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투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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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투의 유혹

일본어가 우리말을 잡아먹었다고?

리뷰 총점 5.3 (3건)
분야
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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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번역투의 유혹을 떨치다 평점8점 | t******2 | 2010.08.13 리뷰제목
누군가 번역을 반역이라 했다. 어느덧 번역 또한 하나의 분명한 문화를 이뤘고, 그 속에서 다양한 논의들이 오간다. 전형적인 옮기기식의 번역이 아닌 번역에도 층위가 생긴 셈. 그리하여 창조(반역)적인 글쓰기로서 번역에 주목하고 있는 요즘이다.   '우리나라 출판 시장에서 번역 도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기준으로 31%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되는 도서 세 권 중 한 권
리뷰제목

누군가 번역을 반역이라 했다. 어느덧 번역 또한 하나의 분명한 문화를 이뤘고, 그 속에서 다양한 논의들이 오간다. 전형적인 옮기기식의 번역이 아닌 번역에도 층위가 생긴 셈. 그리하여 창조(반역)적인 글쓰기로서 번역에 주목하고 있는 요즘이다.

 

'우리나라 출판 시장에서 번역 도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기준으로 31%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되는 도서 세 권 중 한 권 정도가 번역도서인 셈이다' 나 역시 최근 읽고 있는 책 중 번역 도서가 상당하다. 늘 답답한 것은 '이 책은 번역은 문제야. 원문의 매력을 훼손시켰어'라고 말하는 일부 독자들의 반응이다. 우리나라가 지금껏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것도 번역의 문제로 돌린다. 과연 번역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저자 오경순은 일어 전문 번역가로서 번역은 문화의 힘이라고 말한다. 서유럽에서도 번역학이란 독립된 학문으로 인정 받은 것이 1970년대 이후라고 하니, 그 학문의 역사는 짧다. 오경순 님은 국내외에서 아직 본격적으로 연구되지 않은 '번역투와 가독성'에 주목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을 기술한다.

 

번역투란 문맥과 독자층을 고려하지 않고 판에 박은 듯한 용어를 사용해 조건반사적으로 번역한 것을 말한다. 또한 번역한 우리말을 보면 원문인 일본어가 그대로 훤히 들여다보이는 듯한 직역투 표현 역시 대표적인 번역투라 할 수 있다. 표3

 

이 책은 내게 우리말 속에 남아있는 일본어의 잔재들을 돌아보게 한다. 일상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일어와 출처가 분명치 못한 번역투. 무수한 한일 한자어와 가짜 동족어를 추적한다. 그녀가 제시하는 구문의 오역과 대안 번역이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은 내게 준엄한 꾸짖음으로 들린다. '~적(的)'의 사용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다.

 

'~적(的)'은 19세기 말 이후 일본어에서 유입되어 1910년대 이후 소설, 수필 등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하면서 한국어에 정착, 일반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조어 '~적(的)'은 한일 양국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어휘로서 '~적(的)'의 남용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학자도 많다. -P65 

 

학술적 가치-> 학술 가치

본능적으로-> 본능으로

연속적으로-> 잇달아

비인도적인 처사-> 사람답지 않은 처사

대대적으로-> 크게

 

안써도 무방한 접미사 '~적(的)'을 될 수 있으면 우리말로 바꿔서 쓰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무수한 예들이 있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관용어구 '기저에는' 또한 일어의 잔재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냐하면~ 때문이다' 등의 관용어구 역시 불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5장 '일한 번역 연습'을 통해 전문 번역가, 통번역 대학원생, 일반 대학원생의 번역 사례를 싣고, 그것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대안번역을 제시한다.

 

대학 시절부터 이 책의 부제처럼 '일본어가 우리말을 잡아먹었다고' 배웠다. 하지만 언어는 상보적이다. 우리말에 없는 일본어를 들여와 제대로 쓴다면 그만큼 어휘가 풍성해진다. 다만 불필요하고, 어색한 혹은 잘못 쓰이는 용어의 경우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저자의 객관적 시선이 돋보인다. 풍부한 예시를 통해 번역(일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문장의 힘을 믿고, 우리말 사용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나이기에 이 책을 통해 잘못 알고 있는 어휘 및 표현을 제대로 알 수 있었고, 하나 둘 바꿔나가리라 다짐해본다. 너무나 익숙한 일본어. 뗑깡, 무데뽀, 와이로, 만땅, 엔꼬... 이젠 나부터라도 바꿔보고 싶다. 솔직히 디자인 및 인쇄 분야는 물론이고 건축 분야에도 잘못된 일본어가 많다. 가깝게는 당구만 하더라도 그렇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고치고자 하는 작은 노력이 모인다면 보다 나은 우리말 사용과 어휘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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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어깨에 준 힘부터 빼라 ★★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r******l | 2011.12.28 리뷰제목
어조가 상당히 기계적이고 경직되어 있다. 이론으로 중무장한 후 우리말로 억지로 바꾸려다 생긴 폐단이다. 외래어는 우리말을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는 말은 결국 면피성 발언이었나. 이렇게 치밀하게 꼬투리'만' 잡아내면 국어가 풍요로워질 거라 생각한 건가. 이런 단원적인 행위만으로 어떻게 외래어를 우리 것으로 품을 수 있느냔 말이다. 자기 방식이 무조건 옳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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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조가 상당히 기계적이고 경직되어 있다. 이론으로 중무장한 후 우리말로 억지로 바꾸려다 생긴 폐단이다. 외래어는 우리말을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는 말은 결국 면피성 발언이었나. 이렇게 치밀하게 꼬투리'만' 잡아내면 국어가 풍요로워질 거라 생각한 건가. 이런 단원적인 행위만으로 어떻게 외래어를 우리 것으로 품을 수 있느냔 말이다. 자기 방식이 무조건 옳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악다구니를 쓰는데 고정된 틀에 안주하는 것만이 번역은 아니지 않나. 천편일률적인 것을 비판하지만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이런 번역이라면 번역기의 그것과 다를 게 뭐란 말인가.

 

기분 나쁜 것은 또 있다. 이렇게 쉬운데 왜 모르냐는 식이다. 가르침을 얻기 위해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할 수밖에 없다. 저자가 불친절하니 독자가 친절할 리 없다. 기본 소양이 어느 정도 갖춰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과서도 독자가 아무 것도 모른다 가정하고 차근차근 가르쳐 주는데, 그보다 소양이 더 모자란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의 문체가 이리도 고압적이라면 의미 있는 교훈을 얻어내지 못하는 게 오롯이 독자의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문맥과 독자층을 고려하지 않고 판에 박은 듯한 용어를 사용'하는 건 오히려 저자다. 부탁하건대 독자를 무시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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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번역에 대한 깊은 고찰이 없다. 평점4점 | d******2 | 2011.03.16 리뷰제목
나 역시 일본어 번역가로서, 이 책을 읽고...그간 무심코 저질렀던 많은 실수와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번역의 방향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 면에서는 매우 좋았다.다만 너무 표면만 다룬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은 진하게 남는다.책은, 올바른 우리말과 일본식 표현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헌데 이는  '국어 공부 해라 또는 맞춤법에 맞춰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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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일본어 번역가로서, 이 책을 읽고...
그간 무심코 저질렀던 많은 실수와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번역의 방향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 면에서는 매우 좋았다.

다만 너무 표면만 다룬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은 진하게 남는다.
책은, 올바른 우리말과 일본식 표현을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헌데 이는  '국어 공부 해라 또는 맞춤법에 맞춰 써라' 로 요약될 뿐이다.


대부분의 번역가들이 고민하는 내용은 과연 뭘까?
아마도 그것은  '다른 문화(표현을 포함)'를 어떻게 '우리 문화' 안으로 녹여낼 것이냐 하는 것이다.

녹여낸다는 것은 교류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교류한다는 것은 결국 '어느 한쪽의 규정만 일방적으로 강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깊은 생각이 없이는 좋은 번역은 나오기 힘들다.

헌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언급은 거의 안 보인다.

물론 이것은 책의 편집방향과 달랐던 부분이기에 들어가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가 언급되지 않는다면, 이 책과 '국어'를 다루는 책의 차이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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