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도 쉬어도 질리지 않는다.
놀아도 놀아도 아쉽다.
일요일이 저물어 갈 때.
나름 길었던 연휴가 끝자락을 보일 때.
혹은 하루를 장렬하게 태우는 노을을 볼 때.
내일 또 회사에 가서 쳇바퀴를 돌려야 하는 것이 못내 서럽다.
또 용기있게 직장을 그만둘 수 있느냐, 하면
문제가 또 다르다.
신문을 장식하는, 청년실업이나 중년실직이나 노년병원 기사는
과연 뭘 믿고 회사를 안 나가겠느냐고 물어보는 것 같다.
로또가 되지 않고서야 (그것도 엄청난 금액으로 1등!)
먹고사니즘을 벗어나서 '휴직'을 쓴다는 것은 보통의 결심으론 어렵다.
혹은, 1년의 시간을 '돈'과 '직업적 안정감'을 포기하고 얻을 만큼
커다란 개인적 성장이나 경험, 더 나은 직업으로의 도약(이나 보장)없이
그저 '나다움'을 찾기 위해 속도조절을 한다?
팔자 좋은 사람의 선택이라고 지레 포기할 수 있겠으나
지은이 송다운. a.k.a. 몽돌씨는 그 결심을 했다.
<오늘부로 일 년 간 휴직합니다>는
몽돌작가가 '아무것도 안 할 용기'를 짜내어
트랙을 잠시 벗어났다 돌아온 시간의 기록이다.
그 역시 '평일 오전에 요가하는 여자'를 부러워하고
미어캣처럼 위험을 초능력 수준으로 감지하는 엄마를 두었으며
매일을 열심히 살라고 마음과 뇌가 소리지르는 것을 듣고 산
남보기 빠지지 않고, 안정적이면서도 모범적인 트랙 위를
열심히 걷고 있는 대한민국 직장인 중 1인이다.
작가의 탁월한 말솜씨는 아마도, 짧은 글이 넘실대는 SNS 공간에서
사람들의 눈을 잡아채고 머무르게 했던 공력과
휴직하면 눈이 아플 때까지 읽고 싶다던 책을 좋아하는 역사에서 나왔으리라.
사회초년생도 아니고
이제 커리어를 단단히 다져가야할 때
잘 나가고 있던 회사에서 '휴직'을 쓴다는 것이 갖는 의미는
정말이지 어마어마어마하다.
그래서 휴직의 효율성을 뽑아내고자 노력하다 이게 아닌데.. 하거나
남들은 뭐 하고 시간을 보내나 기웃거리다가 따라해보거나
점점 줄어가는 잔고와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되새기며 불안해하는
작가의 솔직한 마음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오늘 부로 일 년간 휴직합니다>를 읽는 것은 즐겁다.
작가의 성격을 짐작하게 하는 에피소드와 글쓰기 방식도 재미있지만
엄청나게 짜임새있는 글 목차는 가히 직장인짬바가 느껴져 동질감이 든다.
휴직 전, 휴직 중, 휴직 후 시간을 적어내려간 점도 인상적이다.
'휴직'이 그저 유니콘처럼 들어는 봤지만 오래도록 보진 못한 환상이 아니고
'직장'이 마냥 진정한 나를 찾는 여정을 방해하는 것이 아님을
픽-하고 웃다가, 고개를 끄덕이다가, 슬쩍 나를 돌아보게 한다.
2019년의 상반기에 접어들었다.
올해도 벌써 반이나 흘렀다.
지금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이대로 살아도 좋겠어? 하고 자신에게 물어보기 딱 좋은 시기이다.
속도조절에세이에서 얻은 교훈 : 멈추더라도 다시 달릴 수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립출판물로 먼저 나와 입소문만으로 제대로 히트친 몽돌 작가의 에세이, 매끄럽게 다듬어져 빌리버튼에서 예쁘게 재탄생했네요.
그만둘까? 쉬고 싶다고 백만 번쯤 생각하면서도 두려움과 불안감에 결국 행동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이들에게 대리만족과 함께 응원과 용기를 주는 이야기 <오늘부로 일 년간 휴직합니다>.
고된 취업난 속에 더더욱 쉰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높은 시대입니다. 저자는 휴직 후 복직이라는 선택을 했지만, 저마다 쉼의 과정은 다를 겁니다. 퇴사 후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직장을 찾는 과정을 겪는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몽돌 작가처럼 휴직 후 복직이라는 과정은 하나의 새로운 길을 보여줍니다.
누군가는 그래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여지를 두고 쉬는 거니 맘 편할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복직 후 부서 이동, 진급 누락 등 이 역시 많은 불안 요소를 안고 있는 길이긴 합니다.
주변에서는 휴직을 하고는 뭘 할 거냐는 질문 일색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몽돌 작가는 왜 휴직을 하려고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지금 쉬지 않으면 계속 이렇게 살 것 같아서라고 고백합니다. 회사라는 생태계에 적응하고 경력을 쌓아오면서 쌓이고 쌓인 감정들. 그것을 오롯이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했던 겁니다.
양평 용문사 템플스테이 중 스님이 하신 말씀이 와닿습니다. "그렇게 남 눈치를 보고 사셔서 얼마나 잘 사셨습니까?". 화가 나는 상황에서 화를 내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사실은 화를 내고 싶었는데도 억지로 참고 이어온 직장생활. 스님의 말씀은 화를 내지 않더라도 남을 의식해 참는 게 아니라 내 선택으로 결정했어야 했다는 깨달음을 안겨줍니다.
잎새에 이는 바람 같은 작은 비난에도 최선을 다해 괴로워했다. - 책 속에서
휴직 결심을 했음에도 한차례 번복하며 첫 번째 휴직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그 일은 스스로에 대해 더 알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습니다. 막상 실행하려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 큰 불안감을 느꼈던 겁니다.
그토록 힘든 결정을 했으면서도 정작 닥치니 모험을 감행할 용기가 없었던 겁니다. 안정과 모험 둘 다 우선순위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복직해봤자 상황은 같은데 휴직을 한다고 해서 뭐가 나아질까 싶겠지만, 자발적 선택을 했다는 경험은 큰 재산이 됩니다. 안정과 모험 사이에서 계속 갈팡질팡하기보다 이번엔 충동에 몸을 던져보기로 하면서 결국 자신을 찾는 여정은 시작됩니다. 드디어 휴직입니다. 이제 시간이 없어 뭘 못한다는 건 없는 휴직 기간이 닥쳤습니다.
자발적 갭이어는 자기 인생을 사는 법, 단단한 자기중심을 찾는 과정이 됩니다. 물론 1년 동안 원하는 걸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여전히 행복은 오늘이 아니라 미래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순례길에서도 거창한 자아 따위는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해봐야 실체를 알게 된다는 소중한 경험을 얻습니다.
휴직 기간 동안 해야 할 위시리스트는 많았지만, 회사 다닐 때 하지 않았던 것은 휴직하고서도 하지 않는다는 명진리를 깨닫기도 합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하지 않는 것은 시간이 많더라도 우선순위에서 끝자락에 머물더라는 거죠.
좋은 성과에 대한 압박감과 미리 불안해하던 패턴 역시 여전했습니다. 그렇게 쉽게 변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요. 대신 휴직 기간에 최대한 이걸 다스려보는데 집중합니다. 직장생활하며 자극에 대한 대처가 힘들었었기에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에 집중합니다. 명상도 해보고 요가도 해보고, 간단한 요리도 배워봅니다.
몽돌 작가는 복직 후 같은 상황에 놓여도 앞으로는 덜 눈치 보고, 덜 감정 소모 시키며 단단히 중심 잡는 자아를 위해 노력하는 시기를 보냈습니다.
<오늘부로 일 년간 휴직합니다>를 읽다 보면 나와는 다른 환경과 생각을 가진 이여도 결국 고민의 근원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그래서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함께 울컥하기도 합니다.
안식년이라는 개념이 우리에게도 보편적으로 누구에게나 다 활용되면 좋겠어요. 무조건 달려야 정답인 사회를 참고 견디라는 것 말고, 어떻게 살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스스로를 알아가고, 표현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기까지 그 여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님을 보여줍니다.
제목도 눈에 들어왔지만
들어가는 말에 "지금 멈추지 않으면 계속 이렇게 살 것만 같아서"라는 문장이 눈길을 붙잡았다.
휴직하는 이유가 여러가지겠지만, 이 책은 눈에 보이는 어떤 뚜렷한 이유가 아니라는 점이 궁금했다.
나도 지금까지 사회제도안에서 쭉 자라왔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대학원 2년, 바로 취업해서 지금까지,
정말 중간에 조금의 틈없이 어딘가에 소속되어서 그 자리에서의 역할을 하며 살아왔다.
한번도 어딘가에 소속되어보지 않았던 시간이 없었다.
정규 교육과정은 당연히 거치는 것이라 생각했고, 대학원은 공부 욕심이 있어서 갔고,
졸업을 했으니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했고, 그리고 어느덧 지금의 시간.
공부를 열심히 했던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대학생활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왜 그때 여행을 많이 다니지 못했는지, 왜 그렇게 학점에 목숨걸었는지,
대학교 1,2학년때는 좀 여러가지 하면서 시간을 보내볼껄..하는 아쉬움들.
항상 다니는 곳이 있으니, 늘 아침에 일어나면 그곳을 갔고,
그곳에서 내게 주어진 것들을 했고,
끝나면 집으로 왔다.
사회 초년생일때는 직업특성상 적응도 빨리 해야했고, 야근도 많이 했고, 빨리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하느라 시간이 후딱후딱 지나간 것 같고,
조금 시간이 흘러서는 진급을 하고 책임감이 더 생기다보니 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10년 넘게 하다보니, 문득 '앞으로 계속 이런식일텐데 그냥 이렇게 쭉 지내면 되는것인가',
'나는 지금 이 일에 만족하고 있나', '다른 일을 하고 싶은 건 아닌가'등등의 생각들이 떠올랐다.
이 책의 저자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 들어서 자신을 알기 위해 잠시 멈추기로 했다.
휴직을 하면서 왜 두려움이 없겠는가,
회사에 잘 다니다가 중간에 경력단절이 생기기도 하고, 그것이 추후 승진에 영향을 줄지도 모르고,
1년치 월급을 못 받는 것도 있고등등.
그래도 결심을 하고, 휴직을 한 그녀는 휴직 버킷리스트를 작성해서 하나씩 해나간다.
평일에 여유있는 브런치를 즐기기도 하고, 카페에서 글을 쓰기도 하고,
책을 마음껏 읽기도 하고, 산티아고 순례길도 가고, 요가도 배우고, 템플스페이도 가고, 명상도 하고,
요리도 배우고등등.
1년간의 시간을 자신을 위해서 충분히 잘 사용했다.
그녀가 무언가 엄청 특별한 계획을 세워서 잘 했다거나,
휴직하고 시간을 가졌더니 엄청나게 바뀐게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간동안 충분히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었음에는 틀림없다.
그 1년의 시간들은 앞으로 그녀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알게모르게 영향을 줄 것이다.
휴직 전과 휴직 기간동안, 복직하고 나서의 이야기들이 솔직하고 공감되게 잘 담겨있다.
누구나 생각해봤음직한 비슷한 고민들이여서 읽으면서 나도 여러가지 생각도 해보고,
조금 더 즐겁게, 다시 열정적으로 잘 지내보자라는 다짐도 해본다.
의욕이 없는 건 기본이요, 무슨 일이 주어져도 나 때문에 망하고야 말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여러 날 지속될 때도 잦다. 혹시 번아웃(burnout) 상태가 아닐지.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지만 잠시 일을 손에서 놓으면 다음날이 힘들어진다. 내 자신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며 들들 볶는 일이 매번 반복된다. 나는 일하는데 카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 그들의 사정을 모르므로 ‘한가롭다’고 말해서는 실례일 수도 있지만, 그들로부터 난 여유를 느낀다. 꼭 일을 관둬야 가능한 건 아닐 텐데, 가끔은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모든 걸 내려놓는 게 낫지 않을까. 용기가 안 생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인생, 돈이 없어 어려움을 겪으리란 게 눈에 선하다. 다른 이의 용기를 부러워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저자는 일 년 동안 직장을 쉬었다. 휴직을 택한 사람들을 보면 대개가 아이를 낳았다거나 몸이 아프다. 이도저도 아닌데 휴직 선언을 했다가는 왠지 돌아왔을 때 책상이 사라질 것만 같다. 취업이 어려운 시기, 내가 관두면 바로 내 자리를 노리고 들어올 사람이 차고도 넘쳤다. 저자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금수저도 아니고, 일을 안 하면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져들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놓고 망설였다. 상사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가 휴직을 포기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계속 이렇게 사는 게 옳지는 않은 것 같다는 데 생각이 미쳤고, 처음에 생각한대로 휴직을 강행했다. 내 인생이다. 그럼에도 내 자신을 위한 선택을 내 스스로 내려본 경험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부모의 눈치를 살폈다고 말했을 때 지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 아프면 병원비 네가 대줘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지금을 버틴다. 대학에만 가면 모든 걸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대학은 우리가 원하는 대학이어야 한다는 거역하지 않고자 안간힘을 썼고, 직업은 꼭 이걸 가져야 한다는 조언 혹은 닦달에 충실히 응답했다. 나는 과연 나로서 살고 있는가. 저자의 고민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매순간 주변으로부터 인정 받기 위해 노력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믿었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서의 나는 그리 훌륭하지 않았다. 때때로 실수했으며, 주변 사람들의 타박도 종종 들었다.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들었던 건 마냥 긍정할 수 없었던 미래였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인 듯, 저자는 조직이 지닌 경직성을 싫어했다. 직급이 낮아서, 나이가 젊어서 자신의 의사조차 표현할 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 능력이 출중한 사람보다 언변이 뛰어난 사람이 인정받는 등의 모습을 접할 때마다 회의감이 일었다. 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를 외쳤지만, 한 편으론 옳은 말만 쏘아대다 조직에서 사장되진 않을지 불안을 느꼈다. 나는 남의 인정을 받을 때 비로소 존재할 수 있었다. 삶에서 일을 제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듯한 허한 나날들이 이어지는데, 벗어나고픈 마음이 절로 들었다.
알차게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휴직한 사람에게도 따라다녔다. 특정 시각이 되면 어김없이 눈을 뜨고, 무엇무엇을 해야 한다며 일정표에 어떠한 공란도 허락하지 않으려는 자신의 모습이 문제처럼 느껴졌다. 쉬고 싶으면 쉬면 되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다면 안 하면 그만인데 그게 힘들었다. 산티아고를 걸으면서도 이런 자신을 버릴 수가 없었다. 속도 내어 걷고 있는 모습이라니, 둘레길을 걸으면서 멈추어서는데 인색했던 내 모습이 순간 겹쳐졌다.
책을 통해 독특한 과정을 접했다. 자발적으로 모든 문명을 내려놓는다. 휴대폰도, 심지어 일기장마저도 허락되지 않는다. 스스로를 독방에 가둔다. 주변에 사람이 있을지라도 서로 대화를 않는다. 그곳에는 타인이 없었다. 사람들은 제 자신에게만 집중할 것을 요구 받았다. 시간은 더디 흘렀다. 온몸이 뒤틀리는 걸 막아보고자 속으로 유행가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까진 겪어보지 않은 색다른 시간을 통과하니 한 뼘 성장한 것 같았다. 휴직 상황이 종료되었고, 돌아간 직장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원하는 수영이나 요가 수업을 들을 짬이 없다. 한 때 충만했던 모든 게 도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지만, 이젠 다르게 반응할 수 있게 됐다. 일이 내 삶의 전부는 아니라는 거, 어떠한 상황에 놓일지라도 자신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거에 저자는 눈 뜬 듯했다.
삶의 방식은 여러 가지다. 저자가 휴직을 했으므로 우리도 저자처럼 휴직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결정은 스스로 내리는 것이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 또한 자신이 지는 것이다. 나는 부러워하는, 나다운 방식을 택했다. 여전히 일 년에 하루 휴가 내는 것도 벌벌 떨고, 자신을 칭찬하는 일에도 인색하다. 그래도 지금의 내가 정답은 아니라는 걸 알았으므로 됐다. 이번엔 여기까지.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땐 한 걸음 더 내디뎌보련다.
나다움을 찾기 위한 속도 조절 에세이
지금 멈추지 않으면 이대로만 살 것 같아서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기로 했습니다.
퇴사하겠다는 글을 많이 보았는데.. 휴직이라니...
회사내에서의 신분과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정기간 쉬는 것을 의미하는 휴직...
안정된 회사. 그 안의 조직내에서 너무도 잔잔한 생활을 해 온 저자는.. 휴직을 하기로 결심한다..
굴곡없이 반듯한 시간을 지내온 저자는 일탈인 셈..
1년간의 휴직.. (좋은회사인가보다.....)
이때껏 회사 다니면서 퇴사말고는 휴직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이 단어의 괴리감은 어쩔수 없지만...
휴직계를 내야한다면 회사측에서는 그냥 퇴사를 요구했을 것이고.. 아니다, 애초에 휴직계가 있는 회사를 다녔던가 싶다...
(갑자기 왜 그렇게 크게 못 놀았나 싶네..... 그래도 20대에는 좋은회사다녔었지......라고 심심한 위로를....)
무튼.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일상에 휴직이라는 단어를 업고 길을 잠시 틀어본 용기에 박수를...
물론 지금 쉬지 않으면 계속 이렇게 살 것 같아서- 라고 간명하게 대답하겠지만.....
잘 다니던 회사인데 1년이라는 적지 않은 기간을 휴직이라니... 조금은 불안하지 않았을까 싶기도하고..
그치만 그것도 잠시... 금세 익숙해질터..... :)
사실.. 부러웠던 부분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다.. 완전한 퇴사가 아닌.. 1년간의 쉼...
나라면 그래도 마음을 비우고 맘 편하게 쉬었을 것 같은데... 저자는 또 그렇지도 않았나보다...
불안해지고 쉬는동안에 느껴지는 초라함.. 뒤로 밀릴 경력과 경제력....
하긴 또 생각해보면 남들은 일하고 열심히 커리어를 쌓고 있는데..
그 기간에 나란사람은 쉬고 있으니... 그런 맘이 생길만도 하지만...
이왕 쉬는거 조금 더 편안한 마음이면 좋았을텐데...
그런 마음이 들때면 요가를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명상수련회도 다녀오고.. 책도 많이 읽으려고 하고.. 여행도 다녀오기도 한다..
휴직이 끝나고 복귀하고나서의 두려움도 있었을테고... 적응하는데도 조금 힘들었을....
일 년을 쉬어도 갈 직장이 있기 때문에 사실 인생의 큰 변화를 일으킨 일들은 없었던 것 같지만..
쉬면서의 그 마음들을, 여러가지 생각들을 옮겨놓은 저자의 휴직이라는 시간 여백..
물론 휴직기간에는 좋으면서도 좋지 않았을 마음도 공감했고... 그래도 나름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일시정지적인 생활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저자의 속도에 맞춰 공감해보니...
현실적으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당장 멈추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때때로 과감한 일탈.. 생활의 변화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D
그런 선택을 하더라도 .. 누군가는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겠지만 나만큼은 나에게 잘 했다고, 네가 옳다고 해야지....
- 책 속 -
누구에게나 타인에게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어둡고 습한 구석, 어딘가 꼬인 마음이 있다. 나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자아상과 고정 관념들로 축축해진 마음. 회사에서 프로페셔널한 일꾼으로 일하면서는 정장 아래 감출 수밖에 없었던 마음들이다. 그 마음을 휴직 기간 동안 환한 볕에 활짝 널어 말리고 싶다.
잘 했다.
잘 선택했다.
네가 옳다.
네가 항상 옳다.
가장 듣고 싶었던 이 말을 나 자신에게 몇 번이고 해주고 싶은 날이다. (p.106)
생각보다 시간이 잘 간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하루가 꽉 찬다. 다른 사람의 주문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하루의 일과를 정하다 보니 시간을 훨씬 더 책임감 있게 쓰게 되었다. 무엇을 하더라도 회사 다닐 때보다 훨씬 몰입해 왔다. (p.112-113)
떠나보고 알게 된 것은 떠나봤자 별거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고 싶었떤 것을 결국 해보고나니 왜 많은 책들이 하고 싶은 걸 하고 살라고, 일단 해보라고 하는지 알겠다. 해보지 않은 일은 영원히 막연한 동경과 환상 속에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일단 해봐야 그 일의 실체를 알 수 있고 그 일을 계속하든, 포기하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p.179)
- 책 속 -
(p.47)
(p.58)
_ 진짜 공감. 회사 다닐때 입사 초반에는 생글생글. 웃음이 헤프다는 소리까지 들으며 다녔었는데...
점점점점점점.... 그런 얼굴은 볼수 없다.... ㅋ
(p.96)
(p.105)
(p.109)
(p.256)