 부부다운 살가운 정조차 없이 냉담한 부부생활을 한다.시어머니 계모 역시 공주에게 시댁의 지엄함을 보여주기 위해 엄하게 대한다.그러나 시어머니와 맹담의 마음이 풀어지게 되는 계기가 있었으니 삼례라는 계집종의 사건이 터진다.

공주와 왕자 그리고 젊은 인재들과 세종의 노력으로 한글창조의 기쁨도 잠시  의금부에서 풀려나온 학사들이 한글을 ’암클’이라 부르니 그것은 여자가 만들었으니 여자들이나 써야 할 글자라는 뜻으로 천시하게 되었다.또한 그들은 여자가 참여한 글은 배울필요가 없다며 사직까지 서슴지 않자 정의는 자신의 이름을 한글창제에 기록되지 않기를 세종에게 청한다.그렇게 조선시대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역사에 이름 석자 남기기도 힘든 삶이던가.
세종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어느 누구보다 영특하고 자신이 막힌 문제를 언제나 풀어주었던 기특한 딸이었거늘.......

 "산천초목에 내려진 이슬처럼 영롱한 내 딸 정의. 그 아이가 왕자들을 위해 기어코 퇴비로 남으려 하고 있었다." p326

<정의공주>는 조선시대의 여성의 삶에서 언제나 승자의 기록이었던 역사서에서 기록에 보여진 단 몇개의 사료들로 인해 탄생되어진 픽션이다.그러나 여자라는 아주 개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인지 지나치게 세종과 정의공주에 대해 미화가 심한 느낌이 든다.실제로 조선시대의 삶이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작가의 표현이 아름다운지 시선이 부드러운 건지는 모르나 역사란 것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기에 시야가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세종의 가족사는 얼마나 역동적이고 방대한 사실들이 많은가...사건이  지나치게 간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그래도 역사의 한 중심에 있으면서도 조명을 받지 못하였던 정의공주를 세상에 드러내어  빛을 보게 한 책이란 것에 의의가 있음은 분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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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동화 속 공주가 아닌 역사 속 공주의 존재감을 드러내다-정의공주 평점7점 | e****0 | 2014.10.17 리뷰제목
우리가 알고 있는 공주의 이미지는 동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아름답지만 수동적이고, 왕자의 구원을 받는 존재, 해피 엔딩의 삶, 영원히 행복을 누렸을 것 같은 존재가 바로 공주이다. 그렇다면 동화 말고 실제로 존재했던 우리 역사 속 공주는 어떤 이미지인지 생각해보면 이렇다하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별로 없다. 왜 그런가하고 생각해보면 동화 속 공주는 백설공주, 잠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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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공주의 이미지는 동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아름답지만 수동적이고, 왕자의 구원을 받는 존재, 해피 엔딩의 삶, 영원히 행복을 누렸을 것 같은 존재가 바로 공주이다.

그렇다면 동화 말고 실제로 존재했던 우리 역사 속 공주는 어떤 이미지인지 생각해보면 이렇다하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별로 없다.

왜 그런가하고 생각해보면 동화 속 공주는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구체적인 동화를 통해 이미지가 새겨져 있지만 실제로 우리 역사에서 공주가 등장하는 구체적인 기록은 드물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세종과 소헌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정의공주는 모처럼 존재감을 드러낸 공주라고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우리 역사에서 가장 빛나는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훈민정음'창제를 거들었다는 것이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世宗憫方言不能以文字相通 始製訓民正音 而變音吐着 猶未畢究 使諸大君解之 皆未能 遂下于公主 公主卽解究以進 世宗大加稱賞 特賜奴婢數百口” 즉 세종이 우리말과 한자가 서로 통하지 못함을 딱하게 여겨 훈민정음을 만들었으나, 변음과 토착을 다 끝내지 못하여서 여러 대군에게 풀게 하였으나 모두 풀지 못하였다. 드디어 공주에게 내려 보내자 공주는 곧 풀어 바쳤다. 세종이 크게 칭찬하고 상으로 특별히 노비 수백을 하사하였다.

 

이것은 정의 공주의 시가인 '죽산안씨 대동보'에 남겨진 기록이다. 이외에도 '몽유야담'에는 정의 공주가 한글을 만들었다고 돼 있다. 이런 기록을 전적으로 다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루어 보면 정의공주가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게 한 몫했다는 것이 아주 근거없는 낭설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역사소설을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떤 부분이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된 부분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나  기록이 많이 남지 않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많다보니 그런데, 그러다보니 작가가 과하게 상상력을 발휘해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듣게도 된다.  

이 점은 작가에게 딜레마가 아닐까 싶었다. 역사를 소재로 하지만 궁극적으로 소설 쟝르라는 점에서 분명 허구성이 허용되는데, 어느 선까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것인지.

 

소설 '정의공주'는 공주의 삶 전체를 다루고 있지만 그녀의 인생에서 '훈민정음'창제에 일조하는 그녀의 역할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언니 정소 공주를 잃었고, 죽산 안씨 안맹담에게 출가하고, 그리고 겪게 되는 안맹담과의 갈등과 결혼 생활의 우여곡절들...

그 과정 중에서 정의 공주가 훈민정음을 만드는 데 힘이 되는 과정이 큰 뼈대가 되고 있는 '정의 공주'에서는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한 내용에 소설적인 재미를 불어넣기에는 난관이 보였다. 음성이나 문자에 관한 이론이 자주 거론되고 있어서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그래서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한 노력을 하는 후반부에서는 소설적 재미가 많이 떨어졌다. 

공주를 연모한 인물로 성삼문을 등장시켜 갈등을 고조시키고, 안맹담과 성삼문이 서로를  인정하며 교유하는 내용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재미에는 그리 보탬이 되지 못했다.  

 

'정의 공주'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조선의 공주 중에서 업적을 남긴 공주라 인물이라 반가웠다. 자주 거론되는 공주는 대체적으로 최상의 신분으로 특권을 누리다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경우가 많아서인지, 비극적이지 않게 삶을 마친 점도 마음에 들었다.

왕자의 배필이 되는 공주가 아닌, 자신의 힘으로 성취를 이룬 역사 속 실제공주를 만나고 싶다. 정의공주에 대한 연구가 좀더 진척되고, 그녀에 대한 삶을 다각도로 그린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길..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7
종이책 주간우수작 정의공주 평점9점 | m******5 | 2011.04.16 리뷰제목
정의공주~!  우리는 이 인물에 대해서 얼마나 알까~? 사실 이 도서가 나오기 전에는 정의공주라는 인물이 있는지 몰랐다. 더구나 세종대왕의 둘 째 딸이라는 것 조차 생소해했다. 이렇게 훌륭하고 똑똑한 공주가 우리에게 왜 숨겨져 왔을까~? 아니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는 게 수월했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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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공주~!  우리는 이 인물에 대해서 얼마나 알까~?

사실 이 도서가 나오기 전에는 정의공주라는 인물이 있는지 몰랐다. 더구나 세종대왕의 둘 째 딸이라는 것 조차 생소해했다.

이렇게 훌륭하고 똑똑한 공주가 우리에게 왜 숨겨져 왔을까~? 아니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는 게 수월했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역사서에 관해 상당히 좋아하고 관심있어하는 분야라서 이 책 또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세종대왕이라는 인물 역시 상당히 좋아하고 존경하는 위인 중 거의 첫 번 째라 할 만큼 관심이 있어서 이 정의공주에 대한 의문과 관심은 증폭될 수 밖에 없었지 않았나 싶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정의 공주라는 책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이 책을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저자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바로 '선덕여왕'이라는 책을 저술한 한소진 작가다. 드라마 작가와 방송작가, 라디오 작가, 다큐멘터리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해 왔고, 선덕여왕이나 길 건너 그 남자 라는 책 등을 쓰신 글쓰기로는 둘 째 가라면 서운해 하실 실력파 작가이다.

 

그래서 이 책 또한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상당히 주도 면밀하고 표현력있으며 단어 하나하나와 문장 하나하나가 바로바로 와닿을 만큼 디테일한 묘사들이 아주 감탄을 자아내게 할 만하다.

 

역사 이야기나 조선시대의 이야기들을 다룬 책들을 보면 우리가 전혀 모르는 시대의 이야기인 만큼 그 상상도를 움직이게 할 만한 표현들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역사이야기는 그 이야기의 흐름에 민감하기 때문에 표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한소진 작가의 표현은 정말 생생하고 현실적이며 디테일하고 풍부하다. 그래서 읽는데 딱딱하지 않고 술술 읽어내려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다음으로 책의 속을 파헤쳐 보자.

 

우리가 알고 있는 훈민정음을 소재로 다룬 책들이 시중에 좀 있는 것으로 안다.

또한 훈먼정음 창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역사서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 비슷한 책으로 내가 알고 있는 '뿌리 깊은 나무'라는 훌륭한 책이 한 권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은 훈민정음 창제의 비화를 다룬 최초의 책이라고 한다. (직접적으로 비화를 다룬 책은 이 책이 처음인가~??)

 

여튼 정의공주라는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새롭게 훈민정음에 관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 이 책은 크게 볼 때 세종대왕이 문자를 만드셨다면 바로 문장을 만든 건 정의공주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의공주의 그 훌륭한 글솜씨를 칭찬하고 있다.

 

우리말을 우리글로 쓰고 싶었던 세종대왕과 한자, 이두 표기에 의문을 가져온 정의공주가 조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림토 문자를 추적해 훈민정음을 완성하기까지의 흥미진진한 사건들을 여러 이야기로 구성을 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다뤄진 적 없는 세종대왕의 둘 째 딸인 정의공주의 열정적이고 지성적인 삶과 그에 얽힌 훈민정음 창제의 진실을 조명한 최초의 작품이라고 볼 때 작가는 ‘세종께서…… 변음과 토착음을 다 끝내지 못하여 대군들에게 풀게 하였으나 모두 풀지 못했고 정의공주가 풀어 바쳤다’(『죽산안씨대동보』), ‘우리나라 언문은 연창공주가 만들었다’(『몽유야담』)는 기록과 한글학계와 역사학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그 동안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해 일었던 수많은 논란과 의문을 정의공주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새롭게 풀어내며 답하고 있다.

 

 우리가 가장 친근하게 사용하는 언어,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한 채 언어 파괴까지 해가며 이 사회를 표현하려고 하는 우리의 자화상에 한 마디 충고 해주게끔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 언어를 위해 인생과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아마 현재 우리들은 그 고충은 모르겠지만 그래서는 안되겠다라는 작은 다짐 정도는 하지 않을까~?

그래야 할 것이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한글의 소중함을 모르고 귀중함을 모르고 가치를 모르는 우리의 자화상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다~!

 

훈민정음 창제를 위해 수 많은 학자들과 인물들이 그 토록 '누구'와 싸웠는지 안다면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반성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그들을 위해서.... 아니 우리들을 위해서라도.....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1
종이책 역사소설이 허구라지만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11.12.23 리뷰제목
올해 한국사와 세계사 공부를 하면서 늘... 알지 못하는 갈급함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 한국사 심화과정과 세계사 심화과정을 배우면서 통사과정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와 궁금증이 나를 즐겁게 한다.   통사 과정은 재미와는 조금 동떨어진 딱딱하고, 정직한(?)한 시선이라면 심화과정에서의 한국사와 세계사는 생활 역사 부분이라 우리 생활과 밀접해 더욱 흥미롭다. 어떤
리뷰제목

올해 한국사와 세계사 공부를 하면서 늘... 알지 못하는 갈급함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 한국사 심화과정과 세계사 심화과정을 배우면서 통사과정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와 궁금증이 나를 즐겁게 한다.   통사 과정은 재미와는 조금 동떨어진 딱딱하고, 정직한(?)한 시선이라면 심화과정에서의 한국사와 세계사는 생활 역사 부분이라 우리 생활과 밀접해 더욱 흥미롭다.

어떤이들은 상상력이 너무 많이 가미된 역사 소설이 역사를 바로 아는데 좋지 않다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다양한 시선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바라보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라를 세우고 가치관의 확립이 우선인 시대, 더군다나 나라의 경제 발전이 우선인 시대엔, 역사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때에는 중요하다 밑줄 그은 역사적 사건이 지금은 많이 다르다는 것도 알았고, 요즈음 역사는 왕이나 위인이라 칭하는 사람들보다는 그 나라의 근간이 되었던 백성들의 삶이 더 집중 조명된다는 것도 알았다.  그렇게 역사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

 

평민보다야 높은 위치에 있는 왕의 딸이지만 그때도 역시.. 여자가 남자 앞에 전면으로 나서지는 못했다.

남자들보다 훨씬 똑똑했고, 남자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 연구했지만

만들었다는 이름 석자 조차 올라가지 못한 그녀... 정의 공주.

우리는 한글을 집현전 학자들이 만들었다고 배웠다.  하지만 새록 새록 등장하는 역사적 사실 앞에서 때론 경악을 금치 못한다.  누구보다 한글 창제를 반대했던 집현전 학자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그런 생각을 했다.  나라의 근간은 역시... 백성들이라는 생각. 

예나 지금이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안일한 생각이나 자신의 이익에 발버둥치는 모습은 똑같다.  그들은 역사공부를 하지 않는 것일까?  그 위로 올라가기까지 국민들의 지지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데 그들은 그 자리에 올라가면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정말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사람들은 몇명이나 되는 것일까?

반만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과 사람의 입으로 구전되어 내려온 가림토 문자.

그 문자를 지금의 한글로 만든 사람들...

이 책은 정의 공주의 인생뿐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연산군이나 문종의 이야기도 양념처럼 나오고 있다 또한 너무도 똑똑한 공주를 부인으로 둔 부마의 마음속 아픔도 녹아 있다.

 

지금 나는 한글로 이렇게 리뷰를 작성하고 있다. 

그때 그들이 연구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중국의 글자 한자를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아름다운 글, 이렇게 편리한 글, 이렇게 쉬운 우리의 글. 한글..

매일 매일 쓰면서도 감사할 줄 몰랐고, 매일 매일 사용하면서도 은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고

매일 매일 내 뱉으면서 점점 짧은 요약(인터넷 글들)글을 사용한다.

한글을 만드느라 고생했던 그분들이 안다면... 하늘에서 혀를 차게 될까?

이렇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 글 한글.

우리 후손들에게 더욱 아름다운 글로 남겨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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